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를 받지 아니한 비디오물의 유통을 금지한 구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음비게법)규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이공현 재판관)는 4일 손모씨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비디오물의 제작·유통 등을 금지하고 있는 구 음비게법 제18조 5항은 사전검열금지원칙에 위배돼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2004헌바36)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비디오물 등급분류는 영등위가 표현물의 공개, 유통 여부를 사전적으로 결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이용 연령을 분류하는 절차에 불과하다"며 "시간이 경과해 이용 가능한 연령이 되면 해당 표현물에 대해 접근이나 이용이 자유로워지므로 공개나 유통 자체를 사전적으로 금지해 시간이 지나도 접근이나 이용이 불가능하게 하는 사전검열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또 헌재는 "비디오물의 속성상 일단 보급된 뒤에는 이를 효율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없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차단키 위해서는 사전적으로 규율하는 수밖에 없으므로 유통 전에 등급분류를 받고록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의 최소침해성 요건도 충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씨는 지난 99년 12월부터 2000년까지 영등위의 수입추천을 받지 않고 외국 영화 DVD를 수입해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채 2,500점을 인터넷을 통해 유통시켰다가 음비게법 위반으로 기소됐고, 이후 법원에 위헌심판제청신청을 했다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