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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긴급조치 따라 유죄 선고, 법관의 불법행위 아니다"
과거 수사기관과 법관이 긴급조치 제9호에 따라 공소를 제기하고 유죄판결을 내렸더라도 직무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고, 이들의 구체적인 위법행위가 드러났을 때에만 국가가 배상책임을 진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지난 27일 긴급조지 제9호 위반으로 실형이 선고돼 복역한 서모씨와 장모씨, 그의 가족 등 1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3다21762)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령이 위헌으로 선언되기 전 그 법령에 기초해 수사가 개시되고 유죄판결이 선고됐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수사기관과 법관의 직무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해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유신헌법이 긴급조치는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긴급조치 제9호가 위헌·무효임이 선언되지 않았던 이상 공무원의 고의·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로 수집한 증거에 기초해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으나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유죄판결에 의한 복역에 대해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씨와 장모씨는 계명대에 재학 중이던 1976년 6월 유신헌법 폐지를 주장·선동했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에 강제연행됐다. 이들은 고문과 가혹행위 끝에 허위로 자백했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씨 등은 2004년 민주화운동심의위원회에 의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돼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1·2심은 국가는 서씨에게 2억1500만원을, 장씨에게 2억500만원, 가족들에게도 2000만~34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합법을 가장한 국가 폭력에 면죄부를 준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긴급조치제9호
유신헌법
국가폭력면죄부
법관의불법행위
긴급조치따라유죄선고
신소영 기자
2014-10-30
헌법사건
국민이 뽑은 가장 중요한 헌법재판소 결정 1위는
국민들은 지난 1988년 출범한 이래 헌법재판소가 선고한 결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결정으로 '친일재산 몰수규정 합헌 결정'을 꼽았다. 헌법재판소는 1일 창립 25주년을 앞두고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친일재산 몰수규정 합헌 결정(2008헌바141)이 1554표를 차지해 1위를 차지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헌재 주요결정 10선 표 참고> 설문조사는 19~30일 헌재가 25년간 처리한 2만2767건 중 주요 결정으로 선정한 25개 결정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조사가 진행돼 일반 시민 3344명, 법조출입기자 87명, 헌재 관계자 173명이 참여했다. 응답자 1명이 5개 문항을 복수로 선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친일재산 몰수규정 합헌 결정'은 2011년 3월 헌재가 '친일재산 환수 규정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 계승을 선언한 헌법 전문 등에 비추어 소급입법 금지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결정이다. 헌재 관계자는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고 친일 잔재 청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해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가진 결과라 여겨진다"고 말했다. 유신헌법 시절에 내린 대통령 긴급조치가 위헌이라고 선언한 결정(2010헌바132)이 1477표를 받아 2위를 차지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을 기각한 결정(2004헌나1)이 1458표로 그 뒤를 이었다. 한 헌법재판관은 "헌재 내부에서는 법리적으로 의미가 있거나 일반 생활에 밀접한 사건이 상위권을 차지할 줄 알았는데, 국민들이 정치적인 사건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그동안 1~4기 헌재가 국민의 자유권적 기본권 신장에 힘써온 만큼 5기 헌재는 사회적 기본권에 관한 선례를 제시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역할에 치중할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체자유'부터 '표현의 자유'까지 25년간 기본권 보장= '4반세기'를 맞은 헌재는 1988년 헌재가 생긴 이래 1~4기 헌법재판관들이 교체되는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1988년 첫해 접수된 위헌법률 심판은 13건,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은 25건,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은 1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접수된 위헌법률심판은 22건,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은 1183건,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은 502건이 접수됐다. 특히 헌재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헌법소원 사건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게 눈에 띈다. 창립 25주년을 맞아 주요 결정 후보로 선정된 결정 25건은 헌재의 역할을 여실히 보여준다. 1·2기 헌재는 주로 신체적 자유나 재판받을 권리에 관한 기본권과 관련된 결정이 두드러진다. 1992년에는 검사가 피고인에 대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의견진술을 하면 무죄판결이 나더라도 구속영장의 효력이 있는 것으로 보는 당시 형사소송법 제331조 단서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고(92헌가8), 피고인이 변호인과 접견할 때 수사관이 동석하는 것에 대해서도 위헌결정을 내렸다(91헌마111). 