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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대북전단 살포금지' 남북관계발전법은 위헌
<사진=헌법재판소 제공> 대북 전단 등 살포를 금지·처벌하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남북관계발전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재판관 7(위헌)대 2(합헌) 의견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남북관계발전법 조항을 위헌 결정했다(2020헌마1724 등). 현행 남북관계발전법 제24와 제25조는 전단 살포 행위 등을 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미수범의 경우도 처벌하도록 한다. 헌재는 남북관계발전법의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보면서도, 제한되는 표현의 내용이 매우 광범위하고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할 국가형벌권까지 동원한 것이라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구체적 논증의 과정에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형두 헌법재판관의 위헌 의견과 유남석 소장 및 이미선, 정정미 헌법재판관의 위헌의견으로 나누어졌다.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과 책임주의원칙 모두 위반한다고 봤다. 이들 재판관은 "국가가 이러한 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중대한 공익의 실현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며 "특히 정치적 표현의 내용 중에서도 특정한 견해, 이념, 관점에 기초한 제한은 과잉금지원칙 준수 여부를 심사할 때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단 살포를 금지·처벌하지 않더라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국민의 생명·신체에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행위자에게 경고하고 필요한 경우 살포를 직접 제지하는 등 유연한 조치를 할 수 있다"며 "또 전단 살포 전에 시간, 장소, 방법 등을 사전에 신고하도록 하고, 관할 경찰서장은 관련 법률에 저촉될 여지가 있는 경우 '살포 금지 통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입법적 보완을 하면 경찰이 이에 대응하기 용이해져 심판대상조항을 통한 제한보다 덜 침익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심판 대상 조항으로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이 확보되고 평화통일의 분위기가 조성될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심판 대상 조항이 초래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매우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또 "심판대상조항은 북한의 도발로 인한 책임을 전단 등 살포 행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데 법원이 구체적 사건에서 인과관계와 고의의 존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위해나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북한에 대해 행위자의 지배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비난가능성이 없는 자에게 형벌을 가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책임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했다. 한편 유남석 소장과 이미선, 정정미 헌법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은 위반하지만, 책임주의원칙은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 보장은 중대한 공익에 해당하고 국가는 남북 간 평화통일을 지향할 책무가 있으나, 표현행위자가 받게 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은 그 표현의 의미와 역할의 중요성에 비해 매우 커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헤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들은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결과의 발생이 북한의 개입으로 실현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는 전단 등 살포 행위를 원인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결과 발생에 대한 고의와 인과관계를 요하기 때문에 타인의 행위로 인한 결과에 대해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비난가능성 있는 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 처벌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책임주의원칙 위반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기영,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이 책임주의원칙과 과잉금지원칙 모두 위배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국가형벌권 행사가 최후수단으로서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이라는 중요한 법익의 침해·위험을 동등한 정도로 방지하면서도 덜 침해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판 대상 조항에 따른 처벌은 남북합의서의 유효한 존속을 전제로 한다"며 "전단 살포를 극도로 경계하는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전단 살포 억제를 위해서라도 남북합의서를 준수할 이익이 있고 북한이 이를 준수하면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은 물론, 한반도 전체의 평화가 유지될 수 있어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고 부연했다. 앞서 국회는 2020년 12월 남북관계발전법 개정 법률안을 의결해, 이 법은 2020년 12월 공포돼 2021년 3월부터 시행됐다. 북한 접경지역에서 대형풍선 등을 이용하여 북한 지역으로 북한의 통치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전단을 살포하는 등의 활동을 해 온 자연인 또는 북한 인권 개선 등을 목적으로 조직된 법인·단체인 청구인들은 개정법 제24조 등이 위헌이라며 2020년 12월 헌법소원을 냈다.
