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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학생 '혐오 표현 금지' 서울학생인권조례 합헌"
학교 구성원은 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적 언사나 행동, 혐오적 표현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초·중등교원, 사립고등학교장, 초·중등학생과 입학예정자 등이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5조 3항 등은 행복추구권과 양심의 자유, 학문의 자유, 교육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마1356)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5조 1항은 '학생은 성별, 종교,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출신국가, 출신민족, 언어, 장애, 용모 등 신체조건,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또는 가족상황, 인종, 경제적 지위,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병력, 징계, 성적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그리고 같은 조 3항은 '학교의 설립자·경영자, 학교의 장과 교직원, 그리고 학생은 제1항에서 예시한 사유를 이유로 차별적 언사나 행동, 혐오적 표현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서울시 교육감이 서울시내 각급 학교의 운영에 관한 사무를 지도·감독함에 있어 헌법과 법률, 협약 등에서 규정·선언하고 있는 바를 구체적으로 규범화해 마련한 학교 운영 기준 중 하나로 법률상 근거에 기인한 것"이라며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고 학교 구성원인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구성원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학생이 민주시민으로서의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하며 인권의식을 함양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수단의 적합성 역시 인정된다"며 "차별적 언사나 행동, 혐오적 표현은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혐오·적대감을 담고 있는 것으로 그 자체로 상대방인 개인이나 소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특정 집단의 가치를 부정하기 때문에 차별·혐오표현이 금지되는 것은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보장 측면에서 긴요하다"고 설명했다.
차별
혐오
인권침해
학생인권조례
박수연 기자
2019-12-09
헌법사건
[기획] 미결수용자 2만명 넘어… 교정시설 과밀화 심각
미결수용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2만명을 돌파하면서 구치소 과밀화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한 과밀화를 보이고 있는 곳은 정원의 1.6배나 되는 미결수를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밀 수용에 따른 수용자 간 다툼도 늘어 교정사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급기야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12월 구치소 1인당 수용면적이 1㎡ 남짓인 0.3평에 불과한 것은 위헌이라며, 법무부에 구치소를 포함한 교정시설의 수용자 1인당 면적을 5~7년 내에 2.58㎡(0.78평) 이상으로 넓히도록 주문했지만, 부지 확보 등에 어려움이 예상돼 개선이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한국형사정책연구원(원장 김진환)이 최근 발간한 '교정시설에서의 과밀수용 현상과 그 대책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말을 기준으로 수용인원이 많은 상위 10개 교정시설 가운데 6개가 구치소일 정도로 구치소 과밀수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각한 성동구치소는 수용률이 정원대비 162.4%에 달했다. 2002년 1만4186명에서 작년 2만1838명으로 늘어 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의 수용률도 156.3%로 초과 상태다. 법무부는 지난 6일 박 전 대통령과 공모공동정범 관계인 최순실씨를 서울구치소에서 서울남부구치소로 이감했는데, 이때에도 주요 이유가 여사동이 낡고 비좁아 공범관계인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제대로 분리·관리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교도소와 구치소를 포함한 전체 교정시설 평균 수용률도 지난해 8월을 기준으로 122.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안성훈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치소 과밀수용의 주요원인을 '미결수용자 증가'로 진단했다. 2012년 1만4186명이던 미결수용자는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2015년 1만9267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2만1838명으로 처음으로 2만명대를 넘어섰다. 성동구치소 162.4% '최고'… 서울구치소도 156.3% 안 연구위원은 미결수용자가 늘고 있는 이유는 법정구속률 증가와 항소인원 증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2002년 5168명에 그쳤던 1심 법정구속자 수는 2015년 1만6762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불구속 수사·재판 기조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수사나 공판 단계에서 불구속 상태에 있다가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수감되는 사례가 그만큼 늘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불구속 상태이면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상황이 변하면서 피고인 신분의 미결수용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29.5%에 그쳤던 형사사건 항소율이 2014년 38.6%, 2016년(6월 기준) 42.9%까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1심에 승복해 형이 확정되면 기결수로 분류돼 교도소로 이감되지만, 1심에 불복해 항소심 등을 거치게 되면 그만큼 장기간 미결수 상태로 남아 구치소에 그대로 머물게 되기 때문이다. 