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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외국인은 건보료 체납하면 곧장 보험급여 제한' …국민건강보험법 '헌법불합치'
외국인 지역가입자가 건강보험료을 체납하면 다음 달부터 곧바로 보험급여를 제한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제109조 제10항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했다(2019헌마1165). 헌재가 정한 법 개정 시한은 2025년 6월 30일이다. 국민건강보험법 제109조 제10항은 지역가입자인 국내 체류 외국인이 보험료를 체납한 경우 체납일부터 체납 보험료를 완납할 때까지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먼저 외국인에 대해 보험급여 제한을 달리 실시하는 것 자체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외국인이 보험료를 체납하더라도 징수가 어렵고 보험료 납부 의무를 회피하는 것이 내국인에 비해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헌재는 그렇더라도 현행 보험급여제한 조항은 "합리적인 수준을 현저히 벗어난다"며 "합리적 이유 없이 외국인인 청구인들을 내국인 등과 달리 취급한 것이므로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내국인 지역가입자의 경우 체납횟수가 6회 이상이면 체납한 보험료를 완납할 때까지 가입자와 피부양자에 대해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데, 보험료가 6회 이상 체납됐다고 곧바로 급여제한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별도의 처분을 해야만 급여제한 효력이 발생한다"며 "또 체납 보험료에 대한 분할납부 승인제도도 있어 건보공단으로부터 체납 보험료의 분할납부 승인을 받고 승인된 보험료를 1회 이상 냈으면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외국인 지역가입자는 이러한 예외규정이 모두 적용 배제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급여제한 조항은 아무런 예외 없이 보험급여를 제한해 경제적 사유로 보험료를 납부할 능력이 없는 외국인 지역가입자에게는 질병, 사고, 상해 발생 시 치명적 위험성이 생긴기는 것에 더해 가족 전체의 생계가 흔들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에게도 내국인과 동일한 급여 제한 조건을 적용하고 예외 조항을 마련한 독일의 예를 들며 "보험재정의 건전화라는 공익을 추구하면서도 저소득층 외국인 가입자에게 최소 필수적인 치료에 한해 보험급여를 제공하는 등 양자 간의 균형을 이루는 방식이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보험급여제한 조항의 위헌성은 보험급여 제한을 실시하는 것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에 대해 체납횟수와 경제적 사정을 고려해 보험급여제한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보험료 체납에 따른 보험급여제한이 실시된다는 통지절차도 전혀 마련하지 않은 것에 있다"며 "그러한 위헌성을 제거하고 합헌적으로 조정하는 데엔 여러 가지 선택 가능성이 있고 입법자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그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헌재는 납부할 월별 보험료 하한을 전년도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평균을 고려해 정하는 구 장기체류 재외국민 및 외국인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기준 및 보험료 납부단위인 세대의 인정범위를 가입자와 배우자 및 미성년 자녀로 한정한 보건복지부고시 등에 대해선 기각 결정했다. 또 체류 기간 연장 허가 심사 시 보험료 체납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 출입국관리법 제78조 제2항 제3호 내용에 대해선 기본권 침해의 적법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각하 결정했다. 우즈베키스탄 국적(고려인)인 A 씨는 어머니, 자녀와 함께 방문취업 체류 자격으로 한국에 체류하면서 2018년 11월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임의가입해 현재까지 그 자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와 자녀는 2019년 1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으로 시행일인 같은해 7월 16일부터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당연가입됐다. 시리아 국적인 B 씨는 그의 어머니와 배우자, 자녀 4명과 함께 한국에 체류하면서 마찬가지로 2019년 7월 16일 국민건강보험에 지역가입자로 당연가입됐다. A 씨와 B 씨는 "장기체류 외국인의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 보험료 산정방식과 보험료 체납 시 불이익에 관한 국민건강보험법, 출입국관리법 및 보건복지부 고시 조항들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외국인
건보료체납
건강보험
국민건강보험법제109조제10항
한수현 기자
2023-09-26
산재·연금
헌법사건
