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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통지 없는 수사기관 '통신자료 제공'… 헌법불합치"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3항이 규정하고 있는 '통신자료 제공' 제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통신자료 제공은 법원 또는 검사나 수사관서·정보기관의 장 등이 수사나 재판,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용자의 성명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 등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 등이 규정하고 있는 통신사실확인자료제공과 달리 법원의 허가가 필요 없다. 전기통신사업자가 통신자료 제공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려줘야 할 의무도 없다. 이용자 본인이 직접 통신사와 포털업체에 자신에 대한 통신자료제공 사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만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영장주의 원칙 위반 및 남용 논란이 계속됐고, 지난해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언론사 기자와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한 '통신자료 조회'를 해온 사실이 드러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헌재는 21일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2016헌마388 등)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이 조항은 헌재가 법 개정 시한으로 못박은 2023년 12월 31일까지만 효력이 유지된다. 헌재는 "통신자료 제공 요청이 있는 경우, 정보 주체인 이용자에게는 통신자료 제공 요청이 있었다는 점이 사전에 고지되지 않으며 전기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 등에 통신자료를 제공한 경우도 이런 사실이 이용자에게 별도로 통지되지 않는다"며 "효율적인 수사와 정보수집의 신속성, 밀행성 등을 고려해 사전에 이용자에게 내역을 통지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 수사기관 등이 통신자료를 취득한 후 수사 등 정보수집의 목적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통신자료의 취득사실을 이용자에게 통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데, 해당 조항은 통신자료 취득에 대한 사후통지절차를 두지 않아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돼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다만 수사기관 등이 통신자료를 받으면서 영장을 제시하지 않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헌법상 영장주의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등 기본권을 제한하는 강제처분에 적용되므로, 강제력이 개입되지 않은 임의수사에 해당하는 수사기관 등의 통신자료 취득에는 영장주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또 제공 요청을 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가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피의자나 피해자를 특정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초 정보에 한정돼 있고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아 과잉금지원칙 위배도 아니라고 봤다. 한편 이석태,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통신자료 취득행위의 공권력 행사성은 인정되나 그 근거 법률조항에 대해 본안 판단에 나아가는 이상 심판의 이익이 없다"는 별개의견을, 이종석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적법절차원칙 뿐만 아니라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배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이번 헌법소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등이 2016년 청구했다. 이후 지난해 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 등 사건 수사 명목으로 기자와 시민, 정치인의 통신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한 것을 문제 삼는 헌법소원도 제기됐는데, 헌재는 이들 모두를 병합해 심리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헌재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이뤄질 국회 법 개정 논의에 적극 참여해 전기통신사업자로부터 통신자료를 제공받는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수사상 목적도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법 개정 전에는 통신자료 조회 심사 등 지난 4월부터 시행한 자체 통제방안을 통해 적법성을 넘어 적정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가겠다"라고 말했다.