남북관계발전법
대북전단
박수연 기자
2023-09-26
헌법사건
"국가경찰위 권한쟁의 자격 없어…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 아냐"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설치 근거가 된 지휘규칙을 두고 국가경찰위원회가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에 대해 국가경찰위는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2일 국가경찰위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사건(2022헌라5)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지난 7월 2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행정안전부장관의 소속청장 지휘에 관한 규칙안은 경찰 관련 법령 제정·개정이 필요한 기본계획의 수립과 그 변경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해 경찰청장이 미리 행안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가경찰위는 해당 지휘규칙의 제정행위가 국가경찰 관련 주요정책에 대한 위원회의 심의·의결권을 침해하고, 지휘규칙안 자체가 '국가경찰사무에 관한 주요정책'에 해당하므로 위원회의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이를 거치지 않아 절차적으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행정안전부령 제348호로 제정된 행안부장관의 소속청장 지휘에 관한 규칙 제2조에서는 경찰청장 및 소방청장은 중요 정책사항에 관해 미리 행안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정하고 있으며 기획재정부에 제출하는 예산 관련 자료 중 중요사항을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0조에서는 국가경찰사무에 관한 인사, 예산 등 중요정책 및 경찰업무 발전에 관한 사항에 대해 국가경찰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행안부장관은 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된 내용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할 때에는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헌법 제111조 제1항 제4호는 헌법재판소 관장 사무 중 하나로 '국가기관 상호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간 및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의 권한쟁의에 관한 심판'을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헌법 제111조 제1항 제4호 소정의 '국가기관'에 해당하는지를 판별함에 있어 그 국가기관이 헌법에 의해 설치되고 헌법과 법률에 의해 독자적인 권한을 부여받고 있는지 여부,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 상호간의 권한쟁의를 해결할 수 있는 적당한 기관이나 방법이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헌법상 국가에 부여된 임무 또는 의무를 수행하고 독립성이 보장된 국가기관이라고 하더라도, 오로지 법률에 설치근거를 둔 국가기관이라면 국회의 입법행위에 의해 존폐 및 권한범위가 결정될 수 있어 헌법에 의해 설치되고 헌법과 법률에 의해 독자적인 권한을 부여받은 국가기관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가 제정한 경찰법에 의해 비로소 설립된 국가경찰위는 국회의 경찰법 개정 행위에 의해 존폐 및 권한범위 등이 좌우되므로,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며 "국가경찰위원회 제도를 채택하느냐의 문제는 우리나라 치안 여건의 실정이나 경찰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필요성 등과 관련해 입법정책적으로 결정돼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능력은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에 한정해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법률에 의해 설치된 국가경찰위원회는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헌재는 국가인권위원회와 대통령 간 권한쟁의 사건에서도 법률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인 인권위에게 당사자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2009헌라6).
국가경찰위원회
경찰국
권한쟁의심판
한수현 기자
2022-12-22
헌법사건
교도소장의 수용자 서신 개봉·열람은 합헌
교도소장이 수용자에게 온 서신이나 문서를 개봉해 내용물을 확인하고 열람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벌금을 납부하지 않아 노역장 유치명령을 받고 안동교도소에 수용됐다가 출소한 A씨가 "교도소장이 내게 발송된 서신을 개봉·열람한 것은 기본권 침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919)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A씨는 안동교도소 수용 중 교도소장 등을 상대로 수용자 처우와 관련한 여러 문제와 정보비공개결정 등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변호사와 서신으로 의사 소통을 하며 소송을 진행했다. A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으로부터 받은 서신 7건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송한 서신 1건을 안동교도소장이 개봉하고, 교도소장이 교도소에 송달된 수원지방검찰청의 정보공개결정통지서와 수원지방법원 판결문 등 문건 5건을 열람해 통신의 자유 등을 침해했다며 2019년 8월 헌법소원을 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7조는 '교도소장은 법원·경찰관서, 그 밖의 관계기관에서 수용자에게 보내온 문서는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열람한 후 본인에게 전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형집행법 시행령 제67조에 따라 교도소장은 문서를 열람한 후에는 예외 없이 본인에게 전달해야 하고, 문서의 내용을 심사해 전달 여부를 결정할 권한은 갖지 못하므로, 형집행법 시행령 제67조의 '열람'은 구 형집행법 제43조 4항 단서에 따라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검열'과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신개봉행위는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고 수용자의 교화 및 사회복귀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이 정당하고, 서신을 개봉해 내용물을 확인하는 것은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에 적합한 수단"이라며 "수용시설의 안전과 질서 유지라는 공익은 매우 중대한 반면, 서신을 개봉하더라도 그 내용에 대한 검열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사익 침해가 크지 않으므로 서신개봉행위는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기에 청구인의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문서열람행위는 법원 등 관계기관에서 보내온 문서를 수용자에게 전달하는 업무에 정확성을 기하고 수용자의 편의를 도모하며 법령상의 기간준수 여부 확인을 위한 공적 자료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며 "법원 등 관계기관이 발송한 문서를 정확히 전달해 수용자들의 법률관계 등에 불이익이나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대한 공익인 반면, 문서를 열람한 후에는 반드시 수용자 본인에게 신속하게 그대로 전달해야 하므로 사익 침해는 최소화되어 있기 때문에 문서열람행위도 청구인의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기본권
