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때문에 가정불화가 생겼다며 희귀병을 앓고 있는 생후 5개월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비정한 아버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7부(재판장 김종수 부장판사)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징역 8년을 선고했다(2017고합31).
A씨는 지난해 8월 태어난 아들 B군이 평생 약물치료를 해야하는 부신피질 호르몬(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탄수화물과 무기질 대사에 주로 관여) 불균형의 희귀성 질환을 가지고 태어나자 치료와 육아문제로 아내 C씨와 자주 싸우게 됐다.
평소 우울증과 불면증을 앓고 있던 A씨는 올해 1월 아내가 다툼 끝에 집을 나간다며 짐을 챙기자 화를 참지 못하고 아내의 머리를 때리고 발로 차는 등 무차별 폭행했다. 이후 술을 마신 A씨는 이 모든 상황이 B군 때문이라는 생각에 아들을 이불 위로 내려치는 등 폭행했다. 머리에 상처를 입은 B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결국 숨졌다.
재판부는 "A씨는 아버지로서 어린 피해자의 생명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양육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저버리고 아들을 살해했다"며 "생후 5개월의 불과한 B군의 나이와 부자관계 등에 비추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범행을 인정하며 잘못을 뉘우치는 점과 희귀성 질환을 가진 아들의 육아에 대한 부담과 경제적 어려움, 아내와의 갈등 등으로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였던 것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