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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헌재, '지방의원 선출된 전역군인에 연금 지급 정지'…옛 군인연금법 '헌법불합치'
<사진=헌법재판소 제공> 전역한 군인이 지방의회 의원에 취임했을 때 퇴역연금의 전체 지급을 정지하도록 하는 옛 군인연금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군인연금법 제27조 제1항 제2호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사건(2022헌가33)에서 재판관 8(헌법불합치)대 1(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29년간 군인으로 복무하다 중령으로 퇴직한 이후 군인연금법에 의해 월 340여만 원을 지급받아오던 A 씨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2018년 7월에 취임해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으로 월 270여만 원을 지급받았다. 그러던 중 퇴역연금 수급자가 선거에 의한 선출직 공무원에 취임한 경우, 그 재직기간 중 해당 퇴역연금 전부의 지급을 정지하도록 하는 구 군인연금법이 2020년 6월 11일 시행됐다. 이에 대해 A 씨는 2022년 5월 국군재정관리단장을 상대로 2020년 7월부터 지급되지 않은 퇴역연금 상당액의 지급을 청구했으나, 이 조항을 근거로 지급을 거부당했다. 그러자 이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은 해당 조항이 위헌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2022년 9월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2022년 1월 비슷한 취지로 퇴직 공무원이 퇴직연금을 받지 못하도록 한 옛 공무원연금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한 것을 이번 사건에 그대로 적용했다. 당시 헌재는 "연금을 대체할 적정한 소득이 없는 경우에도 일률적으로 전액 지급을 정지하는 것은 제도의 본질과 취지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에서도 헌재는 지급정지제도의 본질 및 취지와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사건과 다르게 판단해야 할 만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헌재는 "공무원연금법상 퇴직연금과 군인연금법상 퇴직연금은 모두 퇴직한 후 생계 및 부양에 어려움이 없도록 적절한 소득을 보장하는 데 주된 취지가 있다"며 "퇴직연금 수급자와 퇴역연금 수급자가 동일한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의회의원으로 취임한 경우에 지자체로부터 지급받는 의정비가 동일하고, 전자는 공무원연금법상 지급정지 조항의 적용을 받고 후자는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받아 연금 지급이 전부 정지된다는 사정이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지방의회의원에 취임한 퇴역연금 수급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했다. 다만 해당 조항의 위헌성은 선출직 공무원으로서 받게 되는 보수가 기존의 연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도 연금 전액의 지급을 정지하는 것에 있으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통해 개선입법을 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만일 심판대상조항의 계속적용을 명하면,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위헌 선언의 효력이 당해 사건에 미치지 못할 우려가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그 적용을 중지하기로 한다며 "당해 사건에서는 개정된 신법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선 재판관은 합헌 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은 앞서 2022년 공무원연금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 때도 합헌 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은 "지방의회 의원은 임기 동안 퇴직연금을 지급받지 못하지만, 매월 보수를 지급받으므로 경제적 불이익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급정지 조항은 법익 균형성 원칙이나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군인
퇴역연금
군인연금법
전역
한수현 기자
2024-04-25
선거·정치
헌법사건
헌재, "당선무효 확정시 선거보전금 반환하는 공직선거법은 합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이 무효가 됐을 때 선거보전금을 반환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선거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재산권보다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이 크다고 판단한 2011년 헌재 결정을 선례로 들어 해당 조항이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지난달 28일 박경철 전 익산시장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제265조의2 제1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1헌바302)에서 재판관 8(합헌)대1(일부 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해당 조항은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사람의 비용 반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박 전 시장은 2014년 6월 실시된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익산시장에 당선됐지만 이듬해 10월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 500만 원이 확정돼 시장직을 잃었다. 익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상 반환 규정에 따라 박 전 시장에게 기탁금과 선거비용 1억1000여만 원을 반환하라고 요구했지만 박 전 시장은 반환하지 않았다. 이에 국가는 2021년 3월 소송을 제기해 같은 해 9월 1심에서 승소했다. 