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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밀수품 몰수·추징… 비례원칙에 위반 안 된다
무신고 수출입(밀수) 물품을 몰수·추징하는 것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또 직원이 밀수를 하면 관세법인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도 합헌으로 판단했다. 헌재는 최근 A씨 등이 "관세법 제282조 2항과 3항, 4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0헌바201)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 등은 수입·수출 신고 없이 여러 차례에 걸쳐 시계를 수입·수출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함께 추징 판결을 받았다. B법인도 직원이 이 같은 위반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형과 함께 추징 선고를 받았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무신고 수출입 행위자와 그 행위자 소속 법인에 대한 필요적 몰수·추징을 규정한 관련 관세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20년 3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무신고 수출입 물품이 고가라는 사정은 밀수 규모에 따른 죄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고가 물품의 무신고 수출입행위에 몰수·추징조항이 적용돼 고액의 추징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는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직원이 밀수하면 관세법인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도 합헌 이어 "앞서 2008년 12월(2005헌바30), 2013년 10월(2012헌바85) 결정 등에서 이 사건 몰수·추징 조항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구 관세법 조항에 대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합헌 결정을 선고한 바 있다"며 "선례 결정 당시와 비교했을 때 무신고 수출입행위에 대한 처벌, 몰수·추징 규정과 관련 규정에 어떠한 실질적 변경을 포함하는 개정이 이뤄진 적이 없고, 수출입신고를 하지 않는 밀수행위가 관세행정의 기본 토대를 해하여 수출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 질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또 "무신고 수출입행위가 업무에 관여한 행위자의 개인적인 일탈로 발생할 수 있지만, 해당 업무에 관한 법인의 관리·감독 형태 등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으므로, 무신고 수출입 업무의 귀속 주체인 법인을 행위자와 동일하게 필요적 몰수·추징 대상으로 함으로써 그와 같은 위반행위의 발생을 방지하고 관련 조항의 규범력을 실질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합목적적으로 필요한 정도를 벗어난 형벌을 법인에게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헌재 관계자는 "관세법상 양벌규정이 2008년 12월 개정된 후 무신고 수출입행위에 대한 필요적 몰수·추징 조항의 적용에 있어 양벌규정이 정한 법인을 범인으로 보는 관세법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해 처음으로 판단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관세법
수출
수입
밀수
몰수
추징
박수연
2021-07-21
헌법사건
"'종업원' 부당노동행위시 법인까지 처벌… 양벌규정은 위헌"
법인의 '종업원'이 부당노동행위를 한 경우 법인에게도 벌금형을 부과하도록 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다만 법인의 '대표자'가 부당노동행위를 한 경우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것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23일 춘천지법 원주지원이 "노동조합법 제94조는 위헌 소지가 있다"며 낸 위헌법률심판 사건(2019헌가25)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여객자동차 운송업을 하는 A법인은 대표이사와 종업원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함께 기소돼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법인은 재판 진행 중 양벌규정인 노동조합법 제94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2019년 9월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문제가 된 조항은 '법인의 대표자, 종업원이 부당노동행위를 한 때에는 행위자를 처벌하는 것 외에 그 법인에 대하여도 벌금형을 부과한다'는 양벌규정이다. 재판관들은 이 조항 중 '종업원' 부분은 위헌, '대표자' 부분은 합헌이라고 봤다. 헌재는 "이 조항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법인의 가담 여부나 이를 감독할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따지지 않고 곧바로 법인을 종업원 등과 같이 처벌하는 것"이라며 "그 결과 법인이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를 다해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우에도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형벌을 부과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법인이 고용한 종업원 등이 업무에 관해 범죄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법인에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사처벌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법치국가원리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다만 '대표자' 부분에 대해서는 "법인 대표자의 행위는 종업원 등의 행위와 다르게 봐야 한다"면서 "법인이 대표자를 선임한 이상 그의 행위로 인한 법률효과는 법인에게 귀속돼야 하고, 법인 대표자의 범죄행위에 대하여는 법인 자신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법인 대표자의 법규위반행위에 대한 법인의 책임은 법인 자신의 법규위반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며 "법인의 대표자 관련 부분은 법인의 직접책임을 근거로 하여 법인을 처벌하는 것이므로 책임주의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법인
