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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처벌 원치 않아요”했지만 공소기각 안해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범죄로 기소된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피해자의 처벌불원서가 1심 선고 전에 제출됐는데도 해당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 대신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1월 30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12694). A 씨는 2021년 11월 혈중알코올농도 0.077%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해 인천 부평구 일대 도로를 지나다가 신호대기 중이던 택시를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 씨의 변호인은 1심 선고 전 1심 법원에 ‘피해자는 피고인의 형사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기재와 피해자 명의의 서명이 있는 합의서를 제출했다. A 씨는 이 밖에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과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위반 등 혐의를 받았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본문은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3항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죄에서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의 철회 또는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는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A 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피해자 명의 합의서가 1심 선고 전 1심법원에 제출됐으니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해당 공소사실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공소를 기각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심 중 도로교통법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원심에서 이 부분과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부분 전체에 대하여 상상적 경합 또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음을 이유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1,2심은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반의사불벌죄
처벌불원서
교통사고
음주운전
박수연 기자
2023-12-18
형사일반
[판결] 검사 실수로 동명이인에게 벌금형 약식명령… 대법원서 공소기각
검사의 실수로 동명이인에게 잘못 확정된 벌금형의 약식명령이 검찰의 비상상고로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 12일 폭행 혐의로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이 확정된 A 씨에 대한 원 판결을 파기하고 공소를 기각했다(2023오9). 공소기각은 법원이 검사의 공소제기에 흠결이 있는 경우 부적법한 기소로 보고 소송을 종결하는 것을 말한다. A 씨는 인적사항을 잘못 기재한 검사의 실수로 2022년 11월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확정받았다. 당초 검사는 폭행 혐의로 동명이인 B 씨를 약식기소해야 했지만, 공소장에 B 씨가 아닌 A 씨의 주민등록번호와 등록기준지(본적)로 잘못 기재해 약식명령을 청구했던 것이다. B 씨는 2022년 4월 경기도 평택시의 한 공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피해자 C 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법원은 2022년 10월 A 씨에게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고, 해당 약식명령은 같은 해 11월 그대로 확정됐다. 검찰총장은 뒤늦게 비상상고를 제기했고, A 씨에게 확정된 벌금형의 약식명령은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형사소송법상 검찰총장은 확정된 판결에 법령 위반이 있을 경우, 대법원에 비상상고할 수 있다. 대법원은 "형사소송법 제248조에 따라 공소의 효력은 검사가 피고인으로 지정한 사람에 대해서만 미치고 그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는 미치지 않으므로, 검사가 공소장에 피고인의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 사항을 잘못 기재한 채 약식명령을 청구해 당사자의 표시상 착오가 있는 경우 그 공소장에 기재된 사람에게는 공소제기의 효력이 미친다고 할 수 없다"며 "이때 검사가 피고인의 표시를 경정해 표시상 착오를 바로잡지 않은 경우에는 외형상 공소장에 기재된 사람 명의로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돼 있어 공소제기의 방식이 형사소송법 제254조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이므로 법원은 공소기각의 판결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표시상 착오로 공소장에 기재된 피고인에 대해서는 공소제기의 효력이 미친다고 할 수 없고 검사가 표시상 착오를 바로잡지 않았으므로 법원으로서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기각의 판결을 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이러한 조치 없이 약식명령이 그대로 발령돼 확정됐다면 이는 형사소송법 제441조에 정한 심판이 법령에 위반된 것이고, 원 판결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때에 해당해 이를 지적하는 비상상고 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형사소송법 제446조 제1호 단서에 따라 원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사건에 대해 다시 판결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공소기각
동명이인
표시상착오
이용경 기자
2023-10-31
교통사고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전합, "반의사불벌죄에서 성년후견인이 대신 처벌불원해도 인정 안 돼"
'반의사불벌죄'에서 성년후견인이 의사무능력자인 피해자를 대신해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처벌불원 의사는 원칙적으로 피해자 본인만 가능하고 성년후견인에 의한 대리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7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11126). A 씨는 2018년 11월 저녁 9시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서 자전거로 60대 남성 B 씨를 들이받아 뇌손상 등 중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이듬해 6월 의사표현이 불가능한 식물인간 진단을 받았다. 이후 B 씨 배우자 C 씨가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됐다. C 씨는 A 씨 측으로부터 합의금을 수령한 후 1심 판결 선고 전 A 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면을 법원에 제출했다. 