박 전 시장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기각되자 2021년 10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일정한 정도 이상의 선거범죄를 저지른 당선자에게 제재를 가함으로써 선거범죄를 억제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확립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그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선거범죄로 일정한 정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당선자에게 이미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하도록 하는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적절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당선무효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고 선거공영제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은애 헌법재판관은 반환받은 기탁금을 다시 반환하도록 한 부분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은 "선거범죄에 대한 제재로 기탁금을 반환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후보자에게 별도의 사법심사를 거치지 않고 사실상 재산형을 부과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며 "반환받은 기탁금을 다시 반환하도록 한 부분은 기탁금제도의 본래 취지를 벗어나 당선무효인에 대한 과도한 제재로 활용하는 것으로,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당선무효
기탁금
선거보전금
공직선거법제265조의2제1항
박수연 기자
2024-03-13
헌법사건
헌재, "혼인 무효 판결시 가족관계등록부 재작성 제한은 합헌"
혼인무효에 따른 가족관계등록부 재작성을 제한하는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가족관계등록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A 씨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2항 등은 위헌"이라며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평의 참여 재판관 8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가족관계등록법은 정정된 등록부가 당사자에게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등록부를 재작성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A 씨가 문제 삼은 사무처리지침 조항은 "당사자 사이 혼인의사 합의가 없음을 이유로 한 혼인무효 판결에 따라 등록부가 정정됐을 때, 혼인 무효 사유가 한쪽 당사자나 제3자의 범죄 행위로 인한 경우에만 등록부 재작성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A 씨는 B 씨와 2019년 4월 혼인신고를 했다가 그해 11월 법원에서 혼인무효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A 씨와 배우자 간 "혼인 의사의 합의가 없었다"고 인정해 이같이 판단했고 그해 12월 판결이 확정됐다. A 씨는 이후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라 구청에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을 신청했다. 정정된 등록부에 기초한 혼인관계증명서에는 무효인 혼인 신고에 관한 부분에 선을 긋고, 정정사유 등을 표시한 상태였다. 이를 받아 본 A 씨는 혼인 무효 이력을 등록부에서 아예 지우고 싶었다. 하지만 '가족관계등록부의 재작성에 관한 사무처리지침'에 따라 혼인 무효가 한쪽 당사자나 제3자의 범죄행위에 따른 것일 때만 이력을 삭제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A 씨는 해당 조항이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과 사생활·비밀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은 신분 관계의 이력이 노출되는 데 따른 부당한 피해를 방지하면서도 진정한 신분 관계의 등록, 관리, 증명을 통해 국가행정과 개인 권리행사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가족관계 등록제도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 목적이 정당하다"며 "제한적인 경우에만 등록부 재작성을 허용하는 것은 입법목적에 기여하는 적합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법률관계를 안정시키고 명확히 하기 위해 공적 증명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무효가 된 혼인에 관한 등록부 기록 보존은 원칙적으로 필요하다"며 "등록부의 기록사항에 대해서는 목적 외 이용이나 공개가 엄격히 제한되는 점을 고려하면, 심판 대상 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헌재 관계자는 "혼인무효로 정정된 가족관계등록부의 재작성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에서 처음 판단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혼인무효
가족관계등록부
가족관계등록법제11조제2항
박수연 기자
2024-01-29
선거·정치
헌법사건
헌재, "지방공사 상근직원의 선거운동을 금지·처벌하는 공직선거법 조항 위헌"
