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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무고 사건의 피고인이 재판에서 무고라고 자백… "형 감경해야"
범행을 자백한 피고인의 형량을 감경해 주면서 처단형의 범위는 그대로 둔 하급심 판결을 대법원이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감경 없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지난달 16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2도15197). A 씨는 2019년 11월 B 씨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추행) 피의사건 피해자로 출석해 진술하던 중, 수사 중인 사법경찰리 경장에게 B 씨에 대한 허위 사실을 진술하면서 진술조서 하단에 자필로 'B에 대한 강제추행 외에도 협박죄, 모욕죄, 명예훼손죄, 폭행죄를 추가 고소하니 처벌해달라'고 기재해 B 씨를 고소했다. A 씨는 앞서 지하철 2호선 교대역 승강장에서 B 씨로부터 추행을 당하고 이를 따지자 A 씨가 욕설을 하고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욕설을 듣거나 폭행 당한 사실이 없었다. A 씨는 B 씨가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해 무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가 무고한 사건의 피무고인인 B 씨에 대해서는 불기소처분이 내려져 재판절차가 개시되지 않았다. A 씨는 1심 2회 공판기일에서 자신의 무고 사실을 인정하고 자백했다. 형법 제157조·제153조는 무고죄를 범한 자가 신고한 사건의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한 때에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고 하여 재판확정 전의 자백을 필요적 감경 또는 면제사유로 정하고 있다. 1,2심은 A 씨의 혐의에 대해 감경 없이 유죄로 판단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자백의 절차에 관해서는 아무런 법령상 제한이 없으므로 그가 신고한 사건을 다루는 기관에 대한 고백이나 사건을 다루는 재판부에 증인으로 다시 출석하여 전에 한 신고가 허위의 사실이었음을 고백하는 것은 물론 무고 사건의 피고인 또는 피의자로서 법원이나 수사기관에서의 신문에 의한 고백 또한 자백의 개념에 포함된다"며 "형법 제153조에서 정한 '재판이 확정되기 전'에는 피고인의 고소사건 수사 결과 피고인의 무고 혐의가 밝혀져 피고인에 대한 공소가 제기되고 피고소인에 대해서는 불기소결정이 내려져 재판절차가 개시되지 않은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의 경우에는 '피고인이 신고한 사건의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한 때'에 해당하므로, 1심으로서는 형법 제157조, 제153조에 따라 형의 필요적 감면조치를 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형법 제156조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므로, A 씨에 대해 벌금형을 선택한 이 사건에서 자백감경을 했다면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는 75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되지만, 1심은 법령의 적용 부분에 '자백감경' 및 형법 제157조, 제153조, 제55조 제1항 제6호를 각 기재하고도 양형의 이유 부분에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를 '벌금 1500만 원 이하'라고 기재했다"며 "이러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는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무고죄
자백
자백감경
박수연 기자
2023-04-06
형사일반
[판결] "부모가 날 죽이려한다" 망상에 어머니 살해… 중형 확정
직장 승진시험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뒤 충격을 받아 부모와 배우자가 자신을 살해할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어머니를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5년에 치료감호를 선고하고 보호관찰 5년을 명령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1도873). A씨는 2020년 1월 직장에서 실시된 팀장 승진시험에서 2년 연속 불합격한 뒤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배우자 B씨를 폭행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B씨와 공모해 자신을 살해하려 한다는 망상을 하게됐다. 결국 그는 같은해 2월 어머니를 살해했다. A씨는 아버지까지 살해하기 위해 새벽 4시까지 기다렸지만 아버지가 귀가하지 않자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차로를 이탈해 다른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킨 혐의도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조현병 등 정신질환으로 인해 심신상실 상태에서 범행에 이르게 됐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2심은 "A씨는 이 사건 범행 무렵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지만, 미약한 상태를 넘어서 그 능력을 상실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심신미약만 인정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형법 제10조 1항은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2항은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해 심신미약인 경우에는 임의적 감면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부모
