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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에이즈 감염인 체액 전파 처벌하는 에이즈예방법 조항은 '합헌'"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람의 전파매개행위를 금지한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예방법 처벌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현 의학수준에 따라 에이즈 감염인이 치료를 잘 받을 경우 바이러스 전파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파가능성이 낮은 감염인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염사실을 알리고 한 전파매개행위는 처벌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합헌이라는 취지다. 헌재는 26일 A 씨가 청구한 에이즈예방법 제19조, 제25조 제2호 위헌제청 사건(2019헌가30)에서 재판관 4(합헌) 대 5(일부 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사건의 심판대상조항인 현행 에이즈예방법 제19조는 '감염인은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파매개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25조 제2호는 전파매개행위를 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합헌 의견을 낸 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형두 재판관은 우선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제한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이들 재판관은 "에이즈 감염인이 체내에 에이즈 원인 바이러스인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검출한계치 미만으로 억제된 상태에 있으면 별다른 예방조치가 없더라도 전파매개행위를 한 상대방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를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 다수 임상연구에서 드러난 공통된 결과"라며 "HIV의 전파가능성에 대한 현재의 의학수준과 국민의 법 의식 등을 반영한 규범적 재평가의 필요성, 상대방의 자기결정권 보장 필요성, 상대방에 의한 심판대상조항의 악용가능성 방지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의학적 치료를 받아 HIV의 전파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감염인이 상대방에게 자신이 감염인임을 알리고 한 행위'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어 "의학적 치료를 받아 HIV의 전파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감염인은, 상대방에게 자신이 감염인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그의 동의를 받은 경우 예방조치 없이도 성행위를 할 수 있다"며 "에이즈 비감염인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감염인와 성행위를 하는 상대방의 자기결정권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의학적 치료를 받아 HIV의 전파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감염인이 상대방에게 자신이 감염인임을 알리고 한 행위'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감염인에게는 자유로운 방식의 성행위가 금지되므로 그의 사생활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이 제한될 수 있다"며 "그러나 상대방은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감염인과의 성행위로 인하여 완치가 불가능한 바이러스에 감염돼 평생 매일 약을 복용하여야 하는 등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염인의 제한 없는 방식의 성행위 등과 같은 사생활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이 제약되는 것에 비해 국민의 건강 보호라는 공익을 달성하는 것은 더욱 중대하다"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감염인의 사생활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부 위헌 의견을 낸 유남석·김기영·문형배·이미선·정정미 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을 "감염인 중에서도 의료인의 처방에 따른 치료법을 성실히 이행하는 감염인의 전파 매개 행위까지도 예외 없이 전부 금지 및 처벌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이들의 사생활의 자유 및 일반적인 행동자유권을 감내하기 어려운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합헌 결정은 에이즈 감염인의 전파행위 처벌조항이 무조건 합헌이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처벌조항에 대한 합헌적 법률해석을 통해 처벌의 범위가 축소될 수 있기 때문에 합헌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즈예방법
에이즈
전파행위
HIV
홍윤지 기자
2023-10-26
헌법사건
비(非)의료인의 문신시술 처벌… 의료법 등 합헌
비(非)의료인의 문신 시술 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의료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31일 A씨 등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법 제27조 1항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마1343)에서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반영구화장시술 등 문신 시술 업자이거나 이와 같은 영업을 하려는 A씨 등은 의료인이 아닌 자의 문신시술업을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의료법 등에 대해 2017년부터 6건의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의료법 제27조 1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1호는 '의료법 제27조를 위반해 영리를 목적으로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업(業)으로 한 행위를 한 사람은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이 경우 100만 원 이상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문신 시술은 바늘로 피부의 완전성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색소를 주입하는 것으로 감염과 염료 주입으로 인한 부작용 등 위험을 수반하므로, 의료법 등은 의료인만이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해 안전성을 담보하고 있는 것"이라며 "외국의 입법례처럼 별도의 문신 시술 자격제도를 통해 비의료인의 문신시술을 허용할 수 있다는 대안이 제시되기도 하지만, 문신 시술에 한정된 의학적 지식과 기술만으로는 현재 의료인과 동일한 정도의 안전성과 사전적·사후적으로 필요할 수 있는 의료조치의 완전한 수행을 보장할 수 없고 이러한 대안 채택은 사회적으로 보건위생상 위험의 감수를 요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신 시술 자격제도와 같은 대안의 도입 여부는 입법재량 영역에 해당하는데, 입법부가 이와 같은 대안을 선택하지 않고 국민건강과 보건위생을 위해 의료인만이 문신 시술을 하도록 허용했다고 해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어 해당 조항은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또 의료인이 아닌 사람도 문신 시술을 업으로 할 수 있도록 관련 자격과 요건을 법률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 입법부작위와 관련한 헌법소원은 "이와 관련된 입법의무가 헌법 해석상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각하했다. 