지방공사 상근직원의 선거운동을 금지·처벌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구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5호 등에 대해 수원지법 안산지원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사건(2021헌가14)에서 재판관 7대(위헌)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지방공기업법상 지방공사인 안산도시공사의 상근직원으로 근무하던 A 씨 등은 지방공사의 상근직원임에도 불구하고 선거운동을 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사실로 기소됐다. A 씨 등은 사건이 진행되던 중 지방공사 상근직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하는 공직선거법 조항들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이를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선거운동은 국민주권 행사의 일환일 뿐 아니라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한 형태로서 민주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게 하는 요소로, 그 제한입법의 위헌 여부에 대하여는 엄격한 심사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며 "심판대상조항은 지방공사 상근직원에 대하여 공직선거와 관련한 선거운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이에 위반한 행위를 처벌함으로써 지방공사 상근직원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선거운동을 전면적으로 금지하여야 할 정도로 지방공사 상근직원의 권한이 크다고 보기 어렵고 △공직선거법은 이미 지방공사의 상근직원이 직무상 행위를 이용해 선거의 공정성 및 형평성을 해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하고 그 위반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으며 △선거운동의 전면금지 외에 선거운동의 자유가 제한되는 영역을 적절한 범위로 조정할 방법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심판대상조항은 지방공사 상근직원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지방공사는 공공성의 실현에 기여하는 광범위한 영역의 사업에 관해 특정 지역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수행할 수 있으므로 지방공사 상근직원의 선거운동은 선거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다"며 심판대상조항은 지방공사 상근직원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는 앞서 한국철도공사 상근직원의 선거운동을 금지·처벌하는 구 공직선거법 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바 있고(2015헌바124), 광주광역시 광산구 시설관리공단, 서울교통공사 및 안성시시설관리공단의 상근직원이 당원이 아닌 자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하는 당내경선에서 경선운동을 할 수 없도록 금지·처벌하는 공직선거법 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각각 결정한 바 있다(2019헌가11, 2021헌가24, 2021헌가36)"며 "이번 결정은 선거운동 또는 당내 경선운동을 제한하는 조항 중 개별 기관의 상근직원에 관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했던 종전 선례와 달리, '지방공사 상근직원'에 관한 부분을 심판대상으로 삼아 더 광범위한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제60조제1항제5호
공직자
선거운동
박수연 기자
2024-01-25
헌법사건
헌재 "뇌물공여 등 범죄 시 지자체 폐기물처리 계약 3년간 제한 합헌"
뇌물공여나 사기 등 혐의로 일정한 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3년 동안 지방자치단체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을 맺을 수 없도록 한 폐기물관리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소장 이종석)는 21일 A 씨가 청구한 폐기물관리법 제14조 제8항 제7호에 대한 위헌소원 사건(2020헌바189)에서 평의에 참여한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경남 김해시 일대의 폐기물을 대행 처리하던 A 사의 대표이사 B 씨는 2016년 9월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해시는 B 씨의 형이 확정되자 2018년 3월 폐기물관리법 제14조 제8항 제7호에 따라 A 사가 3년간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을 맺을 수 없도록 했다. A 사는 김해시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2020년 3월 폐기물관리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심판대상 조항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과 관련해 뇌물공여, 사기 등 범죄를 범한 자를 일정 기간 동안 대행계약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의 공정성, 적정성을 확보하고 대행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담보하며 대행자의 독과점, 지방자치단체와의 유착 등 문제를 해소하고자 한 것"이라며 "대행계약과 관련해 뇌물공여죄 등을 범해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거나, 사기죄 등을 범해 벌금 3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라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의 공정성과 적정성을 매우 중대하게 침해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의 공공성이 높은 점, 대행자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에서 지출되는 점,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와 대행자 간의 유착비리 등 문제점이 발생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 조항이 이 같은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 대해 재량의 여지없이 3년간 계약대상에서 제외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과도한 제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항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의 공정성과 적정성을 저하할 수 있는 일부 범죄만을 특정해 계약제외 대상으로 삼고 있고, 경미한 범행의 경우에는 계약제외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그러한 범행이 대행계약과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만 계약제외 대상이 되도록 하고 있고, 계약대상 제외도 3년의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이뤄져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결정했다.
