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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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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중학교 무상교육 위헌소원 잇따라
법률이 정하는 중등교육 이상의 과정을 의무교육으로 무상실시토록 헌법(제31조2·3항)에 명시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중등교육을 무상으로 받고 있는 사람은 20%정도에 그치고 있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중학교를 무상으로 다닐 수 있게 해 달라는 헌법소원이 있따르고 있다. 현재 중학교 의무교육을 정하고 있는 교육기본법(97년 제정) 제8조1항 단서는 '중등교육에 대한 의무교육은 국가의 재정여건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순차적으로 실시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교육기본법의 전신인 구 교육법이 84년에 개정되면서 도입됐던 조항이다. 관계기관에 따르면 전체 중학생 중 무상으로 학교를 다니는 비율(추정치)은 94년 19.99%, 95년 19.94%, 96년 20.03%, 97년 20.12%, 98년 19.56%, 99년 19.69%, 2000년 19.53%이며 올해도 19.53%에 그치고 있어 확대추세없이 답보상태에 머물러있다. 서울지법은 지난해 3월 정모씨가 헌법에 의할 때 중등교육은 무상으로 해야하므로 자신의 아들이 중학교를 다니면서 낸 수업료 2백만원을 돌려달라며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정씨가 교육기본법 8조1항 단서는 위헌이라고 주장한 부분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었다(2000헌가4). 이 사건에 대해 헌법재판소전원재판부(주심 한대현 재판관)는 지난 4월 "정씨의 아들이 학교를 다닌 시점은 구 교육법이 시행될 때이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며 본안판단 없이 청구를 각하했다. 반면 김영일 재판관 등 재판관 3명은 소수의견을 통해 "구 교육법 조항과 교육기본법 조항은 동일성이 유지되므로 위헌여부를 판단한다"면서 "헌법이 구체적으로 구현하도록 법률에 위임한 '중등교육 이상의 의무교육'은 행정부의 임의에 따라 극히 유명무실하고 초라한 제도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즉 의무교육의 부분적 실시만을 예정하고 있을 뿐 의무교육의 실시 범위, 방법, 연한 등 기본적 사항을 송두리째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수급자인 또다른 정모씨는 지난 2월 자신의 아들이 수업료를 못냈다는 이유로 중학교 졸업장을 받지 못하게 되자 교육기본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다(2001헌마113). 이 사건에서도 헌법재판소전원재판부(주심 김영일 재판관)는 지난달 25일 본안판단 없이 청구기간 도과 등을 이유로 청구를 각하했다. 헌법재판소가 91년 중학교 의무교육과 관련한 구 교육법 조항에 대해 "의무교육 확대실시의 시기, 방법을 대통령령에 위임해 합리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포괄위임금지를 규정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합헌결정(90헌가27)을 내린 지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무상교육 수혜자는 5명중 1명꼴에 불과하고 헌법소원이 계속 이어진다는 것은 행정부가 무상교육 확대실시를 '합리적으로' 정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에 대해 국회사무처 송양환 법제관은 "교육기본법 8조1항 단서를 삭제해 중학교 의무교육을 전면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안에 따르면 재정확보 문제 등을 감안할 때 2006년경에는 전면실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학교의무교육
중학교무상교육
무상교육확대
교육기본법제8조1항
헌법제31조
이효성 기자
2001-11-09
헌법사건
(법조포커스) 헌재 3기 재판부 1년 평가
지난해 9월15일 윤영철(尹永哲) 소장 등 재판관 5명이 새로 임명되면서 출범한 헌법재판소 3기재판부가 지난달 30일 출범1년 동안의 마지막 선고를 마쳤다. 올해 3월 이영모(李永模) 전 재판관이 명예퇴임하면서 주선회(周善會) 재판관이 후임으로 발탁된 것까지 합치면 3기재판부는 위헌정족수에 해당하는 재판관 6명이 교체됐다. 尹 소장과 권성(權誠), 김효종(金曉鍾) 재판관은 재판관 중 최초로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쳤다. 權 재판관과 金 재판관은 국회에서 선출됐는데 새삼스레 인사청문회를 받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이 많았다. 정작 국회청문회가 필요한 사람은 대통령이나 대법원장이 지명한 재판관인데 인사청문회법이 이들 재판관은 제쳐두고 헌재소장과 국회선출 재판관만 청문회를 거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3기재판부는 출범 1년동안 총 9백92건을 접수받아 이중 9백75건을 처리했는데 위헌법률심판사건 22건에 대해 위헌결정(변형결정포함)을 내렸으며 헌법소원사건 25건을 인용했다. ◇ 주요 사건 정치·사회적으로 파장이 가장 컸던 선거법 관련 사건외에 3기재판부가 선고한 주요사건을 선고일자 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헌법소원사건에서 최초로 가처분신청을 인용, 사법시험 응시회수제한 규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수험생들이 올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2000헌사471). 