성년후견인은 장애, 질병, 노령 등으로 정신적 제약이 있는 사람을 대신해 법정대리인 역할 등을 할 사람을 뜻한다. 1심은 A 씨에 대해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A 씨는 "교통사고특례법위반(치상) 혐의는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죄를 물을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해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도 C 씨가 한 처벌불원 의사표시의 효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반의사불벌죄에서 성년후견인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의사무능력자인 피해자를 대리하여 피고인 또는 피의자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결정하거나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며 "성년후견인의 법정대리권 범위에 통상적인 소송행위가 포함돼 있거나 성년후견인이 가정법원의 허가를 얻었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판시했다. 아울러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에서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데, 문언상 처벌 여부는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달려있음이 명백하다"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나 형법, 형사소송법에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에 관해 대리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의사는 원칙적으로 대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반의사불벌죄는 일부 범죄에 대해 피해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특별히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를 소극적 소송조건으로 규정함으로써 형사사법절차에 관한 사인의 개입을 예외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그 예외를 명시적 근거 없이 확대하게 되면 형사사법의 보호적 기능이 약화되고 국가형벌권이 불공평하게 행사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고, 처벌불원의사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에 기한 것이어야 하는 만큼 피해자가 의사무능력인 경우 성년후견인의 대리에 의한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그것이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법상의 성년후견인이 형사소송절차에서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대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피해자 본인을 위한 후견적 역할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 본인의 의사가 무엇보다 중요한 형사소송절차에서 성년후견인에 의한 대리를 허용하는 것은 피해자 보호를 비롯한 형사사법이 추구하는 보호적 기능의 구현과 무관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에 역행한다고 볼 여지도 있다"라고 부연했다. 다만 "성년후견인에 의한 처벌불원의사에 소극적 소송조건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그것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요소로 참작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법원 양형기준이나 새로 도입된 형사공탁제도의 취지 등을 고려하면 성년후견인이 피해자를 대리해 한 형사합의를 소극적 소송조건이 아닌 양형요소로 고려하는 것은 현행 형사사법 체계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정화, 민유숙, 이동원, 이흥구, 오경미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피해자가 의사능력을 결여한 경우, 형사소송법 제26조의 유추적용과 성년후견제도의 활용을 통해 가정법원이 선임한 성년후견인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반의사불벌죄에 관한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며 "성년후견인에 의한 대리를 허용하는 것이 성년후견제도를 새롭게 도입하여 의사능력이 결여되거나 부족한 사람을 지원·보완하려는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해석"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률 문언, 형사사법의 목적, 반의사불벌죄의 취지, 성년후견제도와 형사소송절차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의사는 원칙적으로 피해자 본인만이 가능하고 성년후견인에 의한 대리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리를 설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반의사불벌죄
성년후견
처벌불원의사
교통사고
박수연 기자
2023-07-17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환불 대란' 머지플러스 대표 남매, 항소심도 실형 선고
2021년 대규모 환불 대란을 일으킨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의 대표 남매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원종찬·박원철·이의영 고법판사)는 14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권보군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권남희 대표의 항소심에서 검찰과 권 CSO 등의 항소를 기각하고 권 CSO와 권 대표에게 각각 징역 8년에 53억 원의 추징 명령,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2022노3045). 머지플러스 법인에 선고된 벌금 1000만 원도 유지됐다. 재판부는 이들이 금융위원회에 등록하지 않은 채 선불전자지급수단인 머지머니 발행·관리업과 VIP구독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을 영위하는 등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기 혐의와 권 CSO의 횡령 및 배임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직원 등의 진술에 의하면 머지플러스는 VIP구독서비스나 수수료 이익, 대규모 투자 등으로 인한 수익모델 실현이 어렵거나 실현되더라도 적자를 탈피해 수익 창출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며 "정상적 영업이 불가능한 재무구조임에도 고객들에게 허위 사실을 공지했고, 소비자 질의사항 답변도 허위로 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머지머니를 통해 지급액수 이상 혜택을 받은 소비자가 있다며 소비자들을 기망해 머지머니를 구매하게 한 혐의에 대해 사기죄가 성립된다"면서 "설령 일부 소비자가 혜택을 취득했어도 사기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범행 이후 사건이나 증거 은폐한 정황이 다수 보일 뿐 아니아 반성하지도 않았다"며 권 대표는 범행 축소 모습까지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20년 5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머지머니 20% 할인 판매로 고액 적자가 누적돼 정상적인 사업 중단 위기에 놓였음에도, 이를 소비자 57만 명에게 알리지 않고, 2521억 원 상당의 선불충전금인 머지머니를 판매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주요 가맹점이 계약을 해지하면서 대규모 환불 사태가 발생했다. 검찰은 머지머니 구매자의 실제 피해액을 751억 원으로, 머지포인트 제휴사 피해액을 253억 원으로 각각 집계했다. 이들의 남매이자 회삿돈 횡령 혐의로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머지서포터 대표 권모 씨는 항소심 도중 사망해 지난 4월 공소기각 결정을 받았다.