통신자료
개인정보
수사
박수연 기자
2022-07-21
헌법사건
헌재 "공수처법 '합헌'… 권력분립 원칙 등에 위배되지 않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8일 강석진 전 의원 등 옛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100여명이 제기한 공수처법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낸 같은 취지의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5(합헌)대 3(위헌)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2020헌마264, 2020헌마681). 헌재는 △공수처 수사 대상인 고위공직자의 범위를 규정한 공수처법 제2조와 △공수처의 직무 등을 규정한 제3조 △공수처 검사의 자격을 규정한 개정 전 공수처법 제8조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를 규정한 제24조 등의 위헌성 여부에 대해 판단했다. 헌재는 우선 공수처가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대해 "공수처가 수행하는 수사와 공소제기 및 유지는 헌법상 본질적으로 행정에 속하는 사무에 해당한다"며 "공수처는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에 소속되고 그 관할권의 범위가 전국에 미치는 중앙행정기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수처가 중앙행정기관임에도 기존의 행정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대통령과 기존 행정조직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형태로 설치된 것은 수사처 업무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라며 "공수처는 직무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매우 중요한데, 공수처가 행정권을 행사한다는 이유로 기존 행정조직의 위계질서 하에 편입시킨다면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의 권한 행사에 대해서는 여러 기관으로부터의 통제가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공수처가 독립된 형태로 설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또 공수처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공수처 수사 대상은 높은 수준의 청렴성을 필요하므로, 고위공직자가 공수처법상 고위공직자범죄를 범한 경우 공수처의 수사 또는 기소 대상으로 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며 "이들 가족 역시 고위공직자와 생활공동체를 형성하는 밀접·긴밀한 관계에 있으므로,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존 검사가 아닌 공수처 검사에게도 영장청구권을 인정한 것이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헌재는 "헌법에 규정된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인 검사로서, 공익의 대표자이자 수사단계에서의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지위에서 그에 부합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자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검찰청법상 검사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공수처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수사관을 지휘·감독하고, 단지 소추권자로서 처벌을 구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는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석태,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검찰에서 수사중인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보충의견을 내고 "공수처와 다른 수사기관 사이에 수사 사무의 조정·배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복수사로 인해 피의자의 법적 지위가 불안정해지고 불필요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독립된 위치에서 고위공직자 등의 범죄를 수사할 수 있도록 공수처장의 이첩 요청 권한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공수처법은 권력분립 원칙에 위반해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적법절차원칙에도 위반된다"며 반대(위헌)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검사가 가지는 수사권과 공소권은 국가의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해 일원적인 권력행사가 이루어져야 하는 시원적(始原的) 행정행위로서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행정영역"이라며 "그럼에도 공수처법은 검사에게 귀속되어 있던 권한과 기능 중 가장 중요한 수사권과 공소권의 일부를 분리해 행정각부에 소속되지 않은 수사처에 부여하고 있고, 이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장이 고위공직자범죄 등 수사와 관련해 이첩을 요청하면 검사가 관련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해야 하는데, 이는 공수처가 헌법과 법률에 의한 검사보다 우위의 입장에서 검사의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에 관한 권한과 기능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공수처로 사건이 이첩되는 경우 피의자의 출석·방어권 행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공수처법은 피의자의 이익을 고려한 규정을 전혀 두고 있지 않다"며 "이는 권력의 남용 방지를 위한 수사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위반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나아가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공수처법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고, 평등권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두 재판관은 "공수처가 수사권과 공소권을 행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 중에는 형법상 직권남용, 직무유기와 같은 법관의 재판 업무 자체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범죄도 포함되어 있다"며 "자칫 공수처 검사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법관의 재판 자체에 대해 내사를 