2기재판부가 공무원시험에서 제대군인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던 것과 달리 3기재판부는 국가유공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합헌이라고 결정했다(2000헌마25). 백화점 셔틀버스 운행을 금지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려 셔틀버스 운행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2001헌마132). 경찰서유치장에 갖힌 이들에게 열악한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 인권신장에 일조했다(2000헌마546).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보류결정은 사실상 검열에 해당하므로 위헌이라고 결정, 영화상영을 금지할 수 없도록 했다(2000헌가9). 형사사건의 증인이 피고인측 변호인과 접촉하는 것을 막기위해 검사가 거의 매일 증인을 검찰청으로 소환한 것은 공권력남용이라고 결정했다(99헌마496). ◇ 한정위헌 놓고 대법원과 재충돌 이른바 구소득세법사건에서 대법원이 헌재의 한정위헌결정을 따르지 않자 97년 사법사상 최초로 헌재가 대법원판결을 취소하면서 시작된 양 기관의 갈등은 국세청이 당사자들의 재산에 대한 압류를 해제해 주면서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덮어둔 채 당사자들의 소취하로 사건이 종료된 것일 뿐이라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올해 다시 법률해석권한을 놓고 양 기관의 갈등이 재연됐다. 헌재가 94년 국가배상법 제2조1항 단서부분에 대해 한정위헌결정을 내렸는데 대법원이 올해 4월 헌재의 한정위헌결정은 기속력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것이다. 현재 이 사건의 당사자인 리젠트화재보험(주)은 대법원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헌재에 헌법소원을 내 놓은 상태다. ◇ 심판종료선언의 아쉬움 지난해 7월 국회운영위원회에서 국회법개정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것은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낸 헌법소원사건(2000헌라1)에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취하를 이유로 심판종료선언 결정을 내려 아쉬움을 남겼다. 2기재판부도 95년 전두환씨 등 5·18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사건(95헌마221 등)에서 같은 취지의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 이에 대해 학계 일각에서는 "객관적 헌법질서의 유지를 위해 헌법적 해명이 필요한 사건이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좌우되는 불합리하다"며 "헌법재판소법이 민사소송법 규정을 준용하더라도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준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헌법질서와 기본권 수호를 담당하는 헌법재판소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외부기관의 파견인력에 의존하는 헌법재판소 연구인력구조의 문제점은 창설 이래 꾸준히 지적돼 온 문제점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는 자체연구관을 18명에서 36명으로 늘이는 안이 포함돼 있다. 연구관 증원 문제 외에도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는 심판청구기간을 연장하는 안 등이 반영돼 있다. 우선 가장 실효성 있는 권력통제장치인 헌법소원의 심판청구기간을 현행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있은 날부터 1백80일'에서 '안 날로부터 90일, 있은 날부터 1년'으로 늘리고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은 청구기간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선대리인 선임요건으로 무자력 외에 공익상 요건을 추가하는 안도 마련돼 있다. ◇ 과 제 3기재판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대법원과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 하는 것이다. 양 기관의 현재 입장대로라면 입법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근본적으로 해소될 수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대법원판결을 또 취소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있는 것처럼 연구관 충원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출범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파견연구관에 의존한다는 것은 헌법수호기관으로서의 위상에 맞지 않고 이것은 결국 국민의 기본권 보장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유치장화장실
헌법재판소3기재판부
사법시험응시회수제한
국가유공자가산점
백화점셔틀버스
최성영 기자
2001-09-04
선거·정치
헌법사건
헌재 창립 13주년, 변형결정 둘러싼 사법부와의 위상정립이 과제
