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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헌재, "'반사회질서 법률행위 무효 규정' 민법 제103조는 합헌"
헌법재판소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행위를 무효로 규정한 민법 제103조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9월 26일 변호사 A 씨가 "민법 제103조가 헌법에 위반된다"며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2020헌바552)에서 헌법재판관 8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변호사 A 씨는 형사재판을 맡아 의뢰인들의 무죄를 이끌어 냈다. 이후 A 씨는 위임계약상 보수지급약정에 따라 의뢰인들이 연대해 미지급된 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보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 사건에서 1심은 2019년 11월 "A 씨가 주장하는 보수지급 약정은 형사사건에서의 성공보수 약정에 해당해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며 A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A 씨는 해당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민법 제103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청 신청도 기각했다. 이에 A 씨는 2020년 11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민법 제103조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명확성의 정도는 모든 법률에 있어 동일한 정도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개개의 법률이나 법 조항의 성격에 따라, 그리고 각 법률이 제정된 배경이나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통상적으로 법률 규정은 일반성·추상성을 가지는 것으로서 입법기술상 어느 정도의 보편적 내지 일반적 개념의 용어 사용은 부득이하므로 당해 법률이 제정된 목적과 다른 규범과의 연관성을 고려해 합리적 해석이 가능한지에 따라 명확성의 구비 여부가 가려지고, 당해 법률 조항의 입법취지와 전체적 체계와 내용 등에 비춰 법관의 법 보충작용으로서의 해석을 통해 그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다면 이 경우까지 명확성을 결여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민사법규는 사회현실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현상에 관해 일반적으로 흠결 없이 적용될 수 있어야 하므로 형벌법규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추상적인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재는 "사회적·문화적 환경의 변화 속에서 실정법에 의해 미처 구체화되지 못한 사회의 질서를 수용해 법 질서를 보충·구체화하며 법률행위의 당사자들이 공동체의 전체질서 내에서 사적자치를 발현하도록 하고자,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의 효력을 무효로 하고 있다"며 "'선량한 풍속'은 사회의 일반적 도덕관념 또는 건전한 도덕관념으로, 모든 국민에게 지킬 것이 요구되는 최소한의 도덕률로 해석할 수 있고, '사회질서'란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와 집단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룬 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용어는 다소 추상적이고 광범위하며 해당 조항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의 법률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를 일일이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하지만 법률에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내용으로서 그 효력을 부인해야 하는 법률행위를 빠짐없이 규율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매우 어렵고, 나아가 해당 조항의 입법목적과 기능에 비춰 적절하지도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조항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의 법률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를 일일이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법률에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내용으로서 그 효력을 부인해야 하는 법률행위를 빠짐없이 규율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매우 어렵고,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과 기능에 비추어 적절하지도 않다"며 "문제되는 법률행위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전체 법질서, 그 법질서가 추구하는 가치, 입법자가 이미 구체화해 놓은 개별입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학설과 판례 등의 집적을 통해 반사회적 법률행위가 어느 정도 유형화돼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그 판단이 헌법을 최고규범으로 하는 법 공동체의 객관적 관점에 의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민법 제103조는 명확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민법제103조
성공보수약정
이용경 기자
2023-10-01
헌법사건
헌재, "'무죄 확정 6개월 내 비용보상청구' 옛 군사법원법은 위헌"