망상
살해
존속살해
박미영 기자
2021-05-11
형사일반
[판결] 무고혐의 재판중 범죄사실 자백…刑 감면해야
무고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재판 과정에서 범죄사실을 자백했다면 형법에 따라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형법 제157조와 153조는 '무고죄를 범한 자가 그 신고한 사건의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한 때에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3077). A씨는 같은 업종의 노점을 운영하는 경쟁자 B씨와 2019년 5월 말다툼을 벌이다 B씨를 고소하기로 했다. 이후 A씨는 "B씨가 나를 밀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며 특수상해 혐의로 B씨를 고소했다. 그러나 A씨의 고소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안 검찰은 B씨를 불기소 처분하고 A씨를 무고 혐의로 기소했다. A씨는 1심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유죄 판결과 함께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이후 양형부당을 주장하면서 항소했고, 항소이유서에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기재했다. 그런데 2심은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이 선고한 형을 유지했다. 징역1년 선고 원심 파기 상고심에서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가 항소하면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음에도 항소심이 형을 감면하지 않은 것이 정당한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형법은 무고죄를 범한 자의 재판 확정 전의 자백을 필요적 감경 또는 면제사유로 정하고 있고, 자백의 절차에 관해서는 아무런 법령상의 제한이 없다"며 "수사기관에서의 고백이나 재판부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 고백, 무고 사건의 피고인 또는 피의자로서 법원이나 수사기관에서의 신문에 의한 고백 또한 자백의 개념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항소심에서 허위 사실로 고소했음을 자백했으므로 형법에 따라 형의 필요적 감면조치를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소심은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형법
형량
자백
무고
손현수 기자
2021-02-08
형사일반
[판결] ‘군복무 회피’ 위해 청각기관 조작방법 알려준대로 했어도
군 입대를 피하거나 복무 기간을 줄이기 위해 신체를 손상하려 시도했으나 실제 신체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신체 손상에 관한 병역법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형사5부(재판장 이규철 부장판사)는 병역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신체 손상 혐의 부분을 무죄로 판단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2019노3156). 이씨는 2017년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2급 현역 입영대상자 판정을 받은 최모씨를 알게 됐고, "군 복무를 피할 수 있는 수법을 알려줄테니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최씨가 1300만원을 건네자 이씨는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를 받기 직전에 자전거 경음기 소리를 귓가에 계속 울리면 청각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돼 청각장애가 있는 것처럼 검사 결과가 나온다고 알려줬다. 최씨는 이 방법을 통해 청각 기관을 손상시켜 병역의무를 피하려고 시도했으나 청력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같은 행위가 들통나자 이씨는 최씨가 병역의무를 감면받을 수 있도록 공모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병역법 제86조는 병역의무를 기피·감면 받을 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쓴 사람 등을 처벌하고 있는데 구성요건 중 '신체 손상'은 '상해'의 개념과 일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병역의무 기피·감면 사유에 해당되도록 신체의 변화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신체를 손상하려 했으나 신체의 변화가 인위적으로 조작된 정도까지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신체 손상으로 인한 병역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구지법, 병역법위반 혐의 중 신체 손상 혐의는 무죄 판단 그러면서 "최씨는 이씨가 알려준 방법대로 일시적인 청각장애를 유발하려고 했으나 실제 이비인후과에서 검사한 결과 최씨의 청각은 '신체가 건강해 현역복무를 할 수 있는 정도'인 신체등급 1급 또는 2급에 해당하는 수치가 나왔다"며 "이씨가 병역면탈 수법을 알려주고 최씨가 이 방법을 사용하긴 했으나 실제로 최씨의 청각 기관이 손상된 정도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며 신체 손상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병역의무 감면을 목적으로 속임수를 사용한 혐의 등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를 선고했다.