헌법재판소가 지난 1일 창립 13주년을 맞은 가운데 한해에 접수되는 헌법재판사건이 그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올해 1천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창설 초기 연평균 3백건 정도에 불과하던 접수건수가 95년 이후 5백건 이상으로 늘었으며 최근에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99년 9백24건, 2000년 9백68건, 올해는 8월말 현재 7백17건이 접수돼 연말엔 1천건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88년 헌법재판소가 출범한 후 헌법이 더 이상 '장식품'이 아닌 '살아있는 생활규범'으로 국민들에게 작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의 확산에 가속도가 붙고 있음을 의미한다. 접수건수가 늘고 있는 것과 비례해 처리건수도 해마다 늘고 있는데 97년 5백8건에서 지난해에는 두배 가까이 늘어난 9백14건이 처리됐으며 올해에는 8월말 현재 7백45건이 처리됐다. 13년간 접수된 사건은 총 7천46건에 이르며 이중 6천5백53건이 처리됐다. 이중 법령이 위헌결정(변형결정 포함)을 받은 것이 3백33건이고 헌법소원이 인용된 것은 1백38건으로서 그동안 헌재가 헌법질서에 반한다고 선언한 법령이나 공권력의 행사는 총 4백71건이나 된다. 최근 선고된 사건 중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현행 선거법상의 전국구 의석배분방식에 대한 위헌결정이었다. 이와 함께 기탁금 2천만원과 반환조건을 규정한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이라고 선언함으로써 선거혁명을 불러오게 됐다(2000헌마91·112·134). 반면 시민단체들이 기대했던 것과 달리 낙선운동금지조항과 현역의원이 사전선거운동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는 의정활동보고 조항에 대해서는 합헌결정(2000헌마121·202, 99헌바92 등)을 내려 '미완에 그친 헌재 발 선거혁명'이라는 여론의 화살도 받았다. 이에 앞서 2기재판부가 위헌결정을 내려 국민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게 한 대표적인 사건은 과외교습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학원의설립·운영에관한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이었다(98헌가16등). 이로써 20여년간 금지돼 오던 과외가 전면 허용됐다. 또 공무원시험에서 제대군인에게 가산점을 주는 제도에 대해서도 위헌이라고 선언(98헌마363)함으로써 40여년간 시행돼 온 가산점제도가 폐지됐다. 이같은 공과 함께 한정위헌결정등과 관련한 대법원과의 갈등 정리, 헌법재판소법이 민사소송법을 준용하면서 발생하는 심판종료선언 문제, 자체 연구인력 확보가 미흡해 파견연구관에 의존하는 것 등은 앞으로 헌재가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사법기관이 아닌 헌법수호기관으로서의 본질에 충실하여 변형결정 등을 둘러싼 사법부와의 갈등을 제도적으로 해소하는 일이 시급한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일 대강당에서 윤영철(尹永哲) 소장 등 전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13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尹 소장은 기념사를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가와 사회에 얽혀있는 갈등의 타래들이 헌법재판소의 울타리 안에서 헌법정신이라는 도구로 하나하나 질서 있게 풀려나갈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 나라가 헌법질서라는 주춧돌 위에 국민의 기본권이 조화롭게 보장되는 선진 법치국가로 굳건히 설 수 있도록 우리의 지혜를 모으고, 우리 재판소가 최고의 헌법수호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전국구의석배분방식
기탁금2천만원
낙선운동금지조항
과외교습금지
군가산점제도
최성영 기자
2001-09-04
헌법사건
위헌·헌법불합치 결정 받은 법조항 정비 시급
헌법재판소가 위헌·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법조항들이 제때 정비되지 않고 위헌적인 상태로 방치되는 등 법적공백상태가 수년간 이어지고 있어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헌재가 "언제까지 개정하지 않으면 효력을 상실한다"는 단서까지 붙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몇몇 법조항 조차도 제때 개정되지 않아 재판에서 적용할 법조항이 없는 실정이다. 92년이후 지금까지 헌재로부터 위헌 판단을 받고 고쳐지지 않은 법률 조항은 국가보안법,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경찰법, 귀속재산처리법, 약사법, 새마을금고법, 보안관찰법 등 8개 법률 8건이며. 헌법불합치결정을 받고 개정되지 않은 것은 민법(3건), 형사소송법, 국적법, 지방세법 등 4개 법률 6건 등 모두 11개 법률 14건에 이른다. 이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조항들인데, 헌재가 법적공백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단순위헌 결정을 하지 않고 불합치 결정을 했음에도 제때 정비되지 않아 현실적으로는 법적공백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을 정하고 있는 민법 제847조1항의 경우 97년3월부터 적용이 중지되고 있어 친생부인의 소를 낸 사람들은 법원의 판단을 받지도 못한 채 법이 개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통해 채무를 면할 수 있는 기간을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로 정하고 있는 민법 제1026조 제2호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효력을 상실, 피상속인의 채권자와 상속인 사이의 권리관계에 대한 재판은 모두 중지돼 있다. 또 한정승인신고를 했으나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항고한 사건이 서울가정법원에만 12건이나 계류중이다. 동성동본의 혼인을 금지한 민법 제809조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고 99년1월부터 효력을 상실했으나 비교적 법적공백은 덜한 조항이다. 