머리플러스
머지포인트
선불전자지급
한수현 기자
2023-06-14
형사일반
[판결] 국외 도피로 인한 공소시효 정지 규정은
국외 도피에 따른 공소시효 정지에 관한 규정은 일반 공소시효에만 적용되고 재판시효·의제공소시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면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29일 확정했다(2020도13547). A 씨는 1995년 유흥주점 인수대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속여 5억60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1997년 8월 기소됐다. 같은 해 11월 1심 첫 공판이 열렸다. 하지만 이후 A 씨가 1998년 4월 미국으로 출국해 다시 입국하지 않아 재판이 진행되지 못했다. 이처럼 피고인에 대한 소환이 불가능한 경우 △법정형 장기 10년 이하의 사건에 대해서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를 근거로 공시송달에 의해 피고인 불출석 상태에서 공판기일 진행이 가능하지만 △법정형이 장기 10년을 초과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면소나 공소기각 사유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판기일 진행이 불가능하다. 1심 법원은 공소기각 또는 면소의 재판을 할 것이 명백한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출석 없이 공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77조 제2호를 근거로 2020년 3월 A 씨의 출석 없이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2항은 공소가 제기된 범죄는 판결의 확정이 없이 일정기간을 경과하면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간주하는 '재판시효·의제공소시효'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 기간이 종래에는 15년이었지만 2007년 12월 개정돼 25년으로 연장됐다. 다만 개정법 부칙 제3조는 개정법 시행 전에 범한 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에 관한 '종전의 규정'을 적용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뒀다. 1,2심은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은 재판시효·의제공소시효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2항에는 적용될 수 없다며 면소 판결했다. 또 이 사건 공소가 1997년 8월 제기됐고 그로부터 판결의 확정이 없이 15년이 경과해 구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2항에 따라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간주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구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소시효는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해 법정형에 따라 정해진 일정기간의 경과로 완성하고(제252조 제1항, 제249조 제1항), 공소시효는 공소의 제기로 진행이 정지되지만(제253조 제1항 전단), 판결의 확정이 없이 공소를 제기한 때로부터 15년이 경과하면 공소시효가 완성한 것으로 간주되며(제249조 제2항),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은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의 입법취지는 범인이 우리나라의 사법권이 실질적으로 미치지 못하는 국외에 체류한 것이 도피의 수단으로 이용된 경우에 그 체류기간 동안은 공소시효가 진행되는 것을 저지해 범인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여 형벌권을 적정하게 실현하고자 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 문언과 취지 등을 종합하면,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에서 정지의 대상으로 규정한 '공소시효'는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하고 공소의 제기로 정지되는 구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의 시효를 뜻하고, 그 시효와 별개로 공소를 제기한 때로부터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공소시효가 완성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규정한 구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2항에서 말하는 시효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따라서 공소제기 후 피고인이 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에도 그 기간 동안 구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2항에서 정한 기간(재판시효·의제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되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
형사소송법제253조
공소시효정지
국외도피
박수연 기자
2022-10-27
형사일반
[판결] '소방관 폭행 혐의' 정연국 前 청와대 대변인, 공소 기각