"퇴직공제금 지급 유족 대상에서 외국 거주 외국인 유족 제외한 구 건설근로자법 위헌"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을 유족 범위에서 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유족을 제외한 구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3일 A 씨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구 건설근로자법 제14조 제2항이 위헌이라며 청구한 헌법소원사건(2020헌바471)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한국에서 건설근로자로 일하다 사망한 B 씨의 아내로, 베트남에 거주하는 베트남 국적의 A 씨는 B 씨가 한국에서 일하며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돈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던 중 B 씨는 2019년 9월 터널 건설공사 현장에서 일하다가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A 씨는 건설근로자공제회를 상대로 퇴직공제금 지급을 구했지만 공제회는 A 씨가 "구 건설근로자법 제14조 제2항에 따른 '외국국적의 외국거주 유족'에 해당한다며 지급을 거절했다. 결국 A 씨는 공제회를 상대로 퇴직공제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고, 소송 중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했지만 법원이 퇴직공제금 청구의 소를 기각하는 한편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도 기각하자 2020년 9월 헌법소원을 냈다. 구 건설근로자법 제14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라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을 유족의 범위와 그 순위에 대하여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3조 및 제65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3조 제 1항은 '유족보상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자(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자)는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유족(그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자로서 외국에서 거주하고 있던 유족은 제외한다) 중 배우자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 한다. 이 경우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유족의 판단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건설근로자 퇴직공제금 제도는 사업주가 납부한 공제부금만을 재원으로 하여 마련된 퇴직공제금을 건설근로자공제회가 건설근로자 혹은 그 유족에게 지급하는 것이어서 '외국거주 외국인유족'에게 퇴직공제금을 지급하더라도 국가의 재정에 영향을 미칠 일이 없고, 사업주의 추가적 재정 부담이나 건설근로자공제회의 재원 확보가 문제될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건설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외국거주 외국인유족'은 자신이 거주하는 국가에서 발행하는 공신력 있는 문서로서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을 유족의 자격'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어 건설근로자공제회의 퇴직공제금 지급 업무에 특별한 어려움이 초래될 일도 없다는 점에서 외국거주 외국인유족을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을 유족의 범위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퇴직공제금은 일시금으로 지급되는 것이어서 '건설근로자의 사망 당시 유족인지 여부'만 확인하면 되므로 '외국거주 외국인유족'이 '외국인'이라는 사정 또는 '외국에 거주'한다는 사정이 '대한민국 국민인 유족' 혹은 '국내거주 외국인유족'과 달리 취급받을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어 해당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헌재 관계자는 "2019년 11월 개정된 건설근로자법 제14조 제2항은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을 유족의 범위를 정하며 더 이상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규정을 준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규정하면서 '외국거주 외국인유족 제외 규정'을 따로 두지 않아, 개정법 시행 이후에 퇴직공제금 청구권이 발생한 경우에는 '외국거주 외국인유족'도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건설근로자법제14조제2항
퇴직공제금
외국인유족
박수연 기자
2023-03-26
헌법사건
헌재, "강제퇴거 외국인 무기한 보호는 위헌"
강제퇴거대상자의 보호기간 상한을 규정하지 않은 출입국관리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다만 단순위헌결정을 선고할 경우 법적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개정시한을 2025년 5월 31일로 못박았다. 헌재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에 대해 수원지법, 서울행정법원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사건(2020헌가1 등)에서 재판관 6(헌법불합치)대 3(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강제퇴거명령과 동시에 보호명령을 받은 A 씨 등은 보호명령 등의 취소 재판 중 출입국관리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은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은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을 여권 미소지 또는 교통편 미확보 등의 사유로 즉시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외국인의 출입국과 체류를 적절하게 통제하고 조정해 국가의 안전과 질서를 도모하는 해당 조항의 입법목적과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된다"면서도 "그러나 보호기간의 상한을 두지않고 강제퇴거대상자를 무기한 보호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보호의 일시적·잠정적 강제조치로서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선애 헌법재판관도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며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헌재는 "단순위헌결정을 선고하면 용인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등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한다"며 입법 개선 시한을 2025년 5월 31일로 정했다. 