법원에서 헌재 결정이 내려진 뒤 곧바로 '동성동본인 혈족사이의 혼인신고에 관한 예규'를 만들어 8촌이내가 아닌 한 혼인신고를 받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국적법 시행전 '10년 동안'에 한국인 모의 자녀로 태어난 자에게만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 국적법 부칙 제7조 제1항도 지난해 8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으나 지금까지 개정되지 않아 '10년 이전'에 태어난 자녀가 모의 국적인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일본이 20세이하인 자녀의 경우 모의 국적을 따라 일본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 등 외국의 입법례를 참조해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위헌 결정을 받은 조항들은 위헌결정과 함께 효력을 상실하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조항들에 비해 큰 혼란은 없으나 약사법, 새마을금고법 등과 같이 죄형법정주의 위반을 이유로 위헌결정을 받은 조항들의 경우, 법령을 위반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조항이 없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 약사의 준수사항을 정하고 있는 약사법시행령을 어기더라도 약사법에서 준수사항을 정하기 전까지는 처벌할 수 없는 것이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 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는데도 제때 개정되지 않아 헌재 결정이 공염불이 되고 있는 셈"이라며 "관련 정부 부처와 국회는 법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법제처는 "위헌 결정이 난 법조항을 서둘러 정비하라고 소관 부처를 독려하고 있으나 각 기관에서 개정안을 내놓지 않는 한 법제처로서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으며, 민법의 경우 법무부가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의원들이 유림 등 보수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헌·헌법불합치결정을 받고 정비되지 않은 법률 (순번. 법조항. 선고내용 및 사건번호. 선고일자. 결정내용요약.) ①. 국가보안법 제19조. 위헌 90헌마82. 92년4월14일. 찬양·고무·회합·통신범죄에 대해서까지 형사소송법상의 피의자 구속기간 30일보다 20일 많은 50일을 구속기간으로 인정한 것은 위헌. ②.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위헌 94헌바1. 96년12월26일. 범죄의 임의진술인에 대하여 검사가 공판전에 판사에게 증인신문을 청구하도록 하는 것은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위헌. ③. 검찰청법 제12조 제4항 등. 위헌 97헌마26. 97년7월16일. 검찰총장은 퇴직일부터 2년이내에는 정당의 발기인이 되거나 당원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것은 위헌. ④. 경찰법 제11조 제4항 등. 위헌 99헌마135. 99년12월23일. 경찰청장은 퇴직일부터 2년이내에는 정당의 발기인이 되거나 당원이 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위헌. ⑤. 귀속재산처리법 제21조의3. 위헌 98헌가13. 2000년6월1일. 귀속재산을 매수한 자가 납부해야 할 분납금을 납부하지 않은 경우 정당한 사유가 있는데도 그 재산에 대한 매매계약을 해제하는 것은 위헌. ⑥. 약사법 제77조 제1호 중 '제19조 제4항' 부분. 위헌 99헌가15. 2000년7월20일. 약사의 준수사항을 하위법령에 포괄 위임한 것은 당해 준수사항 위반시 처벌등을 감안할 때 위헌. ⑦. 새마을금고법 제66조 제1항 제2호. 위헌 99헌바112. 2001년1월18일. 형벌의 구성요건으로 '이 법 또는 이 법에 의한 명령을 위반한 자'를 규정한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어 위헌. ⑧. 보안관찰법 24조단서. 위헌 98헌바79·86. 2001년4월26일. 보안관찰처분에 대해서는 집행정지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위헌. ⑨. 민법 제847조 제1항. 헌법불합치 95헌가14·96헌가7. 97년3월27일.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을 일률적으로 자의 출생을 안 날로부터 1년으로 규정한 것은 헌법불합치(개정시까지 적용 중지). ⑩. 민법 제809조 제1항. 헌법불합치 95헌가6내지13. 97년7월16일. 동성동본의 혼인금지는 헌법불합치(98년12월31일까지 개정하지 않으면 효력상실). ⑪. 민법 제1026조 제2호. 헌법불합치 96헌가22 등. 98년8월27일.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않으면 상속인에게 피상속인의 채무를 전부 부담케 하는 것은 헌법불합치(99년12월31일까지 개정하지 않으면 효력상실). ⑫. 형사소송법 제482조 제1항. 헌법불합치 99헌가7. 2000년7월20일. 상소제기전의 구금일수를 미결구금일수의 산입에서 제외하는 것은 헌법불합치(개정시까지 효력유지). ⑬. 국적법 부칙 제7조 제1항. 헌법불합치 97헌가12. 2000년8월31일. 현행 국적법 시행전 '10년 동안'에 한국인 모의 자녀로 태어난 자에게만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도록 하는 경과규정은 평등원칙에 불합치(개정시까지 효력유지) ⑭. 지방세법 제233조의9 제1항 제2호. 헌법불합치 2000헌바59. 2001년4월26일. 담배가 실질적으로 소비자에게 판매되지 않은 경우에도 보세창고에서 방출되기만 하면 무차별적으로 간접세인 소비세를 부과토록 한 것은 헌법불합치(개정시까지 효력유지).