교도소
교도소장
서신개봉
박수연 기자
2021-10-08
헌법사건
헌재, '野 비토권 무력화' 개정 공수처법 헌법소원 "각하"
야당 의원과 일부 변호사단체가 공수처장 인선 과정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한 개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각하됐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이 낸 공수처법 일부 개정법률 위헌확인 헌법소원을 각하했다(2020헌마1707). 각하란 소송이나 청구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그 주장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헌재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의 추천 및 위촉에 관한 공수처법 조항은 국회 교섭단체가 국가기관의 구성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에 관한 것일 뿐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따라서 이번 심판 청구는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수처장 후보 추천에 관한 의결권은 그 위원을 추천한 정당이나 국회의원이 아닌 추천위원 개인의 권한"이라며 "따라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의결정족수를 '재적위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완화한 공수처법 제6조 7항에 의해 야당이 추천한 추천위원의 사실상의 거부권이 박탈됐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야당 국회의원인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15일 공수처법이 제정돼 시행됐지만 공수처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여야 추천위원들이 이견을 빚으면서 최종 후보 추천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최종 후보 추천 결의가 이뤄지지 못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의 의결정족수를 6명에서 재적위원 3분의 2(5명) 이상으로 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야당 측 추천위원 2명의 거부권을 없앤 것이다. 이에 유 의원과 한변은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위헌적 법률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공수처법
비토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박미영 기자
2021-04-29
헌법사건
헌재 "공수처법 '합헌'… 권력분립 원칙 등에 위배되지 않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8일 강석진 전 의원 등 옛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100여명이 제기한 공수처법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낸 같은 취지의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5(합헌)대 3(위헌)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2020헌마264, 2020헌마681). 헌재는 △공수처 수사 대상인 고위공직자의 범위를 규정한 공수처법 제2조와 △공수처의 직무 등을 규정한 제3조 △공수처 검사의 자격을 규정한 개정 전 공수처법 제8조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를 규정한 제24조 등의 위헌성 여부에 대해 판단했다. 헌재는 우선 공수처가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대해 "공수처가 수행하는 수사와 공소제기 및 유지는 헌법상 본질적으로 행정에 속하는 사무에 해당한다"며 "공수처는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에 소속되고 그 관할권의 범위가 전국에 미치는 중앙행정기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수처가 중앙행정기관임에도 기존의 행정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대통령과 기존 행정조직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형태로 설치된 것은 수사처 업무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라며 "공수처는 직무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매우 중요한데, 공수처가 행정권을 행사한다는 이유로 기존 행정조직의 위계질서 하에 편입시킨다면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의 권한 행사에 대해서는 여러 기관으로부터의 통제가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공수처가 독립된 형태로 설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또 공수처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공수처 수사 대상은 높은 수준의 청렴성을 필요하므로, 고위공직자가 공수처법상 고위공직자범죄를 범한 경우 공수처의 수사 또는 기소 대상으로 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며 "이들 가족 역시 고위공직자와 생활공동체를 형성하는 밀접·긴밀한 관계에 있으므로,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존 검사가 아닌 공수처 검사에게도 영장청구권을 인정한 것이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헌재는 "헌법에 규정된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인 검사로서, 공익의 대표자이자 수사단계에서의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지위에서 그에 부합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자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검찰청법상 검사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공수처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수사관을 지휘·감독하고, 단지 소추권자로서 처벌을 구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는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석태,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검찰에서 수사중인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보충의견을 내고 "공수처와 다른 수사기관 사이에 수사 사무의 