반면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헌재는 2018년 2월 같은 조항을 합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며 "선례를 변경하려면 선례 판단에 법리상 잘못이 있다거나 사정변경이 있어야 하는데 출국거부자 강제퇴거명령 집행의 어려움은 선례 이후 변화가 없고 판단을 변경할 만한 다른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입법자는 합리적인 보호기간의 상한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보호의 개시나 연장 단계에서 보호의 타당성을 심사할 역할을 어느 기관에 부여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를 거쳐 제도를 개선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출입국관리법제63조
출국거부
강제퇴거명령
보호기간
박수연 기자
2023-03-24
군사·병역
헌법사건
"영주 목적 아닌 부모 해외체류 중 출생, 병역의무 해소해야 국적이탈 '합헌'"
부모의 외국 유학 중 출생한 경우 등 외국에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직계존속으로부터 태어나 복수국적을 갖게 된 남성이 우리 국적을 이탈하려면 병역의무를 먼저 해소하도록 해 국적이탈을 제한하는 국적법 조항과 복수국적자가 외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에만 국적이탈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한 국적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관여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2월 23일 이같은 내용을 규정한 구 국적법 제12조 제3항과 제14조 제1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2019헌바462, 2020헌바603). 구 국적법 제12조 제3항은 '직계존속이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자'의 경우 반드시 병역의무를 해소해야만 국적이탈을 신고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국적법 제14조 제1항은 모든 복수국적자에게 '외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에만 국적이탈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외국에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직계존속으로부터 태어난 자의 국적이탈을 제한하는 조항과 관련해 헌재는 "해당 조항은 모든 복수국적자에게 국적이탈시 일률적으로 병역의무 해소를 요구하지 않고 '직계존속의 영주목적 없는 국외출생자'에게만 일률적으로 병역의무 해소를 요구함으로써, 부모가 외국이주를 결정하는 등 장차 대한민국과의 유대관계가 형성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병역의무 해소 없는 국적이탈을 허용해 국적이탈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직계존속의 영주목적 없는 국외출생자'에 대해서도 병역의무 해소 없는 국적이탈을 허용한다면 그가 계속 가족과 함께 국내에서 생활하면서 국적이탈을 통해 병역의무를 회피하는 행동을 보이더라도 이를 방지할 방법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조항으로 제한받는 사익은 '직계존속의 영주목적 없는 국외출생자'가 국적이탈을 하려는 경우 모든 대한민국 남성에게 두루 부여된 병역의무를 해소하도록 요구받는 것에 지나지 않는 반면 공익은 대한민국이 국가 공동체로서 존립하기 위해 공평한 병역분담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보호하여 국방역량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므로 매우 중요한 국익"이라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외국에 주소 없는 자의 국적이탈을 제한하는 조항에 대해서 헌재는 "일반적으로 국적제도의 운영에 있어서는 복수국적자의 위와 같은 행동을 억지할 필요가 있어 외국에 생활근거 없는 자에 대한 국적이탈 제한은 유럽국적협약(European Convention on Nationality) 등 여러 해외입법례에서 복수국적자의 기회주의적 국적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방식으로 널리 채택되어 왔으므로 해당 조항이 그 자체로 과도한 제한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주로 국내에서만 생활하며 대한민국과 유대관계를 형성한 자가 외국에 아무런 생활근거 없이 단지 법률상 외국 국적을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사정을 빌미로 국적을 이탈하려는 행위를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제한받는다고 하여 어떤 과도한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보기도 어려워 해당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2000년 10월 대한민국 국민인 부모의 미국 유학 중 태어나 선천적으로 한·미 복수국적을 취득한 A 씨는 2018년 3월 경 국적이탈을 신고했지만 '직계존속의 영주목적 없는 국외출생자'에 