술에 취해 소방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신세아 판사는 10일 소방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전 대변인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했다(2021고단5994). 신 판사는 "피고인은 당시 만취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고, 몸을 감싸는 비닐 방호복을 입은 구급대원의 신분을 알았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폭행 혐의에 대해서도 피해 구급대원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사건 당시 피해 소방관이 코로나19 방역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만취한 정 전 대변인이 소방관임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소방기본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정 전 대변인에게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소방기본법 제50조는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행사해 화재진압·인명구조 또는 구급활동을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한 사람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 전 대변인은 2021년 2월 술에 취해 서울 서초구의 한 도로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의 뺨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당시 정 전 대변인은 술에 취해 빙판길에 넘어져 코가 부러진 상태로 길가에 앉아있는 상태였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이 구급차 탑승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폭력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기본법
소방관
폭행
이용경 기자
2022-02-11
형사일반
[판결](단독) 공소장에 일부 간인 없더라도
공소장에 일부 간인이 없더라도 공소장의 형식과 내용이 연속된 것으로 일체성이 인정되고 동일한 검사가 작성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유효한 공소제기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9도16259). A씨는 2018년 8월 자택에서 음란물을 판매한다는 글을 인터넷에 게시한 뒤 돈을 받고 동영상을 전송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치료강의 수강과 120시간의 사회봉사,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취업제한 명령 등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심은 공소장에 간인이 누락돼 있어 위법한 공소제기라며 검찰의 공소를 기각했다. 법원에 제출된 공소장 제1쪽 이면에는 공소를 제기한 검사의 사인 일부가 간인 형식으로 날인돼 있었지만, 제2쪽 표면에는 나머지 부분이 전혀 찍혀 있지 않았고, 제2쪽 이면부터는 별지 범죄일람표2 말미까지 간인의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는데도, 1심이 이러한 하자를 간과한 채 공판절차를 진행한 뒤 피고인에게 유죄 판결을 선고해 위법하다는 것이다. 공소기각 원심 파기 2심은 "공소제기 절차의 하자 추완은 원칙적으로 1심까지만 가능하고, 설령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간인 추완이 가능하더라도 공소제기 검사의 퇴임·휴직·타관 전보 등의 경우까지 추완을 인정할 수는 없는데, 본건 공소제기 검사는 현재 당원 본원 관내는 물론 지원에 대응하는 검찰청에도 재직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간인 요구 이유는 진정성립에 대한 신용성 확보 수단이기 때문에 이미 교합이 불가능한 상태에서는 간인 추완을 요구할 수 없는데, 이 사건과 같이 이미 간인 일부가 제1쪽 이면에만 남아 있는 경우에는 제2쪽 표면에 나머지 간인을 교합이 되도록 추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우선 "공소를 제기하려면 공소장을 관할법원에 제출해야 하고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는 간인하거나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해야 하는데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는 검사가 작성하는 공소장이 포함된다"면서 "'간인'은 서류작성자의 간인으로서 1개의 서류가 여러 장으로 되어 있는 경우 그 서류의 각 장 사이에 겹쳐서 날인하는 것인데 이는 서류 작성 후 그 서류의 일부가 누락되거나 교체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하지만 "공소장에 검사의 간인이 없더라도 공소장의 형식과 내용이 연속된 것으로 일체성이 인정되고 동일한 검사가 작성했다고 인정되는 한 공소장을 형사소송법에 위반돼 효력이 없는 서류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이러한 공소장 제출에 의한 공소제기는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소장은 본문 3장, 별지 범죄일람표1 1장, 별지 범죄일람표2 3장 등 합계 총 7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본문과 별지 범죄일람표는 누락되지 않고 모두 포함되어 있고 본문 우측 하단에도 본문 쪽수가 1/3, 2/3, 3/3으로 연속되어 기재돼 있다"며 "공소장 본문 1쪽에 공소제기 검사의 기명날인과 서명이 돼 있어 동일한 공소제기 검사가 공소장을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이와 달리 다른 검사가 공소장을 작성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을 뿐 아니라 공소사실이 죄명, 적용법조에 따른 청소년성보호법(음란물소지죄) 등 구성요건에 부합하게 각 죄별로 일체성 있게 작성됐으며 이어서 첨부돼 있는 별지 범죄일람표1,2에도 연번과 범행일시가 기재돼 있어 별지가 공소장 본문과 일체를 이룬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최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에서 검사가 공소장에 이름만 적고 서명이나 날인을 하지 않았다면 이와 관련된 공소제기는 법률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2019도17150). 대법원은 검사의 서명 또는 날인의 보완 요구는 법원의 의무가 아니므로 재판부가 보완 요구를 하지 않고 공소기각 판결한 것은 적법하다고 했다.