미결구금 기간 모두를 형기에 산입하라고 한 헌법재판소 결정(2007헌바25)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과밀 수용은 수용자의 인권을 침해하고 교정사고 유발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주요 원인은 법정구속률 늘고 항소인원 증가 탓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09년 교정시설 과밀수용을 헌법 제10조가 보장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헌재도 지난해 12월 재판관 전원일치 결정을 통해 0.3평의 콩나물 시루 수용은 위헌이라고 밝혔다(2013헌마142). 헌재는 당시 결정문에서 "교정시설의 1인당 수용 면적이 수형자의 인간으로서의 기본 욕구에 따른 생활조차 어렵게 할 만큼 지나치게 협소하다면, 이는 그 자체로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넘어 수형자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연구위원은 교정사고 증가 추세가 과밀 수용률 증가 추세와 거의 일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원대비 153.6%의 과밀수용 상태인 인천구치소에서는 2015년 교정사고가 81건이나 발생했다. 한달에 7건에 가까운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구치소에서도 53건, 152.6%의 수용률을 보이고 있는 부산구치소에서도 40건의 교정사고가 일어났다. 헌재도 앞선 결정에서 "과밀수용은 교정시설의 위생상태를 비롯한 수형자의 생활여건을 악화시킬뿐만 아니라 싸움, 폭행, 자살 등 교정사고를 빈발하게 하는 등 교정시설의 질서유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교정역량을 저하시켜 결국 수형자의 재사회화를 저해한다"고 판시했다. "과밀수용은 인간 존엄성 침해… 교정 목적에 反해" 구치소 등 교정시설 추가 신축과 교정인력 증원 등 물적 인프라 확대가 절실하지만 해법은 만만치 않다. 교정시설은 대표적 기피시설이라 부지 확보에서부터 지역주민의 반대에 부딪히는 사례가 많은데다 예산 문제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교정직 공무원은 "교정인력 등 관리자의 수는 그대로인데 수감자는 점점 늘어난다"며 "수용자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자해 시설을 보완하거나 관리자 수를 늘릴 필요가 있지만 간단히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영승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과밀수용은 인간의 존엄성을 규정한 헌법 제10조에 위배될뿐만 아니라 수용자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결국 교정의 목적에 반하게 된다"며 "더운 여름이 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밀수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치소 신설이 가장 필요하다"며 "법원이나 검찰청사를 신설할 때 구치소도 함께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교정본부가 올 2월 과밀수용 해소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며 "적정 수용정원 확보를 위한 교정시설 신축 및 증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정사고
수용자인권침해
과밀수용
구치소과밀화
미결수용자증가
교정시설과밀화
이정현
2017-04-13
헌법사건
헌재 "1인당 '0.3평' 콩나물 구치소, 인간의 존엄·가치 침해"
1인당 면적이 1㎡ 남짓에 불과한 좁은 구치소 공간에 사람을 수용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9일 강모씨가 "구치소 내 수용실 면적이 너무 좁아 인간 존엄성을 침해당했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3헌마142)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또 "법무부는 5~7년 내에 구치소 등 국내 교정시설의 수형자 1인당 면적을 2.58㎡(0.78평) 이상으로 넓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헌재는 "강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던 면적이 실제로 1.06㎡(0.32평)에서 1.27㎡(0.38평)에 불과했다"면서 "이는 성인 남성 평균 신장인 174㎝ 전후의 키를 가진 사람이 팔다리를 마음껏 뻗기 어렵고, 다른 수형자들과 부딪치지 않기 위해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할 정도로 매우 협소한 공간"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정시설의 1인당 수용 면적이 수형자의 인간으로서의 기본 욕구에 따른 생활조차 어렵게 할 만큼 지나치게 협소하다면, 이는 그 자체로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넘어 수형자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한철 헌재소장과 김이수·안창호·조용호 헌법재판관은 보충 의견을 통해 "수형자 1인당 적어도 2.58㎡ 이상의 수용 면적이 확보돼야 한다"며 "5∼7년 이내에 이런 기준을 충족하도록 교정시설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헌법 제10조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천명한 최고의 헌법이념이자 국민 각자에게 보장되는 기본권임을 재확인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서 비롯되는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밝힌데 의의가 있다"라며 "헌재가 개별 기본권의 침해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지 않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침해 여부만을 판단해 위헌 결정한 사례"라고 말했다. 한 집회에 참석했다가 2012년 업무방해죄로 벌금 70만원 형을 받은 강씨는 판결이 부당하다며 벌금 납부를 거부해 구치소 노역장에 12일간 수용됐다. 수감 당시 그는 7.42㎡(2.24평) 크기의 방에 다른 5명의 수용자와 함께 수용돼 불편을 겪었다. 강씨는 "성인 남성이 발을 펴거나 뻗기도 어려울 만큼 비좁아 인간의 존엄성, 행복 추구권, 인격권 등이 침해됐다"며 2013년 헌법소원을 냈다.