해당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병역의무를 해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고가 반려됐다. A 씨는 반려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진행했지만 1심에서 기각되자 항소심에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해줄 것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그러자 A 씨는 2019년 11월 헌법소원을 냈다. A 씨의 항소와 상고도 기각됐다. 2001년 4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로부터 미국에서 태어난 선천적 한·미 복수국적자인 B 씨는 2019년 1월 경 국적이탈을 신고했지만, 그가 대부분 국내에서 성장했으며 단지 외국에 있는 친지 주소에 등록을 한 것에 지나지 않아 외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B 씨는 반려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진행했지만 1심에서 기각됐다. B 씨는 항소심에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항소 기각과 함께 신청도 기각되자 2020년 12월 헌법소원을 냈다. 한편 B 씨의 상고 기각됐다. 헌재 관계자는 "심판대상조항들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헌재가 판단한 최초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병역의무
국적법제12조제3항
국적이탈
박수연 기자
2023-03-02
헌법사건
8촌 이내 근친혼 금지는 '합헌', 혼인 무효는 '헌법불합치'
민법이 8촌 이내 혈족 사이의 혼인을 금지한 것은 합헌이지만, 8촌 이내 근친혼을 혼인 무효 사유로 정한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A 씨가 8촌 이내 혈족 사이의 혼인을 금지한 민법 제809조 제1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바115)에서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다만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 조항을 위반한 혼인을 무효로 하는 민법 제815조 제2호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하고, 개선 입법 시한을 2024년 12월 31일로 못 박았다. A 씨는 B 씨와 2016년 5월 혼인신고를 했는데, B 씨는 석달 뒤 A 씨와 6촌 사이임을 이유로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이들의 혼인신고가 8촌 이내 혈족 사이의 혼인신고이므로 민법 제809조 제1항, 제815조 제2호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했다. A 씨는 항소심 중 이들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18년 2월 헌법소원을 냈다. 현재 A 씨 부부의 혼인무효소송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헌재는 우선 8촌 이내 근친혼을 금지한 민법 제809조 제1항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금혼조항은 근친혼으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고 가족제도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며 "8촌 이내 혼인을 금지한 것은 근친혼의 발생을 억제하는데 기여하므로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산업화·도시화 등과 같이 친족 관념이나 가족의 기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회·문화적 변동이 계속되고 있는 오늘날에도 친족 관념이나 가족의 기능에 관해 세대 간 견해의 변화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민법이 정한 친족의 범위를 고려한 금혼조항이 입법목적 달성에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제한을 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혼인이 금지되는 혈족의 범위가 외국의 입법례보다 상대적으로 넓은 것은 사실이지만, 역사·종교·문화적 배경이나 생활양식의 차이로 인해 다른 가족 관념이 있는 국가 사이의 단순 비교가 의미를 가지기 어려워 금혼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혼조항으로 법률상의 배우자 선택이 제한되는 범위는 친족관계 내에서도 8촌 이내의 혈족으로, 넓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에 비해 8촌 이내 혈족 사이의 혼인을 금지함으로써 가족질서를 보호하고 유지한다는 공익은 매우 중요해 법익균형성에 위반되지 않아 금혼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해 혼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남석 헌재소장과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8촌 이내의 혈족을 '근친'으로 여기는 관념이 오늘날에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통념이라고 보기 어렵고 친족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신분공시제도가 마련돼 있는 것도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촌수가 먼 친족의 경우에는 혈족관계의 존재나 그 촌수를 알기 어렵게 됐다"며 "금혼조항은 친족의 범위를 정하는 조항이 아니라 혼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항이기에 민법 제777조가 정한 친족의 범위와 상관없이 혼인의 자유를 제한할 필요가 있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금혼의 범위를 정했어야 할 것이다. 