군사법원 피고인의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을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로 정한 옛 군사법원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1일 A 씨가 "옛 군사법원법 제227조의12 제2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2020헌바252)에서 재판관 8(위헌) 대 1(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위헌 결정했다. 강간죄, 공문서위조, 위조공문서 행사 혐의로 기소된 A 씨는 2017년 6월 27일 1심인 육군교육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16일 항소심인 고등군사법원에서는 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받았다. 이 판결은 같은 달 14일 확정됐다. A 씨는 2020년 3월 3일 고등군사법원에 군사법원법 제227조의11에 따른 비용보상청구를 하면서 동시에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을 정한 군사법원법 제227조의12 제2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다. 고등군사법원은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의 청구 기간이 도과됐다"며 같은 달 11일 A 씨의 비용보상청구를 각하하고 제청신청을 기각했다. A 씨는 한 달 뒤 헌법소원 심판을 냈다. 구 군사법원법 제227조의12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청구는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이날 이 조항에 대해 8대 1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다만 위헌 결정의 이유는 4대 4로 의견이 갈렸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이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유 소장 등은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에 내재한 위험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비용을 지출한 피고인의 방어권 및 재산권을 보장하려는 비용보상제도의 취지를 고려하면, 비용보상청구권은 일반적인 사법상의 권리보다 더 확실하게 보호돼야 해 그 제척기간을 6개월이라는 단기로 규정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군사법원법에서는 피고인이 재정하지 않은 가운데 재판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상정하고 있고, 재심의 경우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재심청구를 할 수 있어서 피고인이 재판의 진행이나 무죄판결의 선고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해당 조항은 기산점에 관한 예외를 인정하지 않은 채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이라는 극히 단기의 제척기간을 규정해 피고인의 비용보상청구를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며 "심판 대상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비용보상청구권자의 재판청구권과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정정미 헌법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는 않지만 평등원칙에 위반돼 위헌이라고 봤다. 이들 재판관은 "형사소송법상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은 종전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에서 2014년 12월 30일 법률이 개정되면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무죄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5년'으로 개정된 반면, 군사법원법상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은 심판 대상 조항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로 정하고 있다가 A 씨가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한 후에야 2020년 6월 9일 법률이 개정돼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5년'으로 개정됐다"며 "무죄를 선고받은 비용보상청구권자가 형사소송법이 적용되는 피고인인지와 군사법원법이 적용되는 피고인인지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심판 대상 조항의 제척기간이 형사소송법상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보다 짧은 것에는 이러한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사법원법이 적용되는 비용보상청구권자의 경우 비용보상에 관한 국가의 채무관계를 일찍 확정해 국가재정을 합리적으로 운영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요청된다고 보기 어렵고, 군사재판의 특수성이 적용될 영역도 아니어서 양자를 달리 취급함에 있어서 객관적으로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반면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이 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되지만 단순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결정을 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김 재판관은 단순위헌결정을 하게 되면 권리구제 범위가 상당히 제한되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여 입법개선권고를 통해 권리구제 범위를 확대야 한다고 판단했다. 헌재 관계자는 "헌법에 위반되는 근거 및 주문에 관한 의견은 다르지만,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을 정한 구 군사법원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점에 대해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군사법원법제227조의12
피고인
비용보상청구
박수연 기자
2023-08-31
헌법사건
재심으로 감형돼도 '형사보상 불가' 형사보상법 조항은 "헌법불합치"
원판결의 근거가 된 가중처벌규정에 대한 위헌 결정으로 인해 열린 재심 절차에서 공소장 변경을 통해 원판결보다 형량이 줄었다면 재심에서 선고된 형을 초과해 집행됐던 구금에 대해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첫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A씨 등이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26조 1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마998 등)에서 재판관 6(위헌)대 3(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개선 입법시한을 2023년 12월 31일로 못 박았다. A씨는 2007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집단·흉기등상해)죄, 폭력행위처벌법(집단·흉기등폭행) 등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형 집행을 마쳤다. 그런데 2015년 9월 헌재가 구 폭력행위처벌법 제3조 1항 중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형법 제260조 1항(폭행), 제283조 1항(협박), 제366조(재물손괴등)의 죄를 범한 자'에 관한 부분에 대해 위헌 결정을 했고, 2016년 1월 개정된 폭력행위처벌법은 제3조 1항 뿐 아니라 이와 유사한 가중처벌 규정도 삭제했다. 