위헌결정
헌법불합치결정
법적공백
한정승인
동성동본혼인
최성영 기자
2001-05-04
헌법사건
(법조포커스) 대법원-헌재, 국민기본권 담보 '위상경쟁' 양상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두고 또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번 사건 역시 그 본질은 최고재판기관끼리 벌이는 어려운 '법리논쟁'이지만, 한편으로는 국민의 기본권을 담보로 벌이는 지루한 '위상경쟁'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발 단 이번 사건의 원고인 리젠트화재보험(주)는 지난 86년 남양주군 경춘국도에서 보험가입자인 안모씨가 일으킨 교통사고로 인해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은 육군 모부대 소속 유모 중사에 대해 모두 6천3백여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원고는 보험금 지급 이후 당시 교통사고는 보험가입자인 안씨와 피해자 유씨가 타고 있던 오토바이를 운전한 같은 부대 소속 정모 중사의 공동과실로 인해 발생했으므로 국가는 정씨의 과실비율 만큼인 5천만원을 지급하라며 89년 국가를 상대로 구상금청구소송을 냈다. 소 제기 이후 5년만인 94년 대법원이 원고패소판결을 확정해 사건은 일단락 됐으나, 문제는 헌법재판소가 같은해 12월 이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된 국가배상법 제2조1항 단서부분에 대해 한정위헌결정을 내리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헌재결정이 있자 원고는 곧바로 재심을 청구했으나 대법원은 "법률에 대한 해석과 적용은 사법부의 고유권한이므로 헌재의 한정위헌결정은 법원에 기속력이 없다"며 만 6년만에 이 사건 재심청구에 대해 기각판결을 내린 것이다. ◇ 본 질 이번 사건의 본질은 대법원이 과연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결정 취지에 따라 법률을 해석하고 적용해야 하는지 여부에 있다. 즉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으로 귀결되는 셈이다. 한정위헌결정이란 법률 규정 자체는 국회 입법권의 재량범위에 속하는 것으로서 곧바로 위헌이라 할 수는 없으나, 만약 그 규정을 자의적으로 확대해석 한다면 위헌이라는 취지의 결정이다. 헌재는 92년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 제7조1항, 97년 '국세기본법' 제39조2호 등 헌재 출범 이후 모두 31건의 한정위헌결정을 내렸다. ◇ 판 례 지난 96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한정위헌결정의 효력을 둘러싸고 한차례 마찰을 빚었다. 법원이 소득세법조항에 대한 헌재의 한정위헌결정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95누11405). 이유는 이번과 마찬가지로 한정위헌결정은 법률해석에 불과할 뿐이며 이는 법원의 고유권한이므로 그 기속력을 인정하고 안하고는 전적으로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는 것이었다. 이후 헌재는 97년 원칙적으로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은 허용할 수 없으나, 헌재 결정에 따르지 않은 판결은 헌법소원의 대상이라며 원고의 헌법소원을 받아들여 대법원 판결을 취소하는 사법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기도 했다(96헌마173). 이처럼 양 기관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사건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다가 올 3월 국세청이 양도소득세 체납을 이유로 압류하고 있던 이길범씨 등 10여명의 재산압류를 해제하는 방법으로 사건발생 5년여만에 겨우 봉합되었다. ◇ 전 망 과거 '소득세법사건'에 비춰보면 이번 대법원판결에 역시 헌법소원이 제기될 경우 헌법재판소에 의해 취소될 공산이 크다. 헌재 또한 대법원판결을 취소한 97년 이후 별다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제3기 재판부 들어 법관 출신들이 헌법재판관으로 대거 수혈됐다는 점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 해결책 국민의 권리구제가 본연의 사명인 이들 양 기관이 이처럼 첨예한 대립을 재연하자 법조계에서는 찬반양론과 함께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정위헌결정 등 변형결정 유형의 근거를 마련,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원만한 타협 아래 조속히 통과되고, 근본적으로는 개헌이 이뤄질 때 헌법재판소와 관련된 헌법조항들 역시 매끄럽게 손질, 두 기관의 권한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은 독일식이고 법률은 오스트리아처럼 돼 있는 데서 논란의 단초가 생긴 만큼 근본적인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정위헌결정
대법원헌재갈등
대법원판결취소
한정위헐결정기판력부인
헌법재판소법개정
정성윤 기자
2001-05-04
행정사건
헌법사건
보안관찰처분 집행정지 금지는 위헌
보안관찰처분에 대해 다툼이 있을 때 처분취소소송과 별도로 집행정지신청은 할 수 없도록 규정한 보안관찰법 제24조 단서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효종·金曉鍾 재판관)는 26일 김모씨등 2명이 보안관찰처분에 대해서는 보통의 행정소송과 달리 집행정지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위헌이라며 낸 위헌소원사건에서 이같이 결정했다.