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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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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헌재, 등록된 정당 아니면 '정당' 명칭 사용할 수 없게 하는 정당법 조항은 합헌
정당법상 등록된 정당이 아니면 정당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정당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26일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당법 제41조 제1항 및 제59조 제2항 중 제41조 제1항에 관한 부분에 대해 합헌 결정했다(2021헌가23). 다만 정당은 수도 소재 중앙당과 5 이상의 시·도당을 갖춰야 한다고 정한 정당법 제3조, 제4조 제2항 중 제17조에 관한 부분과 제17조에 대해서는 4(합헌)대 5(위헌)로 합헌 및 기각 결정을, 시·도당은 1000명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고 정한 정당법 제4조 제2항 중 제18조에 관한 부분 및 제18조에 대해서는 7(합헌)대 2(위헌)으로 합헌 결정했다(2021헌마1465 등). A 씨는 사회변혁노동자당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정당법상 등록된 정당이 아닌 명칭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약식기소돼 2020년 11월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에 정식재판을 청구한 A 씨는 재판을 받던 중 정당법 제59조 제2항과 제41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법원은 A 씨의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정당법 제4조, 제17조, 18조가 정당법 제59조 제2항에 따라 처벌하는 정당법 제41조 제1항의 등록의무 내용에 관한 조항으로서 해당 사건의 직접적인 근거규정이 된다는 이유로 이 조항에 대해서도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B 씨는 2022년 6월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 영등포구 기초선거에 출마하고자 직접행정영등포당을 창당했다. 앞서 B 씨는 2021년 10월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등록을 신청했으나 '지역정당 등록신청서와 관련해 정당법에는 지역정당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회신을 받았다. 그러자 B 씨는 정당법 제3조와 제4조, 제9조, 제17조 및 제18조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 정당설립의 자유, 정당가입의 자유, 정당활동의 자유, 평등권, 선거권,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 밖에도 과천시민정치당, 은평민들레당 역시 같은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했다.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역시 정당법 제3조, 제17조, 제18조가 자신들의 정당설립의 자유, 정당활동의 자유, 정당조직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정당법 제3조에 따르면 정당은 수도에 소재하는 중앙당과 특별시, 광역시, 도에 각각 소재하는 시·도당으로 구성하며 제4조에 따르면 정당은 중앙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함으로써 성립하고, 이를 위해선 제17조와 제18조에서 규정하는 법정시·도당수와 법정당원수를 가져야 한다. 같은법 제41조에서는 정당법에 의해 등록된 정당이 아니면 그 명칭에 정당임을 표시하는 문자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징역 1년 이하나 1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먼저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정당등록조항과 정당명칭사용금지조항에 대해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정당등록제는 어떤 정치적 결사가 정당법상 정당임을 법적으로 확인해 줌으로써 법적 안정성과 확실성에 기여하고, 창당준비위원회가 형식적 요건을 구비해 등록을 신청하면 중선관위는 이를 반드시 수리해야 하므로, 정당등록제도가 정당의 이념 등을 이유로 등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볼 순 없다"며 "정당명칭사용금지조항은 정당법에 따른 등록요건을 갖추지 못한 단체들이 임의로 정당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 정당등록제도 및 등록요건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 참여과정에 혼란이 초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당의 명칭사용과 관련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 참여과정에 위협이 되는 행위만 일일이 선별해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법정형이 과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국정당조항에 대해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형두 재판관은 합헌 및 기각의견을, 유남석, 문형배, 정정미 재판관과 김기영, 이미선 재판관은 위헌의견을 냈다.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형두 재판관은 "전국정당조항은 정당이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전국적인 규모의 구성과 조직을 갖춰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균형 있게 집약·결집해 국가정책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헌법상 정당에게 부여된 기능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의 참여'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지역정당을 허용할 경우 지역주의를 심화시키고 지역 간 이익갈등이 커지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당의 구성과 조직의 요건을 정함에 있어 전국적인 규모를 확보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반면 유남석, 문형배, 정정미 재판관은 "전국정당조항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의 참여'라는 정당의 헌법적 기능과 임무를 실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을 정하고 있다고 볼 뚜렷한 근거는 없다"며 "거대 양당에 