또 같은날 개정된 형법에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상해죄를 범한 경우를 가중처벌하는 제258조의2(특수상해)가 신설됐다. A씨에 대한 재심 절차에서 검사는 재판대상판결 중 각 집단·흉기등상해죄로 유죄가 인정된 부분에 대한 공소사실은 그대로 유지하고 죄명을 각 특수상해죄로 교환적으로 공소장을 변경하는 한편, 집단·흉기등폭행죄로 유죄가 선고된 부분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을 그대로 유지한 채 죄명을 특수폭행죄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이후 A씨는 2018년 4월 특수상해죄, 특수폭행죄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확정됐다. 하지만 형사보상을 받지 못하자 헌법소원을 냈다. A씨가 청구한 헌법소원사건 외에도 비슷한 처지의 피고인 B씨에 대해 서울고법이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고, 또 다른 피고인 C씨도 같은 이유로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은 현행 형사보상법 제26조 1항이 '면소나 공소기각 재판을 받아 형이 확정된 피고인이 그 재판을 할 만한 사유가 없었더라면 무죄 재판을 받을 만한 현저한 사유가 있을 경우'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국가에 대해 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헌재는 "재심에서 선고된 형을 초과하는 구금이 이미 이뤄진 상태라면 이는 위헌적인 법률집행으로 인한 과다 구금으로서 형사사법절차에 내재하는 위험으로 인해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에 중대한 피해 결과가 발생한 것인데 그럼에도 형사보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형벌규정에 관한 위헌 결정의 소급효와 재심 청구권을 규정한 헌법재판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경우는 심판대상조항이 형사보상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들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기 어렵고 다만 무죄 재판을 받을 수 없었던 사유가 '적용법조에 대한 공소장의 교환적 변경'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며 "공소장 변경 제도는 형벌권의 적정한 실현과 소송 경제 도모라는 가치가 피고인의 방어권이 보장된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이지, 형사사법 절차에 내재하는 위험의 결과로 이루어진 구금을 정당화하는 제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결과적으로 부당한 구금으로 이미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에 관한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이상 소장의 교환적 변경을 통해 무죄 재판을 피했다는 사정은 피고인에 대한 형사보상청구권 인정 여부를 달리할 합리적인 근거가 될 수 없다"며 "이 사건의 경우 재심판결에서 선고된 형을 초과해 집행된 구금에 대해 보상요건을 전혀 규정하지 않은 것은 현저히 자의적인 차별로서 평등원칙을 위반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헌재는 단순 위헌 결정으로 해당 조항의 효력을 바로 상실시키면 다른 형사 보상에도 공백이 발생할 수 있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종석 헌법재판관은 "청구인들의 판결 주문과 이유 어디에서도 무죄의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무고한 사람을 구금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경우는 심판대상조항이 형사보상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들과 본질적으로 다르고 실질적으로 형사보상이 요청되는 경우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해당 조항이 평등권이나 형사보상청구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형사보상및명예회복에관한법률
가중처벌
재심
원판결
박수연 기자
2022-02-24
헌법사건
'야구부 감독에게 금품 혐의' 학부모 기소유예 처분 취소
헌법재판소가 야구선수 학부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검찰이 내린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최근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씨가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 받았다며 낸 헌법소원(2020헌마1008)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2016년 6월부터 1여년간 모 고등학교 야구부 선수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학부모회 회장을 지낸 A씨는 이 학교 야구부 감독에게 매회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제공하는 등 총 15회에 걸쳐 총 2540만원의 금품을 준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뒤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이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냈다.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지만, 범행 후 정황이나 범행 동기·수단 등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처분이다. 형식상 불기소 처분에 해당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죄로 보는 것이어서 헌법소원을 통해 불복할 수 있다. 헌재는 "학부모회에서 2540만원을 제공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 금품이 청탁금지법 제8조 5항, 1항에 에서 규정한 '동일인으로부터 받은 수수 금지 금품등'에 해당하는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라며 "B지방법원은 금품 제공 주체가 동일인에 해당하지 않고 야구부 감독이 선수 1명의 학부모로부터 받은 돈은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별로 3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청탁금지법상 '동일인'은 문리해석상 동일한 자연인과 법인을 의미하는데, 학부모회는 법인에 해당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회칙과 목적에 비춰 볼 때 비법인 사단 또는 재단 등 독립한 단체로서의 조직과 독자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A씨가 야구부 감독에게 제공한 금품은 학부모회라는 동일인이 제공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학부모회 구성원 개개인이 제공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지급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금품은 학부모회에서 야구부 감독에게 지급한 금품 중 학부모회 구성원 숫자인 40명 내지 47명으로 나눈 액수이고, 이를 계산하면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다"며 "학부모회가 '동일인'에 해당함을 전제로, 학부모회 회장인 청구인 A씨가 야구부 감독에게 제공한 금품이 '수수 금지 금품등'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내린 기소유예 처분은 자의적인 증거판단, 수사미진, 법리오해의 잘못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