(98헌바79·86)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이 조항의 입법목적은 부적절하게 보안관찰처분이 집행되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지만 원천적·일률적인 봉쇄는 합리적이지 못하다"며 "집행정지 요건을 한정하는 실체법적·절차법적 규정을 둔 다음 법원의 판단에 맡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집행정지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행정적인 편의나 효율성에 치중한 것"이라며 "보안관찰처분의 적법여부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실질적으로 제한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박탈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정소송법 제23조는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내면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는 때'에는 집행정지신청도 동시에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반면 보안관찰법은 이규정을 준용하고 있지 않다. 김씨는 95년12월 법무부장관으로부터 보안관찰처분을 받고 서울고법에 취소소송을 냈으나 98년2월 처분의 효력기간(2년)이 만료됐다는 이유로 각하 판결을 받았으며, 97년10월 또다시 받은 보안관찰처분 갱신처분에 대해서는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신청과 이 사건 조항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신청도 냈으나 98년9월 본안사건에서는 패소하고 두 신청은 모두 기각됐었다.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 보안관찰처분을 받는 사람들은 처분취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도 신청할 수 있으나 김씨는 이번에도 보안관찰기간 2년이 이미 지났으므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보안관찰법제24조
보안관찰처분
보안관찰처분취소송
보안관찰집행정지
행정소송법제23조
최성영 기자
2001-04-27
헌법사건
구 소득세법 제23조4항 단서, 대법원·헌재 갈등 일단 마무리
구 소득세법 제23조4항 단서(양도소득세 부과기준)에 대한 해석을 놓고 3년이상 끌어왔던 헌법재판소와 대법원간의 갈등으로 빚어진 사태는 일단 마무리됐다. 양도소득세를 실거래가액을 기준으로 부과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와 공시지가에 따라 계산해야 한다는 취지로 대법원 판결을 취소한 헌재의 결정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국세청이 양도소득세 체납을 이유로 압류하고 있던 이길범씨등 10여명의 재산압류를 해제하고 공시지가를 초과하여 부과했던 세금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이씨등도 양도소득세부과와 관련하여 헌재와 법원에 냈던 헌법소원과 소를 모두 취하했다. 이로써 구 소득세법과 관련한 갈등에 따른 납세자들의 재산권침해 문제는 모두 해소됐으나 헌법재판소법 개정 등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한 같은 성질의 갈등이 되풀이될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구 소득세법을 둘러싼 헌재와 대법원간의 갈등은 헌재가 지난 95년 11월 양도소득세의 과세기준에 대해 원칙적으로 기준시가에 의하도록 하면서 예외적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 실거래가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는 구 소득세법 제23조4항 단서에 대해 "실거래가가 기준시가를 초과하는 경우에도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며 한정위헌결정(94헌바40, 95헌바13)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이 결정을 근거로 이길범씨가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자신에게 부과된 세금 8억8천여만원은 위헌법령에 의한 것으로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냈으며 대법원은 96년4월 문제의 법조항은 합헌이고 세무서의 과세처분은 적법하다며 이씨의 상고를 기각, 헌재결정과 정반대의 판결을 선고했다. 당시 대법원은 헌재의 한정위헌결정은 법원의 법률해석권한에 대한 견해 표명에 불과하므로 법원을 기속하지 않는다고 밝혔었다(95누11405). 이에 이씨는 위헌법령을 재판의 근거로 삼은 대법원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헌법소원(재판소원)을 냈으며 헌재는 97년 12월 한정위헌결정을 따르지 않은 재판도 헌법소원 대상이 된다며 사법사상 처음으로 대법원 판결을 취소했다(96헌마173). 국세청은 헌재 결정에 따라 양도세부과처분을 취소하지도 못하고, 대법원 판례에 의해 공매처분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이씨 재산에 대한 압류만 계속해 놓고 있었다. 학계에서는 국세청의 조치에 대해 헌재의 결정을 따르지 않은 법원 판결은 헌법소원(재판소원) 대상이 된다는 것을 최종 확인한 셈이라는 평가이다. 반면 대법원은 "법령을 최종적으로 해석·적용할 권한이 대법원에 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현행 헌법재판소법상 법원의 재판은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기본적으로 국세청 조치에 동감할 수는 없으나 또다시 헌재와의 갈등론에 휘말리는 것은 국가 전체와 법조계의 이익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헌재가 대법원의 판결을 취소한 97년 12월 이후에도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는 한정위헌(2건)이나 한정합헌(12건) 결정을 계속 내리고 있고 대법원도 "법률해석권은 법원의 고유권한이므로 법원이 헌재의 해석을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한 법률해석권을 둘러싼 갈등의 소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헌법재판소법을 개정하여 한정위헌(합헌)과 같은 변형결정을 할 수 없도록 명시하든지, 법원의 재판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도록 규정하는 입법조치뿐이라는 지적이다.