의해 정치가 이뤄지는 현실에서 전국정당조항은 지역정당이나 군소정당, 신생정당이 정치영역에 진입할 수 없도록 높은 장벽을 세우고 있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차단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성정당과 신생정당을 구별해 중앙당 및 시·도당의 소재지, 시·도당의 수를 달리 정하는 방안 등 전국정당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도 않는다"며 "전국정당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정당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김기영, 이미선 재판관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의 참여'라는 정당의 핵심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전국 규모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볼 수 없고, 헌법이 전국 규모의 조직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정당조항은 모든 정당에 대해 일률적으로 전국 규모의 조직을 요구해 지역정당이나 군소정당, 신생정당을 배제하고 있다. 이는 헌법 제8조 제1항의 정당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이어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위헌의견을 밝혔다. 이어 "설령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하더라도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데 반드시 전국 규모의 조직이 필요한 것은 아닌 점, 군소정당 및 신생정당의 배제는 다양한 정치적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정당의 출현을 막아 정당 간 경쟁이나 정치적 다양성, 정치과정의 개방성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도 전국정당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법정당원수조항에 대해서는 김기영, 이미선 재판관을 제외한 나머지 재판관들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기영, 이미선 재판관은 "법정당원수조항은 헌법 제8조 제1항의 정당의 자유 자체를 처음부터 전면 부정한다는 점에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당원수 부족을 조직의 효율성 등 다른 기능적 요소를 통해 보완하거나 신생정당과 기성정당을 구분해 당원 수를 달리 정하는 방안 등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정당
정당등록제
정당법제41조
한수현 기자
2023-10-04
헌법사건
"음주측정 2회 이상 거부 시 일률적 가중처벌… '윤창호법' 위헌"
음주측정을 거부한 사람이 또 음주측정을 거부하거나 음주운전을 할 경우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한 '윤창호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해 인천지법과 창원지법 거창지원 등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사건(2022헌가14, 2022헌가18등)에서 재판관 7(위헌)대 2(합헌) 의견으로 이 법 제148조의2 제1항 중 '음주측정거부 전력이 1회 이상 있는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 또는 음주측정 거부를 한 경우' 가중처벌하는 부분에 대해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음주치료나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과 같은 비형벌적 수단에 대한 충분한 고려없이 과거 위반 전력과의 시간적 제한을 두지 않은 채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유형의 음주운전 또는 음주측정거부 재범행위에 대해서도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하고 있다"며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선애,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음주운전 교통사고의 40%가량은 음주운전과 관련해 단속된 전력이 있는 재범에 의한 교통사고"라며 "엄히 처벌해 관련 범죄를 예방하고자 하는 형사정책적 고려에 따라 입법화된 규정이고 반복되는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거부는 비난 가능성이 매우 커 가중처벌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는 앞서 지난해 11월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을 한 경우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 결정을 내렸다(2019헌바446등). 올 5월에는 △음주운전 또는 음주측정거부 전력자가 다시 음주운전을 한 경우 △음주운전 전력자가 다시 음주측정 거부를 한 경우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서도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다(2021헌가30등, 2021헌가32등). 헌재 관계자는 "이 사건은 △음주측정거부 전력자가 다시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를 한 경우를 가중처벌하는 구 도로교통법 조항과 △음주측정거부 전력자가 다시 음주측정거부행위를 한 경우를 가중처벌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해 처음으로 위헌 여부를 판단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윤창호법
음주측정
도로교통법제148조의2
박수연 기자
2022-08-31
노동·근로
헌법사건
'단순 파업도 위력 업무방해죄로 처벌 가능'… 가까스로 합헌