유전학적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8촌 이내의 혈족 사이에 혼인이 일률적으로 그 자녀나 후손에게 유전적으로 유해한지에 대한 과학적인 증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는 다만 8촌 이내 근친혼을 혼인 무효 사유로 정한 민법 제815조 제2호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다만, 2024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법이 개정될 때까지는 계속 적용하기로 했다. 8촌 이내 근친혼을 무효로 하는 조항에 대해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혼인당사자가 서로 8촌 이내의 혈족임을 우연한 사정에 의해 사후적으로 확인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그런데도 아무런 예외 없이 언제든지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 당사자나 자녀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8촌 이내의 근친혼 금지 조항을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으므로 이 조항도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헌재 관계자는 "8촌 이내 근친혼을 혼인 무효 사유로 정한 조항은 금혼조항에 위반한 혼인을 일률적으로 무효로 하기에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것"이라면서 "근친혼이 가족제도의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경우에도 무효로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며, 입법자는 이 결정의 취지에 따라 개선입법을 해 위헌적 상태를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엄경천(사법연수원 34기) 법무법인 가족 대표변호사는 이번 헌재 결정과 관련해 "혼인 무효 사건이 대법원에 계속 중이라면 입법 개선이 있을 때까지 대법원에서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기한 내 입법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상고기각이 확정되면 당사자는 (혼인 무효가 되기 때문에) 재산 분할 이슈가 있을 경우 재산 분할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재산 분할을 하고 싶어도 부당이득반환 등 일반 민사소송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부부 사이 재산을 청산하는 문제는 성격상 비송사건으로 처리를 해야 함에도 가사비송이 아닌 일반 민사소송으로 진행하게 되어 당사자의 실질적인 권리 구제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아울러 "현행 민법은 근친혼 금지규정을 두면서 일정한 경우에는 혼인무효사유로 규정하고, 나머지는 혼인취소사유로 규정하고 있다"며 "혼인신고 단계에서 시,구,읍면의 담당 공무원이 근친혼인 것이 확인되면 혼인신고서를 수리하지 않지만, 혼인신고 단계에서 근친혼이 확인되지 않아 걸러지지 않으면 혼인신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민법에서 혼인취소와 유사하게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사유를 규정하는 등 혼인무효의 예외사유를 규정하라는 것으로 보인다“며 ”민법은 혼인취소 소송을 제기할 없는 사유(일정 기간 경과, 임신 등)도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족의 범위가 전통적인 남계혈족 중심에서 (1990년 민법 개정 등을 통해) 여계혈족으로 확대되었는데, 여전히 남계혈족 중심으로만 생각하고 근친혼 범위가 넓지 않다고 판단한 헌재 결정은 재고의 여지가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을 기준으로 증조할아버지의 여동생은 5촌간고 그 딸의 딸의 딸과는 8촌간이지만 사실상 알 방법이 없고, 할머니의 4촌 여동생과는 6촌 사이이며 그 딸의 딸과는 8촌인데 이러한 경우 친족이라는 관념이 없으나 민법상으로는 친족”이라고 덧붙였다.
혼인무효
근친혼
민법제809조
박수연 기자
2022-10-27
헌법사건
'대마 수입자' 처벌 마약류관리법 합헌… 명확성 원칙에 위배 안돼
대마를 수입한 자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마약류관리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A씨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1항 5호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242)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했다. A씨는 2019년 3월 베트남에서 대마오일 카트리지 5개를 여행용 가방에 넣어 수하물로 기탁한 후 비행기에 탑승해 입국함으로써 대마를 수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 중 마약류 관리법 제58조 1항 5호 가운데 '제3조 7호를 위반해 대마를 수입한 자' 부분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같은해 7월 헌법소원을 냈다. A씨는 "대마오일은 미국인 남편의 것으로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이라며 "입국하는 사람이 대마를 구입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소지해 들여온 것인지와 무관하게 처벌하는 마약류관리법은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1961년 마약에 관한 단일협약'(조약 제139호)은 제1조 제1항 (m)에서 '마약의 수입 및 수출이라 함은 일국으로부터 타국으로 또는 동일국의 일지역으로부터 타지역으로 약품의 물리적 이전을 의미한다'고 규정해 반드시 마약을 구매해 이전할 것을 수입의 개념 요소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고, 관세법에서도 '수입'이란 '외국물품을 우리나라에 