폐기물관리법제14조
생활폐기물
대행계약
이용경 기자
2023-12-26
헌법사건
헌재 "지자체 조례로 일정 구역 지정·고시해 가축 사육 제한하는 가축분뇨법, 합헌"
지방자치단체 재량으로 일정 구역을 지정해 가축 사육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가축분뇨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1일 A 씨가 청구한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에 대한 헌법 소원 사건(2020헌바374)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대구 군위군에서 축사를 경영하는 A 씨는 2014년 말 기존 축사에 410㎡ 상당을 증축한 뒤, 2019년 8월 증축 부분에 대해 군위군수에게 건축허가 등을 신청했다. 하지만 군위군수는 증축 부분이 주거밀집지역 부지경계선, 하천구역 경계선, 고속국도 등 경계선으로부터 일정 거리 내 위치해 군위군 가축사육 제한에 관한 조례에 따라 가축사육제한구역이라는 이유 등으로 불허처분을 했다. 이에 반발한 A 씨는 2019년 8월에 대구지법에 해당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중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으나 그 신청이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해당 법률에서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지역주민의 생활환경보전 또는 상수원의 수질보전을 위해 △주거 밀집지역으로 생활환경의 보호가 필요한 지역 △수질환경보전이 필요한 지역 △환경정책기본법 제12조에 따른 환경기준을 초과한 지역 △환경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가축의 사육을 제한할 수 있는 구역으로 지정·고시하도록 요청한 지역 등에 대해 지정·고시해 가축의 사육을 제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A 씨는 이 조항이 과도한 제한이며, 법률에 규정할 사항을 하위법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어 포괄위임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헌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가축사육 제한이 가능한 대상 지역의 한계를 설정하고 있고, 가축분뇨법의 입법목적과 가축사육에 따라 배출되는 환경오염물질이나 악취 등으로 인해 지역주민의 생활환경이나 상수원의 수질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심판대상조항의 목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가축사육제한구역이 정해질 수 있다는 점이 충분히 예측 가능하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가축사육에 따라 배출되는 환경오염물질이나 악취 등으로 인해 지역주민의 생활환경이나 상수원의 수질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해 국민보건의 향상과 환경보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며 "지자체별로 일정한 구역에서 가축사육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환경오염물질의 배출이나 악취의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는 데 기여하므로 목적 달성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축을 사육하며 축산업에 종사하려는 사람들은 일정한 지역 내에서 가축사육을 제한받을 수 있지만, 국민의 생활환경 및 자연환경 보호의 공익은 제한되는 사익보다 더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환경오염
가축사육제한지역
가축분뇨법
가축사육
한수현 기자
2023-12-26
헌법사건
헌재, '풍납토성 종합계획' 권한쟁의 각하
문화재청이 '풍납토성 보존·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그 일대를 보존·관리구역으로 지정한 행위가 자신들의 권한을 침해한다며 송파구가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청구가 각하됐다. 헌법재판소는 21일 송파구가 제기한 서울특별시 송파구와 문화재청장 간의 권한쟁의(2023헌라1) 사건에서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송파구의 권한쟁의 청구를 모두 각하했다. 앞서 문화재청은 올해 1월 풍납토성 보존·관리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다음 달 1일 문화재청 고시로 서울시 송파구 풍납동 일대를 보존·관리구역으로 지정했다. 송파구는 문화재청의 종합계획에 핵심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에 대한 건축규제의 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송파구는 문화재청의 행위가 자신들의 지방자치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권한쟁의 청구를 제기했다. 헌재는 송파구의 청구를 각하했다. 문화재청은 헌법에서 정한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권한쟁의심판 당사자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헌법 제111조 제1항 제4호에는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로 '국가기관'만을 지정하고 있다. 헌재는 "문화재청 및 문화재청장은 정부조직법 제36조 제3항, 제4항에 의해 행정각부 장의 하나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소속으로 설치된 기관 및 기관장"이라며 "오로지 법률에 그 설치 근거를 두고 있으며 그 결과 국회의 입법행위에 의해 그 존폐 및 권한범위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이 사건 피청구인인 문화재청장은 '헌법에 의해 설치되고 헌법과 법률에 의해 독자적인 권한을 부여받은 국가기관'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법률에 의해 설치된 피청구인에게는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 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각하 이유를 밝혔다. 헌재 관계자는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국가기관의 범위에 관해 오로지 법률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으로서, 국회의 입법행위에 의해 존폐 및 권한범위가 정해지는 국가기관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는 선례의 해석을 재차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풍납토성
문화재청
보존관리구역
권한쟁의심판