노동자의 쟁의행위인 파업을 업무방해죄로 형사처벌하는 현행 형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심리 10년 만에 나왔다. 헌재는 2012년 2월 사건 접수 후 고심을 거듭해왔다. 결국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5명이 일부위헌 의견을 냈지만 위헌 결정 정족수(6명 이상)에 1명이 모자라 합헌으로 결론 났다. 헌재는 26일 A씨 등이 "형법 제314조 1항 중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 부분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2헌바66)에서 재판관 4(합헌)대 5(일부 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제313조(신용훼손)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헌재는 이 조항이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와 관련해 "단체행동권은 집단적 실력 행사로서 위력의 요소를 가지고 있으므로 단체행동권 행사라는 이유로 무조건 형사책임이나 민사책임이 면제된다고 보기 어렵고 사용자의 재산권이나 직업의 자유, 경제활동의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고 거래 질서나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정한 단체행동권에 대한 제한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심판 대상 조항은 사용자가 예측하지 못한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용자의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막대한 손해를 초래해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시켰다고 평가할 수 있는 집단적 노무 제공 거부에 한해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 중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쟁의행위 가운데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인 단순 파업에 관한 부분은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는 일부위헌 의견(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단순 파업 그 자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하는 것은 사실상 근로자의 노무제공의무를 형벌 위협으로 강제하는 것"이라며 "노사관계에 있어 근로자 측의 대등한 협상력을 무너뜨려 단체행동권의 헌법상 보장을 형해화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파업은 본질에 있어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의 문제이므로 이로 인한 손해 등은 형사처벌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제재 수단으로 형벌을 택한 것은 형벌의 보충성 및 최후수단성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2010년 3월 협력업체 직원들 중 18명의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리해고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비정규직 노조는 3회에 걸쳐 휴무일 노동(특근)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진행했는데, 간부 A씨 등은 자동차 생산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업무방해죄)로 기소됐다. 이들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심 중 형법 제314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지만 기각됐다. 한편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파업에 관한 업무방해죄 해석을 더욱 엄격하게 한 판단을 내놓았다.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파업이 이뤄져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손해를 초래하는 때에만 위력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므로 전후 사정을 따지라는 것이다. 업무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지만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A씨 등은 이듬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후 상고심은 A씨 등에게 유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도 연관돼 있다. 헌재가 대법원 전원합의체와 다른 결정을 내릴 것이 우려돼 파견 법관 등을 통해 헌재 내부 정보를 보고하도록 했다는 혐의 등이 공소사실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헌재는 이날 "대법원은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2007도482)에서 심판 대상 조항에 대한 확립된 해석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헌법재판소는 이를 존중해 그 조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대법원의 판례와 입장을 같이 했다.
파업
업무방해죄
단체행동권
박수연 기자
2022-05-26
선거·정치
헌법사건
'착신전환 통해 여론조사 중복응답' 벌금 100만원… 5년간 선거권 제한은 합헌
착신전환을 통해 여론조사에서 중복 응답 등 선거범죄를 저질러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된 사람에 대해 5년간 선거권을 제한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첫 결정이 나왔다. 또 같은 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지방의회의원 직에서 퇴직하도록 한 조항도 합헌이라는 헌재 결정도 나왔다. 헌재는 최근 A씨 등이 △공직선거법 제18조 1항 3호 중 공직선거법 제256조 1항 5호 가운데 제108조 11항 2호의 선거범죄를 범한 자로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선거권제한조항)과 △공직선거법 제266조 1항 1호 중 공직선거법 제256조 1항 5호 가운데 제108조 11항 2호의 선거범죄를 범함으로 인해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자는 지방의회의원의 직에서 퇴직되도록 한 부분(퇴직조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986)에서 선거권제한조항은 재판관 8(합헌) 대 1(위헌)의 의견으로, 퇴직조항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 등은 2018년 6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시의원과 구의원 등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이들은 선거 과정에서 광역시장 예비후보로 활동한 B씨를 위해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치려고 둘 이상의 전화번호를 착신전환시켜 두 차례 이상 응답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고 시의원직과 구의원직에서 퇴직했다. A씨 등은 2019년 9월 공직선거법 제18조 1항 3호 등이 자신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공직선거법 제108조 11항 2호는 '누구든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둘 이상의 전화번호를 착신 전환 등의 조치를 해 같은 사람이 두 차례 이상 응답하거나 이를 