반입'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해 외국물품을 반드시 구입해 우리나라에 반입할 것까지 요구하고 있지 않아 심판대상조항에서 처벌대상으로 규정한 대마의 '수입'은 국외에서 대마를 소지하게 된 경위와 관계없이 국외로부터 국내로 대마를 반입하는 행위를 의미함이 명확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대마의 사용과 유통이 금지된 국내에 대마를 반입함으로써 국내에서의 대마 유통가능성과 그에 따른 해악을 증대시켰다면 그 대마를 소지하게 된 계기는 마약류관리법에 따른 규제의 필요성 면에서 중요한 고려요소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심판대상 조항은 대마를 국외에서 국내로 반입하는 일체의 행위를 대마 '수입'죄로 처벌하는 것이며 이러한 처벌의 필요성은 대마의 반입 경위나 동기, 대마의 직접 구매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해당 조항은 법정형의 하한이 5년이어서 죄질이 경미한 경우에는 법률상 감경이나 작량감경을 통한 집행유예도 가능해 해당 조항이 규정한 법정형이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로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대마 '수입'의 의미를 명확히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결정"이라며 "헌재는 관련 규정의 내용이나 대마 수입의 규제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에서 처벌대상으로 규정한 대마의 '수입'은 '국외에서 대마를 소지하게 된 경위와 관계없이 국외로부터 국내로 대마를 반입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마약류관리법제58조1항
대마오일
마약반입
박수연 기자
2022-04-06
헌법사건
비(非)의료인의 문신시술 처벌… 의료법 등 합헌
비(非)의료인의 문신 시술 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의료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31일 A씨 등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법 제27조 1항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마1343)에서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반영구화장시술 등 문신 시술 업자이거나 이와 같은 영업을 하려는 A씨 등은 의료인이 아닌 자의 문신시술업을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의료법 등에 대해 2017년부터 6건의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의료법 제27조 1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1호는 '의료법 제27조를 위반해 영리를 목적으로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업(業)으로 한 행위를 한 사람은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이 경우 100만 원 이상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문신 시술은 바늘로 피부의 완전성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색소를 주입하는 것으로 감염과 염료 주입으로 인한 부작용 등 위험을 수반하므로, 의료법 등은 의료인만이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해 안전성을 담보하고 있는 것"이라며 "외국의 입법례처럼 별도의 문신 시술 자격제도를 통해 비의료인의 문신시술을 허용할 수 있다는 대안이 제시되기도 하지만, 문신 시술에 한정된 의학적 지식과 기술만으로는 현재 의료인과 동일한 정도의 안전성과 사전적·사후적으로 필요할 수 있는 의료조치의 완전한 수행을 보장할 수 없고 이러한 대안 채택은 사회적으로 보건위생상 위험의 감수를 요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신 시술 자격제도와 같은 대안의 도입 여부는 입법재량 영역에 해당하는데, 입법부가 이와 같은 대안을 선택하지 않고 국민건강과 보건위생을 위해 의료인만이 문신 시술을 하도록 허용했다고 해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어 해당 조항은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또 의료인이 아닌 사람도 문신 시술을 업으로 할 수 있도록 관련 자격과 요건을 법률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 입법부작위와 관련한 헌법소원은 "이와 관련된 입법의무가 헌법 해석상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각하했다. 이에 대해 이석태·이영진·김기영·이미선 헌법재판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문신 시술은 치료 목적 행위가 아닌 점에서 여타 무면허 의료행위와 구분된다"며 "사회 인식의 변화로 그 수요가 증가해 선례와 달리 새로운 관점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재판관은 "미국·프랑스·영국 등의 입법례처럼 문신 시술자에 대해 의료인 자격까지 요구하지 않고도 안전한 문신 시술에 필요한 범위로 한정된 시술자의 자격, 위생적인 문신시술 환경, 도구의 위생관리, 문신시술 절차 및 방법 등에 관한 규제와 염료 규제를 통해서도 안전한 문신시술을 보장할 수 있다"며 "의사 자격을 취득해야만 문신 시술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 문제와 관련해 헌재는 2016년 합헌 선례(2016헌바332 등)의 입장을 유지했다"며 "의료인 자격에 이르지 않는 문신 시술 자격제도는 현행법에 상응하는 정도로 국민의 건강을 보호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보건위생상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지 여부는 입법재량의 영역에 속한다는 점을 확인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신
