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치료제의 요양급여 대상에서 1983년 이전 출생한 환자를 제외한 보건복지부 고시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7일 A형 혈우병 환자 10명이 보건복지부 고시 2009-79호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사건(2010헌마716)에서 재판관 의견 7(위헌)대 1(각하)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요양급여를 받을 환자의 범위를 한정한 것 자체는 평등권 침해의 문제가 되지 않으나, 그 경우에도 수혜자를 한정하는 기준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그 혜택으로부터 배제되는 사람들의 평등권을 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 고시가 수혜자를 한정하는 기준으로 정한 환자의 출생 시기는 그 부모가 언제 혼인해 임신, 출산을 했는지와 같은 우연한 사정에 기인하는 결과의 차이일 뿐, 이러한 차이로 인해 A형 혈우병 환자들에 대한 치료제인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요양급여 필요성이 달라질 수는 없다"며 "A형 혈우병 환자들의 출생 시기에 따라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요양급여 허용 여부를 달리 취급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차별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동흡 재판관은 "2007년 고시로 이미 기본권 침해사유가 발생했으므로 기본권 침해 사유의 발생일인 2007년 7월 1일부터 1년이 경과한 후 제기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해 부적법하다"는 각하 의견을 냈다.
보건복지부는 유전자재조합제제가 고가라는 이유로 고시를 통해 △처음 혈우병약제를 투여받는 환자 △면역능력이 저하돼 감염위험성이 큰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HIV) 양성환자 △1983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환자만을 요양급여 대상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