이에 대해 이석태·이영진·김기영·이미선 헌법재판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문신 시술은 치료 목적 행위가 아닌 점에서 여타 무면허 의료행위와 구분된다"며 "사회 인식의 변화로 그 수요가 증가해 선례와 달리 새로운 관점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재판관은 "미국·프랑스·영국 등의 입법례처럼 문신 시술자에 대해 의료인 자격까지 요구하지 않고도 안전한 문신 시술에 필요한 범위로 한정된 시술자의 자격, 위생적인 문신시술 환경, 도구의 위생관리, 문신시술 절차 및 방법 등에 관한 규제와 염료 규제를 통해서도 안전한 문신시술을 보장할 수 있다"며 "의사 자격을 취득해야만 문신 시술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 문제와 관련해 헌재는 2016년 합헌 선례(2016헌바332 등)의 입장을 유지했다"며 "의료인 자격에 이르지 않는 문신 시술 자격제도는 현행법에 상응하는 정도로 국민의 건강을 보호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보건위생상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지 여부는 입법재량의 영역에 속한다는 점을 확인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신
의료법제27조1항
박수연 기자
2022-03-31
헌법사건
양배추 등 널리 알려진 효능 식품광고에 언급… 허위·과장 광고로 볼 수 없다
양배추와 양파, 흑마늘 등 널리 알려진 재료의 의학적 효능을 식품 광고에 언급한 것은 허위·과장 광고로 볼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씨가 "기소유예 처분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7헌마1156)을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식품유통판매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2016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마케팅팀 직원 명의의 블로그에 자사 제품을 광고하며, 제품에 포함돼 있는 양배추, 양파, 흑마늘이 위궤양 예방이나 심혈관질환 예방, 고혈압 예방 등 의학적 효능이 있다고 소개했다. 검찰은 A씨가 식품위생법을 위반해 허위·과대 광고를 했다고 판단했지만, 경미한 사안인 점 등을 감안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식품위생법은 '누구든지 식품 등의 명칭·제조방법, 품질·영양표시, 유전자변형식품등 및 식품이력추적관리 표시에 관하여는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효과가 있거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허위·과대·비방의 표시·광고를 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양배추, 양파, 흑마늘은 흔한 재료인데다 약리적 효능이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소비자로 하여금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가 아니다"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지만, 범행 후 정황이나 범행 동기·수단 등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처분이다. 형식상 불기소처분에 해당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죄로 보는 것이어서 헌법소원을 통해 불복할 수 있다. 헌재는 "A씨가 한 광고 중 약리적 효능을 소개하는 부분은 원재료인 양배추, 양파, 흑마늘의 일반적인 효능을 소개하고 있을 뿐, 제품의 효능을 직접적으로 소개한 것은 아니다"라며 "광고 내용도 원재료의 일반적인 효능과 관련해 방송을 통해 보도되거나 논문에 기술된 연구결과를 인용·발췌해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제품의 판매 촉진을 위해 소비자들에게 양배추 등 원재료의 약리적 효능·효과와 제조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며 "이는 식품으로서 갖는 효능이라는 본질적 한계를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소비자로 하여금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허위광고
과장광고
광고
식품위생법
손현수 기자
2020-12-08
전문직직무
헌법사건
한의사는 물리치료사 지도 못한다
한의원에서는 물리치료사를 통한 물리치료를 할 수 없도록 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29일 한의사 황모씨가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하에서만 물리치료사가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제한한 구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조는 한의사의 평등권과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1헌가552)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물리치료사의 교육 과정과 업무 내용은 서양의학에 학문적 기초를 두고 있는 의사의 의료행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고, 한의학에 학문적 기초를 두고 있는 한방의료행위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의료행위와 한방의료행위를 구분하고 있는 이원적 의료 체계 하에서 의료행위와 물리치료사의 업무 사이에는 의과학적 관련성이 많지만 한방의료행위와 물리치료사의 업무 사이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일부 물리치료행위가 한방물리치료행위와 외관상 일부 중첩되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현행 의료기사법상 물리치료사가 행하는 물리치료행위가 한방의료행위에 포섭된다고 할 수 없다"며 "물리치료사가 한방물리치료를 할 수 있는 기본 지식이나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기 대문에 한의사에게 물리치료사에 대한 지도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011년 6월 한의원을 개설한 한씨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하에서만 의료기사가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자신의 평등권과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같은해 9월 헌법소원심판을 냈다.