의료법제27조1항
박수연 기자
2022-03-31
헌법사건
국민참여재판 대상, 합의부 관할 사건으로 제한은 합헌
합의부에서 재판받는 피고인들만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국민참여재판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A씨 등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5조 1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0헌바537)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벌금형이나 징역형 등을 선고받거나 1심 재판을 받고 있던 A씨 등은 국민참여재판 대상사건을 1심 합의부 관할 사건으로 제한한 이 조항이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해줄 것을 법원에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 전원일치 합헌결정 하지만 헌재는 지난해 6월 해당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한 바 있는데, 이 같은 선례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개정 전 국민참여재판법은 법정형이 중하고 사회적 파급력이 커 피고인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강력범죄를 중심으로 대상사건을 규정했다가 저조한 신청률과 높은 철회·배제율로 인해 유명무실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상사건을 제1심 합의부 관할 사건 등으로 확대했다"며 "(국민참여재판)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성급하게 특정한 틀로 확정하는 것보다는 여러 형태의 장단점과 특징을 분석해 우리 실정에 맞는 제도로 정착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 대상사건의 범위를 결정함에 있어 실제 법원에서 충실하게 심리가능한 사건의 규모를 예상해 대상사건의 범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참여재판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배심원의 확보, 재판진행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의 확보, 다양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경험의 축적 등이 필수적인데 대상사건을 단독 관할 사건 등으로 확대할 경우 현실적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 항소의 제한 등과 같이 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형사제도의 효율적 운용을 위한 제도가 없고 배심원 평결에 기속력도 없다"며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해당 조항이 1심 합의부 관할 사건 등으로 재판받는 피고인과 단독판사 관할 사건 등 그 외의 사건으로 재판받는 피고인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
국민의형사재판참여에관한법률
국민참여재판법
합의부
국민참여재판
박수연 기자
2022-02-17
헌법사건
'외국인근로자 사업자 변경 사유 제한' 외국인고용법 "합헌"
외국인 근로자들의 사업장 변경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외국인고용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외국인근로자의 사업장 변경 사유를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 등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제한한 외국인고용법 조항과 그 사유를 구체화한 고용노동부 고시의 위헌 여부에 대한 헌재의 첫 판단이다. 헌재는 23일 외국인 근로자 A씨 등이 이같은 내용이 담긴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0헌마395)을 재판관 7(합헌)대 2(위헌)의 의견으로 기각했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A씨 등은 사용자의 일방적 근무시간 변경,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기숙사비 추가 공제, 협박성 발언, 보호장구 미지급 등을 이유로 사업장 변경을 하려고 했지만, 외국인고용법이 이같은 사유는 사업장 변경 사유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 당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외국인 고용 허가를 받은 사용자가 노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외국인 근로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사업장 변경 사유를 제한하는 것은 명백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구체적 사유를 정한 고용노동부 고시에 관해서도 헌재는 종래의 불명확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사유가 계속 추가되고 있으며 사업장 변경 사유에 미치지 못한 경우에도 권익보호협의회를 통한 사업장 변경이 가능한 이상 A씨 등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헌재는 "사업장 변경 사유 제한 조항은 원칙적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의사에 따른 사업장 변경을 금지하고 예외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허용함으로써 중소기업 등이 안정적으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내국인 근로자의 고용기회나 근로조건을 교란하는 것을 방지하며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효율적인 고용관리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외국인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해지하거나 