1997년에는 검사의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신청을 거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형사절차에서 피고인의 방어권 신장에 기여했다. 3기 헌재는 정치적 사건에 대한 판단이 이어지면서 헌재가 국민으로부터 존재감을 확인받았던 계기가 됐던 시기였다. 3기 구성원이었던 전직 재판관은 "처음으로 법률가 출신 대통령이 집권했던 시기였던 만큼 정치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건이 헌재를 통해 해결되는 사례가 많았고, 헌법재판소의 위상을 일반인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004년 헌재는 노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외에도 행정수도 이전이 위헌이라고 결정했으며, 25개 사건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 신임투표를 묻는 행위에 대해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도 이 시기였다(2003헌마694). 4기 헌재는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의미있는 결정을 많이 내렸다. 인터넷 실명제와 '미네르바 사건'으로 유명했던 전기통신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제한한 공직선거법이 헌재에 의해 위헌판단을 받았다. ◇5기 헌재, "사회적 기본권 선례 쌓아야" 당부= 전직 헌재 고위 관계자는 "1~2기 헌재가 신체적 자유 등 1차적 기본권을 보장하는 데 치중했다면, 3·4기에는 표현의 자유 등 2차적 기본권을 보장하는 역할을 했다"면서 "5기 헌재는 양극화 현상 등으로 인해 생긴 사회적 기본권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한철 헌재소장도 취임 때 5기 헌재는 경제민주화, 노동, 교육, 연금, 환경 등 다양한 이해관계와 사회적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헌법연구관은 "자유권적 기본권은 비교적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만, 사회권적 기본권은 입법자의 정책을 존중하면서 위헌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5기 헌재가 사회적 기본권에 대한 심사 기준이 될만한 선례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학계에서는 사회적 기본권을 구체적 기본권으로 인정하는 입장이 다수였는데, 헌재는 추상적 권리로 봐왔다"며 "헌재가 전향적으로 나서 사회적 기본권을 구체적 기본권으로 인정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5기 헌재가 사회통합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주요결정
위헌결정
합헌결정
헌법재판소설문조사
좌영길 기자
2013-09-02
헌법사건
대법원, 긴급조치 4호도 "위헌 무효"
대법원이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 긴급조치 제1호와 제9호를 '위헌'이라고 판단한데 이어 제4호에 대해서도 위헌 무효라고 선언했다. 이에따라 긴급조치 제4호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피해자나 유족도 재심과 함께 형사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지난 1974년 간첩선과 북한의 실생활에 대한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긴급조치 제4호를 비방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2년에 자격정지 1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던 추모(83)씨의 재심사건 상고심(☞ 2011도2631)에서 "긴급조치 제4호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무효"라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16일 확정했다. 긴급조치 제4호가 유신헌법 제53조에 근거를 둔 합헌적 조치라는 취지로 판시한 이전 대법원 판결도 모두 폐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긴급조치 제4호는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영장주의에 위배되며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학문의 자유 및 대학의 자율성 등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처음부터 유신헌법은 물론 현행 헌법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헌·무효"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재심 대상인 범죄사실에 대해 적용해야 할 법령은 재심 판결 당시의 법령이기 때문에 재심 당시 법령이 폐지된 경우에는 면소 판결을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법령 폐지의 이유가 당초부터 그 법령이 헌법에 위반돼 효력이 없는 경우라면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이 규정하는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긴급조치 제4호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피해자들은 재심 사유를 소명할 필요 없이 누구든 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긴급조치 제4호는 '민청학련' 사건으로 촉발된 학생들의 반독재투쟁을 막기 위해 1974년 4월 3일 선포됐다가 같은 해 8월 23일 긴급조치 제1호와 함께 해제됐다. 긴급조치 제4호는 △민청학련과 관련된 단체를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회합·통신·편의제공 등으로 구성원의 활동에 직간접으로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 금지 △민청학련 및 관련 단체의 활동에 관한 문서·도서·음반·기타 표현물을 출판·제작·소지·배포·전시·판매하는 일체의 행위 금지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수업·시험을 거부하거나 학교 관계자 지도·감독하의 정상적 수업과 연구활동을 제외한 학내외 집회·시위·성토·농성·기타 일체의 개별적 집단행위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한다. 긴급조치 제4호를 위반하거나 비방한 사람은 영장없이 체포·구속해 비상군법호의에서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최고 사형에까지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위반자가 소속된 학교는 폐교처분까지 가능했다.