야구선수
청탁금지법
박수연 기자
2021-12-31
헌법사건
헌재, "검사 작성 피신조서 증거능력 인정은 위헌" 유해용 前 수석재판연구관 헌법소원 '각하'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형사소송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낸 헌법소원이 각하됐다. 헌법재판소는 23일 유 전 연구관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제312조와 검사의 피의자 출석요구권을 규정한 같은 법 제200조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211)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됐던 유 전 연구관은 1심 재판 과정에서 형사소송법 312조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19년 6월 헌법소원을 냈다. 한편 유 전 연구관은 헌법소원과 별개로 지난 10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헌재는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의 무죄가 확정됐으므로 이 사건 출석요구 조항과 조서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이 당해 사건 재판의 결론이나 주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이 헌법소원 심판 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한편 유 전 연구관이 문제 삼았던 검사 작성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조항(형사소송법 제312조 1항)은 내년 1월 1일부터 피고인이 법정에서 간단한 부인의 의사표시를 하면 증거능력이 배제되는 것으로 개정됐다. 현재는 '검사가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여 인정되고,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어 피고인이 법정에서 부인하더라도 '특신상태' 등이 인정되면 검사 작성 피신조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하지만 개정 형사소송법은 이 조항을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공판준비,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정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바꿨다.
형사소송법
유해용
출석요구권
박수연 기자
2021-12-23
헌법사건
헌재, 임성근 前 부장판사 탄핵심판 "각하"
헌법재판소가 헌정사상 처음 벌어졌던 법관 탄핵심판 사건을 각하했다. 탄핵심판에 회부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이미 법관 임기만료로 퇴직한 상태라 탄핵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 등 탄핵심판 청구 자체가 부적법하다는 것이다. 헌재는 28일 서울 종로구 재동 청사 대심판정에서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심판(2021헌나1)을 재판관 5(각하) 대 3(인용) 대 1(심판종료선언)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헌법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이 인용된다. 지난 2월 1일 여당을 중심으로 국회의원 161명은 임 전 부장판사가 2014년 2월부터 약 2년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며 다른 법관의 재판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법관(임성근)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3일 뒤 국회는 제384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적의원 300인 중 179인의 찬성으로 가결했고, 같은 날 국회 소추위원은 헌법재판소법 제49조 2항에 따라 소추의결서 정본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해 탄핵심판을 청구했다. 한편 임 전 부장판사는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중 지난 2월 28일 법관 임기가 만료돼 3월 1일 퇴직했다.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피청구인(임 전 부장판사)이 임기만료 퇴직으로 법관직을 상실함에 따라 이 사건에서 본안심리를 마친다 해도 공직을 박탈하는 파면결정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음이 분명하므로 탄핵심판절차의 헌법수호기능으로서 손상된 헌법질서의 회복 수단인 '공직 박탈'의 관점에서 볼 때 탄핵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며 "임기만료 퇴직으로 피청구인에 대한 법관으로서의 민주적 정당성이 사법의 책임을 달성하기 위한 '법관 임기제'라는 일상적인 수단을 통해 이미 소멸된 이상,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관여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박탈하는 비상적인 수단인 탄핵제도가 더 이상 기능할 여지도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과 헌법재판소법 등 규정의 문언과 취지 및 탄핵심판절차의 헌법수호기능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심판청구는 탄핵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므로 각하해야 한다"고 했다. 