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7일(토)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헌법사건
%EC%B9%98%EB%A3%8C%EA%B0%90%ED%98%B8
검색한 결과
64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헌법사건
‘형사소송비용 피고인에 부담’ 형소법은 합헌
법원이 형사재판을 받은 피고인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근거인 형사소송법 제186조는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첫 결정이 나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헌재 결정을 계기로 유죄가 명백한 상황인데도 불필요한 증인신문이나 감정 등을 신청해 악의적으로 재판을 지연시키는 등 방어권을 남용하는 피고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형사소송비용을 부담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헌재는 A씨가 "형사소송법 제186조 1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바224)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민사소송의 경우 소송비용은 민사소송법 제98조 등에 따라 원칙적으로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하고, 승소자가 재판을 지연시키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승소한 당사자에게도 소송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형사소송의 경우에는 형소법 제186조 등이 소송비용부담 관련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법원이 형의 선고를 하는 때에는 피고인에게 소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해야 한다. 다만, 피고인의 경제적 사정으로 소송비용을 납부할 수 없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 그러나 법원은 대부분의 재판에서 단서조항을 적용해 소송비용을 피고인에게 부담시키지 않고 국가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법원이 피고인에게 부담시킬 수 있는 소송비용은 △증인·감정인·통역인 또는 번역인의 일당·여비 및 숙박료 △감정인·통역인 또는 번역인의 감정료·통역료·번역료 기타 비용 △국선변호인의 일당·여비·숙박료 및 보수 등 크게 세가지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형을 선고할 때 피고인에게 이들 비용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해야 한다. 구체적인 소송비용액수를 산정해 선고할 수도 있지만, 통상 '소송비용 전부' 또는 '소송비용중 5분의 4'와 같은 형식으로 선고된다. 이 경우 구체적인 금액산정은 소송비용집행을 맡는 검찰이 한다. 검찰은 재판부에 소송비용자료 등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액수를 산정한 다음 집행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피고인이 내야 할 소송비용은 적게는 수만원 혹은 수십만원에 머물수도 있지만, 감정료의 경우 상황에 따라 수백만원이 될 수도 있다. 검찰은 일단 피고인의 자진납부를 통보하지만, 자진납부하지 않을 경우 국세징수법에 따른 체납처분집행방식을 통해 강제징수하게 된다. 대검찰청은 2015년 8월 △피고인이 오직 벌금을 감경받을 목적으로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불필요한 증인신문 등이 이뤄지게 해 소송비용을 발생시킨 경우 △피고인이 위증을 교사해 증인이 위증을 한 경우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불필요한 감정을 청구한 경우 △증인·감정인 신문기일에 정당한 이유 없이 피고인이 불출석한 경우 △식품위생법 위반 등으로 단속돼 약식명령이 발령됐으나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막거나 지연시킬 목적으로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 등에 대해서는 낭비된 소송비용을 피고인이 부담하도록 재판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라고 전국 검찰청에 지시하기도 했다.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는 1심에서 "벌금 700만원과 소송비용을 부담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았다. 이에 반발한 A씨는 항소했고, 항소심 중 소송비용 부담의 근거가 된 형사소송법 제186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A씨는 "피고인에게 소송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면 방어권 행사가 어려워지므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형소법 제186조는 형사재판절차에서 피고인의 불필요하고 무익한 방어 방법의 제출이나 정식재판 청구 또는 상소의 남용을 방지하는 측면이 있다"며 "법원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적정성, 경제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킬 것인지 여부 및 그 정도를 재량으로 정함으로써 사법제도의 적절한 운영을 도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송비용은 '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증인·감정인·통역인 또는 번역인과 관련된 비용 등으로 제한되어 있다"며 "또 소송비용의 부담을 정함에 있어 피고인의 경제적 능력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으며, 추후 빈곤을 이유로 소송비용 재판의 집행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정해 소송비용의 부담이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종합하면 해당 조항이 피고인의 소송비용 부담과 관련해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A씨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형사소송법 