민청학련
영장주의
표현의자유
민주주의
형사보상
유신헌법
긴급조치4호
온라인뉴스팀 기자
2013-05-16
국가배상
민사일반
헌법사건
형사일반
'긴급조치' 피해자·유족 형사보상 쉬워져
대법원이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 긴급조치 제9호가 '위헌'이라고 판단함에 따라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피해자나 유족도 재심과 함께 형사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이미 2010년 12월 긴급조치 제1호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번에는 긴급조치 제9호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재심사유를 제시할 필요 없이 바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결정까지 내려 피해자 구제 절차가 한결 쉬워졌다. ◇대법원, "긴급조치 9호는 위헌"=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전 동아일보 기자 홍종민 씨의 미망인 조연수 씨가 낸 형사보상청구소송(☞ 2011초기689)에서 "국가는 조씨에게 6066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제9호는 유신헌법 제18조(현행 헌법 제21조)가 규정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영장주의를 전면 배제함으로써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허가받지 않은 학생의 모든 집회와 시위, 정치관여행위를 금지하는 등 학문의 자유를 제한한 것으로 긴급조치 제9호가 해제 내지 실효되기 이전부터 유신헌법에 위반돼 위헌·무효이고 현행 헌법에 비춰봐도 위헌·무효"라고 밝혔다. 홍씨는 지난 1979년 긴급조치 9호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가 구속기소돼 1·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긴급조치 9호가 해제된 이후인 1980년 대법원에서 면소판결을 받았다. 이후 홍씨는 1988년 4월 사망했고, 조씨는 2011년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법원에 형사보상을 청구했다. ◇긴급조치 피해자, 재심청구 근거 두터워져=같은날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신 대법관)은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배남효 씨의 재항고(2010모363)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9호가 위헌·무효라고 판단된 이상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배씨는 긴급조치 9호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재심개시를 청구했지만, 서울고법은 "형사소송법 제420조 소정의 재심사유에 관한 주장과 증거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기각했었다. 이번 결정으로 긴급조치 위반으로 처벌을 받았던 사람은 누구라도 재심사유를 제시하지 않고도 재심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에 따르면 9차례에 걸쳐 발동된 긴급조치 위반으로 처벌받은 피해자는 1140명이다. 현재 긴급조치로 인해 재심이 신청된 사건은 서울고법에 80여건, 서울중앙지법에 20여건이고 대다수가 긴급조치 제9호와 관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헌재 '위헌심사권은 우리가'=하지만 대법원이 이번에 긴급조치는 국회 제정 법률이 아니므로 위헌 여부를 결정할 권한은 법원에 있다고 재확인함으로써 다시 헌법재판소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헌재는 지난달 21일 유신헌법 제53조와 긴급조치 1·2·9호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10헌바70)에서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긴급조치는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 봐야 하므로 위헌 심사권은 헌법재판소에 전속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피해자들은 형사소송법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할 수도,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재심을 청구할 수도 있게 됐다. 하지만 헌재법만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하는 사례는 드물 것으로 보인다. 재심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법원에 있으므로 기각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헌재 관계자는 "어느 한쪽 기관이 피해자 권리 구제를 부정하는 상황이면 몰라도 양 기관이 피해구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재심청구와 관련해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형사보상
긴급조치
위헌청구권
홍종민
동아일보기자
재심사유
유신헌법
좌영길 기자
2013-04-22
헌법사건
"헌법재판의 독자성 공고히"… 박한철 헌재소장 취임