또 "파면 여부와 상관없이 오로지 탄핵사유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심판의 이익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들 재판관은 "헌법 제65조 4항 전문은 '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고 규정하고, 헌법재판소법 제53조 1항은 '탄핵심판 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는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탄핵심판이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탄핵심판의 이익'이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하기 위해 탄핵심판의 본안심리에 들어가 그 심리를 계속할 이익이며, 심판의 이익은 본안판단에 나아가는 것이 탄핵심판절차의 제도적 목적에 기여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문제로서 헌법재판의 적법요건이며, 무익한 탄핵심판절차의 진행을 통제하고 탄핵심판권 행사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핵심판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는 '파면 결정을 선고'함으로써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탄핵심판절차는 그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에 해당되므로 만약 파면을 할 수 없어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게 된다면 탄핵심판의 이익은 소멸하게 된다"면서 "탄핵심판의 이익이 없는 경우 헌법재판소로서는 탄핵심판의 본안심리를 할 수 없고 탄핵심판청구를 각하하는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같은 각하 의견을 내면서도 "헌법이 피청구인의 해당 공직 보유를 탄핵심판 절차를 유지할 전제조건으로 확정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다만 현행 헌법재판소법 아래에서는 임기 만료로 퇴직한 경우 심판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냈다. 문형배 헌법재판관도 각하 의견과 비슷한 탄핵심판절차 종료 의견을 냈다. 문 재판관은 "헌법 제65조의 탄핵제도는 고위공직자가 그 지위에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로부터 헌법이나 법률 위반의 법적 책임을 추궁받는 제도이므로 피청구인이 임기만료로 퇴직하여 더 이상 공직을 보유하지 않게 되었다면 이때 피청구인은 탄핵심판에서의 피청구인자격을 상실하여 심판절차가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이 사건 탄핵심판은 피청구인이 임기만료로 퇴직해 법관의 신분을 상실한 2021년 3월 1일 그 절차가 종료되었다"고 했다. 반면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김기영 헌법재판관은 탄핵 인용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사법부 내부로부터 발생한 재판의 독립 침해 문제가 탄핵소추의결에까지 이른 최초의 법관 탄핵 사건으로 헌법재판소가 헌법질서 내에서 재판 독립의 의의나 법관의 헌법적 책임 등을 규명하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침해 문제를 사전에 경고해 예방할 수 있기에 이 사건은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인정되어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 전부장판사의 행위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보장한 헌법 제103조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법관에 대한 신분보장의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헌법위반행위이므로 이 사건 탄핵심판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 해당해 피청구인을 그 직에서 파면해야 한다"며 "임 전 부장판사가 임기만료로 퇴직해 그 직에서 파면할 수 없으므로 피청구인의 행위가 중대한 헌법위반에 해당함을 확인하는 것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임 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시절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던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을 심리하는 1심 재판장에게 중간 판결 고지와 판결을 수정하게 하는 등 재판에 개입했다는 혐의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의 체포치상 사건 1심 재판장에게 양형 표현을 검토하라고 하는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를 정식재판에 넘기려는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고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종용한 혐의로 탄핵소추됐다. 임 전 부장판사는 재판개입과 관련해 탄핵심판과 별개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형사기소됐으나 1,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재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한편 임 전 부장판사는 이날 헌재 선고가 나자 "법리에 따른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주신 헌재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로 인해 불필요한 오해와 논쟁을 초래해 많은 분들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성근
탄핵
법관
박수연 기자
2021-10-28
헌법사건
'종북 콘서트 논란' 신은미씨 기소유예처분 취소해야
'종북콘서트 논란'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신은미씨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검찰이 내린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헌재는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혐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신씨가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받았다"며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헌법소원(2015헌마349)을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신씨는 북한을 수차례 방문했는데,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주최한 전국 순회 통일 토크콘서트에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는 희망정치연구포럼 전 대표 황선씨와 대담자로 참여해 북한의 정권세습과 그 체제를 미화·찬양하는 발언을 하고 '심장에 남는 사람'이라는 노래를 부른 혐의를 받았다. 신씨는 또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글을 보낸 탈북자들이 '고향과 가족이 그립다'는 취지로 한 이야기를 토크콘서트에서 '탈북자들이 남한보다 북한체제를 동경해 북한에 다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처럼 왜곡 발언해 탈북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았다.