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치과전문의 과정을 이수한 사람에게 국내 치과전문의 자격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국내에서 치과의사면허를 취득한 뒤 미국에서 수련의(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치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A씨 등이 "외국에서 취득한 치과전문의 자격을 인정해 주지 않고 있는 치과의사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제18조 1항은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2013헌마197)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해당 조항의 법률개정 시한을 2016년 12월 31일로 못 박았다. 이에 따라 현행 규정은 관련 법률이 개정될 때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또 법률 개정시한인 내년 연말까지 개정되지 않아도 효력을 잃게 돼 외국에서 치과전문의 자격을 딴 사람이 국내에서도 치과전문의로 인정받게 된다.
해당 조항은 치과의사전문의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을 보건복지부장관이 실시하는 치과전문의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으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 의료기관에서 치과전문의 과정을 이수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국내에서 치과전문의로 인정받을 수 없다. 국내에서 자격을 인정받으려면 전문의 과정을 다시 이수해야 한다.
재판부는 "이미 국내에서 치과의사면허를 취득하고 외국의 의료기관에서 치과전문의 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에게 다시 국내에서 1년의 인턴과 3년의 레지던트 과정을 다시 이수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며 "의사나 치과전문의 모두 환자 치료를 위한 전문성이 필요한데 의사와 달리 치과전문의만 외국에서 수련한 경우 전문의 자격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이진성·강일원 재판관은 "평등권을 침해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심판대상조항이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의사전문의에 비해 치과전문의는 비율이 현저히 낮고 치과전문의 시험이 2008년부터 시행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외국에서 취득한 치과전문의 자격에 대한 별다른 검증 없이 국내에서 이 자격을 인정할 지 여부 등은 행정입법자에게 넓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김창종 재판관도 별개의견에서 "심판대상조항은 치과전문의가 될 수 있는 사람의 자격요건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치과의사로서의 직업을 수행하는데 어떠한 제한을 가하는 내용은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치과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치과전문의로서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정"이라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