포함한 수사 등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내사가 이루어지는 것만으로 사법권 및 법관의 독립 등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이고, 나아가 헌법이 보장한 재판 당사자의 재판 청구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선애 헌법재판관은 "헌법소원심판의 적법요건인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을 충족하지 못해 부적법하다"며 각하 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은 "청구인들이 수사처의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이 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평등권 또는 신체의 자유 등의 침해 사유는, 단순히 장래에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고 현재 그 사유의 발생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옛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지난해 "공수처는 헌법상 통제와 견제를 본령으로 삼는 권력분립원칙과 삼권분립원칙에 반하고 국민의 기본권과 검사의 수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공수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권력분립원칙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
손현수 기자
2021-01-28
선거·정치
헌법사건
'위헌 논란' 패킷감청… 헌재, 5년 끌다 "청구인 사망" 심판종료
인터넷 실시간 감청 문제로 논란이 됐던 '패킷(전자신호)감청'의 위헌여부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5년이나 심리를 끌다가 청구인 사망에 따른 심판종결이라는 허망한 결론을 내놨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전직 교사인 고(故) 김형근씨가 패킷감청의 요건과 절차 등을 담은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 7호, 제5조 2항, 제6조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사건(2011헌마165)에서 위헌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심판절치 종료를 선언했다. 청구인이 사망했거나 청구를 취하하면 내리는 결정이다. 2011년 3월 헌법소원을 낸 김씨는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다 지난해 9월 간암으로 사망했다. 문제의 통신비밀보호법 조항들은 내란죄나 국가보안법 위반 등 일부 범죄 혐의자에게 통신제한조치를 집행해 국가정보원이 인터넷 이용 내용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헌재는 "김씨가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기본권인 통신·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는 승계되거나 상속될 수 없는 일신전속적인 것이기 때문에 김씨의 사망으로 심판절차 종료를 선언한다"며 "청구가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김씨가 자신에게 내려진 유죄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인 김씨는 빨치산 추모제에 학생들을 인솔해 참가하고 이적 표현물을 인터넷 카페 등에 올린 혐의 등으로 기소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몇 차례 재판을 받았다. 국정원은 2010년 12월부터 2011년 2월까지 김씨 명의로 가입된 인터넷 전용회선과 인터넷전화 통화내역을 패킷감청했다. 패킷감청은 인터넷 회선에서 오가는 전자신호를 똑같이 복사하는 기술이다. 인터넷 검색과 메신저 대화, 파일 내려받기 등 모든 인터넷 이용 내역을 감시할 수 있다. 김씨는 패킷감청이 대상과 시기 등을 특정하지 않아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되고 통신의 자유, 사생활 비밀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김씨를 대리했던 이광철(45·사법연수원 36기) 변호사는 "패킷감청에 대한 헌법소원을 곧 다시 낼 예정"이라며 "5년 동안 사건을 끌었던 헌재가 이번에는 조속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도 이날 논평을 내고 "패킷감청이 헌법 원리에 부합하는지와 같은 중요한 쟁점을 담고 있어 예외적으로 본안 판단을 할 수 있는데도 헌재가 청구인의 사망을 핑계로 절차를 종료했다"며 "적정한 사례를 선택해 조만간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것"이라고 했다.
패킷감청
전자신호감청
통신비밀보호법
국가보안법
내란죄
통신제한조치
홍세미 기자
2016-02-26
헌법사건
DNA시료 채취는 위헌?… 헌재 공개변론
"지문채취가 위헌이 아닌데 유전자(DNA) 채취를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뭐죠?"(이진성 주심 재판관) "DNA정보는 유전적 관련성을 가진 사람들을 추적할 수 있고, 인종 프로파일링에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지문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인권침해 소지도 큽니다."(수형자 측 대리인) "DNA정보를 수집하는 것만으로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거나 신체의 자유가 침해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는 관련이 있을 수 있겠죠."(법무부 측 대리인) 11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는 유죄 판결이 확정된 후 DNA감식시료 채취를 요구받은 안모씨 등 5명이 'DNA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11헌마156 등)에 대한 공개변론이 열렸다. 2002년 성폭행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영등포 교도소에 수용중인 안모씨와 쌍용차 노사분쟁과 관련해 폭력행위 등으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서모씨 등 4명은 시료채취를 요구받자 헌법소원을 냈다. 이날 공개변론에서는 살인 등 특정 범죄를 저지른 경우 재범 위험성에 대한 구체적 판단 없이 DNA를 채취하는 것이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이미 확정판결을 받는 피고인에게 추가로 시료채취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반하는 지 등이 쟁점이 됐다. 2010년 7월 시행된 ''DNA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은 살인, 강간, 강도 등 11개 유형의 범죄를 저질러 구속된 피의자나 형이 확정된 사람에 대해 DNA 감식시료를 채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상자가 동의하면 임의채취 방법으로, 동의하지 않으면 영장을 통해 채취하도록 했다. 