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지만, 범행 후 정황이나 범행 동기·수단 등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처분이다. 형식상 불기소 처분에 해당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죄로 보는 것이어서 헌법소원을 통해 불복할 수 있다. 헌재는 "신씨가 황씨와 전국 순회 통일 토크콘서트에 3회 참석해 '북한 주민들이 젊은 지도자에 대해 기대감에 차있다. 북한 지도자가 북한 주민과 친근하다. 북한에도 핸드폰 보급이 상당히 이뤄졌고 북한 맥주도 맛있으며 여자들끼리도 맥주를 마신다. 북한에도 쇼핑몰과 놀이공원이 있다. 탈북자들 대부분이 북한에서 받아주기만 한다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북한에도 건축붐이 불고 있고 북한은 기회의 땅이자 축복의 땅이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인정되지만, 그 중 △북한의 휴대전화 보유 인구가 250만명을 넘어섰다는 내용이나 △북한 맥주 관련 일화는 이미 언론을 통해 국내에 알려진 사실이고, 발언 내용 중 상당 부분은 신씨가 이미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북한 여행기와 신씨가 저술한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라는 북한 여행기 책자의 내용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그 책은 2013년 상반기 수필분과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됐고 일반에 배포·판매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심장에 남는 사람'이라는 노래 가사에는 그 노래가 삽입된 영화의 주제인 '김정일이나 노동당 독재체제 미화'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들어있지 않고 행사 진행과정에서도 그와 같은 영화주제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며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피의사실에 대해 공범으로 기소된 황씨에게 무죄가 확정된 점 등을 보면 이들이 주고 받은 북한의 환경, 경제성장 정도, 김일성 및 김정일, 김정은 관련 일화 등에 관한 대화내용은 북한을 방문해 보고 들은 것을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북한체제나 그 통치자들이 내세우는 핵심사상인 주체사상, 선군정치 등을 직접적이고 무비판적으로 찬양·옹호하거나 선전·동조하는 내용도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씨가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피의사실과 같이 행위했다고 보기 어렵고 그의 발언 등으로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초래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또 "탈북자들과 관련된 신씨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보면 '탈북자들의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남한에서 느끼는 이질감, 경제적·사회적 차별감 때문에 탈북자들의 그리움이 더해진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서 받는 차별감 등을 고려할 때 명예훼손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탈북자들의 사회적 평가 내지 가치를 실추시킬만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종북콘서트
신은미
북한
국가보안법
박수연 기자
2021-10-12
헌법사건
‘춘천강간살인 조작 사건’ 피해자 명예회복 등 국가 부작위 헌법소원 각하
과거사정리법에 따른 진실규명 사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피해와 명예 회복, 가해자와의 화해를 위해 국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각하됐다. 헌재는 이 사건에서 심판청구가 적법해 본안 판단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부적법해 각하해야 한다는 의견 중 어느 것도 과반수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각하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선언했다. 헌재는 춘천강간살인 사건으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2007년 11월 가혹행위를 통한 자백, 증거조작 등을 통해 조작된 사건이라며 진실규명 결정을 하자,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고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았던 A씨와 그 가족이 국가(행정안전부장관, 법무부장관)를 상대로 낸 헌법소원 사건(2016헌마1034)을 최근 각하했다. 이 사건에서는 관련 사건에 관여한 적이 있는 이석태 재판관이 회피해 재판관 8명이 심리에 참여했다. 헌재는 △절차 계속 중 사망한 진실규명 사건의 피해자가 본인의 명예회복과 가해자와의 화해 권유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국가의 부작위에 대해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심판절차 종료선언을 △국가가 피해자와 유족들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금전적 배상·보상이나 위로금을 지급하지 않은 부작위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또 △국가가 피해자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작위에 대한 위헌확인 청구에 대해서는 재판관 6(각하)대 2(위헌)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국가가 피해자 유족들과 가해자 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지 않은 부작위에 대해서는 4(각하)대 4(위헌)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A씨 측은 수사기관 등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제기한 국가배상청구소송이 2014년 6월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되자, 2016년 12월 국가가 과거사정리법 제34조 등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진실규명 사건 피해자와 가족의 피해·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A씨가 올해 3월 사망하자, 일부 유족이 소송을 수계했다. 헌재는 심판청구 가운데 배상조치 부작위 부분은 수계되지만, 명예회복과 화해권유 부작위 부분은 심판절차 종료된다고 밝혔다. 