박한철(60·사법연수원 13기) 신임 헌법재판소장은 12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열고 임기를 시작했다. 이로써 지난 1월 이강국(68·사시 8회) 전 소장 퇴임 이후 3개월여간 이어졌던 헌법재판소장 공석사태는 마무리됐다. 박 소장은 "헌법재판의 독자성을 더욱 공고히 할 필요가 있으며, 헌법은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상황 하에서 지속적으로 진화, 발전돼 나가는 것이므로 우리 국민의 헌법적 가치관에 부합하는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제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헌재가 그동안 이뤘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냉철한 자기반성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시작해야 한다"며 "늦춰진 정의는 더 이상 정의라고 할 수 없으므로 국민의 기본권 보호가 제 때 이뤄질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소장은 "헌재 구성원 모두가 헌법과 국민, 역사라는 3개의 거울로 늘 스스로의 모습을 비춰보고 성찰해 헌재가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역사로부터 훌륭한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이 전 소장과 송두환(64·사법연수원 12기) 전 재판관이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1월과 3월 각각 임기만료로 물러나면서 재판관 공백사태를 겪었다. 이 전 소장이 퇴임한 지난 1월 이후 헌재가 위헌결정을 내린 사례는 유신헌법을 비판하고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동조해 북한을 이롭게 했다는 혐의(대통령 긴급조치 위반 등)로 기소돼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오종상(72)씨 등 6명이 유신헌법 제53조와 긴급조치 1·2·9호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10헌바70)이 유일하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유신헌법
긴급조치
헌법소원사건
좌영길 기자
2013-04-12
국가배상
헌법사건
형사일반
긴급조치 법률과 동일 효력… 위헌심사권 헌재에 전속
유신헌법에 대한 비방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비상군법회의가 심판하게 한 대통령 긴급조치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이번 결정에서 "긴급조치는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헌재가 전속적으로 위헌판단을 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2010년 유신시절 대통령 긴급조치가 위헌이라고 한 대법원 판결을 겨냥한 것이다. 헌재가 심판 권한 범위를 두고 다시 대법원과 대립각을 세운 셈이다. ◇헌재, "긴급조치는 기본권 과도하게 제한해 위헌"=헌재는 21일 유신헌법을 비판하고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동조해 북한을 이롭게 했다는 혐의(대통령 긴급조치 위반 등)로 기소돼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오종상(72)씨 등 6명이 유신헌법 제53조와 긴급조치 1·2·9호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10헌바70)에서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오씨 등에게 적용된 긴급조치는 유신헌법 제53조에 근거한 것으로,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하고 형벌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영장주의나 법원의 권한에 대한 특별한 규정 등을 두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헌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것으로 보기 어렵지만 최소한 법률과는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 봐야 하므로 이에 대한 위헌 심사 권한은 헌법재판소에 전속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긴급조치 1·2·9호는 헌법개정을 주장하는 등의 일체의 행위를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태롭게 하는 범죄행위로 판단해 제정된 것이므로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비춰볼 때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고, 기본권 제한에 있어 준수돼야 할 방법의 적절성도 갖추지 못했다"며 "긴급조치 1·2호는 국민의 유신헌법 반대운동을 통제하고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해 국가긴급권이 갖는 한계를 일탈했다"고 설명했다. 