서씨 측 대리인인 이혜정(37·사법연수원 41기) 변호사는 "대상 범죄가 광범위한데다 범죄 예방 효과가 있는지도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재범의 위험성과 관련없이 정보를 채취하는 규정은 적법절차의 원칙, 영장주의 위배"라며 "DNA 정보 보존기간이 평생이라는 점에서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화성 연쇄살인사건 당시 4000여명이 넘는 사람이 DNA감식 시료를 채취당한 사례를 예로 들며 "DNA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은 국가의 감시를 강화하고 저인망식 수사를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해관계인인 법무부를 대리한 서규영(52·18기) 정부법무공단 변호사는 "우리 DNA법은 대상 범죄를 한정하고 있지만 영국이나 독일 등은 실형 선고가 가능한 모든 범죄에 대해, 미국의 29개 주는 경범죄까지도 DNA 시료채취 대상으로 규정하는 등 오히려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채취대상자에게 채취 거부권을 고지한 후 동의를 받거나, 부동의 때 판사가 영장을 발부한 경우에만 DNA감식시료를 채취할 수 있는 등 채취절차에서 인권침해 여지를 최소화하고 있고, DNA시료채취는 형벌이나 보안처분도 아니므로 형벌불소급 원칙이나 신뢰보호 원칙과도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청구인 측 참고인으로 나선 이호중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독일에서는 장래에 중대한 범죄를 저지를 재범의 위험성을 DNA시료 채취 요건으로 삼고 있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판사가 DNA법 제5조와 6조에서 규정한 범죄를 저지른 자인지만 확인할 수 있을 뿐, 실질적으로 DNA시료채취 여부를 통제할 아무런 권한이 없으므로 영장주의의 본질에 반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이해관계인측 대리인으로 나선 권창국 전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행법상 DNA채취, 검색 등에 활용되는 부분은 유전정보가 내재되지 않은 부분이고, 법에서 명시적으로 개인식별 목적에 국한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무분별한 침해를 방지하고 있으며, 활용되고 남은 샘플은 파기하도록 함으로써 유전정보 활용이나 유출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제거했다고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유전자채취
DNA
DNA정보수집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이용및보호에관한법률
디엔에이
형벌불소급원칙
시료채취
좌영길 기자
2013-07-12
헌법사건
형사일반
'검찰 즉시항고로 구속집행정지효력 중단'은 위헌
법원이 피고인에게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해도 검사가 즉시항고를 하면 구속집행 정지효력이 중단되도록 한 형사소송법 규정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번 결정으로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에 대해 검사는 즉시항고는 할 수 없고 집행정지 효력이 없는 보통항고만 할 수 있게 됐다. 헌재는 지난달 27일 서울고법이 형사소송법 제101조 제3항에 대해 낸 위헌제청심판사건(☞2011헌가36)에서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원칙,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며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구속집행정지결정에 대한 검사의 즉시항고를 인정하는 것은 검사의 불복을 그 피고인에 대한 구속집행을 정지할 필요가 있다는 법원의 판단보다 우선시킬 뿐만 아니라 사실상 법원의 구속집행정지결정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는 권한을 검사에게 부여한 것이라는 점에서 헌법 제12조3항의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어 "부당한 구속집행정지결정으로 피고인이 출소한 후 도망가거나 증거를 인멸함으로써 공정한 재판 진행이나 형의 집행에 차질을 가져오는 것을 예방한다는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되지만, 법원이 일정한 조건 하에 구속의 집행을 정지하는 경우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 등은 이미 법원 결정단계에서 고려됐다는 점, 구속의 집행정지 사유들은 한시적인 경우가 많아 그 시기를 놓치게 되면 피고인에게 집행정지의 의미가 없어지게 되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법원의 판단에 따라 잠시 석방될 필요가 있는 피고인이 검사의 즉시항고에 의해 석방되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보다 구속집행정지된 피고인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공익이 더 크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북부지법은 지난해 9월 성폭력범죄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은 이모씨가 모친상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하자 이틀간 같은 달 19~20일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했다. 그러나 검찰이 즉시항고해 구속집행정지결정의 효력이 정지되는 바람에 이씨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사건 항고심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은 같은 해 10월 26일 "형소법 조항에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는 한 건도 없었고, 지난해 3건이 있었다. 법원이 구속집행정지결정을 내리는 것은 한해 400~500건 정도다. 검찰 관계자는 "즉시항고제도가 거의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사안의 경우 성폭행 혐의로 중형이 선고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복범행을 할 우려가 있어 즉시항고가 됐던 사례"라며 "피해자에 대한 보복 등 2차 범행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계호문제 등 실무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종민 법무부 형사사법 공통시스템 운영단장도 지난달 27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을 통해 "프랑스는 범죄가 중하고 도주우려가 있을 경우 석방결정 후 4시간 이내에 고등법원장에게 검사가 항고와 함께 석방금지가처분 신청을 하면 고등법원 결정이 있을 때까지 석방되지 않도록 검사의 소추권을 강화하는 입법을 했다"고 지적했다.