지시·권유·유도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선거권제한조항은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고 선거범에 대해 사회적 제재를 부과하며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려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라며 "착신전환 등을 통한 중복 응답 방식으로 여론조사가 시행되면 여론조사 결과에 유권자의 진정한 의사를 반영하지 못해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어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해당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한 선거권 제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권 제한을 통해 달성하려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이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함으로써 침해되는 개인의 사익보다 크므로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 헌법재판관은 선거권제한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헌재는 퇴직조항과 관련해서도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의 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방지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하며 공직에 대한 국민 또는 주민의 신뢰를 제고한다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라며 "입법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 요건으로 하여 해당 범죄로 지방의회의원의 직에서 퇴직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제재를 선택한 동시에 퇴직 여부에 대해 법원으로 하여금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게 했고, 퇴직조항으로 인해 직에서 퇴직하는 사익 침해에 비해 선거의 여론조사의 결과에 부당한 영향 미치는 행위 방지·선거의 공정성 담보·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제고 등 공익이 더욱 중요해 퇴직조항이 A씨 등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선거권제한
공직선거법제108조11항
박수연 기자
2022-04-08
헌법사건
"위헌소원 인용돼도 당해 소송사건만 재심 허용… 헌법재판소법 합헌"
위헌소원이 인용되더라도 당해 소송사건에만 재심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과 비(非)형벌조항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 효력은 '장래효'를 원칙으로 하는 같은 법 제47조 2항은 합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1950년 발생한 나주경찰부대 사건 희생자의 유족인 A씨 등이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과 6항, 제47조 2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0헌바401)에서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최근 합헌 결정했다. A씨 등은 2007년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상규명 결정을 받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2009년 패소가 확정됐다. 그런데 헌재가 2018년 8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1항 3호 및 4호 관련 사건에 소멸시효의 객관적 기산점을 적용하던 민법 제166조 1항, 제766조 2항을 일부위헌으로 결정했다(2014헌바148등). A씨 등은 이 결정을 근거로 2019년 재심을 청구했고, 재심 재판 중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 등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은 '제68조 2항에 따른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에 해당 헌법소원과 관련된 소송사건이 이미 확정된 때에는 당사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6항은 '5항의 경우 및 제68조 2항에 따른 헌법소원을 인용하는 경우에는 제45조 및 제47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한다. 또 제47조 2항은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헌법재판소법 제47조 2항은 비형벌법규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력을 장래효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 타당성의 요청이 현저한 반면 소급효를 인정해도 법적 안정성을 침해하지 않는 경우 해석을 통해 예외적 소급효를 인정하는 규정으로, 입법자가 '구체적 타당성 내지 정의의 요청'과 '법적 안정성 내지 신뢰보호의 요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자를 조화시키기 위해 입법형성권을 행사한 결과라고 볼 수 있어 이를 준용하는 장래효조항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 등은 2018년 위헌결정 전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소멸시효의 객관적 기산점 조항의 적용을 받아 청구기각의 확정판결을 받은 탓에 2018년 위헌결정을 재심사유로 주장할 수 없게 되어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한 것이 오히려 청구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됐지만, 위헌결정의 효력과 재심에 관한 일반조항인 장래효조항과 재심사유조항에서 개별 위헌결정의 소급효와 재심사유를 규정하는 것이 체계상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고 법적 안정성과 구체적 정의의 실현이라는 대립하는 헌법적 가치의 형량·조화가 필요한 사정을 고려할 때 이사건 유형에서의 국가배상청구를 위헌결정의 소급효와 재심사유를 정하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며 "재심사유조항과 장래효조항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했다. 