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저작물의 불법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방치한 웹하드 운영자의 범죄수익을 추징할 때에는 이용자들이 파일을 불법 업로드한 때가 아니라 다운로드한 때를 기준으로 추징금을 계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009년 9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웹하드인 A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저작권이 있는 영상파일 등을 회원들이 불법으로 올리고 내려받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한 혐의(저작권법 위반 방조)로 기소돼 징역 1년~1년6개월에 집행유예 2~3년, 추징금 180만~7900여만원을 선고받은 김모씨 등 공동운영자 3명의 상고심(2013도5808)에서 추징금 부분에 대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범죄수익 발생시점을 회원들이 파일을 다운로드 한 때가 아닌 업로드한 때를 기준으로 계산한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범죄수익은 저작물을 회원들이 업로드하는 때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이 다운로드 할 때 돈을 결제하면서 생긴다"며 "회원들이 다운로드한 시점의 수익에 관한 심리 없이 업로드된 시점을 기준으로 범죄수익을 계산해 추징금을 선고한 원심은 범죄수익의 발생 시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밝혔다.
김씨 등 4명은 2009년 9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웹하드를 운영하면서 저작권이 살아 있는 동영상 파일을 걸러내는 기술적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회원들이 파일들을 올리고 내려받을 수 있도록 방조해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1심은 김씨 등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8월~1년 6월에 집행유예 2~3년, 4900만~1억8000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A사이트 운영을 위해 법인을 설립한 2011년 2월 이후 얻은 수익은 1차적으로 법인에 귀속되기 때문에 이 이익이 법인에서 공동운영자들에게 이전됐다는 입증이 없는 한 김씨 등 공동운영자들로부터 범죄수익을 추징할 수 없다"며 김씨 등 3명의 추징금 액수를 많게는 1억원 가까이 삭감해 180여만원~7900여만원의 추징금만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