병역법
신체손상
군복무회피
남가언 기자
2020-02-13
형사일반
[판결] 무기징역 선고 때도 외국서 복역한 기간 산입 가능
외국에서 저지른 살인 범죄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는 경우에도 외국에서 복역한 기간을 산입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구 형법 제7조는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집행을 받은 자에 대해서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해 외국에서 복역한 것은 임의적 감면 사유에 해당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15년 이 조항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해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이후 형법 제7조는 '죄를 지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수원고법 형사2부(재판장 임상기 부장판사)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1심을 깨고 최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2019노42). 재판부는 "피고인이 외국에서 받은 확정판결은 우리나라 법원에 대한 기속력·기판력이 없어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동일한 행위로 우리나라에서 다시 처벌받게 되는데, 개정된 형법 제7조는 그 경우 생길 수 있는 실질적인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헌재 결정에 따른 개정 경위와 형법 제7조의 취지를 봤을 때, 형법 제7조가 무기징역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없다"며 "A씨가 이미 복역한 15년은 무기징역형을 받은 자에 대한 가석방 요건인 '20년의 복역 기간'에 산입되므로 실익이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채권자들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리다 1999년 브라질로 도피했다. 현지에서 원단유통업체를 운영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서 사업 자금을 빌리게 됐고 또다시 빚 독촉을 받게 됐다. 그러자 2000년 8월 같은 건물 내 사무실을 사용하던 환전업자 B씨를 목 졸라 죽이고 B씨의 돈 1000만원가량을 가지고 달아났다. A씨는 뒤늦게 이 같은 범죄 사실을 현지 경찰에게 자백해 브라질에서 15년간 복역했다. 이후 가석방 되면서 추방당해 국내로 들어왔고,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지만, 검사가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형법
강조살인
복역산입
남가언 기자
2019-08-22
형사일반
[판결] 상습범 재심판결 기판력, 후행범죄에 안 미쳐… "포괄일죄로 볼 수 없어"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 재심이 개시된 상습절도범이 재심 판결 전 다시 상습절도를 저지른 경우, 두 상습절도 범죄는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포괄일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상습범에 대한 '재심판결'의 기판력은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다. 대법원은 또 판례를 변경해 재심 판결로 확정된 '선행 범죄'와 재심 판결 전 저지른 '후행 범죄'는 사후적 경합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0일 특정범죄가중법위반(절도)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은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20698). A씨는 상습절도죄로 기소돼 2001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데 이어 2003년에도 같은 범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2015년 헌법재판소가 상습절도와 관련한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1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고, 이에 A씨는 재심을 청구했다. 하지만 A씨는 2016년 12월과 2018년 8월 각 재심판결 결과 징역형이 확정됐다. 한편 A씨는 재심 판결이 나기 전인 2016년 10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카드와 현금을 절도해 상습절도죄 및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2016년 12월 상습절도 혐의로 A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재심판결이 2003년 선고된 원래 판결과 같은 기판력을 가지는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그동안 "상습범이 여러 개의 죄를 반복해 저지른 경우 이를 모두 포괄해 포괄일죄가 성립한다"면서도 "상습범에 대한 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 사건 판결선고 전에 저지른 상습범죄는 처벌할 수 없으나 판결선고 이후에 저지른 상습범죄는 처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포괄일죄란 여러 개의 행위가 포괄적으로 1개의 구성요건에 해당해 일죄(一罪)를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피고측 변호인은 재심판결의 기판력을 주장하며 "2016년 12월 재심 판결 전인 10월 이뤄진 범행은 재심판결의 범죄인 상습절도죄의 포괄일죄로 봐야하므로 면소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확정된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재심 판결 전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며 "원래 판결을 전·후해 범한 선행범죄와 후행범죄의 일죄성은 원래 판결에 의해 분단되어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상습범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선행범죄와 동일한 습벽에 의해 저질러진 모든 범죄에 미친다고 하면, 원래 판결이후 재심판결 선고시까지 저지른 범죄는 모두 처벌할 수 없게 돼 처벌의 공백을 초래하고 형평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항소심도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절차가 개시돼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해 유죄의 재심판결이 확정됐다고 하더라도 원판결의 범죄와 재심판결 전 범죄는 분단돼 이미 동일성을 상실했다"며 "재심판결의 확정에 따라 원판결인 종전 확정판결의 효력이 상실되더라도 여전히 종전 확정판결 후의 범죄사실은 종전 확정판결의 범죄사실과는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상습범이 된다"고 했다. 한편 2018년 8월 재심판결 확정 이전인 2017년 2월 A씨가 저지른 여신금융위반 범죄를 후단 경합범으로 봐 형을 감면할 수 있는지 여부도 쟁점이 됐다. A씨는 2018년 8월 재심판결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죄가 확정돼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사후적 경합은 동일인이 저지른 여러 범죄 중 일부만 먼저 기소돼 형이 확정된 경우 그 확정된 범죄와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범한 죄 사이의 경합관계를 말한다. 사후적 경합범은 형법 제37조 후단에 근거가 있어 '후단 경합범'이라고도 한다. 형법 제39조 1항은 확정 전후의 범죄가 동시에 판결 날 때와 형평을 고려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에 대하여는 형을 감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확정된 재심판결도 형법 제37조 후단의 확정판결에 포함된다는 이유로 재심판결이 확정됐으면 후행범죄에 대해 후단 경합범 감경을 해야한다"는 판결을 한 바 있다(2012도12190, 2015도17440). 그러나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후행범죄는 재심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와 함께 심리하여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으므로 후행범죄와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하지 않고,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해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없다"며 판례를 변경했다. 이어 "이 경우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하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과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 중 어떤 판결이 먼저 확정되느냐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후단 경합범 성립이 좌우되는 형평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재형·이동원 대법관은 "원래 판결에 대해 재심개시 결정이 확정되고, 양 사건이 병합심리되지 않은 채 재심 판결이 먼저 선고돼 확정됐다면 기판력은 후행범죄 사건에 미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어 "재심절차에서 후행범죄 사건을 함께 심리·판결할 수 있었다면, 아직 판결을 받지 않은 후행범죄와 이미 확정된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기판력과 관련해 재심판결의 특수성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지 명시적으로 판단한 첫 대법원 판례"라고 설명했다.