헌재는 "다만, 입법론으로는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등에서 재심사유에 관한 특별규정을 두고 있는 것과 같이,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피해자·유족에게 특별재심을 허용해 구제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석태·이은애·김기영 헌법재판관은 이 조항들이 과거사정리법 제2조 1항 3호, 4호 사건에서 국가배상청구의 특수성과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고 재심사유의 범위와 위헌결정의 효력을 불합리하게 제한하므로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2018년 위헌결정의 당사자는 물론 그 밖의 피해자·유족의 경우에도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을 받아 구제될 수 있게 되었음에 반해, 청구인들과 같이 2018년 위헌결정 전에 국가배상을 청구했지만 소멸시효의 객관적 기산점의 적용을 받아 패소 확정된 피해자·유족의 경우에는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을 받을 수 없게 됐는데, 이는 '권리 위에 잠자지 아니하고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였던 청구인들'을, '그렇지 아니하였던 2018년 위헌결정의 당사자가 아닌 피해자·유족'보다 권리구제에 있어 합리적 이유 없이 불이익을 부여하는 사법제도를 형성하는 것이므로 평등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권리 위에 잠자지 아니하고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였던 자'에 대해 기존의 위헌법률이 적용된 결과를 용인하는 것으로서,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심사유조항과 장래효조항은 확정판결에 따라 국가배상채무를 변제하지 않아도 될 국가의 법적 안정성 이익만을 중시한 나머지, 과거사정리법 제2조 1항 3호, 4호 사건에서 국가배상청구의 특수성과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고 재심사유와 위헌결정의 효력 범위를 불합리하게 제한함으로써 청구인들이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을 받아 재심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실현을 불가능하게 만들었으므로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해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 사건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따른 법적 안정성의 보장 필요성'과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필요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문제된 사안으로, 향후 국회의 개선입법 여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과거사정리기본법
과거사정리위원회
손해배상
헌법재판소법
박수연 기자
2021-11-30
헌법사건
보상금 받은 軍 특수임무수행자, 정신적 손해배상청구 제한은 합헌
특수임무수행자가 보상금 지급 결정에 동의한 경우 정신적 손해 등에 대해서도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보는 특임자보상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0일 A씨 등이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 제17조의2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가28)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 등은 특임자보상법에 따라 보상 신청을 해 특수임무수행자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보상 결정 통지를 받고 보상금을 지급 받았다. 이후 이들은 국가가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도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광주지법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국가는 A씨 등이 특임자보상법에 따라 이미 보상금을 받았으므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된다는 본안전 항변을 했다. 이에 A씨 등은 재판 중 '화해간주조항'에 대해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2019년 11월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특임자보상법 제17조의2는 '이 법에 따른 보상금등의 지급결정은 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특수임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한 교육훈련으로 입은 피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따른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특수임무수행자등이 위원회의 지급결정에 동의해 보상금·특별공로금·공로금, 특별위로금을 지급받은 경우 보상금등 지급절차를 신속하게 이행·종결시킴으로써 관련 법률관계를 조속히 안정시키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특수임무수행자는 보상금등 지급결정에 동의할 것인지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보상금등을 지급받을 경우 향후 재판상 청구를 할 수 없음을 명확히 고지받고 있다"며 "보상금 중 기본공로금은 채용·입대경위, 교육훈련여건, 특수임무종결일 이후의 처리사항 등을 고려해 위원회가 정한 금액으로 지급되는데, 여기에는 특수임무교육훈련에 관한 정신적 손해 배상 또는 보상에 해당하는 금원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특수임무수행자는 보상금 등 산정과정에서 국가 행위의 불법성이나 구체적인 손해 항목 등을 주장·입증할 필요가 없고 특수임무수행자의 과실이 반영되지도 않으며, 국가배상청구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데 반해 보상금 등 지급결정은 비교적 간이·신속한 점까지 고려하면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령이 정한 보상금 등을 지급받는 것이 국가배상을 받는 것에 비해 일률적으로 과소 보상된다고 할 수도 없어 해당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국가배상청구권 또는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는 심판대상조항과 유사한 내용을 규정한 구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조항에 대해 국가배상청구권 침해를 이유로 일부 위헌결정을 선고했고(2014헌바180등), 구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조항에 대해 같은 취지에서 위헌결정을 선고했다(2019헌가17)"며 "이번 결정은 심판대상조항이 재판청구권과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본 것으로서, 민주화보상법이나 5·18보상법 조항과 달리 특임자보상법의 보상금 산정 관련조항에는 정신적 손해배상에 상응하는 항목이 존재한다는 점이 중요하게 고려됐다"고 강조했다.