긴급조치 1호 등은 1972년 제정된 유신헌법에 규정돼 있던 대통령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특별조치를 말한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천재·지변이나 재정·경제상 위기,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위해서 '헌법상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잠정적으로 정지'할 수 있는 긴급조치 조항을 헌법에 규정하고 9차례에 걸쳐 긴급조치를 발동했다. 1974년1월 선포된 긴급조치 제1호는 유신헌법 비방과 유언비어를 날조ㆍ유포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2호는 긴급조치 위반사건을 비상군법회의에서 심판하게 하는 내용이었으며, 9호는 대통령 긴급조치가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위반자는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신시절 정부시책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하고 유신체제의 비민주성에 대해 발언한 혐의로 기소돼 3년1개월을 복역한 오씨는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오씨는 이를 근거로 재심을 청구해 2010년 12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2010도5986)을 받자 지난해 7월 가족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2011가합78601)을 냈다. 법원은 오씨의 가족 4명에게 위자료 95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유신시절 긴급조치 피해자에 대한 첫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오씨는 대법원 재심 판결 전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 "긴급조치 위헌 판단은 헌재만 할 수 있다"=헌재는 대법원이 위헌이라고 판결한 대통령 긴급조치에 대해 각하결정을 내리지 않고 본안판단을 했다. 헌재는 "법률의 위헌여부는 헌법재판소가, 법률의 하위 규범인 '명령·규칙 또는 처분' 등의 위헌 또는 위법 여부는 대법원이 심사권한을 갖는다"고 밝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0년 오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긴급조치는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이 아니므로 법원이 위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헌재는 위헌법률 심판대상인 '법률'은 국회가 제정한 형식적 법률이 아니더라도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면 위헌 여부를 헌재가 심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헌재는 "오씨 등에게 적용된 긴급조치는 유신헌법 제53조에 근거한 것으로,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하고 형벌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영장주의나 법원의 권한에 대한 특별한 규정 등을 두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헌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것으로 보기 어렵지만 최소한 법률과는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 봐야 하므로 이에 대한 위헌 심사 권한은 헌법재판소에 전속한다"고 설명했다. 오씨는 긴급조치 외에도 유신헌법 자체를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았다. 1996년 헌재는 "헌법재판소가 위헌심사 대상으로 삼는 규범은 '법률'이고 헌법의 개별규정 자체가 위헌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은 명백하다"는 결정(94헌바20)을 내렸다. 때문에 이번 사건이 지정재판부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헌재가 과연 유신헌법조항에 위헌판단을 할 지도 관심거리였다. 그러나 헌재는 유신헌법 제53조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헌재는 "긴급조치를 발령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일 뿐 오씨의 재판에 직접 적용된 규정이 아니고, 유신헌법 제53조의 위헌을 주장하는 청구인들의 의사도 긴급조치의 위헌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므로 심판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 구제받기 쉬워져=2010년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사건은 585건이고, 피해자는 모두 1140명이다. 헌재 관계자는 "대법원이 먼저 대통령긴급조치가 위헌이라고 판단했지만, 재심을 청구하려면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재심사유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유죄판결을 받은 당사자들이 일괄적으로 구제를 받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헌재 결정은 당사자가 누구냐에 관계 없이 긴급조치 자체가 위헌이라는 것이므로 형사소송법상 재심사유를 따질 필요 없이 헌재 위헌결정을 근거로 피해자들이 재심을 청구할 수 있어 긴급조치 위반으로 처벌받은 많은 사람들이 재심을 통해 일괄적으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긴급조치로 인해 형사처벌을 받았던 피해자들은 헌재 결정을 근거로 무죄판결을 해달라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고, 재심에서 받은 무죄판결을 근거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오씨와 오씨의 가족들은 이미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2011가합78601)을 내 원고 일부승소판결을 받았다. 당시 오씨는 이미 민주화보상법에 의해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았기 때문에 위자료 청구가 기각됐지만, 오씨의 가족 4명은 위자료로 9500만원을 지급받았다. ◇검찰, 피해자 구제조치 전국 검찰청에 하달= 대검찰청은 21일 긴급조치 피해자들이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업무처리지침을 전국 검찰청에 내려보냈다. 지침 내용은 △향후 긴급조치 위반 사건 관련 재심이 청구될 경우 재판부에 이를 받아들여 달라는 의견을 개진할 것 △관련 사건에 즉시항고하지 않을 것 △이미 즉시항고해 진행 중인 사건은 이를 취하할 것 △이미 재심이 개시돼 계속 중인 경우 재판에서 무죄를 구형하고 상소하지 않을 것 △재심이 무죄를 선고한 후 상소심이 계속 중인 경우 상소 역시 취하할 것 등이다. 검찰은 또 대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대통령긴급조치1호 등 위헌결정에 따른 재심 안내'를 게시해 긴급조치 피해자와 유족들의 재심청구를 돕기로 했다. <좌영길·채영권 기자>