조정·배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복수사로 인해 피의자의 법적 지위가 불안정해지고 불필요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독립된 위치에서 고위공직자 등의 범죄를 수사할 수 있도록 공수처장의 이첩 요청 권한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공수처법은 권력분립 원칙에 위반해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적법절차원칙에도 위반된다"며 반대(위헌)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검사가 가지는 수사권과 공소권은 국가의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해 일원적인 권력행사가 이루어져야 하는 시원적(始原的) 행정행위로서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행정영역"이라며 "그럼에도 공수처법은 검사에게 귀속되어 있던 권한과 기능 중 가장 중요한 수사권과 공소권의 일부를 분리해 행정각부에 소속되지 않은 수사처에 부여하고 있고, 이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장이 고위공직자범죄 등 수사와 관련해 이첩을 요청하면 검사가 관련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해야 하는데, 이는 공수처가 헌법과 법률에 의한 검사보다 우위의 입장에서 검사의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에 관한 권한과 기능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공수처로 사건이 이첩되는 경우 피의자의 출석·방어권 행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공수처법은 피의자의 이익을 고려한 규정을 전혀 두고 있지 않다"며 "이는 권력의 남용 방지를 위한 수사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위반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나아가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공수처법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고, 평등권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두 재판관은 "공수처가 수사권과 공소권을 행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 중에는 형법상 직권남용, 직무유기와 같은 법관의 재판 업무 자체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범죄도 포함되어 있다"며 "자칫 공수처 검사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법관의 재판 자체에 대해 내사를 포함한 수사 등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내사가 이루어지는 것만으로 사법권 및 법관의 독립 등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이고, 나아가 헌법이 보장한 재판 당사자의 재판 청구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선애 헌법재판관은 "헌법소원심판의 적법요건인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을 충족하지 못해 부적법하다"며 각하 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은 "청구인들이 수사처의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이 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평등권 또는 신체의 자유 등의 침해 사유는, 단순히 장래에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고 현재 그 사유의 발생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옛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지난해 "공수처는 헌법상 통제와 견제를 본령으로 삼는 권력분립원칙과 삼권분립원칙에 반하고 국민의 기본권과 검사의 수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공수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권력분립원칙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
손현수 기자
2021-01-28
헌법사건
"군 영창 제도 위헌… 신체의 자유 침해"
군인을 대상으로 한 징계로 영창 처분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옛 군인사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위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 조항은 형벌 규정이 아니라 징계 규정이기 때문에 소급효는 발생하지 않아 재심이나 형사보상 청구는 불가능해 보인다. 헌재는 24일 A씨 등이 "옛 군인사법 제57조 2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바157, 2018헌가10)에서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육군에서 병포수로 근무하던 A씨는 2016년 7월 영창 7일의 징계 처분을 받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또 재판 과정에서 영창 제도를 규정한 군인사법 제57조 2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해달라고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2017년 3월 헌법소원을 냈다. 해군에서 조리병으로 근무하던 B씨는 2016년 12월 영창 15일의 징계 처분을 받고 취소소송을 진행하던 중 광주고법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광주고법은 이를 받아들여 2018년 4월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신분상 불이익 외 기본권 박탈… 징계의 한계 초과 징계사유도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기준도 불명확 헌재는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는 가장 기본적인 최소한의 자유로서 모든 기본권 보장의 전제가 되므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며 "영창 처분은 공무원의 신분적 이익을 박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징계 처분임에도, 신분상 불이익 외에 신체의 자유 박탈까지 그 내용으로 삼고 있어 징계의 한계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창 처분은 그 실질이 구류형의 집행과 유사하게 운영되므로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형사상 절차에 준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그러나 영창 처분이 가능한 징계사유는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그 기준이 불명확해 영창 처분의 보충성이 담보되고 있지 않으므로,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적으로만 활용되는 제도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은애·이종석 헌법재판관은 "영창 제도는 군 조직 내 복무규율 준수를 강화하고 군인의 복무기강을 엄정히 하는 동시에 지휘권을 