특임자보상법
특수임무수행자
정신적손해배상
박수연 기자
2021-10-04
헌법사건
"1993년 이전 출생 재외국민 2세도 3년 초과 국내 체제하면 '2세 지위 상실' 합헌"
1993년 12월 31일 이전에 태어난 재외국민 2세도 18세가 된 이후 통틀어 3년을 초과해 국내에 체재하면 재외국민 2세의 지위를 상실하도록 해 특례를 배제한 병역법 시행령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 등이 "구 병역법 시행령 제128조 7항 2호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9헌마117,201)을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A씨 등은 1993년 12월 31일 이전에 출생한 재외국민 2세이다. 재외국민 2세는 6세 이전에 국외로 출국한 사람을 포함해 국외에서 출생한 사람으로서 △17세까지 본인과 부모가 계속해 국외에서 거주하면서 외국 정부로부터 국적·시민권 또는 영주권을 얻은 사람 또는 △영주권 제도가 없는 국가에서 무기한 체류자격을 얻은 사람 △5년 미만의 단기 체류자격만을 부여하는 국가에서 해외이주법 제6조에 따른 해외이주신고를 하고 계속 거주하고 있는 사람 등을 말한다. 그런데 병역법 시행령이 2011년 11월 23일 개정되면서 재외국민 2세 본인이 18세가 된 이후 통틀어 3년을 초과해 국내에 체재한 경우 재외국민 2세 지위가 상실되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이 규정은 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사람부터 적용됐으나, 병역법 시행령이 2018년 5월 28일 개정되면서, 1993년 12월 31일 이전에 출생한 재외국민 2세도 3년을 초과해 국내에 체재한 경우 재외국민 2세 지위를 상실하도록 하되, 국내체재 기간은 시행령이 시행된 날인 2018년 5월 29일 이후 국내에 체재한 기간부터 기산하도록 했다. 이에 A씨 등은 해당 병역령 시행령이 자신들의 행복추구권, 거주·이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재외국민 2세의 지위를 취득한다 하더라도 그 즉시 병역의무가 면제되는 것이 아니라 38세에 이르기까지 병역의무의 이행이 연기될 뿐이므로, 38세에 도달해 병역의무가 면제되지 않는 한, 언제든지 국외여행허가가 취소되어 병역의무가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1993년 12월 31일 이전 출생한 재외국민 2세와 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재외국민 2세는 병역의무 이행을 연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며 "두 집단을 동일하게 취급해 출생년도와 상관없이 '3년을 초과한 국내체재'라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 재외국민 2세 특례의 적용을 배제해도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심판대상조항은 사실상 생활 근거지가 대한민국에 있는 것으로 보여 병역의무 부과에 있어 재외국민 2세 지위를 상실시키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출생년도에 따라 적용 여부를 달리함으로써 발생하는 병역의무 부과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고, 병역의무자가 특례를 악용하는 것을 방지해 병역의무의 평등한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등한 병역의무 이행의 확보는 국방의 의무 영역에서 반드시 달성돼야 하는 것으로서, 단지 출생년도만을 기준으로 특정 집단에 대한 특례를 인정해 해당 집단이 이러한 특례를 악용하거나 병역의무를 회피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병역법
재외국민
영주권
박미영 기자
2021-06-07
헌법사건
'보상 받으면 화해 성립 간주'… 5·18보상법 조항 "위헌"
5·18 보상법에 따라 국가로부터 관련 피해 보상을 받으면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해 이후에는 추가적인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수 업도록 한 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5·18 보상법은 정신적 손해를 보상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없는데도 피해자가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는 취지이다. 국가를 상대로 한 5·18 피해자들의 추가적인 위자료 청구 소송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27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 A씨 등이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5·18 보상법) 제16조 2항 등은 위헌"이라며 광주지법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9헌가17)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은 '이 법에 의한 보상금 등의 지급결정은 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상 화해는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피해자가 5·18 보상법에 따라 보상을 받으면 더 이상 국가를 상대로 추가적인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을 제기할 수 없다. A씨 등은 5·18 보상법 등에 따라 국가로부터 보상금과 의료지원금, 생활지원금 등을 받았다. A씨 등은 이후 2018년 12월 국가를 상대로 군 수사관 등의 가혹행위 