절도
특정범죄가중법
상습절도
포괄일죄
손현수 기자
2019-06-20
형사일반
[판결] ‘해고무효소송 패소’ 근로자, ‘부당해고’ 현수막 시위는 명예훼손 성립
해고된 근로자가 법원에서 "회사의 해고가 위법하지 않다"는 확정판결이 났음에도 회사 앞에서 '부당해고'라는 현수막을 걸고 시위를 계속했다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양모(72)씨에게 벌금 500만원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1162). A교통 소속 택시기사였던 양씨는 2014년 4월 교통사고 처리 회피 및 지시 불이행을 이유로 해고됐다. 양씨는 이에 불응해 중노위에 구제신청을 했으나 기각되고 해고무효 확인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이후 양씨는 구청과 A교통 회사 앞에서 'A교통 대표의 부가세 감면분 착복, 부당해고 규탄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이 문구를 마이크를 이용해 낭독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양씨는 재판과정에서 "부당해고와 부가세 감면분 착복 표현은 의견표명에 불과하고 허위의 인식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은 "양씨에 대한 해고가 위법하지 않다는 확정 판결 결과를 인지하고 있었으므로 부당해고 기재가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양씨의 고발로 대표의 횡령에 대한 조사가 실시된 결과 대표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고 양씨도 이를 알고 있었으므로, '부가세 감면분 착복'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현수막은 양씨의 시위를 위하여 제작된 것이므로, 양씨가 그 게시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고,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경우 공공의 이익을 위한 위법성조각사유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다만 양씨의 건강과 경제 사정 등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벌금 납부능력이 부족한 서민의 경우 벌금을 납부하지못해 노역장에 유치되는 것을 우려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고 하는 등 형벌 부조화 현상을 방지하게 위해 지난해 1월부터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대해서는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명예훼손죄에서의 사실의 적시 및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부당해고
명예훼손죄
허위사실
이세현 기자
2019-05-13
형사일반
[판결] 공익신고자 형 감면은 법원 재량… 필수는 아냐
공익신고자라고 해서 반드시 형을 감면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공익신고자에 대해 형을 감면할지는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는 것이다. 게임기투자업체 감사인 이모씨 등은 2011년 4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서울강남구와 송파구에 사무실을 내 "해외 게임기 설치 사업에 1계좌당 1100만원을 투자하면 1800만~2160만원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실제 이들이 게임기를 사는 데 쓴 돈은 7억원에 불과했고, 사업을 통해 국내에 반입된 수익금도 전혀 없었다. 이들은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금을 계속 유치해 후순위 투자금을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투자금 돌려막기를 하다가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확인된 피해자만 3000명이 넘고 피해금액 또한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다단계 사기 범행"이라며 "유사수신업체에 의한 조직 사기 범행은 사회의 거래체계나 사회 전반 신뢰 시스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대한 범죄"라며 이씨에게 징역 8년, 본부장 변모씨에게는 징역 6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2심은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이씨에게 징역 7년 6개월, 변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사기 범죄사실 신고 ‘공익신고자’ 해당되더라도 변씨는 재판과정에서 "주범의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했으므로 공익신고자에 해당한다"며 자신에 대한 형이 감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4조 1항은 '공익신고 등과 관련하여 공익신고자 등의 범죄행위가 발견된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2심은 "변씨가 공익신고를 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른 형의 감경이나 면제는 임의적 감면사유에 불과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의적 감면 사유에 불과 법리오해로 볼 수 없어 대법원 형사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7년 6개월, 변씨에게 징역 4년 6개월 등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8도18546). 재판부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4조 1항이 규정하고 있는 형의 감경 또는 면제는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 사실심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며 "설령 변씨의 주장과 같이 변씨가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정한 '공익신고자 등'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하지 않은 원심의 조치에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
감면
공익신고자
사기
이세현 기자