확립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우리나라의 현실상 군인 사이의 갈등과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며 "이들에 대한 엄격한 지휘명령체계를 확립하지 못한다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효율적인 작전수행이나 제대로 된 전투력 확보가 불가능해지므로, 군인의 비행행위를 억지하고 엄격한 지휘명령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엄정하고 효과적인 징계 제도를 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창 제도는 다른 징계에 비해 엄정하고 효과적인 징계로 기능하는 점, 미국과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도 신체를 구금하는 방식의 군 징계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점을 종합하면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군 영창' 124년만에 사라져 한편 올해 2월 개정된 군인사법 제57조 2항은 병의 인권 신장을 위해 병에 대한 징계의 종류 중 영창을 폐지하고 군기 교육과 감봉을 신설, 8월 5일부터 시행됐다. 국방부는 영창제도가 구한말인 1896년 1월 고종이 내린 칙령 제11호로 육군징벌령을 제정하면서 시행됐으므로 124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졌다고 밝혔다.
군인
영창
군인사법
손현수 기자
2020-09-24
헌법사건
"교직원·학생 '혐오 표현 금지' 서울학생인권조례 합헌"
학교 구성원은 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적 언사나 행동, 혐오적 표현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초·중등교원, 사립고등학교장, 초·중등학생과 입학예정자 등이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5조 3항 등은 행복추구권과 양심의 자유, 학문의 자유, 교육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마1356)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5조 1항은 '학생은 성별, 종교,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출신국가, 출신민족, 언어, 장애, 용모 등 신체조건,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또는 가족상황, 인종, 경제적 지위,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병력, 징계, 성적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그리고 같은 조 3항은 '학교의 설립자·경영자, 학교의 장과 교직원, 그리고 학생은 제1항에서 예시한 사유를 이유로 차별적 언사나 행동, 혐오적 표현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서울시 교육감이 서울시내 각급 학교의 운영에 관한 사무를 지도·감독함에 있어 헌법과 법률, 협약 등에서 규정·선언하고 있는 바를 구체적으로 규범화해 마련한 학교 운영 기준 중 하나로 법률상 근거에 기인한 것"이라며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고 학교 구성원인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구성원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학생이 민주시민으로서의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하며 인권의식을 함양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수단의 적합성 역시 인정된다"며 "차별적 언사나 행동, 혐오적 표현은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혐오·적대감을 담고 있는 것으로 그 자체로 상대방인 개인이나 소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특정 집단의 가치를 부정하기 때문에 차별·혐오표현이 금지되는 것은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보장 측면에서 긴요하다"고 설명했다.
차별
혐오
인권침해
학생인권조례
박수연 기자
2019-12-09
헌법사건
헌재, '지소미아 종료' 문제점 제기한 헌법소원 각하
보수 성향의 변호사단체 등이 문재인정부가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것은 국민의 생명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이 각하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15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과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지난 9월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행위가 청구인들의 실질적인 선거권, 생명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국민주권주의와 권력분립원칙에 위배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1064)을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이 적법하게 제기되지 않았거나 청구 내용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헌재는 "협정 종료 과정에서 헌법이나 국회법 등에 규정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청구인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떠한 자유의 제한이나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사건 협정의 종료로 인한 선거권 등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사건 협정은 한일 양국 간의 군사비밀정보를 직접적으로 신속하게 교환하기 위한 것이고, 이 사건 협정이 종료한다고 하여 장차 한국이 침략적 전쟁에 휩싸이게 된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현 시점에서 종료 행위로 인해 청구인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떠한 자유의 제한이나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발생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기 떄문에 청구인들의 생명권, 행복추구권의 침해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이 없이 단순히 일반 헌법규정이나 헌법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은 기본권침해에 대한 구제라는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앞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들에게 이 사건 협정의 종료로 인하여 청구인들 주장의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 국민주권주의 위배 및 권력분립원칙의 위배에 관한 심판청구 부분은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재인정부는 한일 간 무역 분쟁이 격화되자 지난 8월 22일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체결 2년 9개월 만에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했다. 양국 간 협정은 오는 23일부터 효력을 잃는다.