한의사
물리치료사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
평등권
직업수행의자유
신소영 기자
2014-06-05
헌법사건
"정신질환자 강제 입원은 위헌"
보호자가 동의하면 정신 질환자를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킬 수 있게 한 정신보건법에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김용규 판사는 30일 박모(58·여)씨가 정신보건법 제24조1·2항에 대해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했다(2014초기408). 김 판사는 "이 법조항은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직·간접 제한한다"며 "입법 목적 자체의 정당성을 인정하더라도 악용될 우려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또 "권리 침해를 최소화하고 법익의 균형을 고려해야 하는 원칙에도 반할 소지가 있다"며 "적법 절차의 원칙에 위배되는 위헌적 조항으로 의심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박씨 자녀들은 지난해 11월 박씨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 이후 박씨는 자신이 경미한 갱년기 우울증을 앓고 있었을 뿐이라며 인신보호를 청구하고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정신보건법 제24조1항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의 동의가 있고 정신건강 의학과 전문의가 입원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정신질환자를 강제 입원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신보건법 폐지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번 결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사안을 엄중히 심리해 정신 질환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의 이념과 가치를 실질적으로 구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신보건법
정신병원
강제입원
보호자동의
정신질환자
신체의자유
행복추구권
홍세미 기자
2014-05-30
헌법사건
국가의 담배판매 허용은 위헌일까… 헌재 공개변론
"한해 5만명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합니다. 국가가 담배판매를 허용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입니다."(이석연 변호사) "담배는 인류의 오래된 기호품입니다. 판매를 전면금지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존엄성을 가로막는 것입니다."(박교선 변호사) 국가가 담배판매를 허용하는 것을 위헌이라고 볼 수 있을까. 헌법재판소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서 흡연으로 인해 폐암진단을 받은 조모씨 등 9명이 담배사업법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12헌마38)의 공개변론을 열었다. 그동안 담배의 유해성과 관련한 소송은 여럿 있었지만, 담배 판매 자체를 금지해달라는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다. 조씨 등 청구인들은 '모든 국민은 건강에 관해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한 헌법 제36조3항을 근거로 위헌을 주장했다. 청구인 측 대리인으로 나선 법무법인 서울의 이석연(59·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는 "흡연권도 있지만 담배로 인한 폐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혐연권도 인정된다는 게 현재 정설이고,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우선한다"고 말했다. '국민은 건강에 관해 국가 보호 받아' 헌법 36조 3항에 어긋 흡연자들 유해성 충분히 인식… 갑자기 불법이라 할 수 없어 "법률상 청구기간 넘겨 본안 판단할 필요 없어" 각하 주장도 반면 이해관계인인 기획재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관련해 담배사업법 자체가 위헌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담배사업법은 담배 제조업자를 규율하는 법률이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해관계인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박교선(49·20기) 변호사는 "미국에서도 몇몇 주에서 담배 판매를 금지한 적이 있었지만, 음성적으로 담배가 판매됐고 금지규정도 연방대법원에서 무효가 됐다"며 "흡연자들은 흡연의 유해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필요에 따라 끊기도 하는 만큼 오래된 담배소비를 갑자기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양쪽 참고인들의 의견도 팽팽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은 "국제질병분류기호에는 담배로 인한 정신적 행동적 장애라는 질병이 등록돼 있고 미국정신의학계에서도 니코틴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돼 있다"며 "담배공사는 1년에 7600억대의 단기순이익을 얻고 있지만 국민은 간접흡연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매년 9조원의 경제적 손실도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담배사업을 중지하라는 것이 지나치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100년 후에는 담배영업을 주장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헌재가 담배사업을 포기하도록 세계를 선도하는 결정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성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조씨 등의 청구가 법률상 정한 기간을 넘겨 본안판단을 할 필요없이 각하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조씨는 오랜 기간 동안 담배를 피워왔을 것이므로 1년의 청구기간이 지났고, 간접흡연으로 인해 기본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청구인들도 처음 간접흡연을 경험한 날이 헌법소원 청구일로부터 1년 이내는 아닐 것이므로 헌법소원은 부적법하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건강증진법은 담배사업자와 흡연자를 직접 규제해 헌법 36조3항에서 정한 국민의 보건을 보호할 의무를 실현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오히려 담배의 제조와 판매, 수입 등을 금지하는 입법은 흡연자의 흡연권과 사업자의 직업의 자유와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진술했다. 헌재는 이날 변론을 토대로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선고 기일은 추후 지정된다.
