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이원형 부장판사)는 20대 여성 2명에게 약을 탄 술을 마시게 한 뒤 성폭행을 한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상 특수강간)로 기소된 미스코리아 출신 연예인 남편 김모(40)씨에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5년6개월을 최근 선고했다. 김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세미프로골퍼 정모(23)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 등의 범행으로 피해자들은 심각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입었다"며 "그럼에도 김씨 등은 궁색한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이 사건 범행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정씨에게 거짓 진술을 교사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항소심에 이르러 김씨는 피해자 중 1명과, 정씨는 피해자 2명 모두와 합의를 했다"며 "이에따라 원심의 양형은 무거워 부당하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평소 알고 지내던 정씨의 소개로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20대 여성 2명을 만나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씨는 범행 당일 미리 준비한 향정신성의약품을 정씨에게 줬고 정씨는 이 약을 몰래 술에 탄 뒤 여성들이 마시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피해자인 A씨(21·여)와 B씨(20·여)가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자 이 호텔 실외 수영장에서 세 차례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