대규모 기업형 주점인 '텍가라오케'는 유흥주점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텍가라오케'는 신종주점으로 고급 인테리어와 노래방시설 등을 갖춘 홀과 수십 개의 룸으로 구성된 대규모 기업형 주점으로 최근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주점형태다. 이번 판결은 텍가라오케가 유흥주점으로서 특별소비세 부과대상이 되는 지를 두고 서울행정법원 1심판결이 엇갈리는 가운데 나온 항소심의 첫 판단으로 향후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고법 행정9부(재판장 박병대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P텍가라오케를 운영하는 백모씨가 "텍가라오케는 단란주점이지 유흥주점이 아니므로 특별소비세 부과대상이 아니다"며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취소등 청구소송 항소심(2009누30501)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특별소비세 과세대상인 유흥주점의 영업은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부녀자인 '유흥종사자' 또는 유흥종사자나 손님이 춤을 출 수 있도록 설치한 무도장인 '유흥시설'이 있어 손님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형태 또는 사실상 이와 유사한 영업을 하는 것을 말한다"며 "그러나 이번에 문제된 업소에는 무도장 등의 유흥시설과 여성접대부 등의 유흥접객원이 있었다거나 또는 원고가 여성 룸 디제이(DJ)를 이용한 유흥주점영업을 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손님들 중에 여성접대부가 있었다고 하는 답변들도 있으나 이 업소에는 유명 연예인 또는 지망생 등 젊은 여성들이 손님이나 룸 디제이(DJ)로 출입이 잦았던 점에 비춰 그런 여성들과 여성접대부들이 명확하게 구별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그러나 중앙홀 앞쪽 무대는 그 성격상 노래와 춤 등을 위해 설치한 무대장치·조명시설 등에 해당한다고 보이므로 비록 홀이 50평이 넘어 그 규모가 상당히 크고 앞쪽에 조명시설과 음향장치가 설치돼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홀에 무도장이 설치돼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