흡연권
혐연권
담배사업법
담배
담배판매금지
좌영길 기자
2013-10-14
전문직직무
헌법사건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 사용 처벌은 "합헌"
한의사가 초음파진단기기를 사용하면 '면허 외 의료행위'를 한 것으로 처벌하도록 한 의료법 규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의료법은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지난달 28일 한의사 A씨가 의료법 제27조 제2항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 2011헌바398)에서 재판관 8인의 의견일치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의료법이 정하고 있는 의료행위는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관한 행위로써 의학적 전문지식이 있는 자가 행하지 않으면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뜻한다"며 "학문적 기초가 서로 다른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분리체계 하에서는 자신이 익힌 분야에 한해 의료행위를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헌재는 "영상의학과는 초음파진단기기과 같은 첨단 의료장비를 이용해 영상을 얻어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료법상 서양의학의 전형적인 전문 진료과목으로 초음파 검사의 경우 그 시행은 간단하나 영상을 평가하는 데는 인체와 영상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있어야 함은 물론 검사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므로 영상의학과 의사나 초음파검사 경험이 많은 해당과의 전문의사가 시행해야 하고, 이론적 기초와 의료기술이 다른 한의사에게 이를 허용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07년 12월~2009년 7월 환자 49명을 상대로 골밀도 측정용 초음파진단기기를 사용해 성장판 검사 등을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의 선고유예를 받았다. A씨는 항소심 도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당하자 2011년 12월 헌법소원을 냈다.
의료법
한의원
한의사
초음파진단기
무면허의료행위
좌영길 기자
2013-03-07
기업법무
노동·근로
전문직직무
행정사건
헌법사건
형사일반
법률신문 선정, 2012년 '올해의 주요 판결'
◇일본 판결 효력 부인하고 일제 강제징용 배상책임 인정=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5월 24일 일제시대 강제징용 피해자 이모(86)씨 등 5명이 일본 (주)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2009다2254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판결은 일제의 식민지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우리나라 국민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 가능성을 인정한 첫 사례다. 대법원은 일본에서 패소판결이 확정된 이 사건에 대해 "헌법 규정에 비춰볼 때 일제강점기는 규범적 관점에서 불법적인 강점에 지나지 않고, 일본의 불법적인 지배로 인한 법률관계 중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은 그 효력이 배제된다고 봐야 한다"고 천명했다. 이씨 등에 대해 패소판결을 내린 일본 판결에는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식민지배가 합법이라는 것을 전제로 일제 국가총동원법과 국민징용령을 이씨 등에게 적용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평가한 부분이 있어 우리 헌법가치와 상반된다는 취지였다. 이 판결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구제의 길을 열어줌과 동시에 사법주권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법률의견서'는 형소법상 전문증거=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5월 17일 주택재개발사업 수주를 목적으로 회사에 우호적인 재개발 조합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 비용을 불법 지원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로 기소된 S물산 영업본부장 박모(57)씨 등 5명에 대한 상고심(2009도6788)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법률자문을 한 내용을 적은 '법률의견서'는 형사소송법상 전문증거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 판결로 법률의견서를 의뢰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작성자인 변호사가 법정에 직접 출석해 법률의견서가 진정하게 작성됐다는 점을 진술해야 하고, 변호사가 법정에 출석했더라도 정당하게 증언 거부권을 행사해 진술하지 않으면 그 법률의견서를 증거로 할 수 없게 됐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검찰이 압수한 디지털 저장 매체에서 출력해 유죄의 증거로 제출한 이 사건의 법률의견서는 S사가 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받은 내용으로, 그 실질은 형사소송법 제313조 1항에 규정된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전문증거)'에 해당한다"며 "공판 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인 변호사의 진술에 의해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법률의견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의 비급여' 진료 예외적 허용=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6월 18일 진료의 시급성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임의비급여 진료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이 요건에 해당하는 지는 병원이 증명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임의비급여란 의사의 