제186조에 대한 헌재의 첫 결정"이라며 "이 조항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사법절차의 적정을 도모할 수 있는 데다, 피고인이 부담하는 소송비용의 범위가 제한적이며 경제적 사정을 고려해 정하도록 되어 있고, 추후 빈곤을 이유로 집행면제를 받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식으로 억지 주장을 하는 등 악의적으로 재판을 질질 끄는 피고인의 소송비용까지 국가가 부담하는 것은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형사소송법에 정해진 피고인 소송비용 부담 규정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한 판사는 "불필요한 증인을 무리하게 많이 부른다거나 감정을 과다하게 하는 경우 등에는 이에 소요된 비용을 피고인에게 부담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며 "기본적으로 수사, 기소, 재판까지 국가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부분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인신문
방어권
소송비용
형사소송법
손현수 기자
2021-03-08
헌법사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일률적 10년 취업제한은 위헌"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라는 이유로 무조건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제도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재범의 위험성 등을 따져보지도 않고 일률적으로 장기간 취업제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헌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6월에 치료감호를 선고 받은 뒤 공주치료감호소에 수용된 A씨가 같은 법 제56조 1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사건(2015헌마98)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사람에 대해 형 또는 치료감호의 집행이 종료·면제·유예된 날로부터 10년간 가정을 방문해 아동·청소년에게 직접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나 유치원과 학교·학원 등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을 개설하거나 취업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헌재는 "성범죄자에 대한 취업제한은 아동과 청소년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의 윤리성과 신뢰성을 높여 모두가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만, 어떠한 예외도 없이 사실상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간주하고 일률적으로 10년간 취업을 금지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치료감호심의위원회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원인이 된 소아성기호증, 성적가학증 등 성적 성벽이 있는 정신성적 장애가 치료되었음을 전제로 피치료감호자에 대한 치료감호를 종료하도록 결정하는 경우에도 이 사건 취업제한 조항은 단지 치료감호를 선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여전히 피치료감호자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전제하고 있으므로 치료감호제도의 취지와도 모순된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또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취업제한 대상자들의 재범 위험성에 대한 구체적인 심사 절차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10년이라는 현행 취업제한 기간을 상한으로 두고 법관이 대상자의 취업제한 기간을 개별적으로 심사해 판단하는 방식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헌재는 앞서 지난달 31일 성범죄 전과가 있는 의료인은 10년 동안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관련 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한 같은 옛 청소년성보호법 제44조 1항 등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로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2013헌마585 등).
아동청소년성범죄
성범죄
취업제한
강제추행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아청법
치료감호심의위원회
소아성기호증
성적가학증
이장호 기자
2016-04-28
군사·병역
행정사건
헌법사건
헌재가 위헌 결정한 법률 국회서 또 입법한다면…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결정한 법률을 국회가 다시 입법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른바 반복 입법 문제는 국회도 법원 등 다른 국가기관과 마찬가지로 헌재의 위헌결정에 기속되느냐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군복무 가산점 관련 법률이다. 헌재가 1999년 '제대군인지원에관한법률'에 관한 헌법소원사건(98헌마363)에서 위헌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달 관련 법안을 재발의하는 등 계속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김선택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23일 "반복 입법은 입법을 해야 할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제한적 기속설)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가 재판소 창설 25주년을 기념해 이날 헌재 대강당에서 '헌법재판, 국가 그리고 공법'을 주제로 개최한 국제세미나에서였다. 