구속집행정지효력
영장주의
즉시항고
적법절차원칙
과잉금지원칙
형사소송법
좌영길 기자
2012-07-02
행정사건
헌법사건
헌재, 영장주의 위반여부 공개 변론
불법체류 중인 이주노동자를 출입국관리소장이 긴급보호조치한 뒤 강제퇴거시킨 것이 영장주의원칙 등을 위반한 것인지를 심리하고 있는 헌법재판소가 12일 대심판정에서 공개변론을 열었다. '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던 네팔인 A씨와 방글라데시인 B씨는 2008년5월께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에 의해 긴급보호된 뒤 약 2주 뒤에 자국으로 강제퇴거당했다. 이에 A씨와 B씨는 변호인을 통해 자신들에 대한 긴급보호 및 강제퇴거명령이 헌법상 영장주의원칙과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2008헌마430). 이날 변론의 쟁점은 외국인의 기본권 주체성이 인정되는지와 출입국관리법상 보호제도가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였다. 청구인측 대리인으로 출석한 장서연(33·사법연수원 35기) 변호사는 "출입국관리법상 보호제도는 법관이 아닌 출입국관리소장 등이 발부한 보호명령서에 의해 용의자의 인신을 구속하도록 허용하고 있어 헌법상 사전영장주의와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측 대리인 김재방(38·〃39기) 변호사는 "보호제도는 이의신청 등 방어기회를 제공하는 규정이 있고 행정심판 등 사후적 사법심사 역시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으므로 이 사건 긴급보호 역시 그 요건을 다 갖춰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외국인인 청구인들에게 헌법상 근로3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참고인 자격으로 공개변론에 참석한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사건은 여러가지 정황에 비춰 볼 때 청구인들이 이주노동조합의 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것을 문제삼아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청구인들을 표적단속해 강제퇴거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이들의 노동3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출입국관리법 제51조3항은 '출입국관리공무원은 외국인이 도주하거나 도주할 염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에 사무소장·출장소장 또는 외국인보호소장으로부터 보호명령서를 발급받을 여유가 없을 때에는 그 사유를 알리고 긴급히 보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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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보호조치
강제퇴거
노동3권
영장주의
적법절차
정수정 기자
2011-05-13
헌법사건
BBK '동행명령'효력상실… 참고인수사 차질 빚을 듯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목영준 재판관)는 10일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이명박의 주가조작 등 범죄혐의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이른바 'BBK특검법'의 참고인 동행명령제 관련 조항을 제외한 나머지 조항들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2007헌마1468). 이에 따라 특검법의 효력이 모두 인정돼 정호영 특별검사팀에 의한 수사는 예정대로 15일부터 최장 40일동안 진행되게 됐다. 하지만 출석을 거부하는 주요 참고인 수사를 강제할 수 있는 '동행명령 조항'이 효력을 상실하면서 수사에 다소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재판부는 참고인 동행명령을 규정한 특검법 제6조 제6항, 제7항과 이를 거부시 벌금에 처하도록 한 제18조 제2항에 대해 헌법상 영장주의 내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또는 행동의 자유를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청구인들이 주장한 특정인을 겨냥한 처분적 법률로 기본권을 침해했고 대법원장의 특검 추천으로 권력분립원칙에 위배된다는 나머지 주장에 대해서는 모두 기각했다. ◇ 처분적 법률= 특검의 수사대상을 이명박 당선자로 한정해 규정하고 있어 논란이 많았던 특검법 제2조에 대해 다수의견은 "처분적 법률에 해당한다고 해 그것만으로 곧바로 헌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고 발생하는 차별이 합리적인 이유로 정당화되는 경우에는 헌법상 허용된다는 판례를 확립해 놓고 있다"며 특검법의 처분적 법률성은 인정하면서도 처분적 법률에 해당한다고 해 바로 위헌인 법률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특검의 인정 