가해자와 화해 권유않은 부작위는 각하·위헌 4대4로 헌재는 "A씨의 심판청구 중 관련 기본권의 성질상 승계가 허용되는 배상조치 부작위 부분은 수계를 신청한 청구인들이 수계하고, 관련 기본권이 그 성질상 일신전속적인 것이어서 승계가 허용되지 않는 명예회복 부작위와 화해권유 부작위 부분의 심판절차는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의 배상조치 부작위 관련에 대해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부존재하는 이상 배상조치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다"며 "헌법이나 헌법해석상 피청구인들이 진실규명사건의 피해자와 가족인 청구인들에게 배상·보상을 하거나 위로금을 지급해야 할 작위의무가 도출되지 않고, 과거사정리법 제34조, 제36조 1항이나 고문방지협약 제14조로부터도 피청구인들이 국가에 직접 금전적인 피해의 배상이나 보상, 위로금을 지급해야 할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도출된다고 볼 수 없다"며 각하했다. 헌재는 명예회복 관련 부작위 부분에 대해서도 작위의무는 존재하지만 이미 이행되었기 때문에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어 부적법하다며 재판관 6(각하)대 2(위헌)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헌재는 "재심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됐고 형사보상금이 지급됐으며 그러한 결정이 관보에 게재됐을 뿐 아니라 과거사위가 춘천강간살인 사건에 관한 진실규명 결정 요지가 첨부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조사 보고서를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A씨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가 이행된 것으로 보여, 국가가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피해자와 유가족의 고통은 일반적인 형사소송절차나 형사보상절차로는 충분히 회복될 수 없으며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 홈페이지에 발간 조사보고서가 게시되고는 있지만 양이 방대하고 일반인들이 찾아보기 어려워 이를 피해자나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실효적인 조치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는 피해자 유족들과 가해자 간 화해권유에 대한 국가의 부작위 부분에 대해서도 최종 각하 결정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재판관들의 각하 의견과 위헌 의견이 4대 4로 동수를 이뤘는데, 이 경우 주문을 어떻게 표시해야 할 것인지와 관련해 재판관 5명이 각하 의견을, 재판관 3명이 기각 의견을 제시해 최종 주문이 각하로 결정됐다. 주문표시 의견에서 5대3으로 ‘기각’ 아닌 ‘각하’ 결정 이에 대해 헌재는 "국가는 진실규명 결정이 이뤄진 사건의 일괄 처리를 위한 이행계획 수립이나 포괄적인 국가 사과 등을 계획·추진하고 있으며, 가해자들에게도 진실규명 결정 통지서를 송달하는 등 가해자가 스스로 반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는 등 작위의무를 이행했고, A씨가 사망한 이상 국가가 유족인 청구인들에 대해 이러한 작위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작위의무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 유족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남석·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경찰청장, 행정안전부장관, 법무부장관 모두 A씨에게 직접 사과하거나 대국민 사과를 한 사실이 없고 행정안전부장관이 위령시설 준공 시점 등에 과거사와 관련해 일괄 사과를 계획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내부적인 것에 불과할 뿐이어서 이것만으로 사과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며 "국가가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정당한 이유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반대(위헌)의견을 냈다. 헌재는 또 이 경우 주문 표시와 관련해 "소송요건의 선순위성은 소송법의 확고한 원칙으로 헌법소원 심판에서 본안판단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적법요건이 충족되었다는 점에 대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며 "심판청구가 적법성을 충족한 것인지에 대해 어떠한 견해도 과반수에 이르지 않은 이상 심판청구를 각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남석·문형배·김기영 재판관은 "헌법 제113조 1항과 헌법재판소법 제23조 2항 본문에 비추어 볼 때, 적법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종국적인 판단인 각하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한데, 각하의견이 재판관 4명으로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의 과반수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헌재는 청구를 각하할 수 없다"면서 "또한 화해권유 부작위가 유족인 청구인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재판관 4명으로 헌법 제113조 1항, 헌재법 제23조 2항 단서 1호에 규정된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결정의 정족수에 미달해 인용결정도 할 수 없다"면서 이 경우 '기각' 결정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가 과거사정리법이 정하고 있는 피해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할 의무, 가해자와 피해자·유족 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해야 할 의무가 선언적인 명목상의 의무가 아니라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임을 인정했다"며 "특히 작위의무 이행여부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엇갈렸지만 국가가 피해자 등의 명예를 회복하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구체적 작위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대해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정부
국가배상법
과거사정리법
법무부
형사보상법
명예회복
화해권유
박수연 기자
2021-10-06
헌법사건
헌재, 예비군훈련 거부 처벌 조항 위헌법률심판 제청 각하