김 교수는 "반복 입법을 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놓고 국회가 입법을 하면 헌재가 위헌결정을 내리는 '핑퐁게임'이 벌어질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국회와 헌재가 각각의 견해를 넓히게 될 수도 있으므로 헌재의 전문성과 국가의사결정의 정치적 중심으로서의 국회의 대표성을 조화시키는 방향으로 적절한 대화 방식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반복 입법에 대한 헌재의 태도는 "헌재가 이러한 '반복입법'에 판단을 하지 않거나 합헌결정을 내림으로써 국회와의 충돌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마사 자격 결정'사건을 꼽았다. 의료법은 원래 시각장애인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시각장애인들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을 시행령으로 정했으나, 2006년 헌재가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내용을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규정한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2006헌마368). 그러나 시각장애인들의 반발이 거세자 국회는 법을 개정해 의료법 본문에 이러한 내용을 직접 규정했다. 헌재는 2008년 "안마사 직역 외에 시각장애인의 생계보장을 위한 대안이 거의 없고, 사회적 약자인 시각장애인을 우대하는 조치를 취할 필요가 인정된다"며 안마사 자격제한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2006헌마1098). 김 교수는 "국회가 헌재의 위헌결정에도 불구하고 반복 입법을 하는 경우에는 여론을 등에 업는 경우가 많았다"며 "헌법해석 과정에서 국민의 헌법에 관한 견해라고 볼 수 있는 여론이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스 클라인(Hans H.Kelin) 전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재판관은 "법률 제정권자는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 그리고 이전의 헌법재판소 결정의 기초가 됐던 가치관의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다면 반복 입법이 허용된다는 것이 독일연방헌재의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헌재와 한국공법학회(회장 정재황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독일 아데나워 재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국제학술대회에는 한스 클라인 전 재판관이 '민주적 헌법국가에서의 헌법재판과 정치'를, 목영준(58·사법연수원 10기) 전 헌법재판관이 '기본권 신장을 위한 우리 헌법재판소의 업적'을, 김성수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은 존속하고 행정법은 변화한다'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위헌결정
반복입법
의료법
군복무가산점
시각장애인안마사
좌영길 기자
2013-05-28
행정사건
헌법사건
공립 초·중학교 학교운영지원비 못 걷는다
공립 초등·중학교에서 학교운영지원비를 걷을 수 있도록 한 초중등교육법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그동안 초등학교에서는 운영지원비를 징수하지 않고 있었지만, 중학교에서는 서울과 인천 등 일부 지역에서 학교운영지원비를 징수해왔다. 이번 결정에 따라 교원연구비 등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목적으로 학생 1인당 20만원선에서 징수되던 학교운영지원비는 없어지게 될 전망이다. 헌재는 23일 공립중학교 재학생 학부모 박모씨 등 98명이 초중등교육법 제30조2항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10헌바220)에서 재판관 7(위헌):1(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공립중학교의 학교운영지원비는 교사의 인건비 일부와 학교회계직원의 인건비 일부 등 의무교육 과정의 인적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충당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며 "학교운영지원비가 학교회계 세입상 입학금, 수업료와 같은 항에 속해있음에도 학교운영지원비만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으로 남아있다는 점, 조성이나 징수의 자율성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참작할 때 헌법 제31조3항에 규정된 의무교육의 무상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반면 이동흡 재판관은 "학교운영지원비를 의무교육의 실질적인 균등보장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비용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학부모로부터 이를 징수한다 하더라도 헌법상 의무교육의 무상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하지만 헌재는 사립중학교 재학생 학부모 20명이 낸 동일한 청구는 "세입 조항이 국·공립중학교에만 적용될 뿐 사립중학교에서 징수하는 학교운영지원비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지 못해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2009년 박씨 등 중학교 학부모 111명은 학교운영지원비 징수가 의무교육 무상원칙에 반한다며 서울중앙지법에 부당이득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박씨 등은 항소심 진행 도중 초중등교육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지난해 헌법소원을 냈다. 2010년 5월 항소심 역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리자 박씨 등은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이번 헌재 결정으로 학교운영지원비 징수의 근거법률이 없어짐에 따라 사건의 결론은 대법원에서 바뀌게 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법상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는 형사법규에만 적용되므로 소송이 진행중이 아닌 학부모들은 새로 소송을 진행하더라도 돈을 돌려받을 수는 없다.