종업원
노동조합법
손현수 기자
2020-04-23
헌법사건
헌재, "화물적재 고정조치 위반시 회사도 예외없이 처벌은 위헌"
화물차 기사가 화물을 적재하면서 고정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경우 해당 기사를 고용한 회사도 예외없이 형사처벌하도록 한 구 도로교통법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서울동부지법이 구 도로교통법 제116조에 대해 제기한 위헌법률심판제청사건(2016헌가10)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모든 차의 운전자는 운전중 실은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덮개를 씌우거나 묶는 등 확실히 고정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한 경우 운전자를 고용한 법인에게도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종업원의 범죄행위에 대한 법인의 가담 여부나 이를 감독할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처벌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감독상 주의의무를 다해 아무런 잘못이 없는 법인도 처벌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단순히 법인이 고용한 근로자가 업무에 관한 범죄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법인에 형벌을 부과하는 것과 같다"며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처벌하는 것이므로 책임주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화물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A사는 종업원인 B씨가 화물 고정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적발돼 2003년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 20만원의 약식명령이 확정됐다. A사는 지난해 3월 약식명령에 대해 재심을 청구해 재심개시결정이 내려졌다. 이후 재심 과정에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서울동부지법이 이를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화물적재고정조치
구도로교통법제116조
위헌법률심판제청
책임주의원칙
종업원범죄행위
신지민
2016-10-27
헌법사건
[판결] 헌재, 구 도로법 양벌규정 '위헌'
종업원이 법을 위반했을 때 그의 영업주까지 함께 처벌하도록 한 구 도로법상 양벌규정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9일 청주지법 제천지원이 "종업원이 도로법을 위반했을 때 영업주도 처벌하도록 한 구 도로법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낸 위헌제청 심판사건(2014헌가24)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개정 전 도로법 86조는 '개인의 종업원이 개인의 업무에 관해 도로법 81∼85조 위반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자를 처벌하는 외에 개인에 대해서도 벌금형을 과한다'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구 도로법 규정은 종업원이 저지른 행위와 그에 대한 영업주의 책임에 대해 전혀 규정하지 않고 단순히 영업주가 고용한 종업원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영업주에게 형벌을 과하고 있다"며 "아무런 비난을 받을만한 행위를 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까지 다른 사람의 범죄행위를 이유로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밝혔다. 덤프트럭을 소유한 A씨는 종업원이 덤프트럭을 운전하다 적재량 측량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A씨는 약식명령이 확정되자 재심을 청구했고, 재심을 맡은 청주지법 제천지원 재판부는 구 도로법 규정이 위헌이라며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도로법상양벌규정
도로법제86조
죄형법정주의
직권위헌법률심판제청
종업원위법시영업주처벌
신소영 기자
2015-01-29
헌법사건
형사일반
헌재, 양벌규정 관련 위헌심판청구 각하결정 또 논란
양벌규정과 관련한 헌법재판소결정이 또 논란이 되고 있다. 무과실책임형태로 규정된 구 양벌규정에 의해 기소됐더라도 이후 법개정을 통해 면책조항이 추가됐다면 신법에 따라 재판을 하면 되기 때문에 구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은 각하해야 한다는 결정(2009헌가23등, ▼하단 관련기사·법률신문 2010년10월7일자 5면 참조) 때문이다. 헌재가 무과실책임 형태의 양벌규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면 영업주나 법인은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 등 과실유무에 관계없이 모두 무죄판결을 받을 수 있다. 유죄가 확정된 사람들도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번 헌재의 결정취지대로라면 과실여부에 따라 처벌여부가 나뉘기 때문에 위헌결정이 내려진 경우보다 불리해져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유죄가 확정된 피고인이 재심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는 길도 봉쇄됐다. 