헌법재판소가 '예비군훈련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받지 않는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는 향토예비군설치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는지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일선 법원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각하했다. 예비군 훈련 거부자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법원이 판단해 처벌 여부를 가리면 되기 때문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의 요건인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헌재는 25일 수원지법과 전주지법이 "향토예비군설치법 제15조 9항 1호는 위헌 소지가 있다"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3헌가13)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이 조항은 '예비군훈련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받지 아니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헌재는 "제청 법원들이 문제 삼고 있는 진지한 양심의 결정에 따라 예비군 훈련을 거부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 문제는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가 아니다"라며 "양심의 자유를 주장하며 예비군 훈련을 받지 아니한 사람이 진정한 양심에 따른 예비군 훈련 거부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법원의 구체적 판단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제청 법원들은 제청 신청인들이 진정한 양심에 따른 예비군 훈련 거부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당한 사유의 존부를 가려 유·무죄 판결을 하면 된다"며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A씨는 정당한 사유 없이 예비군 훈련을 받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에 약식명령을 받자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는 재판을 받던 중 향토예비군설치법 제15조 9항 1호가 위헌이라며 헌재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해줄 것을 재판부에 신청했다. B씨도 예비군 훈련을 받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A씨와 B씨의 사건을 각각 재판하던 수원지법과 전주지법은 이들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해당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향토예비군설치법
예비군훈련
훈련거부
손현수 기자
2021-02-25
헌법사건
"민청학련 피해소송 대법원 판결 헌법소원 대상 아니다"
대법원이 유신정권 시절 대표적 용공조작 사건인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 피해자들에게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을 내렸더라도 이는 헌법소원 심판 대상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고(故) 제정구 전 국회의원의 유족들이 "긴급조치 관련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낸 헌법소원(2014헌마1175)을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제 의원은 1970년대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비상고등군법회의에서 긴급조치 위반 등을 이유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제 전 의원에 대한 재심이 이뤄졌고, 지난 2011년 3월 무죄를 확정 받았다. 제 전 의원의 유족들은 재심 무죄 판결을 근거로 2012년 1월 국가에 손해배상청구소송 냈지만, 대법원은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 2011년 3월부터 6개월 내에 소를 제기해야한다"며 2014년 11월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패소 판결했다. 이에 유족들은 "대법원 판결은 재산권, 평등권,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2014년 12월 헌재에 재판 취소를 요구하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법원의 재판은 헌재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헌법소원 심판의 대상이 된다"며 "청구인들이 취소해달라는 판결은 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청구인들의 헌법소원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해 원칙적으로 재판소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헌재는 "이 조항 가운데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은 헌재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해석해(2016헌마33)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만 재판소원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 헌법재판관은 "대상 판결은 국가가 긴급조치 제1호, 제4호 등을 통해 권력을 위헌적으로 남용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의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침해하는 총체적 불법행위를 자행한 경우임에도 법원이 국가의 불법행위 책임을 부인한 재판에 해당된다"며 "따라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예외적인 재판에 해당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과거사 사건에서 국가의 불법행위 책임을 부인하기 위해 시효정지기간 6개월을 준용한 것은 그 법리가 지나치게 불합리해 국민의 손해배상청구를 현저히 곤란하게 만들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판단재량의 한계를 넘어 헌법이 보장한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했다"며 "대상 판결은 도저히 그 부정의함을 묵과할 수 없는 수준으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했으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신정권
용공조작사건
국가배상
긴급조치
손현수 기자
202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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