판단 아래 국민건강보험법상 의료수가 기준을 넘어서는 진료를 하고 환자에게 비용을 받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은 "관계 법령상 국민건강보험 틀 내의 요양급여대상으로 편입시키는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진료행위의 시급성이 인정되는 등 임의비급여를 회피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 있고, 진료행위가 의학적 안정성과 유효성뿐 아니라 요양급여 인정기준 등을 벗어나 진료해야할 의학적 필요성을 갖췄고, 가입자 등에게 미리 그 내용과 비용을 충분히 설명해 본인 부담으로 진료받는 데 대해 동의를 받았다면 건보법상 금지한 부당진료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며 가톨릭대학교 부속 여의도성모병원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0두27639·27646 병합)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년 이상 '실질적 파견' 하청업체 근로자, 직접 고용해야= 대법원 행정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월 23일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인 Y기업 근로자로 일하다 해고된 최모(36)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 재상고심(2011두7076)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이 판결로 2006년 제정된 비정규직 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사내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가 잇따르면서 노동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었다. 재판부는 "최씨가 종사한 자동차 조립 등 제조업의 직접생산 공정업무가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근로자 보호법)에 따라 근로자 파견사업이 허용되는 업무에 포함되지 않고, Y기업이 근로자 파견 사업의 허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파견근로자 보호법에서 정한 직접고용간주 규정의 적용이 배제될 수 없으므로, 최씨는 Y사에 입사한 2002년 3월부터 2년이 경과한 이후 계속해 현대차에 파견돼 사용됨으로써 2004년 3월부터 사용사업주인 현대차와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가 성립했고, 그럼에도 현대차가 최씨와의 근로관계를 부정하면서 최씨의 사업장 출입을 막고 노무를 제공받지 않을 뜻을 밝힘으로써 최씨를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경찰 단계서도 피의자 수사서류 등사청구 가능= 변호인은 경찰수사 단계에서도 피의자에 대한 체포영장의 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형사소송규칙은 변호인의 체포영장 등에 대한 등사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등사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있어 경찰은 그동안 체포영장 등사를 종종 거부해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9월 13일 이광철(40·사법연수원 36기) 변호사가 "경찰이 피의자의 체포영장 등사를 거부해 변호인으로서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므로 위자료 2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0다24879)에서 국가에 50만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 항소심을 맡은 서울남부지법 민사1부(재판장 오연정 부장판사)는 2010년 2월 "체포된 피의자의 변호를 맡은 변호인으로서는 체포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열람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피의자가 무슨 혐의로 체포됐는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충분히 조력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며 "형사소송규칙이 구속영장이 청구되거나 체포 또는 구속된 피의자, 그 변호인 등에게 긴급체포서, 체포영장, 구속영장 또는 청구서를 보관하고 있는 검사나 사법경찰관 등에게 등본의 교부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한 점에 비춰보면 기소 전이라고 할지라도 변호인인에게는 체포영장에 대한 열람등사청구권이 존재하므로 등사를 거부한 행위는 피체포자를 조력할 권리와 알권리를 침해해 위법하다"고 밝혔다. ◇'변리사 소송대리 불인정'은 합헌= 헌재는 8월 23일 조희래씨 등 변리사 8명이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로 변리사법 제8조와 민사소송법 제87조를 해석하는 것은 변리사의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0헌마740)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변리사에게 민사소송인 특허침해소송을 대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를 두고 변호사업계와 변리사업계가 40년 동안 벌여온 법적 분쟁은 종결됐다. 헌재는 "(특허소송인)특허심결취소소송에서는 특허권 등 자체에 관한 전문적 내용의 쟁점이 소송의 핵심이 되므로 이에 대한 전문가인 변리사가 당사자의 권리의 내용과 범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법관에게 잘 설명해 소송당사자의 권익을 도모할 수 있지만, (민사소송인)특허침해소송은 고도의 법률지식 및 공정성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소송으로 변호사 소송대리원칙(민사소송법 제87조)이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 "휴대전화 요금 원가 공개하라"= 법원이 휴대전화 요금 원가 산정 자료와 통신 요금 인하와 관련된 방송통신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이동통신서비스의 공공적 성격을 높게 인정해 합리적인 요금 책정을 위해 '영업비밀'의 범위를 상당히 축소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이번 판결이 상급심에서 확정되면 방통위는 휴대전화요금의 총괄원가액수 