인간의존엄과가치
콩나물구치소
수형자
수용실면적
국가형별권
신지민
2016-12-30
헌법사건
수형자 DNA감식시료 채취, 합법인가 위법인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복역하던 A씨는 출소를 앞둔 지난 3월 디엔에이(DNA) 감식을 위한 시료를 채취당했다. A씨는 거부했지만 교도소측은 강제로 DNA를 채취했다. A씨는 출소 후 "시료 채취가 신체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등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교도소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하종대 부장판사)는 1일 A씨에게 패소판결을 내렸다(2011구합11686).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교도소가 영장을 발부받는 등 법 절차를 준수했고, 강제 채취 방법 자체도 심히 모욕적이거나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기 어려운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며 "범죄예방 및 국민권익 보호라는 목적 아래 DNA 감식시료 채취의 대상과 방식을 법으로 제한하고 있어 그 수단도 과도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DNA 시료 채취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강제채취의 정당성을 인정한 첫 판결로 기록됐다. 지난해 7월 시행된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 제5조는 일정 범죄를 저지른 수형인에 대해 DNA를 채취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대상자가 동의를 하면 임의채취 방법으로, 동의를 하지 않으면 DNA법 제8조에 의해 영장을 통해 채취할 수 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DNA 감식시료 채취의 정당성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신동일 한경대 교수는 지난 3일 이화여대 법학관에서 열린 '형사절차에 있어서 DNA 증거'를 주제로 열린 한국형사정책학회(회장 이은모) 추계학술대회에서 'DNA법'의 문제점에 대해 발표했다. 신 교수는 제5조의 감식시료 채취 규정은 이미 형을 선고받아 수형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재범 가능성을 전제로 하거나, 다른 범죄의 수사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동의한 대상자에게 무제한 채취를 허용한 제5조와 , 동의가 없거나 거부하는 경우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게 한 제8조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유전자 감식시료를 채취하는 것은 일종의 압수·수색이라고 할 수 있고, 그 유전자 감식시료가 범죄와 구체적 관련성이 없다면 압수·수색영장의 범위를 초과해 위법하다는 것이다. 또 채취 대상인 수형자들을 잠재적 재범자로 추정하고 있는 것과 감식시료 채취를 영장으로 강제하는 행위는 강제수사라는 점을 지적했다. 신 교수는 "영장을 얻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압수 또는 수색의 대상이 직접 범죄와 관련돼 있어 증거로 확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여기서 압수 또는 수색 되는 대상물과 논의되는 범죄혐의는 사안적 관련성 또는 일치성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DNA 법률은 감식시료 채취 자체도 문제이고, DNA 감식시료를 DB(data base)화해서 구체적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음에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영장주의에 반한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임지봉 서강대 교수도 "법에 정한 중범죄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수형인에 대해서는 일괄적으로 DNA를 채취하게 돼 있다"며 "이것은 수형인이 미래에도 유사한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낙인찍는 것과 같은 것으로 무죄추정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또 "중범죄를 예방하고 과학적인 수사를 위한 방법이라고 하지만 헌법상 국민이 부여받은 기본권을 침해하면서 오히려 수사기관의 편의를 위해 인권 침해적인 수사기법을 합법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DNA 감식시료 채취를 당한 쌍용자동차 노동자와 용산참사 철거민들은 지난 6월 "DNA 감식 시료를 채취한 것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인격권, 행복추구권 등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이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해 심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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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엔에이법
김승모 기자
2011-12-08
헌법사건
형사일반
사형제도 14년 만에 또 '합헌'… 폐지 논란은 계속될 듯