등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 손해 등의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A씨 등은 재판과정에서 "5·18 보상법에 따른 피해 보상에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보상이 포함되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한 5·18 보상법 제16조 2항은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이 사건을 심리하던 광주지법은 이를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소송물은 일반적으로 적극적·소극적·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로 분류된다"며 "그런데 5·18 보상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의 관련 조항을 살펴보면, 적극적·소극적 손해에 대한 배상은 고려되고 있음에 반해 정신적 손해배상에 상응하는 항목은 존재하지 않고 보상심의위원회가 보상금 등 항목을 산정함에 있어 정신적 손해를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도 발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한 내용의 보상금 등 지급만으로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적절한 배상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럼에도 적극적·소극적 손해의 배상에 상응하는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했다는 사정만으로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까지 재판상 화해가 성립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국가배상청구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또 "5·18 보상법은 보상금 등 산정에 있어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으므로, 정신적 손해와 무관한 보상금 등을 지급한 다음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마저 금지하는 것은 적절한 손해배상을 전제로 한 관련자의 신속한 구제와 지급결정에 대한 안정성 부여라는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제한되는 사익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적절한 배상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박탈되는 것으로서, 그 제한의 정도가 지나치게 크다"고 판단했다.
정신적손해
518보상법
518광주민주화운동
박미영 기자
2021-05-27
헌법사건
금융사 직원 1억원 미만 뒷돈 '약속'만 해도 가중처벌… 가까스로 "합헌"
금융회사 임직원이 직무와 관련해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의 금품 등의 수수를 '약속'만 한 경우에도 징역 7년 이상으로 가중처벌토록 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조항이 가까스로 위헌 판단을 면했다. 헌재는 최근 창원지법이 이 같은 내용을 규정한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 4항 2호와 관련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9헌가15)에서 재판관 4(합헌)대 5(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위헌 결정은 재판관 6인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모 은행 지점장인 A씨는 대출업무를 담당하면서 2017년 3월 B씨에게 18억원을 대출해 주는 조건으로 자신이 소유한 시가 5840만원의 토지를 B씨에게 1억3800만원에 매도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맺었다. 검찰은 "A씨는 금융회사 임직원으로서 직무에 관해 차액 7960여만원 상당의 이익을 수수하기로 약속한 것"이라며 기소했다. 특정경제범죄법 제5조는 '금융회사 등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하였을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의 가액이 3000만원 이상일 때에는 가중처벌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금액이 5000만원 이상 1억 미만인 경우에는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A씨 사건을 심리하던 창원지법은 "해당 조항은 약속한 금액만을 기준으로 법정형 하한을 일률적으로 징역 7년 이상으로 정하고 있어 작량감경 외에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해 법관의 양형재량을 극도로 제한한다"며 "특히 '약속'은 수수에 이르는 과정에 있는 일종의 미수행위이고 실제로 금품을 수수하지는 않은 경우이기 때문에 불법과 책임에서 '수수'와 상당한 차이가 있음에도 해당 조항은 '약속'과 '수수'에 관해 동일한 형을 정하고 있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며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금융기관 임직원 직무집행의 투명성·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공익"이라며 "직무관련 수재 등의 행위를 공무원의 수뢰죄와 같은 수준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조항의 보호법익은 금융회사 등 