이 때문에 양벌규정을 적용해 판단을 내려야 할 일선 법원 형사부 판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헌재의 취지대로 하자니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고, 그렇다고 헌재의 입장이 바뀌기만을 기다리며 판결을 미룰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도 헌재결정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양벌규정에 대한 위헌결정의 취지가 책임있는 영업주나 법인의 처벌까지 면케 하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형평성 문제도 형벌의 위헌결정 등에 따른 반사적 이익에서 비롯된 것일 뿐 평등권 등으로 보호해야할 이익이 아니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헌재가 헌법적 분쟁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어정쩡한 태도를 취해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양벌규정이 포함된 361개 법률 중 306개 법률이 책임주의가 가미된 형태로 개정됐다. 나머지 법률은 현재 개정작업이 추진 중이다. 이번과 같은 논란이 언제든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합리적인 해결책을 머리를 맞대고 찾아야 할 때다. ◇ 일선 판사들 헌재결정에 '난감'= 헌재는 각하결정을 하면서 그 이유로 개정된 신법을 적용하면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이 없는 영업주나 법인은 처벌의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면책조항이 추가돼 과실책임규정으로 바뀐 만큼 신법이 무과실책임규정 형태의 구법에 비해 전체적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법개정이어서 형법 제1조2항에 따라 신법을 적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과실이 없는 영업주나 법인의 경우에는 상관이 없겠지만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며 "구 양벌규정에 대해 위헌결정이 내려졌다면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위헌결정에 따라 처벌조항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돼 무죄를 받을 수 있지만 이번 헌재의 결정취지대로라면 신법에 따라 처벌받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위헌결정이 내려지면 이미 벌금형 등이 확정된 사람들도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납부했던 벌금도 찾아갈 수 있어 구제를 받을 수 있지만, 이번처럼 각하결정이 내려지면 재심을 통해 구제받을 길도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헌재의 입장은 결국 양벌규정에 있어 개정 신법이 없는 경우에는 구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려주지만, 개정 신법이 있는 경우에는 구법에 대한 위헌판단 필요없이 신법을 적용하라는 방식인데 개정법이 존재하느냐 유무만을 갖고 이처럼 큰 형평성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 의문"이라며 "헌재가 수많은 양벌규정에 대해 일일이 위헌결정을 내리는 부담을 덜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책임이 있는 영업주나 법인을 처벌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위헌결정과 각하결정에 따라 큰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헌재의 취지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판사의 직업적 양심상 허용될 수 없다"며 "그렇다고 유사사건에서 계속적으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면서 헌재의 입장이 바뀌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 헌재, 형평성 문제 반사적 이익에 불과 "결정에 문제없다"= 이에대해 헌재는 이같은 형평성의 차이는 형벌의 위헌결정 등에 따른 반사적 이익에 불과한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헌재 관계자는 "무과실책임형태로 규정된 양벌규정에 대해 헌재가 위헌결정을 내렸던 것은 양벌규정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형법상의 대원칙인 책임주의에 반한다는 이유 때문이지 선임·감독상의 책임있는 영업주나 법인까지 면책해야 한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위헌결정 또는 각하결정 등 결정 형태에 따라 피고인들이 얻는 사실상의 이익에 차이가 다소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이는 형벌의 위헌결정 등에 따른 반사적 이익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면책조항이 추가된 개정 신법이 존재함에도 구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게 되면 책임있는 사람까지 면책되는 것이므로 오히려 정의관념에 어긋난다"며 "개정 신법이 있는 경우에는 책임있는 영업주나 법인을 처벌할 수 있도록 이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 법학계에서도 의견 분분= 이번 헌재결정의 적정성을 두고 법학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의 위헌결정에 따라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책임있는 영업주나 법인이 면책되는 것은 반사이익에 해당할 뿐 그들의 범행이 정당하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 아니다"며 "책임있는 영업주나 법인이 처벌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할 일이고 헌재의 결정형태에 따라 다소의 형평성 차이가 발생한다고 해도 이를 평등권 등으로 보호해야할 이익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위헌결정 등 적극적인 판단을 통해 헌법적 분쟁을 해결하고 헌법질서를 유지해야할 사명을 가진 헌재가 재판의 전제성이란 요건을 지나치게 형식논리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자신의 직무를 방기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위헌결정을 내렸더라면 법률의 위헌적 효력이 모든 이들로부터 사라져 처벌위기에 놓였던 사람을 모두 구제해 줄 수 있었을텐데 지나친 자의적 해석으로 이를 회피해 아쉽다"고 지적했다.