소득세법제23조4항
헌재대법원갈등
양도소득세부과기준
한정위헌결정
헌법소원대상
재판소원
최성영 기자
2001-03-09
헌법사건
(법조포커스) 헌법재판소 제2기 재판부의 6년 공과
14일 김용준(金容俊)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재판관 5명이 퇴임함에 따라 헌법재판소 제2기 재판부가 막을 내렸다. 제1기 재판부가 헌법재판의 기초를 다졌다면 제2기 재판부는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최고헌법기관으로서의 내실을 다졌다는 것이 중평이다. 제2기 재판부가 심리한 주요사건은 △과외교습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학원의설립및운영에관한법률에 대한 위헌결정(98헌가16등) △제대군인이 공무원채용시험에서 가산점을 받는 것은 여성, 장애인 등의 평등권,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결정(98헌마363) △미결수가 수사 또는 재판을 받기 위해 수용시설 밖으로 나올 때에도 수의를 입게 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는 결정(97헌마137등) 등이다. 특히 △개인에 대해서는 택지소유의 상한을 정하고 법인에 대해서는 택지소유를 금지한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 전체에 대한 위헌결정(94헌바37 등) △일정기간내에 상속재산에 대해 한정승인하거나 포기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으로 간주하는 민법 제1026조제2호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96헌가22등) △동성동본 간의 혼인을 금지한 민법 제809조제1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95헌가6등) △헌정질서파괴 행위에 대해서는 국가의 소추권행사에 장애사유가 존재한 기간은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된 것으로 본다는 이른바 5·18특별법에 대한 합헌 결정(96헌가2등) 등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88년 9월 헌재가 창설된 이래 모두 6천31건의 사건이 접수돼 이중 5천5백64건이 처리됐는데 이중 제2기 재판부 때 3천9백30건이 접수되고 3천8백80건이 처리됐다. 창설 초기에는 접수건수가 연평균 3백건 정도였으나 95년 이후에는 연평균 5백건 이상으로 폭증했다. 특히 최근에는 사건수가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 98년 6백57건, 99년 9백24건, 올해는 8월말 현재 6백43건이 접수됐다. 이는 헌법상 기본권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확대됐으며 기본권을 침해당했을때 헌재에 권리구제를 청구할 수 있다는 이해가 보편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내용면에서는 제1기, 제2기 재판부를 통틀어 법령에 대한 위헌선고(헌법불합치, 한정위헌, 한정합헌 포함)가 내려진 건수는 3백11건(법령수는 1백86건)인데 이중 78%가 넘는 2백43건(법령수는 1백22건)이 제2기 재판부에서 이뤄졌다. 또 헌법소원 사건에서도 청구가 인용된 1백13건중 77%에 달하는 87건이 제2기 재판부에 의해 내려진 것이다. 하지만 제2기 재판부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여론의 눈치를 본다거나 늑장결정을 내려 결과적으로 헌재가 헌법 수호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택지소유상한제 등을 비롯한 일부 조세사건에서 보듯 몇년씩 사건을 끄는 바람에 성실납세자들만 손해를 보게 된 경우는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이 부분에 대해 金 소장은 퇴임기자간담회에서 "한시법적인 성격이 있는 조세분야 특별조치법의 경우 위헌여부에 대해 늑장처리하는 것은 문제"라며 "재판제도의 내재적 한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에 따르지 않은 대법원 판결을 취소, 대법원과의 갈등설을 불러일으킨 구 소득세법 제23조제4항제1호단서 조항과 관련한 사건 3건을 제2기 재판부가 말끔히 마무리하지 못하고 제3기 재판부로 넘긴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고헌법기관
늑장처리
택지소유상한
한정위헌
한시법
특별조치
최성영 기자
2000-09-07
가사·상속
헌법사건
남녀차별 둔 국적법은 헌법에 위배
한국인을 어머니로 두고 있는 외국인 가운데 일정한 나이에 이른 사람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 현행 국적법 부칙조항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재결정이 나왔다. 이번 결정에는 과거 '동성동본 금혼조항(헌법불합치)' '제대군인 가산점제(위헌)' 사건과 마찬가지로 '성별에 의한 차별취급은 헌법 위반'이라는 헌재의 단호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李永模 재판관)는 31일 김모씨(44)의 제청신청을 받아들여 서울고법이 위헌제청한 '국적법 제2조1항1호 위헌제청사건(97헌가12)'에서 어머니가 한국인이더라도 국적법 시행전 '10년 동안에' 출생한 사람이 아니면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 이 법 부칙 제7조1항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재판관전원일치의견으로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헌법은 가족생활이 '남녀 평등'을 기초로 성립·유지될 것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98년 개정된 국적법이 구법상의 부계혈통주의를 부모양계혈통주의로 개정하면서도 신법 시행 당시 10세 이하인 사람에게만 부모양계혈통주의를 적용,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또 다른 차별취급에 해당하는 만큼 헌법 제11조1항의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 부칙조항을 위헌으로 선고할 경우에는 제한적이나마 국적취득의 길을 열어 놓고 있는 근거규정이 효력을 잃게 돼 심각한 법적 공백이 우려된다"며 입법자가 새로운 입법을 할 때까지는 이를 잠정적으로 적용하도록 했다. 55년 평안북도 만포시에서 중국국적을 가진 아버지와 조선국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씨는 57년부터 중국으로 이주해 거주하다 95년11월 밀입국때 당국에 적발돼 서울외국인보호소장을부터 강제퇴거명령을 받았다. 이에 김씨는 서울고법에 강제퇴거명령 무효확인소송(96구10128)과 함께 부계혈통주의를 취하고 있던 구 국적법에 대한 위헌심판 제청신청을 냈으며, 헌재는 심판계속중 법이 개정되자 직권으로 이 사건 부칙조항을 심판대상에 포함시켰다.
