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법원의 용산참사 미공개 수사기록 열람·등사 허용결정에도 불구하고 기소된 철거민들에게 공개하지 않은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해 국가가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부(재판장 장재윤 부장판사)는 24일 용산참사 당시 농성을 주도하고 화염병을 사용해 진압 경찰관들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등)로 기소된 이모씨 등 철거민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10나42241)에서 국가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국가는 원고들에게 각 300만원씩 모두 1,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용산참사사건으로 2009년2월 기소된 이씨 등은 1심 공판과정에서 검찰이 수사기록 가운데 진압 당시 경찰지휘부의 진술 등이 포함된 2,160쪽을 공개하지 않자 재판부에 미공개 수사기록 대한 열람·등사를 허용해 달라고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씨 등의 신청을 받아들여 열람·등사 허용결정을 했지만 검찰은 이를 거부했고, 공판은 그대로 진행돼 이씨 등은 징역 5~6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씨 등은 이후 서울고법에서 진행된 항소심 공판에서도 미공개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 허용을 요구했고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다른 재판부에 배당됐던 관련 재정신청사건을 재배당받아 심리하면서 재정신청사건기록에 편철돼 있던 미공개 수사기록을 이씨 등이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해줬다. 그러자 이씨 등은 "검사가 수사기록 열람ㆍ등사를 거부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당하는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지난해 9월 1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