양벌규정
무과실책임
면책조항
형평성
벌금형
위헌결정
김재홍 기자
2010-10-12
행정사건
헌법사건
형사일반
면책조항 추가된 양벌규정 위헌제청은 각하
양벌규정에 면책조항이 추가돼 법이 개정됐다면 법원은 신법을 적용해 재판해야 한다는 헌재결정이 나왔다. 따라서 신법을 적용하지 않고 구법에 대해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면 각하로 처리된다. 지금까지 법원은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된 법인이나 영업주의 처리를 놓고 유·무죄 여부가 엇갈리는 등 혼선을 빚어왔지만 앞으로는 신법을 적용해 사건을 처리하면 된다. 2007년11월 헌재가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양벌규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린 후, 일부 재판부에서는 신법을 적용해 형이 가벼워진 경우 신법을 적용해왔다. 그러나 일부 다른 재판부에서는 신법을 적용해도 유죄가 나오는 경우는 형이 가벼워진 경우라고 볼 수 없다며 계속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왔다. 그러나 이번 헌재결정에 따라 앞으로 법원은 면책조항이 신설돼 무과실책임이 과실책임으로 바뀐 법조항에 대해서는 신법을 적용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구 의료법·구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양벌규정에 대한 위헌심판사건(2009헌가23 등)에서 "면책조항이 생긴 법에 대해서는 재판의 전제성이 상실됐다"며 지난 30일 재판관 5(각하):4(본안판단) 의견으로 각하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구 의료법 등 이 사건 구법조항들은 제청법원의 제청 전에 단서조항을 신설해 양벌규정에 면책조항이 추가되는 형식으로 개정됐으나 개정법 시행 전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종전 규정을 따른다는 취지의 경과규정은 두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어 "이 사건과 같이 양벌규정에 면책조항이 추가돼 무과실책임규정이 과실책임규정으로 유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는 신법우선적용의 원칙에 의해 신법이 적용된다고 봐야 할 것이므로 구법은 재판의 전제성을 상실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헌재는 구 약사법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등 양벌규정에 면책조항이 신설되지 않은 법에 대해서는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구 약사법과 성매매알선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은 종업원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영업주의 가담여부나 주의의무 위반여부를 전혀 묻지 않고 곧바로 영업주인 개인을 종업원과 같이 처벌한다"며 "이는 책임주의에 반해 위헌"이라고 밝혔다.
양벌규정
약사법
성매매알선
주의의무위반
가담여부
책임주의
면책조항
정수정 기자
2010-10-07
기업법무
조세·부담금
헌법사건
미신고 수입에 대해 법인에게 필요적 몰수·추징 부과한 구 관세법 조항은 합헌
신고하지 않은 수입품을 들여오는 과정에 직원이 위법행위를 한 경우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에 추징금을 부과하게 한 구 관세법 관련조항은 합헌이라는 헌재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지난달 27일 부산지법이 "직원 등의 밀수행위에 대한 법인의 책임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전부 몰수·추징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는 구 관세법 제282조4항은 비례원칙에 위반,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낸 위헌제청사건(☞2009헌가28)에서 재판관 5대3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조항이 책임주의 원칙에 반하는지에 대해서 "법 제281조2항에서 법인이 법인의 업무를 집행하는 사용인 등에 대해 위반행위를 방지하는 방도가 없었음을 증명한 때는 법인을 처벌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한다"며 "이 사건 조항은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했던 다른 양벌규정들과 달리 면책의 가능성이 열려 있어 책임주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신고를 요건으로 하는 수출입통관절차에서 자발적 신고는 통관질서의 적정 및 관세수입의 확보를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라며 "이에 배치되는 미신고 수입물품의 유통을 방지하고 그로 인한 이득을 금지하는 것은 미신고 수입행위를 근절하고 통관질서의 적정 및 관세수입을 확보해 건전한 무역질서의 확립이라는 중대한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 미신고 수입행위에 대해 필요적으로 몰수·추징을 부과하는 것은 헌법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공현·김종대 재판관은 "사건 조항이 비록 법인에 대한 면책을 규정하고 있지만 면책과 관련된 입증의 부담을 법인에게 과도하게 전가해 책임주의에 위배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또 조대현 재판관은 "수입금지품이 아닌 물품을 신고않고 수입했다고 해서 반드시 몰수·추징하는 것은 수입의 자유와 수입품에 대한 재산권을 제한해 헌법에 위배된다"는 반대의견을 밝혔다. 부산지법은 2008년 직원이 수입품을 밀수·밀수방조하는 바람에 양벌규정에 따라 1심에서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4억2,000여만원을 선고받은 A회사의 항소심 재판도중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했어도 이를 증명하지 못하면 법인이 고의범인 사용인 등과 마찬가지의 몰수·추징을 받게 돼 결과적으로 무과실책임에 가깝다"며 A사가 낸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책임주의원칙