여부, 수사대상의 범위 등은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가 제반사정을 고려해 결정할 문제로서 국회의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므로 국회의 결정이 명백히 자의적이거나 현저히 부당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 한 그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대현 재판관은 "청구인들을 직접 수사대상으로 삼지 않아 기본권이 침해될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부적법 각하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검사 출신인 김희옥 재판관과 한나라당 추천인 이동흡 재판관은 "BBK 특검법은 개별인에 대한 법률로서의 성격도 가지고 있으므로 더욱 엄격한 심사척도에 의해 심사해야 한다"며 "이 법은 객관적 자료에 의해 뒷받침이 되지않은 반대 이해당사자의 주장에 터잡아 제정된 것으로 합리적 이유로 정당화할 근거를 찾기 어렵고 입법권을 남용해 청구인들의 '불법적인 심문을 받지 아니할 권리'를 침해하고 수사대상 규정이 불명확하고 포괄적이어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위헌 의견을 냈다. ◇ 대법원장 특검 추천권= 권력분립원칙에 반한다는 문제제기가 있어온 특검법 제3조에 대해 다수의견은 "법관의 신분과 재판의 독립이 보장돼 있으므로 대법원장이 구체적 사건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대법원장은 특검을 추천하는 것에 불과하고 임명은 대통령이 하므로 소추기관과 심판기관이 분리되지 않았다거나 자기 자신의 사건을 스스로 심판하는 구조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특검제도의 도입을 입법부가 결정하고 임명권한을 헌법기관간에 분산시키는 것이 권력분립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대현 재판관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의견을, 김희옥·이동흡 재판관은 '소추기관과 심판기관의 분리원칙','권력분립원칙'에 반한다며 위헌의견을 냈다. ◇ 참고인 동행명령제= 다수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참고인은 수사의 협조자에 불과하므로 참고인에 대한 출석을 강제해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돼서는 안 되고 예외적으로 강제출석이 요구되는 경우에도 신체의 자유 제한은 필요 최소한으로 그쳐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행 형사소송법상, 입법론상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다른 수단이 있음에도 형사소송절차와 달리 동행명령제 규정을 둔 것은 피해최소성과 법익균형성을 결여,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반해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위헌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달리 이공현·김종대 재판관은 "형벌에 의한 불이익을 통해 심리적·간접적으로 일정한 행위를 강요하는 것에는 영장주의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동행명령조항은 영장주의 위반이 문제될 수 없으나 과잉금지원칙에는 위반돼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조대현 재판관은 제6조 제6항과 제7항은 단순히 동행명령과 그 집행 명령만을 규정한 것이어서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는 조항이 아니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고 명령 불응시 벌금형을 부과하도록 한 제18조 제2항만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해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의견을 냈다. 송두환 재판관은 제한된 인력과 조직으로 극히 단시간의 한시적인 활동을 통해 국민적 의혹과 관심의 대상이 된 사건의 진상을 조속히 밝혀야 하는 특검의 특수성, 현행 형소법상의 규정에 의한 참고인 조사의 한계 등을 이유로 합헌의견을 냈다. 이날 김복기 헌재공보관은 "대통령 당선자와 관련된 헌법소원이어서 사회적 혼란을 조속히 해결해야겠다는 재판관들의 합의가 있었다"며 "지난 2주간 신중을 기해 결정을 했으며 법리적 논쟁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조속히 마무리 하겠다는 책무를 느꼈다"고 접수후 13일만에 결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BBK특검법
참고인동행명령제
이명박주가조작
영장주의
과잉금지원칙
신체의자유
평등권
동행명령
여태경 기자
2008-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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