갱신을 거절하고 자유롭게 사업장 변경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면 사용자로서는 인력의 안정적 확보와 원활한 사업장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고용법이 채택한 고용허가제는 사용자에 대한 규율을 중심으로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입국하는 외국인 근로자 본인에 대한 검증이 노동허가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므로 외국인 근로자 본인에 대한 입국에서의 완화된 통제를 체류와 출국에서의 강화된 규제로 만회할 필요성을 가지며 외국인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해지하거나 갱신을 거절할 때 자유로운 사업장 변경 신청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거나 입법재량의 범위를 넘어 명백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A씨 등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석태·김기영 헌법재판관은 현행 법령이 A씨 등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기에 현저히 부족하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사업장 변경 사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감독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해 고용허가제의 안정적 운영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사유 제한 조항이 원칙적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의사에 따른 사업장 변경을 금지하고 예외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허용하는 것은 직장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근로자
외국인고용법
근로조건
박수연 기자
2021-12-23
헌법사건
"1993년 이전 출생 재외국민 2세도 3년 초과 국내 체제하면 '2세 지위 상실' 합헌"
1993년 12월 31일 이전에 태어난 재외국민 2세도 18세가 된 이후 통틀어 3년을 초과해 국내에 체재하면 재외국민 2세의 지위를 상실하도록 해 특례를 배제한 병역법 시행령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 등이 "구 병역법 시행령 제128조 7항 2호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9헌마117,201)을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A씨 등은 1993년 12월 31일 이전에 출생한 재외국민 2세이다. 재외국민 2세는 6세 이전에 국외로 출국한 사람을 포함해 국외에서 출생한 사람으로서 △17세까지 본인과 부모가 계속해 국외에서 거주하면서 외국 정부로부터 국적·시민권 또는 영주권을 얻은 사람 또는 △영주권 제도가 없는 국가에서 무기한 체류자격을 얻은 사람 △5년 미만의 단기 체류자격만을 부여하는 국가에서 해외이주법 제6조에 따른 해외이주신고를 하고 계속 거주하고 있는 사람 등을 말한다. 그런데 병역법 시행령이 2011년 11월 23일 개정되면서 재외국민 2세 본인이 18세가 된 이후 통틀어 3년을 초과해 국내에 체재한 경우 재외국민 2세 지위가 상실되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이 규정은 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사람부터 적용됐으나, 병역법 시행령이 2018년 5월 28일 개정되면서, 1993년 12월 31일 이전에 출생한 재외국민 2세도 3년을 초과해 국내에 체재한 경우 재외국민 2세 지위를 상실하도록 하되, 국내체재 기간은 시행령이 시행된 날인 2018년 5월 29일 이후 국내에 체재한 기간부터 기산하도록 했다. 이에 A씨 등은 해당 병역령 시행령이 자신들의 행복추구권, 거주·이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재외국민 2세의 지위를 취득한다 하더라도 그 즉시 병역의무가 면제되는 것이 아니라 38세에 이르기까지 병역의무의 이행이 연기될 뿐이므로, 38세에 도달해 병역의무가 면제되지 않는 한, 언제든지 국외여행허가가 취소되어 병역의무가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1993년 12월 31일 이전 출생한 재외국민 2세와 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재외국민 2세는 병역의무 이행을 연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며 "두 집단을 동일하게 취급해 출생년도와 상관없이 '3년을 초과한 국내체재'라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 재외국민 2세 특례의 적용을 배제해도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심판대상조항은 사실상 생활 근거지가 대한민국에 있는 것으로 보여 병역의무 부과에 있어 재외국민 2세 지위를 상실시키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출생년도에 따라 적용 여부를 달리함으로써 발생하는 병역의무 부과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고, 병역의무자가 특례를 악용하는 것을 방지해 병역의무의 평등한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등한 병역의무 이행의 확보는 국방의 의무 영역에서 반드시 달성돼야 하는 것으로서, 단지 출생년도만을 기준으로 특정 집단에 대한 특례를 인정해 해당 집단이 이러한 특례를 악용하거나 병역의무를 회피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병역법
재외국민
영주권
박미영 기자
202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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