수입품
양벌규정
법인
추징금
밀수
정수정 기자
2010-06-02
기업법무
노동·근로
헌법사건
형사일반
양벌규정 따라 기소된 법인 등 처리 혼선
법원이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된 법인이나 영업주의 처리를 놓고 혼선을 빚고 있다. 양벌규정은 종업원이 업무와 관련해 불법행위를 했을 경우 자동으로 법인과 영업주도 함께 처벌하는 규정으로 수백여개의 행정법규에 산재해 있다. 이 규정은 법조계에서 책임주의에 반한다는 비판을 받아오다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결정을 받았다. 헌재가 지난 2007년11월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양벌규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자 정부는 결정취지를 반영해 종업원에 대한 관리·감독의무를 소홀이 한 법인과 영업주만 처벌하도록 법률들을 개정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법개정 이전에 종업원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피고인들의 유·무죄 여부를 두고 판결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재판부는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의하도록 한 형법 제1조2항에 따라 개정된 법률을 적용, 무죄를 선고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재판부는 신법에 의하더라도 유죄가 나오는 경우에는 형이 가벼워진 경우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했다. 구법을 적용해 유죄를 선고하면서 이런 사유를 참작해 선고유예를 내리는 재판부도 있다. ◇ 신법에 의해 무죄가능성 있다면 피고인 이익 위해 재판시법 적용해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는 지난 9월 종업원이 고추장 제조과정에서 불량재료를 사용해 종업원과 함께 식품위생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제천농업협동조합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2009고단4107). 개정된 식품위생법을 적용해 "종업원에 대한 상당한 주의·감독을 게을리했는지 여부에 대한 검찰의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유 판사는 판결문에서 "구 식품위생법 제79조가 양벌규정에 의해 처벌시 법인의 주의의무를 요구하는 취지로 지난 2월 개정된 것은 구법에 의한 양벌규정이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에 반한다는 반성적 조처에서 나온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며 "남제천농협을 양벌규정에 의해 처벌하기 위해서는 더 유리하게 변경된 재판시법인 신 식품위생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서승렬 판사도 지난달 12일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로 종업원과 함께 기소된 (주)팬택에 대해 지난 1월 개정된 외국환거래법을 적용해 무죄를 선고했다(2009고단4939). 이 판결들은 법인이 관리·감독의무를 다한 사실이 명백한 경우 법인과 영업주의 형사책임을 면제하게 한 것은 형법 제1조2항의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 해당하므로 신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 또 법인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구법의 적용을 전제로 위헌제청을 하고 헌재의 위헌결정을 통해 무죄를 선고하기보다는, 신법을 적용해 무죄를 선고하는 것이 소송경제적인 측면에서 피고인에게 더 이익이 된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 신법 적용하더라도 유죄 가능성 있다면 구법에 대해 위헌제청해야= 하지만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법인이 주의의무를 다한 경우 처벌할 수 없도록 했다고 해서 신법이 반드시 경한 법률인지는 의문"이라며 "위헌소지가 있는 구법에 대해 위헌제청을 하거나, 당사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구법을 적용해 선고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법 형사1부(재판장 양재영 부장판사)는 지난달 11일 불법 영화파일유통을 방치한 혐의(저작권법위반 방조)로 기소된 케이티하이텔(주) 등 웹하드업체에 대한 항소심(2009노723)에서 "양벌규정 개정으로 행위시법의 위헌적 요소가 소급적으로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직권으로 구 저작권법 제141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이 판결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의 또다른 판사는 "법인의 과실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어 신법에 의해서도 유죄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유리하도록 구법 적용을 전제로 위헌제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 "위헌결정 없다면 구법은 합헌적 법률, 처벌의 가치는 떨어져"= 구법을 적용해 선고유예판결을 한 경우도 있다. 의정부지법 형사2단독 오윤경 판사는 지난 2일 종업원이 쇠고기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아 식품위생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C식품업체에 대해 구 식품위생법을 적용해 선고유예판결을 내렸다(2008고정3384). 