당사자능력
박수연 기자
2023-12-21
선거·정치
헌법사건
헌재, 사전투표용지의 일련번호 떼지 않고 교부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합헌'
사전투표관리관이 사전투표용지의 일련번호를 떼지 않고 선거인에게 교부하도록 정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A 씨 등이 청구한 공직선거법 제158조 제3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2022헌마231)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헌재는 같은 날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 자신의 도장을 찍는 경우 도장의 날인은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정한 공직선거관리규칙 제84조 제3항에 대한 헌법 소원 사건(2022헌마232)에 대해서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일 또는 그 사전투표기간에 선거권을 행사하고자 했던 A 씨 등은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서 일련번호를 떼지 않고 이를 선거인에게 교부하도록 한 공직선거법이 청구인들의 선거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22년 2월 각각 헌법소원을 냈다. B 씨 등은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사전투표를 앞두고,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 자신의 도장을 찍는 경우 도장의 날인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한 공직선거관리규칙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22년 2월 각각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사전투표용지의 일련번호를 떼지 않고 교부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 "사전투표의 경우 선거인별 지정된 사전투표소가 없어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든 투표가 가능하므로 각 사전투표소별 총 방문자 수 및 선거인의 대기시간을 예측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며 "이에 공직선거법 조항은 선거인의 대기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사전투표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에서 사전투표용지의 일련번호를 절취하지 않고 이를 선거인에게 교부하도록 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전투표에서 일련번호의 절취 및 보관이 사전투표용지 발급수 등의 관리·확인에 관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며, 다른 제도적 장치들이 존재한다"며 "공직선거법 조항이 국민의 선거권의 행사 등을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국민의 주권행사를 왜곡되게 반영하도록 한다고 할 수 없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헌재는 사전투표용지에 관리관의 도장을 찍는 경우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한 공직선거관리규칙에 대해서도 최초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사전투표가 선거일 투표와 비교해 위조된 투표용지의 사용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없는 점, 사전투표는 선거인별 지정된 투표소가 없어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든 투표가 가능하여 투표인원 수 등의 예측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전투표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사전투표용지에 사전투표관리관이 직접 도장을 날인하는 것 외의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며 "이 사건 규칙 조항이 도장의 날인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은 그 날인을 선거일 투표와 달리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 기인한 것으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이 사건 규칙 조항으로 인해 사전투표관리관이 자신의 도장을 직접 찍을 때에 비하여 위조된 투표지의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어 이 규칙 조항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여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헌재는 큐알(QR) 코드가 표기된 사전투표용지 발급 행위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 부분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헌재는 "투표용지에 QR코드가 아닌 1차원 바코드가 인쇄되는지, 또는 QR코드가 인쇄되는지 여부만으로 곧바로 선거권자의 법적 지위에 변동이 생긴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는 단순한 사무집행으로서 집합적 행위인 선거 관리상의 사실행위에 불과할 뿐,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이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부적법하다"고 했다.
공직선거법제158조제3항
사전투표
투표용지
박수연 기자
2023-10-26
선거·정치
헌법사건
헌재, 등록된 정당 아니면 '정당' 명칭 사용할 수 없게 하는 정당법 조항은 합헌
