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형사소송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낸 헌법소원이 각하됐다.
헌법재판소는 23일 유 전 연구관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제312조와 검사의 피의자 출석요구권을 규정한 같은 법 제200조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211)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됐던 유 전 연구관은 1심 재판 과정에서 형사소송법 312조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19년 6월 헌법소원을 냈다. 한편 유 전 연구관은 헌법소원과 별개로 지난 10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헌재는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의 무죄가 확정됐으므로 이 사건 출석요구 조항과 조서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이 당해 사건 재판의 결론이나 주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이 헌법소원 심판 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한편 유 전 연구관이 문제 삼았던 검사 작성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조항(형사소송법 제312조 1항)은 내년 1월 1일부터 피고인이 법정에서 간단한 부인의 의사표시를 하면 증거능력이 배제되는 것으로 개정됐다.
현재는 '검사가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여 인정되고,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어 피고인이 법정에서 부인하더라도 '특신상태' 등이 인정되면 검사 작성 피신조서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하지만 개정 형사소송법은 이 조항을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공판준비,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정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