헌법재판소가 그동안 세간의 관심을 끌어온 사형제도에 대해 14년 만에 또다시 합헌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96년 합헌결정 때와는 사정이 다르다. 당시에는 7대2로 합헌의견을 낸 재판관이 훨씬 많았지만 이번에는 합헌과 위헌의견이 5대 4로 근소하게 갈렸다. 특히 합헌의견을 낸 재판관들 조차 입법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해 사형제 폐지 또는 개정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헌법학자들은 이번 헌재결정에 대해 "헌법논리상 당연한 판단"이라며 수긍하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국민의 의식변화나 사회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대한변협도 논평을 내고 헌재결정에 유감을 표시했다. 변협은 "우리나라의 국격 및 국민의 높아진 의식수준에 걸맞게 마땅히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헌재, "사형제는 인간존엄성 규정한 헌법 제10조 위배 아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지난달 25일 남·녀 여행객을 살해한 일명 '보성어부 살인사건'으로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오모(72)씨의 항소심을 맡은 광주고법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사건(2008헌가23)에서 재판관 5대4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합헌의견은 이강국 소장과 이공현·민형기·이동흡·송두환 재판관이었으며, 위헌의견은 조대현·김희옥·김종대·목영준 재판관이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어느 개인의 생명권에 대한 보호가 곧바로 다른 개인의 생명권에 대한 제한이 될 수 밖에 없거나 특정한 인간에 대한 생명권의 제한이 일반국민의 생명보호나 이에 준하는 매우 중대한 공익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는 생명에 대한 법적 평가가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며 "생명권 역시 헌법 제37조2항에 의한 일반적 법률유보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생명권 제한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경우에는 생명권의 박탈이 초래된다하더라도 곧바로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합헌의견을 낸 재판관들 중 일부는 입법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민형기 재판관은 사형제를 존치시키면서도 대상범죄를 축소하거나 문제되는 법률조항을 폐지함으로써 점진적인 방법으로 제도를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송두환 재판관은 사형이 규정된 범죄의 종류를 반인륜적으로 타인의 생명을 해치는 극악범죄의 경우로 한정하고, 그외의 범죄에 대해서는 법정형에서 사형을 삭제하도록 하는 등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반면 김희옥·김종대·목영준 재판관은 "생명권에 대한 제한은 곧 생명의 전부박탈을 의미하므로 생명권은 헌법상 제한이 불가능한 절대적 기본권"이라며 "사형제도는 생명권과 신체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의 규정상 허용될 수 없다"며 위헌의견을 냈다. 조대현 재판관은 "사형을 형벌로 규정하고 있는 조항 가운데 헌법 제110조4항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에도 사형제를 적용하는 경우는 위헌"며 일부위헌 의견을 냈다. ◇ '절대적 종신형' 도입엔 부정적= 한편 재판관 대부분은 '무기징역형'은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무기징역형의 한 유형인 '감형없는 절대적 종신제'의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이미 무기징역형을 규정하고 있는 우리 법제하에서는 실무운용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절대적 종신형제도가 우리 헌법 하에서 사형제도와는 또다른 위헌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현행 형사법령 하에서도 가석방제도의 운영여하에 따라 사회적으로 영구적 격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 헌법학계는 엇갈린 반응= 헌법학자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합헌결정이 당연하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명백히 위헌임에도 헌재가 결단을 내리지 못해 아쉽다는 입장도 나왔다. 한국헌법학회 부회장인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는 "헌법이 사형제를 인정하고 있는 이상 합헌결정은 당연하다"며 "우리나라에는 절대적 기본권이 없다는 측면에서 보면 사형제에 대한 위헌여부는 사실상 이익형량으로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생명권이 헌법상 명문으로 규정되지 않았더라도 헌법 제10조 등에 비춰 인간의 존엄성 및 생명권을 인정하고 있다"며 "사형제는 그 본질적인 침해에 해당해 위헌임에도 헌재가 합헌결정을 내린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성낙인 서울대 로스쿨 교수도 "우리나라는 실질적인 사형제 폐지국가이며 국민들도 사형제가 불필요하다는 데 많은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사형제는 헌법 제110조에 딱 한 번 언급될 뿐이고, 이미 우리 사회에는 사형제가 불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므로 위헌으로 판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 전세계 102개국 사형제 폐지= 현재까지 사형제를 폐지한 국가는 최근 폐지한 아프리카 부룬디와 토고를 포함해 102국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김영삼정부 막바지인 97년 23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 이후 13년 동안 사형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사형제도