오 판사는 판결문에서 "C회사는 구 식품위생법 제79조의 양벌규정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는 자이나, 양벌규정이 위헌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타인의 위법행위에 대해 형사책임을 지우는 것이어서 형사책임의 기본전제인 자기책임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은 점이 있다"며 선고유예형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위헌결정이 없는 이상 합헌적 법률로 해석해야 하지만 위헌성 소지가 있으므로 처벌의 가치는 떨어진다고 본 것이다. ◇ 법학계, "구법에 대한 위헌제청이 원칙"= 이 문제에 대해 헌법교수들은 대체로 구법에 대해 위헌제청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종수 연세대로스쿨 교수는 "양벌규정이 획일적으로 모두 위헌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 법원이 해석을 통해 구법을 적용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헌재에 위헌제청을 해서 적용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전종익 서울대로스쿨 교수도 "원칙적으로 위헌제청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부칙 등 개별규정을 고려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신법을 소급적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재판부로서는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법적용을 지지하는 입장도 있었다. 이상원 서울대로스쿨 교수는 "법인에게 과실이 없는 경우는 신법을 적용해 무죄를 선고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이 경우 구법에 대해 위헌제청을 하면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다만 법인에게 과실이 있으면 △구법에 의해 유죄를 선고하는 경우 △신법에 의해 유죄를 선고하는 경우 △구법에 대해 위헌제청을 하는 경우로 나눠볼 수 있는데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벌규정
영업주
종업원
책임주의
무죄가능성
팬택
남제천농협
관리감독의무
유죄가능성
위헌결정
이환춘 기자
2009-12-15
헌법사건
세태따른 형법조항 위헌… '소급효' 논란
혼인빙자간음죄가 헌재의 위헌결정에 따라 56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이번 결정에 따라 지난 53년 이후 혼인빙자간음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남성들은 법원에 재심청구를 할 수 있으며,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을 경우 형사보상금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는 제정당시에는 형벌로서 가치가 있던 법조항이 사회변화에 따라 위헌결정이 난 경우에까지 소급효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이번 헌재결정의 소급효의 범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 헌재, "혼인빙자간음죄, 위헌"= 헌법재판소는 26일 혼인빙자간음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임모씨 등 남성 2명이 "혼인빙자간음죄는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며 낸 헌법소원(2008헌바58)에서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위헌결정했다. 지난 2002년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린지 7년만의 일이다. 재판부는 "여성이 혼전 성관계를 요구하는 남성과 성관계를 가질 것인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한 후 자신의 결정이 착오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남성의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부인하는 행위"라며 "남성의 결혼약속으로 성관계를 맺은 여성의 착오를 국가가 형벌로써 보호한다는 것은 '여성이 남성과 달리 성적자기결정권을 자기 책임아래 스스로 행사할 능력이 없는 열등한 존재'라는 것의 규범적 표현이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결혼을 약속했다고 해서 혼전 성관계를 맺은 여성의 착오가 국가의 형벌권에 의해 보호될 수 있기 위해서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한 번의 혼전 성관계가 여성에게 곧 결혼을 의미하는 성풍속이 존재하거나 정상적인 결혼이나 사회생활을 가로막는 결정적 장애라는 사회적 인식이 존재해야한다"며 "결혼과 성에 관한 국민의 법의식에 많은 변화가 생겨 법률이 이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야할 필요성은 이미 미미해졌다"고 달라진 사회상을 지적했다. 반면 이강국·조대현·송두환 재판관은 "사회의 일반적인 윤리의식이 부녀의 정조나 혼인전 순결을 중시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천됐더라도 그로 인해 남자의 혼인빙자가 부녀의 정교동의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게 됐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상 법률조항의 존재이유가 여전히 있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 헌법학자들, 태생적 위헌법률 아니라면 소급효 축소해야= 일반적으로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하면 그 법조항은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법 제47조2항 단서는 형벌에 관한 법조항이 위헌결정을 받은 경우에는 소급해 효력을 상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헌재의 위헌결정효력도 혼인빙자간음죄가 형법에 편입된 53년 형법 제정 당시까지 소급되는 것이 원칙이다. 