초중등교육법
학교운영지원비
공립초등학교
공립중학교
교원연구비
의무교육무상원칙
좌영길 기자
2012-08-24
민사소송·집행
전문직직무
헌법사건
법원 "변리사, 특허침해民訴 대리할 수 없다" 명시적 첫 판단
변리사는 민사소송인 특허침해소송을 대리할 수 없다는 법원판단이 나왔다. 이는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에 관한 법원의 명시적인 첫 서면판단이라는 점에서 법조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법원은 이와함께 변리사가 낸 민사소송법 제87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하단 관련기사·법률신문 2010년10월21일자 5면 참조)도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며 각하했다. 이번 판결과 결정으로 민사소송인 특허침해소송에서의 변리사의 소송대리권 유무를 두고 벌어진 법정공방(▼ 하단 관련기사·법률신문 2010년8월23일자 1·3면 참조)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소송대리권 문제를 제기한 고영회 변리사는 법원판단에 불복해 상고와 헌법소원을 제기할 계획이어서 논란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이 날 때까지 상당기간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변리사 소송대리권 법정공방이 이미 변호사단체와 변리사단체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어 직역수호와 쟁취를 위한 두 단체의 사활을 건 싸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 서울고법, "현행 변리사법 조항만으로는 특허 침해사건에서 변리사 소송대리권 허용 안 된다"= 서울고법 민사5부(재판장 황한식 부장판사)는 4일 '백남준미술관'을 상표등록한 한모씨가 경기도 용인시에 백남준아트센터를 건립한 경기문화재단을 상대로 낸 상표권침해금지 청구소송(2010나33219)에서 한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하면서 그 이유부분에서 "민사본안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현행 변리사법 제2조와 제8조만으로는 변리사에게 특허법 등에 규정된 '심결 등에 대한 소송'에 관한 대리를 넘어 특허 등에 관련된 행정소송이나 민사본안소송, 형사소송 등 다른 모든 종류의 소송에 대해서도 대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문언상 명백하지 않다"며 "변리사법 규정의 연혁적 측면, 입법자의 의사 등을 고려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변리사는 98년 특허법원 창설 이전까지는 대법원에서 관장하는 특허청의 항고심판심결에 대한 법률심만을 소송대리했고, 특허법원 설립 이후 처음으로 사실심 법정에서도 소송대리인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이 역시 모두 특허법 등에서 규정하는 '심결 등에 대한 소송'에 한정된 것이어서 연혁적 측면에서 볼 때 변리사법이 변리사에게 '심결 등에 대한 소송'외에 특허 등과 관련된 다른 모든 종류의 소송에까지 소송대리권을 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특허 등 침해소송에서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대리허용을 내용으로 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이 지난 17대 국회에 이어 이번 국회에서도 발의돼 논의되고 있는 사실도 입법자가 현행 변리사법이 민사본안소송 등에서의 변리사 소송대리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임을 스스로 천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고 변리사가 법원이 소송대리권을 인정한 선례가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모두 행정사건이나 보전처분사건에 관한 것이어서 이 사건과 같은 민사본안소송에서의 선례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대부분 법원의 입장은 오히려 민사본안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국회의 명확한 입법적 결단이 있기 전까지는 민사본안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이 있다고 해석하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 민소법 제87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도 각하= 재판부는 원고 한씨와 고 변리사가 지난달 18일 제기한 민소법 제87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10카기1769)도 이날 각하했다. 고 변리사는 변호사에 의한 소송대리원칙을 규정한 민소법 제87조가 '특허 등 침해사건에서 변리사를 소송대리인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범위'에서 헌법 제11조가 규정한 평등권과 변리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정한 헌법 제15조, 변리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해 공정하게 재판받을 소송당사자인 국민의 권리를 규정한 헌법 제27조에 각각 위반된다고 주장했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신청인이 민소법 제87조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해당 조항의 해석·적용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법령의 해석·적용권한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법률의 해석·적용에 관한 문제를 들어 재판결과를 다투는 취지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부적법하다"면서 "특히 이 사건 본안소송이 자신의 상표권침해를 원인으로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는 것인데 이미 상표권등록이 무효라는 취지의 대법원판결이 확정된 점 등을 고려할 때 민소법 제87조의 위헌여부에 따라 본안사건의 종국판결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할 