임직원의 청렴성과 그 직무의 불가매수성이므로, 금융회사 등 임직원이 금품 등을 '약속'한 경우가 현실적으로 금품 등을 '수수'한 경우에 비해 언제나 불법의 크기나 책임이 작다고 볼 수도 없다"며 "요구, 약속, 수수를 동일한 기준에 따라 처벌하는 것은 금융회사 등 임직원이 5000만원 이상의 금품 등을 요구, 약속, 수수했다면 금융회사 등 임직원의 청렴성과 직무수행의 불가매수성에 대한 침해가 이미 현저히 이루어졌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이를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영진,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금융산업의 발전 및 확대로 금융회사 등 임직원의 업무가 다양화되어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며 "그럼에도 해당 조항은 약속한 금액만을 기준으로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7년 이상으로 높임으로써, 법관이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양형재량의 범위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또 "이 조항의 법정형은 공공성이 강한 사인의 다른 직무 관련 금품 약속행위에 대한 법정형과 비교해 보아도 지나치게 과중하다"며 "이는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한 것으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특정경제범죄법
금융회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손현수 기자
2020-11-06
헌법사건
"로스쿨 나와야 변호사시험 응시자격… 합헌"
로스쿨을 졸업해야만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도록 규정한 변호사시험법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이전에도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어 이를 다시금 재확인한 셈이다. 헌재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A씨 등이 "변호사시험법 제5조 1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마1128)에서 29일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변호사시험에 응시하려는 사람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18조 1항에 따른 법학전문대학원의 석사학위를 취득해야 한다'고 규정해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법학전문대학원 석사학위 취득자로 제한하고 있다. 같은 법 부칙 제2조와 4조는 '사법시험을 2017년까지만 시행하고 그해 12월 31일 폐지한다'고 규정해 로스쿨을 유일한 법조인 배출 과정으로 못박았다. A씨 등은 지난 2017년 "대학교 학사 학위가 없거나 경제적 사정으로 로스쿨 진학이 어려운 상황에서 변호사시험법이 로스쿨 석사학위를 변호사 취득 조건으로 명시해 직업선택의 자유와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우리 재판소는 2012년 2009헌마754, 2009헌마608 등, 2018년 2016헌마713 등 사건에서 해당 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한 바 있다"며 "선례를 변경할 특별한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아 이 사건에서도 같은 견해를 유지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호사시험법 제5조 1항은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헌재는 앞선 사건에서도 "수많은 응시생이 장기간 사법시험에 빠져 있음으로 인한 국가인력의 극심한 낭비와 비효율성을 막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목적을 변호사시험 제도와의 연계를 통해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며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같은 법 부칙 제2조 등에 대해서도 "선례를 변경할 특별한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헌재는 앞선 사건들에서 이 부칙 조항에 대해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대학원 진학이 어려운 경제적 약자가 법조인이 되기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학전문대학원법은 장학금 제도를 비롯해 다양한 재정적·경제적 지원방안 등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며 "사법시험법을 폐지하고 법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입법자는 사법시험 준비자들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해 8년간의 유예기간을 뒀었고, 사법시험법이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소정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경우 변호사시험에 응시해 법조인이 되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판단했다.
변호사시험법
변호사시험
로스쿨
이용경 기자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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