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 변호인을 선임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피고인에게 국선 변호인의 보수를 기준으로 변호사 비용을 보상하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9일 업무상배임 혐의로 기소돼 무죄확정 판결을 받은 이모씨가 형사소송법 제194조의4 제1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11헌바19)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이씨는 민사소송에서 패소자에게 소송 비용을 부담시키는 제도와 비교해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하지만 형사소송에서 무죄판결의 확정에 의한 비용 보상제도는 그 입법취지가 다르다"며 "형사소송에는 민사소송과는 달리 '소송목적의 값'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헌재는 "형사소송에는 국선변호인 제도가 활성화돼 있고,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자가 국선 변호인의 변호를 받으면 국가가 그 비용을 부담하므로 사선 변호인을 선임한 경우에도 국선변호인이 선임과 같은 정도의 부담을 국가가 지는 것이 합리적"라며 "국선변호인 보수도 사안의 난이도를 참작해 기준 금액의 5배까지 증액할 수 있어 상당한 금액이 인정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형사소송에서 민사소송과 달리 국선변호인 보수를 기준으로 변호인 보수를 산정해 보상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2007년 업무상배임 혐의로 약식기소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씨는 "민사소송에서는 패소 당사자에게 실제 지출한 변호사 보수에 근접하는 금액을 소송비용으로 부담시키고 있는데, 무죄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에 대한 변호인보수의 보상은 국선변호인 보수를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한 것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