지소미아
행복추구권
생명권
박수연 기자
2019-11-04
헌법사건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 받으면 '집유기간+2년간' 변호사 결격… 합헌"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집행유예 기간이 지난 후 2년까지 변호사가 될 수 없도록 한 변호사법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0일 변호사 A씨가 변호사 결격사유를 규정한 변호사법 제5조 2호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마267)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는 변호사가 아닌 사람에게 자신의 변호사 명의를 대여해 개인회생 등 비송사건에 관한 법률사무를 취급할 수 있도록 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가 2017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는 변호사법 제5조 2호에 따라 변호사 자격이 상실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변호사법 제5조 2호는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지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는 변호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변호사의 수가 많지 않던 과거에는 변호사 지위와 역할이 막중해 고도의 윤리적 책임이 요구됐지만 변호사 대량 배출로 인해 그 역할 등이 축소되는 현실에서 예전처럼 엄격한 윤리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규제로서 직업수행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전문직인 의사를 규율하는) 의료법 제8조 4호는 특정한 법률을 위반한 경우에 한해 의료인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비해 변호사법은 과도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며 "이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변호사와 의사를 차별하는 것"이라고 했다. 헌재는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변호사 결격사유로 정한 것은 국민의 기본적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변호사 수의 많고 적음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이 범죄의 모든 정황을 고려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하였다면 그 사실만으로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높다"면서 "입법자는 변호사가 형사제재를 받은 경우 국민이 당해 변호사뿐만 아니라 변호사단체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에 충분한 기간을 형법과는 별도의 기준으로 설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집행유예 기간에 2년을 더한 기간 동안 변호사 활동을 금지하는 것이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사, 약사, 관세사와 달리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등 직무의 공공성이 강조되고 그 독점적 지위가 법률사무 전반에 미치기 떄문에 변호사 결격사유가 되는 범죄의 종류를 직무 관련 범죄로 제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했다. 헌재는 또 "앞서 2009년과 2016년에도 이 조항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합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면서 "선례와 달리 판단할 만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변호사법
기본권
집행유예
박수연 기자
2019-05-30
헌법사건
[기획] 미결수용자 2만명 넘어… 교정시설 과밀화 심각
미결수용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2만명을 돌파하면서 구치소 과밀화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한 과밀화를 보이고 있는 곳은 정원의 1.6배나 되는 미결수를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밀 수용에 따른 수용자 간 다툼도 늘어 교정사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급기야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12월 구치소 1인당 수용면적이 1㎡ 남짓인 0.3평에 불과한 것은 위헌이라며, 법무부에 구치소를 포함한 교정시설의 수용자 1인당 면적을 5~7년 내에 2.58㎡(0.78평) 이상으로 넓히도록 주문했지만, 부지 확보 등에 어려움이 예상돼 개선이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한국형사정책연구원(원장 김진환)이 최근 발간한 '교정시설에서의 과밀수용 현상과 그 대책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말을 기준으로 수용인원이 많은 상위 10개 교정시설 가운데 6개가 구치소일 정도로 구치소 과밀수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각한 성동구치소는 수용률이 정원대비 162.4%에 달했다. 2002년 1만4186명에서 작년 2만1838명으로 늘어 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의 수용률도 156.3%로 초과 상태다. 