정당법상 등록된 정당이 아니면 정당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정당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26일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당법 제41조 제1항 및 제59조 제2항 중 제41조 제1항에 관한 부분에 대해 합헌 결정했다(2021헌가23). 다만 정당은 수도 소재 중앙당과 5 이상의 시·도당을 갖춰야 한다고 정한 정당법 제3조, 제4조 제2항 중 제17조에 관한 부분과 제17조에 대해서는 4(합헌)대 5(위헌)로 합헌 및 기각 결정을, 시·도당은 1000명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고 정한 정당법 제4조 제2항 중 제18조에 관한 부분 및 제18조에 대해서는 7(합헌)대 2(위헌)으로 합헌 결정했다(2021헌마1465 등). A 씨는 사회변혁노동자당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정당법상 등록된 정당이 아닌 명칭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약식기소돼 2020년 11월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에 정식재판을 청구한 A 씨는 재판을 받던 중 정당법 제59조 제2항과 제41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법원은 A 씨의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정당법 제4조, 제17조, 18조가 정당법 제59조 제2항에 따라 처벌하는 정당법 제41조 제1항의 등록의무 내용에 관한 조항으로서 해당 사건의 직접적인 근거규정이 된다는 이유로 이 조항에 대해서도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B 씨는 2022년 6월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 영등포구 기초선거에 출마하고자 직접행정영등포당을 창당했다. 앞서 B 씨는 2021년 10월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등록을 신청했으나 '지역정당 등록신청서와 관련해 정당법에는 지역정당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회신을 받았다. 그러자 B 씨는 정당법 제3조와 제4조, 제9조, 제17조 및 제18조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 정당설립의 자유, 정당가입의 자유, 정당활동의 자유, 평등권, 선거권,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 밖에도 과천시민정치당, 은평민들레당 역시 같은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했다.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역시 정당법 제3조, 제17조, 제18조가 자신들의 정당설립의 자유, 정당활동의 자유, 정당조직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정당법 제3조에 따르면 정당은 수도에 소재하는 중앙당과 특별시, 광역시, 도에 각각 소재하는 시·도당으로 구성하며 제4조에 따르면 정당은 중앙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함으로써 성립하고, 이를 위해선 제17조와 제18조에서 규정하는 법정시·도당수와 법정당원수를 가져야 한다. 같은법 제41조에서는 정당법에 의해 등록된 정당이 아니면 그 명칭에 정당임을 표시하는 문자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징역 1년 이하나 1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먼저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정당등록조항과 정당명칭사용금지조항에 대해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정당등록제는 어떤 정치적 결사가 정당법상 정당임을 법적으로 확인해 줌으로써 법적 안정성과 확실성에 기여하고, 창당준비위원회가 형식적 요건을 구비해 등록을 신청하면 중선관위는 이를 반드시 수리해야 하므로, 정당등록제도가 정당의 이념 등을 이유로 등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볼 순 없다"며 "정당명칭사용금지조항은 정당법에 따른 등록요건을 갖추지 못한 단체들이 임의로 정당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 정당등록제도 및 등록요건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 참여과정에 혼란이 초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당의 명칭사용과 관련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 참여과정에 위협이 되는 행위만 일일이 선별해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법정형이 과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국정당조항에 대해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형두 재판관은 합헌 및 기각의견을, 유남석, 문형배, 정정미 재판관과 김기영, 이미선 재판관은 위헌의견을 냈다.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형두 재판관은 "전국정당조항은 정당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전국적인 규모의 구성과 조직을 갖춰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균형 있게 집약·결집해 국가정책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헌법상 정당에게 부여된 기능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의 참여'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지역정당을 허용할 경우 지역주의를 심화시키고 지역 간 이익갈등이 커지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당의 구성과 조직의 요건을 정함에 있어 전국적인 규모를 확보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반면 유남석, 문형배, 정정미 재판관은 "전국정당조항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의 참여'라는 정당의 헌법적 기능과 임무를 실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을 정하고 있다고 볼 뚜렷한 근거는 없다"며 "거대 양당에 의해 정치가 이뤄지는 현실에서 전국정당조항은 지역정당이나 군소정당, 신생정당이 정치영역에 진입할 수 없도록 높은 장벽을 세우고 있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차단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성정당과 신생정당을 구별해 중앙당 및 시·도당의 소재지, 시·도당의 수를 달리 정하는 방안 등 전국정당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도 않는다"며 "전국정당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정당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김기영, 이미선 재판관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의 참여'라는 정당의 핵심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전국 규모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볼 수 없고, 헌법이 전국 규모의 조직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정당조항은 모든 정당에 대해 일률적으로 전국 규모의 조직을 요구해 지역정당이나 군소정당, 신생정당을 배제하고 있다. 