수도 없어 위헌법률심판제청의 요건인 재판의 전제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변리사, "대법원·헌재 판단 받아보겠다"… 직역 다툼 계속될 듯= 이에대해 고 변리사는 "상고와 헌법소원을 통해 최종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고 변리사는 "재판내용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소송대리권의 허용여부에 대한 별도의 결정을 내려주길 바랬는데 우려했던 대로 판결이유부분에 설시해 실망"이라며 "법률적 검토를 거쳐 조만간 대법원과 헌재에 불복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대법원이 판결이유에 적시된 변리사 소송대리권 허용여부를 따로 문제삼아 새로운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적은데다,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에 대한 재판부의 결정도 '기각'이 아닌 '각하'이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이 기각 또는 각하된 경우 헌법재판소법 제68조2항에 규정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본질이 위헌법률심판절차와 다를 게 없어 '재판의 전제성' 요건이 여전히 문제된다"며 "재판의 전제성 요건에 대한 헌재의 기본입장은 법원의 판단이 현저히 합리성을 상실해 위법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어서 법원에서 내린 재판의 전제성 부분에 대한 판단이 헌재에서 뒤집힐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헌재에서 본안판단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헌재가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합헌'이라는 취지로 종국결정을 내릴 경우 변리사업계로서는 소송대리권 허용추진동력 자체를 상실할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침해소송
변리사
소송대리권
서면판단
공동대리
김재홍 기자
2010-11-08
기업법무
상사일반
헌법사건
형사일반
종업원 업무관련 불법행위… 법인(法人)함께 처벌은 위헌
종업원이 업무와 관련해 불법행위를 했을 경우 영업주와 법인도 함께 처벌하도록 한 양벌규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재결정이 잇따라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양벌규정이 명시된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98조2항, 구 도로법 제86조, 의료법 제91조1항, 의료기사등에관한 법률 제32조, 청소년보호법 제54조, 사행행위등규제및처벌특례법 제31조 등 6개 법률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번 헌재의 위헌결정에 따라 위 6개 법률조항은 소급해 효력을 상실하고, 양벌규정에 따라 유죄선고를 받고 벌금형이 확정된 법인 또는 사용자는 재심신청을 통해 무죄선고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재판부는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위 규정에 따른 위반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인정되면, 법인이 종업원의 범죄에 대해 어떠한 잘못이 있는지를 전혀 묻지 않고 곧바로 법인에게도 처벌조항에 규정된 벌금형을 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법인이 종업원 등의 위반행위와 관련해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를 다해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우까지도 법인에게 형벌을 부과될 수밖에 없게 돼 책임주의 원칙에 반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공현 재판관은 "법조항이 종업원의 범죄에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는 개인 영업주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는 것처럼 규정하고 있어 '책임없는 형벌 없다'는 원칙에 반한다"며 "설령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있는 개인 영업주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보는 경우라 해도 과실밖에 없는 개인 영업주를 고의의 본범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책임에 비례하는 형벌의 부과로 보기 어렵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반면 조대현·이동흡 재판관은 "업무와 관련해 불법행위를 한 종업원 외에 법인을 벌금형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종업원의 위반행위가 이익의 귀속주체인 법인의 내부기관의 묵인·방치 내지는 법인의 운영체계의 하자 등으로 인해 발생 또는 강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법인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높음에도 법인의 조직 및 업무구조의 특성상 책임소재를 명백히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법인의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 위반 등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하려는 입법자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는 지난 2007년11월께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양벌규정에 대한 헌법소원(☞2005헌가10)에서 처음으로 양벌규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70여개 법률이 법인 또는 영업주가 관리·감독의무를 다한 사실이 명백한 경우, 법인에 대한 형사책임을 면제하도록 법률개정이 이뤄졌다. 한편, 헌재에 따르면 개별 행정법규 가운데 390여개의 법률에 여전히 양벌규정이 그대로 명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행위
영업주