긴급조치
기본권제한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유신헌법
피해자구제
좌영길 기자
2013-03-25
헌법사건
긴급조치 위헌 판단권한 "대법원 아닌 헌재에 있다"
유신헌법에 대한 비방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비상군법회의가 심판하게 한 대통령 긴급조치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대법원은 2010년 유신시절 대통령 긴급조치가 위헌이라고 판결했으나, 헌재는 이번 결정을 통해 긴급조치가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대법원이 아닌 헌재가 전속적으로 위헌판단을 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헌재는 21일 유신헌법을 비판하고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동조해 북한을 이롭게 했다는 혐의(대통령긴급조치위반 등)로 기소돼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오종상(72)씨 등 6명이 유신헌법 제53조와 긴급조치 1,2,9호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10헌바70)에서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오씨 등에게 적용된 긴급조치는 유신헌법 제53조에 근거한 것으로,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하고 형벌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영장주의나 법원의 권한에 대한 특별한 규정 등을 두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헌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것으로 보기 어렵지만 최소한 법률과는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 봐야 하므로 이에 대한 위헌 심사 권한은 헌법재판소에 전속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긴급조치 1, 2, 9호는 헌법개정을 주장하는 등의 일체의 행위를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태롭게 하는 범죄행위로 판단해 제정된 것이므로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비춰볼 때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고, 기본권 제한에 있어 준수돼야 할 방법의 적절성도 갖추지 못했다"며 "긴급조치 1,2호는 국민의 유신헌법 반대운동을 통제하고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해 국가긴급권이 갖는 한계를 일탈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유신헌법 제53조에 대해서는 "긴급조치를 발령할 수 있는 근거규정일 뿐 오씨의 재판에 직접 적용된 규정이 아니고, 유신헌법 제53조의 위헌을 주장하는 청구인들의 의사도 긴급조치의 위헌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덧붙였다. 유신시절 정부시책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하고 유신체제의 비민주성에 대해 발언한 혐의로 기소돼 3년1개월을 복역한 오씨는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오씨는 이를 근거로 재심을 청구해 2010년 12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2010도5986)을 받자 지난해 7월 가족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2011가합78601)을 냈다. 법원은 오씨의 가족 4명에게 위자료 95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유신시절 긴급조치 피해자에 대한 첫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오씨는 대법원 재심 판결 전에 헌법소원을 냈다. 긴급조치 1호 등은 1972년 제정된 유신헌법에 규정돼 있던 대통령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특별조치를 말한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천재·지변이나 재정·경제상 위기,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위해서 '헌법상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잠정적으로 정지'할 수 있는 긴급조치조항을 헌법에 규정하고 9차례에 걸쳐 긴급조치를 발동했다. 1974년1월 선포된 긴급조치 제1호는 유신헌법비방과 유언비어를 날조ㆍ유포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2호는 긴급조치 위반사건을 비상군법회의에서 심판하게 하는 내용이었으며, 9호는 대통령 긴급조치가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위반자는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신헌법