헌법재판소도 이 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이번 결정에서 심판대상을 '1953년9월18일 법률 제293호로 제정되고, 1995년12월29일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이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헌법학자들은 대체로 형벌법규에 대해 위헌결정이 나더라도 위헌효력을 무제한으로 소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태생적으로 위헌인 형벌규정이 아니라 사회변화에 따라 점차 위헌으로 옮겨진 경우라면 위헌결정이 난 형벌을 소급해서 무효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헌법학계의 원로학자인 김영수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박인수사건이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냈을 정도로 혼인빙자간음죄는 당시 사회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법이었다"며 "그럼에도 이번 위헌결정으로 인해 혼인빙자간음죄로 기소됐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재심을 인정하는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방승주 한양대 교수도 "제정당시에는 사회적 필요성이 강하게 요구됐음에도 시대변화에 따라 위헌이 된 형벌규정에까지 모두 소급효를 적용해 무효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원이 헌재결정에 대해 재판을 통해 해석론을 마련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인호 중앙대 교수는 "헌재결정의 취지가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른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인정한 것이라면 형벌의 소급효를 축소해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어느 시점부터 어느 정도의 사건에 대해 재심청구를 인정할 것인가는 법원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대법원이 헌재결정의 취지에 따라 합리적인 해석을 통해 판결로 기준을 세워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소급효를 인정해 재심청구를 받아줘야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김배원 부산대 교수는 "위헌결정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장래효지만 위헌결정이 난 형벌에 대해서는 획일적으로 소급해 무효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태생적으로 무효인 법과 사회변화에 따라 무효인 법을 구별해 소급효의 예외를 둘 법적장치가 없으므로 앞으로 이에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고문현 숭실대 교수는 "헌법재판소법 규정이 위헌인 형벌규정에 대해 소급해 무효로 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일괄소급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 법원, "헌재결정 별도연구 없어"= 이와 관련해 법원은 별도의 연구가 이뤄진 바가 없으며, 헌재결정에 대한 효력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라 성급한 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는 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판사들 가운데는 태생적으로 무효가 아닌 사회변화에 따라 무효가 된 형벌규정에 대해서까지 일괄적으로 소급효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형벌규정에 대해 장래효가 아닌 소급효를 인정한 것은 민사나 행정사건보다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취지"라며 "현행법 체계상 소급효로 재심을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형벌조항에 대해서는 재심까지 고려해 신중하게 위헌결정을 해야하고, 시대상의 변화에 따라 위헌소지가 있다면 국회가 개정이나 폐지를 해야지 헌재에서 위헌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지난 2002년 헌재가 합헌결정을 내릴 때까지는 사정변경이 없었다고 보고, 그 이전에 혼인빙자간음죄로 기소돼 처벌받은 사람들에게까지 재심청구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며 "2002~2009년 사이에 혼인빙자간음죄로 기소된 사람들에 대해서만 소급효를 인정하는 것이 법관념상 바람직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법원에서는 헌재가 지난 10월 위헌결정을 내린 의료법 등의 소급효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는 양벌규정을 포함하고 있던 의료법 등이 책임주의에 반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심판대상을 '2007년4월11일 법률 제8366호로 전부개정된 의료법' 등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 이전 시행되던 의료법 등의 양벌규정을 적용받아 유죄가 확정된 피고인들이 낸 재심을 법원이 허용할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혼인빙자간음죄
위헌
소급효
사생활의비밀과자유
평등권
성적자기결정권
류인하 기자
200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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