종업원
양벌규정
귀책사유
주의의무
류인하 기자
2009-08-05
항공·해상
헌법사건
해상선박사고시 선적국법 적용 규정 헌법위반 아니다
해상선박사고가 났을 때 선박소유자의 책임제한 범위를 선적국법에 따르도록 정한 국제사법 관련조항은 합헌이라는 헌재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최근 수협이 “선박소유자의 책임제한범위를 선적국법에 의한다고 정한 국제사법 제60조4호는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2007헌바98)에서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합헌결정했다. 우리나라 선박인 H호는 지난 2005년 말레이시아국적의 컨테이너선박 B호와 충돌해 침몰했다. 이후 B호의 소유법인이 부산지법에 책임제한절차개시신청을 내자 법원은 국제사법 제60조4호에 따라 선적국법인 말레이시아상선법을 적용해 책임한도액을 감액했다. 그러자 H호에 대한 선체보험금을 지급한 수협이 항고하면서 “국제사법 제60조4호에 따라 책임제한범위를 정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했으나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자 헌법소원을 냈다. 재판부는 “국제사법상 ‘해상’이란 선박을 이용한 상행위 뿐만 아니라 선박충돌이나 그로 인한 책임도 포함한다”며 “사고에 대해 말레이시아상선법을 적용해 선박소유자의 책임한도액이 우리 상법을 적용했을 때보다 현저히 낮게 되더라도 이는 사고의 발생지, 선박의 선적국, 채권자들의 국적 등이 상이해 이 법률조항에 따른 반사적인 결과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법률조항 자체로 인해 청구인들의 재산권이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고 이 법률조항은 내·외국 선박을 불문하고 모두에게 적용되는 법률이므로 차별적 취급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며 “선박의 선적국, 채권자의 국적 등이 달라 법률조항에 따른 준거법을 적용한 결과에 불과하므로 근거없는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상선박사고
선적국
선박소유자
책임제한범위
국제사법
류인하 기자
2009-06-18
언론사건
헌법사건
'음란표현'도 언론·출판의 자유 보호영역
헌법재판소가 선례를 변경해 ‘음란표현’도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범위 안에 있다는 결정을 내놨다. 지난 98년 ‘음란표현은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결정을 11년만에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헌재는 헌법상 기본권 보호영역에 있더라도 국가의 질서유지나 공공복리를 위해 이를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정보통신망에 음란한 영상 등을 배포·판매하는 등의 행위를 한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5조1항 제2호는 합헌이라는 판단도 함께 내놨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최모씨 등 4명이 “인터넷포털 등을 통해 음란영상 등을 배포·판매하는 등의 행위를 형사처벌하도록 정한 구 정보통신망법 제65조1항 제2호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06헌바109)에서 지난달 28일 합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음란표현’을 헌법상 언론·출판자유의 보호영역 밖에 있다고 해석할 경우, 음란표현에 대해서는 명확성의 원칙, 검열금지의 원칙 등에 입각한 합헌성 심사를 하지 못하게 된다”며 “또 기본권 제한에 대한 헌법상의 기본원칙, 예컨대 법률에 의한 제한, 본질적 내용의 침해금지원칙 등도 적용하기 어렵게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그 결과 모든 음란표현에 대해 사전검열을 받도록 하고 이를 받지 않은 경우 형사처벌을 하거나, 유통목적이 없는 음란물의 단순소지를 금지하거나, 법률에 의하지 않고 음란물 출판에 대한 불이익을 부과하는 행위 등에 대한 합헌성 심사도 하지 못하게 된다”며 “결국 음란표현에 대한 최소한의 헌법상 보호마저도 부인하게 될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음란표현도 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는 해당하되, 다만 헌법 제37조2항에 따라 국가 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제한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여야 한다”며 “이와 견해를 달리해 음란표현이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시한 종전 의견(95헌가16)은 변경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김희옥·이동흡·목영준 재판관은 이 법 조항이 합헌이라는 데에는 찬성하면서도 “헌법 제21조4항은 언론·출판의 자유의 헌법적 한계를 명시하고 있으므로, 그 한계를 벗어난 표현은 헌법상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지 아니한다”며 선례변경에는 반대하는 별개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또 “법률조항의 ‘음란’개념은 비록 보다 구체화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현 상태로도 수범자와 법집행자에게 적정한 판단기준 또는 해석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같은 기준에 따라 어떤 표현이 ‘음란’표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을 배제할 수 있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판부는 무죄판결이 확정된 일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이에 대해 조대현·김종대 재판관은 “재판의 전제성이 있으면 헌법에서 정하는 위헌법률심판을 개시하기 위한 요건은 충족되는 것”이라며 “위헌법률심판이 헌법소원 청구인 등을 유리하게 하거나 재심의 기회를 주는 경우라야 비로소 위헌법률심판을 개시할 수 있다고 해석하면, 위헌법률심판제도의 본질을 왜곡시켜 객관적인 규범통제보다도 주관적인 권리보호에 치중하는 제도로 변질시키게 될 것”이라며 반대의견을 냈다.