긴급조치
판단권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영장주의
유신체제
좌영길 기자
2013-03-21
국가배상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대통령 긴급조치' 위헌여부 21일 선고
헌법재판소는 오는 21일 유신헌법을 비판하고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동조해 북한을 이롭게 했다는 혐의(대통령긴급조치위반 등)로 기소돼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오종상(72)씨 등 6명이 유신헌법 제53조와 긴급조치 1,2,9호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10헌바70)이 선고목록에 포함됐다고 19일 밝혔다. 2010년 2월 사건이 접수된 지 3년만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010년 12월 1974년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는 위헌이라고 먼저 판결했다(2010도5986). 헌재 관계자는 "대법원이 먼저 대통령긴급조치가 위헌이라고 판단했지만, 재심을 청구하려면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재심사유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유죄판결을 받은 당사자들이 일괄적으로 구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만약 헌재가 위헌결정을 내리면 결정 내용을 근거로 피해자들이 훨씬 쉽게 재심을 청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헌재가 긴급조치의 성격을 어떻게 볼 것이냐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헌재가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심사권이 대법원에 있다고 하거나 헌재와 대법원 모두에 있다고 판단하면 대법원 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헌재가 위헌심사권이 헌재에만 있다고 판단하면 대법원이 관할을 위반한 것이라는 논리가 돼 양 기관이 권한범위를 놓고 힘겨루기를 재연할 가능성이 커진다. 유신시절 정부시책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하고 유신체제의 비민주성에 대해 발언한 혐의로 기소돼 3년1개월을 복역한 오씨는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오씨는 이를 근거로 재심을 청구해 2010년 12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2010도5986)을 받자 지난해 7월 가족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2011가합78601)을 냈다. 법원은 이 소송에서 오씨의 가족 4명에 대해 위자료 95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유신시절 긴급조치 피해자에 대한 첫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오씨는 대법원 재심 판결 전에 헌법소원을 냈다.
진실규명
비민주성
긴급조치
유신헌법
유신시절
좌영길 기자
2013-03-19
헌법사건
'의문사' 장준하 선생, 39년 만에 재심 결정
유신헌법 개헌을 주장하다 긴급조치 1호 위반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이듬해 의문사한 고 장준하 선생에 대해 법원이 재심개시를 결정했다. 1974년 장 선생에게 징역형이 선고된 지 39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유상재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유족의 재심청구를 받아들여 장 선생에 대한 재심개시결정을 내렸다(2009재고합22).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긴급조치 1호는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 반대하고 헌법 개정·폐지를 주장하는 일체의 언동을 금하고, 위반한 자는 법관의 영장 없이 체포·구속·압수·수색하며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라며 "긴급조치 1호는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 신체의 자유와 헌법상 보장된 청원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위헌"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장 선생의 유죄 근거인 긴급조치 1호가 위헌·무효임을 뚜렷하게 입증할 자료와 정황이 새롭게 제시돼 재심 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 선생은 '개헌 100만인 선언'에 나서는 등 유신헌법 개헌을 주장한 혐의로 체포돼 1974년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을 선고받았지만, 병보석으로 석방됐다. 장 선생은 다음 해 1975년 8월 경기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돼 사망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0년 12월 '긴급조치 1호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판시했다(2010도5986).