이는 헌법 제8조 제1항의 정당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이어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위헌의견을 밝혔다. 이어 "설령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하더라도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데 반드시 전국 규모의 조직이 필요한 것은 아닌 점, 군소정당 및 신생정당의 배제는 다양한 정치적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정당의 출현을 막아 정당 간 경쟁이나 정치적 다양성, 정치과정의 개방성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도 전국정당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법정당원수조항에 대해서는 김기영, 이미선 재판관을 제외한 나머지 재판관들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기영, 이미선 재판관은 "법정당원수조항은 헌법 제8조 제1항의 정당의 자유 자체를 처음부터 전면 부정한다는 점에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당원수 부족을 조직의 효율성 등 다른 기능적 요소를 통해 보완하거나 신생정당과 기성정당을 구분해 당원 수를 달리 정하는 방안 등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정당
정당등록제
정당법제41조
한수현 기자
2023-10-04
헌법사건
헌재, '외국인은 건보료 체납하면 곧장 보험급여 제한' …국민건강보험법 '헌법불합치'
외국인 지역가입자가 건강보험료을 체납하면 다음 달부터 곧바로 보험급여를 제한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제109조 제10항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했다(2019헌마1165). 헌재가 정한 법 개정 시한은 2025년 6월 30일이다. 국민건강보험법 제109조 제10항은 지역가입자인 국내 체류 외국인이 보험료를 체납한 경우 체납일부터 체납 보험료를 완납할 때까지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먼저 외국인에 대해 보험급여 제한을 달리 실시하는 것 자체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외국인이 보험료를 체납하더라도 징수가 어렵고 보험료 납부 의무를 회피하는 것이 내국인에 비해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헌재는 그렇더라도 현행 보험급여제한 조항은 "합리적인 수준을 현저히 벗어난다"며 "합리적 이유 없이 외국인인 청구인들을 내국인 등과 달리 취급한 것이므로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내국인 지역가입자의 경우 체납횟수가 6회 이상이면 체납한 보험료를 완납할 때까지 가입자와 피부양자에 대해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데, 보험료가 6회 이상 체납됐다고 곧바로 급여제한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별도의 처분을 해야만 급여제한 효력이 발생한다"며 "또 체납 보험료에 대한 분할납부 승인제도도 있어 건보공단으로부터 체납 보험료의 분할납부 승인을 받고 승인된 보험료를 1회 이상 냈으면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외국인 지역가입자는 이러한 예외규정이 모두 적용 배제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급여제한 조항은 아무런 예외 없이 보험급여를 제한해 경제적 사유로 보험료를 납부할 능력이 없는 외국인 지역가입자에게는 질병, 사고, 상해 발생 시 치명적 위험성이 생긴기는 것에 더해 가족 전체의 생계가 흔들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에게도 내국인과 동일한 급여 제한 조건을 적용하고 예외 조항을 마련한 독일의 예를 들며 "보험재정의 건전화라는 공익을 추구하면서도 저소득층 외국인 가입자에게 최소 필수적인 치료에 한해 보험급여를 제공하는 등 양자 간의 균형을 이루는 방식이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보험급여제한 조항의 위헌성은 보험급여 제한을 실시하는 것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에 대해 체납횟수와 경제적 사정을 고려해 보험급여제한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보험료 체납에 따른 보험급여제한이 실시된다는 통지절차도 전혀 마련하지 않은 것에 있다"며 "그러한 위헌성을 제거하고 합헌적으로 조정하는 데엔 여러 가지 선택 가능성이 있고 입법자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그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헌재는 납부할 월별 보험료 하한을 전년도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평균을 고려해 정하는 구 장기체류 재외국민 및 외국인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기준 및 보험료 납부단위인 세대의 인정범위를 가입자와 배우자 및 미성년 자녀로 한정한 보건복지부고시 등에 대해선 기각 결정했다. 또 체류 기간 연장 허가 심사 시 보험료 체납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 출입국관리법 제78조 제2항 제3호 내용에 대해선 기본권 침해의 적법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각하 결정했다. 우즈베키스탄 국적(고려인)인 A 씨는 어머니, 자녀와 함께 방문취업 체류 자격으로 한국에 체류하면서 2018년 11월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임의가입해 현재까지 그 자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와 자녀는 2019년 1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으로 시행일인 같은해 7월 16일부터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당연가입됐다. 시리아 국적인 B 씨는 그의 어머니와 배우자, 자녀 4명과 함께 한국에 체류하면서 마찬가지로 2019년 7월 16일 국민건강보험에 지역가입자로 당연가입됐다. A 씨와 B 씨는 "장기체류 외국인의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 보험료 산정방식과 보험료 체납 시 불이익에 관한 국민건강보험법, 출입국관리법 및 보건복지부 고시 조항들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외국인
건보료체납
건강보험
국민건강보험법제109조제10항
한수현 기자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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