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형사3부(주심 朴在允 대법관)는 2001년 서울 이태원동에서 미국인 동료 학생을 살해한 혐의(상해치사)로 기소된 미국 여대생 켄지 노리스 엘리자베스 스나이더씨(Kenzi Noris Elizabeth Snider·24)에 대한 상고심(☞2003도6548)에서 지난 13일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했다는 검사 아닌 수사기관의 진술이나 수사보고서는 피고인이 공판과정에서 자백의 내용을 부인하는 이상 증거능력이 없으며, 이러한 수사기관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국의 권한있는 수사기관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나아가 증거능력이 부정된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기록상 드러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이 피고인이 FBI 등에서 한 자백의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대구 K대 교환학생으로 입국했던 스나이더씨는 2001년3월 서울 이태원동의 한 여관에서 같은 미국인 교환학생 J모씨(당시 22세·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우리 경찰과 미군범죄수사대(CID)로부터 수사를 받았으나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아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후 스나이더씨는 FBI 수사과정에서의 범행을 자백한 뒤 체포됐다가 한미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우리나라에 신병이 인도됐으나 1, 2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