절대적종신형
생명권
폐지
사형집행
류인하 기자
2010-02-26
헌법사건
형사일반
수형자 화상접견시간 단축은 합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교도소에서 복역중인 정모씨가 “교도소장이 수형자의 화상접근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2007헌마738)을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재판부는 “수형자가 갖는 접견교통권은 가족 등 외부와 연결될 수 있는 통로를 적절하게 개방하고 유지함으로써 가족 등 타인과 교류하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생활관계가 인신의 구속으로 완전히 단절돼 정신적으로 황폐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보장되지 않으면 안되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로 헌법상의 기본권에 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구금시설은 다수의 수형자를 집단으로 관리하는 시설로서 규율과 질서유지가 필요하므로 수형자의 접견의 자유에 내재적 한계가 있다”며 “수형자의 접견시간 부여 정도는 일반적 접견교통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도소장 등 관계 행정청의 재량에 속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청구인이 7회에 걸쳐 청구인에게 화상접견시간을 각 10분 내외로 부여한 것은 당시 교도소의 인적·물적 접견설비의 범위 내에서 다른 수형자와 미결수용자의 접견교통권을 골고루 적정하게 보장하기 위한 행정목적에 따른 합리적인 필요최소한의 제한”이라며 “이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해 청구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지난 2006년10월 징역형이 확정돼 대전교도소에 수감됐다. 이듬해 4월 교도소 내에 ‘수형자 무인접견관리시스템’이 갖춰지면서 정씨는 가족과 화상접견을 할 수 있게 됐지만 교도소장이 6~8월 사이 7차례에 걸쳐 화상접견을 10분이내로 단축시키자 7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접견교통권
수형자
화상접근시간
과잉금지원칙
미결수용자
류인하 기자
2009-10-07
헌법사건
존속상해치사죄 가중처벌은 합헌
일반상해치사죄보다 존속상해치사죄를 가중 처벌하는 것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하경철·河炅喆 재판관)는 지난달 28일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정모씨가 "존속상해치사에 대해 가중 처벌을 규정한 형법 제259조2항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혼인·가족제도 보장 등을 규정한 헌법에 위반된다"며 제기한 위헌심판형 헌법소원사건(2000헌바53)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형법 제259조2항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에 대해 상해치사죄를 저질렀을 때 무기 또는 5년이상의 징역을 법정형으로 규정, 3년이상의 유기징역을 법정형으로 규정하고 있는 일반 상해치사죄 보다 가중 처벌하고 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비속의 직계존속에 대한 존경과 사랑은 봉건적 가족제도의 유산이라기 보다는 우리 사회윤리의 본질적 구성부분을 이루고 있는 가치질서이고 현실인 이상, '비속'이라는 지위에 의한 가중처벌은 그 차별적 취급에 합리적 근거가 있으며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정성에 비취볼 때도 평등원칙 반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가중처벌에 의해 가족 개개인의 존엄성 등이 훼손된다는 사정은 살펴볼 수 없고 오히려 패륜적·반도덕적 행위의 가중처벌을 통하여 친족 내지 가족에 있어서의 자연적·보편적 윤리를 형법상 보호함으로써 올바른 사회질서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혼인제도와 가족제도 등을 규정한 헌법 규정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 청구인 정씨는 2000년 3월 여동생을 접대부로 일하게 하는 것으로 오인, 칼을 휘두루는 아버지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머리를 벽에 부딪치게 하는 등의 상해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해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후 서울동부지원에 이 조항에 대한 위헌심판제청 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었다.
헌법합치결정
차별적처벌
형법제259조2항
패륜적행위
가중처벌
존속상해치사죄
이효성 기자
200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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