유신헌법
긴급조치1호
장준하선생
기본권침해
재심개시
유신헌법개헌
신소영 기자
2013-01-10
헌법사건
'긴급조치' 법률인가 명령인가
유신 헌법 시절 내려진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심사권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중 어디에 있는지를 놓고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최고 사법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두 기관의 위상과도 직결되는 문제여서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 헌법은 '법률'의 위헌여부는 헌법재판소가 심사하고, 법률의 하위규범인 '명령·규칙'은 대법원이 심사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긴급조치가 법률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명령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긴급조치 위반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오종상(70)씨에 대한 재심사건 상고심(2010도5986)에서 무죄를 선고하면서 긴급조치는 법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유신헌법에 근거한 긴급조치는 국회의 입법권 행사라는 실질을 전혀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대상이 되는 '법률'에 해당하지 않아 긴급조치 위헌여부 심사권은 최종적으로 대법원에 속한다"고 명확하게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 직후 헌재 안팎에서는 "대법원이 위헌심사권과 관련해 월권을 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허영 헌법재판연구원장은 "긴급조치는 명칭은 명령이지만 법률적 효력을 갖고 있다"며 "실질적인 내용은 법률이니 당연히 헌재가 (위헌심사를)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은 명목상 '명령'이니까 한 것인데, 이건 형식논리일 뿐"이라고 대법원 판결을 비판했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헌법재판소는 13일 오씨 등 6명이 긴급조치 제1호, 2호, 9호와 유신헌법 53조에 대해 낸 헌법소원(2010헌바70 등)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고 본격 심리에 들어갔다. 심리결과, 헌재가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심사권이 대법원에 있다거나 헌재와 대법원 모두에 있다고 판단하면 대법원 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헌재가 위헌심사권이 헌재에만 있다고 판단하면 대법원은 관할에 오판(誤判)을 한 것이므로 권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날 공개변론은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심사의 관할권이 어디 있느냐에 집중됐다. 청구인측 대리인들은 "긴급조치는 법률적 효력을 갖는 것으로서 위헌 여부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에 심판권이 있다"며 "긴급조치 제1호, 2호, 9호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적법절차의 원칙 등에 위반되고 표현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원의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 무효·무죄판결은 피해자의 권리구제와 더불어 과거 긴급조치라는 이름 하에 행해진 사법폭력에 대한 최초의 반성적·사법적 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없지 않다"면서도 "헌법재판소법 제47조2항에 의한 일괄적인 형사재심을 통해,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실익을 얻을 뿐만 아니라 유신 긴급조치 시대의 종언과 아울러 '최고의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유신헌법,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선언을 함으로써 헌법의 수호자이자 실현자임을 선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선택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긴급조치는 법률적 효력을 갖는 것으로 헌재의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이 되며 긴급조치를 헌법적 효력을 갖는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역시 헌재가 위헌 여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태호 경희대 로스쿨 교수도 "긴급조치와 현행 헌법의 충돌문제는 단순한 신구법의 충돌이 아닌 상위법인 현행 헌법과 하위법인 긴급조치의 충돌로서 이미 폐지된 유신헌법에 의거해 발해진 긴급조치가 현행 헌법에 배치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권은 법원이 아니라 헌재에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이해관계인인 법무부의 관계자는 공개변론에 나오지 않았다. 다만 변론을 앞두고 "긴급조치 제1호, 2호는 유신헌법 폐지에 따라 실효돼 당해사건에서 형사소송법 제326조 4호에 따라 면소판결이 선고될 수밖에 없으므로 당해사건의 재판에 적용될 수 없다"라는 취지의 의견서만을 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헌재 관계자는 "헌재가 긴급조치에 대한 재판권이 대법원에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헌법해석을 잘했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은 당해사건만을 기속한다는 점과 대법원이 관할권과 관련해 판시한 부분이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법원 관계자는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법학계에서는 대법원이 위헌심사권을 남용했더라도 헌재가 대법원 판결을 취소할 수는 없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과거 헌재가 한정위헌결정을 무시한 대법원 판결을 취소한 적은 있지만 이번 경우는 대법원 판결이 먼저 나온 것으로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상원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이 규정한 헌재와 대법원 사이의 권한 분장에 관해서 대법원이 '잘못된' 해석을 해서 헌재가 대법원의 재판을 취소한다는 논리는 가능하겠지만, 헌법해석에 관한 의견 '차이'가 있다고 해서 헌재가 대법원의 판단을 취소할 권한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헌법상 최고의 사법기관들이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두고 위상 경쟁 양상을 보이자 양 기관이 사법기관으로서의 권위를 갖기 위해서는 공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헌재도 긴급조치를 위헌이라고 판단한다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결과가 다르지 않다"며 "위헌판단에 대해 대법원과 헌재 양자가 경쟁해 국민을 보호하는 긍정적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 판결을 당해사건에 대해서 위헌판단을 한 것으로 축소해석하고, 헌재는 긴급조치의 위헌성을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규범통제를 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긴급조치
유신헌법
법률
명령
긴급조치위헌여부심사권
이환춘 기자
201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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