음란표현
출판의자유
언론의자유
검열금지
명확성의원칙
류인하 기자
2009-06-09
지식재산권
헌법사건
헌재 "선상표 무효되면 후상표도 무효는 위헌"
선출원상표의 등록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됐더라도 후출원 상표권자의 상표등록까지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헌재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지난달 30일 A사가 "선출원상표의 상표등록무효가 확정되면 후출원 상표권자의 상표등록까지 무효로 하고 있는 상표법 제7조3항은 재산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2006헌바114)에서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번 헌재결정에 따라 상표법 제7조3항은 이날부터 효력을 상실했다.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는 상표를 규정하고 있는 상표법 제7조3항은 타인의 등록상표가 상표등록 무효심결로 무효가 됐을 경우 후출원상표에 대해서도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 선등록상표가 무효가 됐을 경우 이와 유사한 상표가 이미 시장에 공존하고 있었더라도 그 상표 역시 무효심결의 대상이 되도록 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특허청은 구 상표법과 관계없이 후출원상표의 출원시 이와 동일 또는 유사한 타인의 선등록상표가 존재하는 경우 후출원상표의 등록을 거절할 수 있다"며 "또 선등록상표가 무효로 확정돼 소멸하더라도 소비자가 일정기간 동안 상표에 대한 기억과 신용이 남아있다고 판단될 경우 상표권이 소멸한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이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의 등록을 거절할 수 있되 1년 이상 사용되지 않아 소비자의 오인·혼동의 우려가 없을 경우 등록을 허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상표등록출원시에 상표법 제7조3항 부분을 적용해 상표등록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의 공존을 억제해 소비자의 오인·혼동을 방지한다는 입법목적에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어 "상표법 제7조3항은 선등록상표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된 후라도 후등록상표를 무효로 심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 경우 선등록상표의 무효심결이 확정될 당시 이미 동일·유사한 상표가 공존하고 있는데 선등록상표 무효심결 확정 이후에 새롭게 후등록상표를 무효로 한다고 해서 소비자의 오인·혼동을 방지한다는 입법목적에 기여할 여지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재판부는 "이 법률조항은 '무효의 소급효'에 배치돼 전체 상표법 체계에 혼란을 야기시킬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이미 상표등록을 마친 후출원자는 선등록상표가 무효로 확정된 이후에도 후등록상표가 무효로 됨으로써 정당한 이유없이 재산권인 상표권과 상표를 이용해 직업을 수행할 자유를 침해받게 된다"고 밝혔다. 반면 이공현 재판관은 "선등록상표의 무효심결이 확정되면 그 상표등록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되지만 무효심결이 확정될 때까지 선등록상표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며 "일반소비자들의 상품출처의 오인·혼동을 막기 위해서라도 무효의 소급효라는 일반원칙에도 불구하고 상표등록무효에 있어서는 예외를 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A상표로 87년부터 침구류 사업을 해온 B씨는 C사가 98년 A상표와 유사한 A'상표를 출원·등록하자 2001년 A상표를 출원·등록한 뒤 C사에 대해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해 승소했다. 이후 C사와 이해관계에 있던 D씨가 2006년께 상표법 제7조3항의 규정을 들어 "A상표도 소멸등록된 A'상표와 유사하므로 무효로 해야한다"며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해 A상표 역시 무효심결이 내려지게 되자 B씨는 특허소송을 제기하고 헌법소원도 냈다.
선출원
후출원
무효심결
상표권
유사상표
류인하 기자
2009-05-08
1
2
3
4
5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