내역 가운데 개별 기업의 유형자산 등 일부 정보를 제외한 관련 자료 모두를 공개해야 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화 부장판사)는 9월 6일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두 건의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2011구합21843 등)에서 "이동통신 요금 원가관련 자료, 통신요금 인하 태스크포스팀(TF) 구성원과 회의록을 공개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삼성, 국내 특허소송서 애플에 승소= 법원이 삼성과 애플이 서로 제기한 국내 첫 특허소송에서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재판장 배준현 부장판사)는 8월 24일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낸 특허권 침해금지 청구소송(2011가합39552)에서 "애플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3GPP 통신표준과 관련한 특허 5개 가운데 2개를 침해했다"며 "2개의 특허 건에 대해서 각각 2000만원씩 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대형마트 영업제한 조례 위법 판결=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적으로 휴업하게 한 지방자치단체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오석준 부장판사)는 6월 22일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에서 영업하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6곳이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처분은 위법하다"며 구청장들을 상대로 낸 영업시간제한 등 처분취소소송(2012구합11676 등)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을 강제하는 지자체 처분의 집행을 정지했다. <이환춘·좌영길 기자>
일제강제징용배상책임
법률의견서
형소법상전문증거
임의비급여진료
파견근로자
피의자수사서류등사청구
변리사소송대리
휴대전화요금원가공개
대형마트영업제한
좌영길 기자
2012-12-21
전문직직무
헌법사건
형사일반
헌법재판소, 낙태죄 위헌성 여부 첫 결정… "합헌"
낙태 시술을 한 의료인을 2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 형법상 낙태죄 처벌조항은 합헌이라는 첫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3일 낙태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조산사 송모씨가 형법 제270조1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10헌바402)에서 재판관 4(합헌):4(위헌)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헌법이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태아가 인간으로 될 예정인 생명체라는 이유 때문이지, 태아가 독립해 생존할 능력이 있다거나 사고능력, 자아인식 등 정신적 능력이 있다는 생명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라며 "태아가 독자적 생존능력을 갖췄는지 여부를 낙태 허용의 판단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고, 특히 의학의 발전으로 태아가 모태를 떠난 상태에서의 생존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현실과 그 성장 속도 역시 태아에 따라 다른 현실을 감안하면 임신 후 몇 주가 경과했는지 또는 생물학적 분화 단계를 기준으로 태아에 대한 보호의 정도를 달리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형벌보다 가벼운 제재를 가하게 된다면 현재보다도 훨씬 더 낙태가 만연하게 돼 자기낙태죄 조항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모자보건법에서 우생학적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임신 24주 이내의 낙태를 허용하고 있음에도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한 낙태로까지 그 허용의 사유를 넓힌다면 자칫 자기낙태죄 조항은 거의 사문화되고 낙태가 공공연하게 이뤄져 생명 경시풍조가 확산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또 "낙태가 대부분 의료업무종사자를 통해 이뤄지는데 태아의 생명을 박탈하는 시술을 한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 "경미한 벌금형은 낙태시술의 기능이나 약품 등을 알고 있는 것을 남용해 영리행위를 추구하는 조산사에 대해 위하력(범죄 억제력)을 가지기 어려운 만큼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도록 규정한 것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강국·이동흡·목영준·송두환 재판관은 "현대 의학의 수준에서 태아가 임신 24주까지는 자존적 생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고 있으므로 태아의 독자적 생존능력이 인정되는 임신 24주 이후에는 태아의 생명도 인간의 생명과 어느정도 동일시할 수 있다"며 "임부의 낙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임부의 생명이나 건강에 현저한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등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들은 "임신 13~24주의 낙태는 임부의 생명이나 건강에 위해가 생길 우려가 증가하는 반면, 임신 초기인 1~12주까지의 태아는 신경생리학적 구조나 기능을 갖추지 못해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임부의 합병증과 사망률이 현저히 낮으므로 임신초기에는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낙태를 허용해줄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조산원을 운영하는 송씨는 2009년 2월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며 태아를 낙태시켜 달라는 김모씨의 부탁을 받고 임신 6주인 태아를 낙태한 혐의로 기소됐다. 송씨는 재판 도중 부산지법에 형법상 낙태죄 규정에 대해 위헌심판제청했으나 기각당하자 헌법소원을 냈다.