부계혈통주의
강제퇴거명령
중국국적
국적법
국적취득
외국인
한국인어머니
정성윤 기자
2000-08-31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헌법사건
헌재·대법원 의견대립 3년째 계속
양도소득세 과세부과에 관한 구소득세법의 한정위헌결정의 효력을 둘러싼 헌재와 대법원의 대립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구 소득세법에 따른 과세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했으나 헌법재판소가 그 근거법인 구소득세법에 대한 한정위헌결정에 반한다며 대법원판결을 취소함으로써 빚어진 양 기관의 갈등으로 세금부과처분을 취소 받지 못하자 한 시민이 최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함으로써 드러났다. 특히 이 시민은 소장에서 "헌법재판소법 제75조1항은 '헌법소원의 인용결정은 모든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기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도 세무서가 아직까지 양도소득세와 부동산압류처분을 취소하지 않고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법원판결이 주목된다. 이번에 손배소송을 낸 이 시민은 97년 당시 위헌법령을 재판의 근거로 삼은 대법원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며, 헌재는 한정위헌결정을 따르지 않는 재판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면서 이씨에 대한 대법원판결을 취소했다. 당시 이 사건은 사법사상 처음으로 법원판결이 헌재에 의해 취소되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법조계에 적지않은 파문을 빚었다는 점에서 이번 손배소송의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국가배상청구 세무서의 양도소득세부과처분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냈던 이길범씨(61·전국회의원)는 지난달 8일 "헌재가 세무서의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했는데도 세무서가 아직까지 양도세부과처분과 부동산에 대한 압류처분을 취소하지 않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가와 부동산을 압류한 동작세무서를 상대로 1천1백만원의 지급을 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2000가소93199)을 서울지법에 냈다. ◇ 쟁점 이씨가 아직까지도 양도소득세부과처분을 취소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 사건 양도세부과처분의 근거가 된 구 소득세법 제23조4항 단서와 제45조1항1호 단서를 두고 법원과 헌법재판소가 해석을 달리 하고있는 가운데 일선 세무서가 어느 기관의 판단을 따라야 할 지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재는 이씨가 헌법소원을 내기 한 해 전인 95년11월 김모씨 등이 낸 헌법소원사건(94헌바40, 95헌바13)에서 "이들 법조항이 실지거래가액에 의할 경우를 그 실지거래가액에 의한 세액이 그 본문의 기준시가에 의한 세액을 초과하는 경우까지를 포함해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으로 해석하는 한 조세법률주의와 헌법 제75조가 규정한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한정위헌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96년4월 이 같은 헌재결정에도 불구하고 "양도소득세등 8억8천여만원의 세금부과는 위헌법령에 의한 것으로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낸 이씨의 상고심재판(95누11405)에서 "이들 법조항은 헌법상의 조세법률주의와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유효한 규정이므로 세무서의 과세처분은 적법하다"며 이씨의 상고를 기각, 헌재결정과 정반대의 판결을 선고했다. 이에 이씨는 "위헌법령을 재판의 근거로 삼은 대법원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96헌마173)을 제기했으며, 헌재는 이 사건에서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법원의 재판(재판소원)을 제외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1항을 이유로 재판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을 모조리 각하하던 종전의 입장을 변경해 "한정위헌결정을 따르지 않는 재판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며 이씨에 대한 대법원판결을 취소, 사법사상 처음으로 법원판결이 다른 기관에 의해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대법원은 이에 대해 "국가적 난국 상황에서 헌재 결정에 대응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기관이기주의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공식입장의 표명을 유보하면서도 "헌법 체계상 구체적 사건에 관한 최종적인 법률해석과 적용권한은 대법원에 있으므로 헌재의 한정위헌결정에 따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세무서 입장 이처럼 헌재와 대법원이 갈등이 장기화되자 양도소득세를 부과한 동작세무서는 이들 중 어느 일방의 주장도 따르지 못한 채 아직까지도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즉 헌재결정 취지대로 결정당시 곧바로 양도세부과처분을 취소하거나, 아니면 대법원 판례를 쫓아 즉각 이씨 재산에 대한 공매처분에 들어갔어야 했는데도 아직까지 압류만 해 놓은 상태다. 동작세무서 관계자는 "세액이 크기 때문에 일선 세무서입장에서 선뜻 처리하기 어려워 현재 법무부에 법률해석을 의뢰한 것으로 안다"며 "다만 압류해지를 하지 않은 것은 이씨가 이 사건 세금외에도 증여세등 10억여원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전망 헌재와 대법원의 첨예한 대립이 봉합될 징후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 또 이미 대법원의 입장이 확고한 만큼 법원이 이씨의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일지 역시 미지수다. 이씨의 청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곧 법원 스스로가 불법행위사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국가배상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이씨는 다시 헌법소원을 낼 것으로 예상돼 민사소송과 헌법소원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대법원에 6건, 헌재에 2건 등 동일유형의 사건이 장기 계류중인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대립이 계속될 경우 '사법기관에 의한 재산권침해'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양도소득세
구소득세법
한정위헌
국가배상청구
포괄위임금지원칙
정성윤 기자
200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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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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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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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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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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