2019-03-27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충동조절장애, 정신병 수준 아니면 형 감면사유 안 된다"
충동조절장애 같은 성격적 결함은 정신병과 동등하다고 평가될 수준이 아니라면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감면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 달 31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모(32)씨에게 징역 3년 10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2018도18389). 재판부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범죄를 저지르는 현상은 정상인에게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며 "따라서 원칙적으로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은 그것이 매우 심각해 본래의 의미의 정신병과 동등하다고 평가될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형의 감면사유인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박씨는 2017년 8월 함께 술을 마시던 피해자 A씨가 반말을 하고 뺨을 때린다는 이유로 격분해 흉기로 A씨의 목 부위 등을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2017년 7월 자신의 이별통보에 욕설을 하며 화를 내는 여자친구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타박상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뇌전증 및 충동조절장애를 앓고 있는 박씨가 피해자의 도발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심신장애를 인정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박씨가 범행 당시 상황을 상세히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충동조절장애가 정신병에 이를 정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심신장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형량을 징역 3년 10개월로 높였다.
살인미수
심신미약
충동조절장애
정신병
이세현 기자
2019-02-01
형사일반
[판결] "음주로 '필름' 끊긴 채 성폭행… 감형사유 안돼"
모텔에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당시 만취해 필름이 끊긴 블랙아웃(black-out)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주취감경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이 나왔다. 당시 만취상태였다고 보기 어렵고, 만취 상태였더라도 음주로 인한 블랙아웃 증상은 일시적인 기억상실증일 뿐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한 상태로 보기 힘들어 필요적 감경 사유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김동현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주거침입·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A(24)씨에게 최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2017고합446). A씨는 지난 7월 6일 오전 7시께 부산의 한 모텔에서 술에 취해 자고 있던 B(37·여)씨의 방에 침입해 B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자신이 투숙 중인 방에서 나와 복도를 약 15m 걸어간 뒤 잠기지 않은 B씨의 방 문을 열고 들어가 B씨를 간음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가 놀라 불을 켜자 A씨는 뒤늦게 무릎을 꿇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만취해 저지른 일이라며 선처를 요구했다. 재판부는 "모텔 내부 폐쇄회로(CC) TV에 찍힌 A씨의 거동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성폭행 과정에서도 B씨와 정상적인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며 "만취 상태로 보이지 않았다는 모텔 업주의 진술 등을 고려하면 A씨는 심신장애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더라도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성폭력범죄를 범한 경우 법원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 20조에 따라 형의 감면에 관한 형법 제10조를 적용하지 않을 수 있고, A씨가 주취상태를 자초한 이상 심신미약에 따른 형의 감경을 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행 당시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A씨의 주장은 일시적 기억상실증인 블랙아웃 증상에 불과하다"며 "블랙아웃은 알코올이 임시 기억 장소인 해마세포의 활동을 저하할 뿐, 뇌의 다른 부분은 정상적인 활동을 유지하므로 심신장애 상태로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벌금형을 초과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최근 조두순 사건과 관련해 '주취감경 폐지'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관련 조국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은 지난 6일 청와대 일일 SNS 라이브인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의 페이스북·유튜브 계정을 통해 "현행법상 주취감형이라는 규정은 없지만 때에 따라 심신미약 또는 심신상실로 인한 감경규정이나 작량감경 규정을 적용해 음주를 이유로 형을 감경하는 경우가 있다"며 "해당 조항은 음주로 인한 감경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라 일반적인 감경사항에 관한 규정이어서 그 규정 자체를 삭제하는 것은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성폭행
준강간
강한 기자
20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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