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X파일 공개의 처벌 근거가 되는 통신비밀보호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노회찬 전 의원이 "타인간의 대화 내용 공개를 처벌하는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1항 제2호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09헌바42)에서 7(합헌)대 1(한정위헌)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불법 취득한 타인간의 대화내용을 공개한 자를 처벌함에 있어 형법 제20조(정당행위)의 일반적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규정을 적정하게 해석·적용함으로써 공개자의 표현의 자유도 적절히 보장될 수 있다"며 "형법상의 명예훼손죄와 같은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특별규정이 없어도 기본권 제한의 비례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강국 재판관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특별한 위법성 조각사유를 두고 있지 않아 통신비밀의 보호만을 일방적으로 과도하게 보호하고 표현의 자유보장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한정위헌 입장을 밝혔다.
노씨는 지난 1997년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 이학수씨와 전 중앙일보 사장 홍석현씨의 대화를 도청한 녹취록 등 이른바 '안기부 X파일'을 입수한 뒤, 국회의원으로 재직중이던 2005년 이를 기자들과 인터넷을 통해 배포한 혐의로 기소돼 2009년 2월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노씨는 1심 재판 중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으나 기각당하자 같은해 3월 헌법소원을 냈다. 노씨는 이후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지난 5월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이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