공소장
공소제기
형사소송법
박수연 기자
2022-01-13
형사일반
[판결] 검사 서명·날인 없는 공소장은 무효
검사가 공소장에 이름만 적고 서명이나 날인을 하지 않았다면 공소제기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검사의 서명 또는 날인의 보완 요구는 법원의 의무가 아니므로 재판부가 보완 요구를 하지 않고 공소기각 판결한 것은 적법하다고 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1개월을 선고하면서 A씨의 혐의 한 사건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17150). A씨는 굴삭기를 빌려 사용하고도 대여료를 지급하지 않는 등 여러 건의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그런데 병합된 A씨 사건 가운데 이 굴삭기 사건 관련 공소장에는 기소한 검사의 이름만 있을 뿐 서명이나 날인이 누락돼 문제가 됐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병합된 사건 중 한 사건에 대해 제출된 공소장에는 검사의 기명만 있을 뿐 서명 또는 날인이 되어 있지 않은데도, 1심은 A씨에게 공소장 부본을 송달하고 공판기일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심리한 뒤 유죄 판결을 선고했다"며 "공소제기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자 추완 요구는 법원의 의무가 아니고 검사의 하자 추완은 원칙적으로 1심에서만 허용함이 마땅하다"며 "현행 형사소송법은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을 강화한 것인데, 속심이라는 성격을 강조해 항소심에서 공판의 첫 단추인 공소제기상 하자까지 시정을 허용하거나 항소법원이 검사에게 추완을 요구해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사후심적 운영을 저해할 뿐 아니라,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 등 여러 소송행위와 달리 검사에게만 항소심 판결 선고 전까지 추완을 허용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굴삭기 사건 관련 부분은 공소기각 판결하고 나머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1개월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결론을 그대로 확정했다. 재판부는 "공소를 제기하려면 공소장을 관할법원에 제출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54조 1항),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는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때에는 작성 연월일과 소속공무소를 기재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야 한다(같은 법 제57조 1항)"며 "이때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는 검사가 작성하는 공소장이 포함되므로 검사가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없는 상태로 공소장을 관할법원에 제출하는 것은 형사소송법 제57조 1항에 위반되고, 이처럼 법률이 정한 형식을 갖추지 못한 채 공소장을 제출한 경우에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때(형사소송법 제327조 2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 경우 공소를 제기한 검사가 공소장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을 추후 보완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소제기가 유효하게 될 수 있다"며 "원심 판결에서 검사의 하자 추완은 원칙적으로 1심에서만 허용된다는 부분은 적절하지 않지만,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결론은 옳다"고 판시했다.
공소제기
공소장
사기
박수연 기자
2022-01-04
형사일반
[판결] 남의 집 대문 앞에 버젓이 주차해 ‘진입 방해’ 했어도
남의 집 대문 앞에 차량을 주차해 피해자가 자기 집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게 했더라도 강요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차를 갖다대는 과정에서 실랑이 등 폭력 행위나 협박 등이 없었다면 강요죄의 구성요건인 폭행 등이 있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차량을 주차장에 진입하지 못하게 했을 뿐 차량 운행 등을 방해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근 강요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1346). A씨는 서울 서초구에 있는 'U'자 모양의 도로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이 도로를 따라 양측에 30여개의 대지와 지상주택이 있었고, 주택 소유자들은 A씨 도로 위에 구획된 주차선이나 자기 집 내부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해왔다. A씨와 A씨의 아들은 B씨를 포함해 도로 인접 주택 소유자들에게 도로 지분을 매입할 것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2016년 4월부터 1년간 B씨 집 대문 바로 앞에 차량을 주차해 B씨 차량이 B씨 집 주차장에 출입하지 못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요죄 구성요건인 폭행 등 있었다고 볼 수 없어 강요죄를 규정하고 있는 형법 제324조 1항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범죄이고, '폭행'은 사람에 대한 직접적인 유형력의 행사 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유형력의 행사도 포함하며 반드시 사람의 신체에 대한 것에 한정되지는 않는다"며 "사람에 대한 간접적인 유형력의 행사를 강요죄의 폭행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유형력을 행사한 의도와 방법,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의 근접성, 유형력이 행사된 객체와 피해자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피해자로 하여금 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하게 할 의도로 아들의 차량을 피해자 주택 대문 앞에 주차했지만, 주차 당시 A씨와 피해자 사이에 물리적 접촉이 있거나 A씨가 피해자에게 어떠한 유형력을 행사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며 "A씨의 행위로 피해자에게 주택 외부에 있던 피해자 차량을 주택 내부의 주차장에 출입시키지 못하는 불편이 발생했지만, 피해자는 차량을 용법에 따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벌금선고 원심 파기 그러면서 "A씨가 피해자를 폭행해 차량 운행에 관한 권리행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결에는 강요죄에서 폭행과 권리행사방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강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2심은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것으로 의사결정과 의사실행의 자유를 보호법익으로 하는데, 강요죄의 수단인 폭행과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활동에 영향을 미쳐 강제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유형력의 행사를 뜻해 사람의 의사결정과 의사실행의 자유를 침해할 정도에 이르면 강요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한다"며 "A씨와 그 아들은 차량을 피해자 소유 주택 대문 앞에 주차하는 행위 해 피해자의 차량출입 등을 방해했는데, 피해자가 출입하는 주거지 대문 앞에 차량을 계속 주차하는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이며 피해자는 차량출입 등에 관한 의사결정과 의사실행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침해받았다"고 판단했다. 또 "A씨와 그 아들의 차량주차 행위는 강요죄의 수단인 폭행에 해당하고, 이러한 주차행위는 말이 아닌 행동을 통해 피해자에게 차량출입의 방해 등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므로 해당 행위에는 강요죄에 있어서의 협박도 포함돼어 있다"며 A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다만 A씨의 아들에 대해서는 이미 약식기소돼 재판 중인 사건과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돼 공소기각 판결했다.