낙태죄
낙태시술
의료인
위하력
범죄억제력
임신24주
좌영길 기자
2012-08-23
행정사건
헌법사건
"남성 평등권 침해" "私學의 자유 존중해야"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이 여성에게만 입학자격을 주는 것이 남성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일까. 헌법재판소는 10일 대심판정에서 지난해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준비를 한 엄모씨 등 3명이 "이대 법학전문대학원이 2010학년도 모집요강을 발표하면서 여성만 입학자격요건을 갖도록 해 평등권, 직업의 자유와 교육받을 권리 등을 침해됐다"며 낸 헌법소원(2009헌마514)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었다. 청구인측 대리인인 전용우 변호사는 "법학전문대학원 정원이 총 2,000명인데 이대에 할당된 정원 100명을 빼면 남성은 사실 1,900명의 정원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므로 평등권과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했다. 법학전문대학원 인가처분을 한 교육과학기술부측 대리인으로 출석한 정부법무공단 성승환 변호사는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고 바로 법조인자격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고 변호사시험 등을 합격해야 하므로 이 사건 인가처분으로는 직업선택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화여대측 대리인 이선애 변호사는 "청구인들에게는 이대 뿐만 아니라 다른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할 기회가 충분히 보장돼 있어 이대의 모집요강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변론에서 민형기 재판관은 "제대군인 가산점 문제에서는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지, 일정범위 이상의 혜택을 준 것이 문제인지가 논란이 됐다"며 청구인측 대리인에게 "이번 사건은 입학자격을 여성에게 한정한 것 자체가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것인지 아니면 상당비율 입학자격을 제한하는 것이 문제라고 보는지"를 물었다. 전 변호사는 이에 대해 "남성에게 입학지원 자체를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므로 남성지원자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여성에게 가산점을 줘 사학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목영준 재판관은 헌법소원의 자기관련성 문제를 언급하며 "청구인 중 한 명은 지금 중앙대로스쿨에 재학중인데 만약 이 사건에서 위헌결정이 나면 중대를 자퇴하고 이대로스쿨에 지원할 의사가 있냐"고 묻기도 했다. 재판관들은 또 이대의 모집요강발표를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국가행위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선애 변호사는 "이대는 사립학교법에 근거한 사법인에 불과하므로 이대 법학전문대학원이 법학교육을 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국가행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동흡 재판관은 "변호인양성을 담당하는 로스쿨은 국가로부터 공무를 수탁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날 청구인측 참고인으로 출석한 전학선 한국외대 교수는 "이화여대가 사인의 지위에 있지만 법학전문대학원은 국립대 뿐만 아니라 사립대도 단순한 사인으로 봐서는 안되고 국가기관의 행위로 봐야 한다"고 며 "법관이나 검사가 되려면 변호사자격이 있어야 하고,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해야 하므로 국가가 수행하는 교육을 이대가 대신한다고 볼 수 있어 이는 단순히 사인의 행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목 재판관은 "로스쿨에 입학해도 변호사시험을 거쳐야 하고 다시 법관임용절차를 거쳐야 법관이 되는데 이 사건으로 공무담임권에 대해 얘기할 수 있냐"고 물었다. 피청구인측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하열 고려대 교수는 "법학전문대학원이 직업교육이라는 공적기능을 수행한다고 해서 법학전문대학원교육을 공무로 보거나 법학전문대학원을 공권력의 주체로 볼 수 없다"며 "이는 의학전문대학원과 약학대학원을 그렇게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은 2008년 '법학전문대학원 설치 인가서'에 입학정원을 100명으로 기재하면서 지원자격을 여성으로 한정해 인가처분을 받아 신입생을 모집해왔다.
제대군인가산점
이화여대
로스쿨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
여성
입학자격
평등권침해
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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