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내에서 문제를 일으켜 독방에 금치(禁置) 처분된 수용자의 실외운동까지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대구교도소에 수감중인 A씨가 "교도소 내 징벌인 금치처분(독방에 감금하는 것)을 받은 수용자에게 실외운동과 TV시청 등을 금지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사건(2014헌마45)에서 "금치기간 중 실외운동을 제한하도록 한 형집행법 제112조 3항 중 제108조 13호에 관한 부분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결정했다.
형집행법 제112조 3항은 '30일 이내 금치처분'의 징벌을 받은 수용자에 대해서는 제108조 4호부터 13호가 규정하고 있는 징벌을 원칙적으로 함께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금치기간중에는 TV시청이 제한(제108조 6호)되고 실외운동(제108조 13호) 등이 금지된다. 다만 교도소장이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예외적으로 실외운동 등을 허가할 수 있다.
헌재는 "실외운동은 구금된 수용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적 요청"이라며 "수용자의 건강 유지는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복귀라는 형 집행의 근본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란·난동을 피우거나 다른 사람을 해할 위험이 있어 실외운동을 허용하면 금치처분의 목적 달성이 어려운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실외운동을 제한하는 덜 침해적인 수단이 있는데도 원칙적으로 실외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또 "소장의 재량으로 실외운동을 예외적으로 허용함으로써 수용자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필요 이상의 불이익을 가하고 있고 이는 공익에 비해 큰 것이므로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헌재는 금치기간 중 TV시청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서는 재판관 6(합헌)대 3(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금치처분은 대상자를 독방에 구금해 반성에 전념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며 "일반 수용자와 같은 수준으로 TV를 보게 하는 것은 교정실무상 어려움이 있을뿐만 아니라 TV 대신 독서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이수·이진성·강일원 재판관은 "징벌 수용자의 알권리에 대한 지나친 제한"이라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는 금치기간 중 소내 공동행사 참가나 신문·도서·잡지 등의 구매를 제한하는 나머지 규정들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규율위반 정도가 무거워 금치처분을 받은 사람에게 공동행사 참가 중단이라는 불이익을 줌으로써 수용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목적이 정당하다"며 "편지를 주고받거나 접견을 통해 외부와 통신할 수 있고 종교상담을 통한 종교활동도 가능해 통신의 자유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문·도서·잡지 등의 물품구매 제한도 수용시설 내 안전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며 "금치처분을 받은 사람도 필요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고 의약품 역시 사용할 수 있어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A씨는 2013년 11월 지시불이행, 교도관 직무방해 등의 이유로 금치처분을 받아 독방에 수감됐는데 실외운동 금지 등의 제한까지 뒤따르자 헌법소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