폭행
강요
형법
협박
박수연 기자
2021-12-16
형사일반
[판결] 유우성씨 '대북송금 혐의' 공소기각… 대법원, 공소권 남용 첫 인정
검찰이 탈북자들의 대북송금을 주선하며 불법으로 수십억원을 북한으로 보낸 혐의 등으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피해자인 유우성씨를 기소한 것은 공소권 남용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이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지적한 첫 사례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4일 유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판결하고,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6도14772). 유씨는 2005년 6월경부터 2009년 10월경까지 중국에 거주하는 친인척과 공모해 탈북자들의 돈을 중국으로 송금하는 등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등록하지 않고 외국환 업무를 업으로 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기소됐다. 유씨는 또 자신이 중국 국적의 재북 화교인 것을 숨기고 북한이탈주민인 것처럼 가장해 서울시 복지정책과 계약직 '마'급 공무원으로 채용된 혐의도 받았다. 앞서 2009년 9월 유씨의 이같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던 서울동부지검은 "유씨가 초범이고 예금계좌를 빌려준 것으로 가담 정도가 경미한데다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이듬해 3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유씨는 3년 뒤 검찰 수사를 또 받았는데 이번에는 간첩 혐의였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유씨를 수사해 2013년 1월 간첩 혐의로 기소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유씨의 북·중 출입경기록 등 증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유씨는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자 검찰은 2014년 5월 탈북자를 가장해 서울시 공무원에 임용된 혐의와 불법 대북송금 혐의로 유씨를 별건 기소했다. 검찰이 자신들이 앞서 기소유예한 불법송금 건을 되살려낸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이 유씨에게 괘씸죄를 적용해 '보복 기소'를 한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7명 중 4명이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지적했으나 재판부는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검사가 일단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가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 다시 기소했더라도 재조사 등을 통해 기소유예 처분 당시 기초로 삼았던 사정이 실제와 다른 것으로 드러난 경우에는 검사에게 변경된 사정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며 "기소유예 처분 당시 기초로 삼았던 사정의 상당부분이 허위로 드러났으므로 담당 검사가 종전과 같이 기소유예 처분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에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한 공소제기가 검사의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유씨는 친인척과 공모해 등록하지 않고 부정한 방법으로 금전이 국외로 빠져나가게 했고, 적극적이고 치밀한 방법으로 자신이 북한이탈주민인것처럼 가장해 장기간 공무원으로 임용되는 혜택을 받아 실제 북한이탈주민이 채용되지 못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종전 사건의 피의사실과 현재 사건의 공소사실 사이에 기소유예 처분을 번복하고 공소제기해야 할만한 의미 있는 사정변경이 없다"며 "검사가 현재 사건을 기소한 것은 통상적이거나 적정한 소추재량권 행사라고 보기 어렵고 어떠한 의도가 있다고 보여지므로 공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한 것으로 위법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유씨가 실질적인 불이익을 받았기 때문에 현재 사건에 대한 기소는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에 해당해 이 부분 공소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라며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고, 위계공무집행 방해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소권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소권 남용을 인정해 공소기각한 원심 판결이 확정된 최초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외국환거래법
대북송금
유우성
탈북자
북한
박수연 기자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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