법무부는 지난 6일 박 전 대통령과 공모공동정범 관계인 최순실씨를 서울구치소에서 서울남부구치소로 이감했는데, 이때에도 주요 이유가 여사동이 낡고 비좁아 공범관계인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제대로 분리·관리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교도소와 구치소를 포함한 전체 교정시설 평균 수용률도 지난해 8월을 기준으로 122.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안성훈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치소 과밀수용의 주요원인을 '미결수용자 증가'로 진단했다. 2012년 1만4186명이던 미결수용자는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2015년 1만9267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2만1838명으로 처음으로 2만명대를 넘어섰다. 성동구치소 162.4% '최고'… 서울구치소도 156.3% 안 연구위원은 미결수용자가 늘고 있는 이유는 법정구속률 증가와 항소인원 증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2002년 5168명에 그쳤던 1심 법정구속자 수는 2015년 1만6762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불구속 수사·재판 기조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수사나 공판 단계에서 불구속 상태에 있다가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수감되는 사례가 그만큼 늘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불구속 상태이면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상황이 변하면서 피고인 신분의 미결수용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29.5%에 그쳤던 형사사건 항소율이 2014년 38.6%, 2016년(6월 기준) 42.9%까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1심에 승복해 형이 확정되면 기결수로 분류돼 교도소로 이감되지만, 1심에 불복해 항소심 등을 거치게 되면 그만큼 장기간 미결수 상태로 남아 구치소에 그대로 머물게 되기 때문이다. 미결구금 기간 모두를 형기에 산입하라고 한 헌법재판소 결정(2007헌바25)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과밀 수용은 수용자의 인권을 침해하고 교정사고 유발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주요 원인은 법정구속률 늘고 항소인원 증가 탓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09년 교정시설 과밀수용을 헌법 제10조가 보장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헌재도 지난해 12월 재판관 전원일치 결정을 통해 0.3평의 콩나물 시루 수용은 위헌이라고 밝혔다(2013헌마142). 헌재는 당시 결정문에서 "교정시설의 1인당 수용 면적이 수형자의 인간으로서의 기본 욕구에 따른 생활조차 어렵게 할 만큼 지나치게 협소하다면, 이는 그 자체로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넘어 수형자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연구위원은 교정사고 증가 추세가 과밀 수용률 증가 추세와 거의 일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원대비 153.6%의 과밀수용 상태인 인천구치소에서는 2015년 교정사고가 81건이나 발생했다. 한달에 7건에 가까운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구치소에서도 53건, 152.6%의 수용률을 보이고 있는 부산구치소에서도 40건의 교정사고가 일어났다. 헌재도 앞선 결정에서 "과밀수용은 교정시설의 위생상태를 비롯한 수형자의 생활여건을 악화시킬뿐만 아니라 싸움, 폭행, 자살 등 교정사고를 빈발하게 하는 등 교정시설의 질서유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교정역량을 저하시켜 결국 수형자의 재사회화를 저해한다"고 판시했다. "과밀수용은 인간 존엄성 침해… 교정 목적에 反해" 구치소 등 교정시설 추가 신축과 교정인력 증원 등 물적 인프라 확대가 절실하지만 해법은 만만치 않다. 교정시설은 대표적 기피시설이라 부지 확보에서부터 지역주민의 반대에 부딪히는 사례가 많은데다 예산 문제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교정직 공무원은 "교정인력 등 관리자의 수는 그대로인데 수감자는 점점 늘어난다"며 "수용자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자해 시설을 보완하거나 관리자 수를 늘릴 필요가 있지만 간단히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영승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과밀수용은 인간의 존엄성을 규정한 헌법 제10조에 위배될뿐만 아니라 수용자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결국 교정의 목적에 반하게 된다"며 "더운 여름이 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밀수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치소 신설이 가장 필요하다"며 "법원이나 검찰청사를 신설할 때 구치소도 함께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교정본부가 올 2월 과밀수용 해소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며 "적정 수용정원 확보를 위한 교정시설 신축 및 증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정사고
수용자인권침해
과밀수용
구치소과밀화
미결수용자증가
교정시설과밀화
이정현
2017-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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