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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휴대폰 압색 후 대검 서버에 무관 정보 보관하며 다른 사건 수사에 영장 없이 활용… 대법 '위법수집증거' 재확인
수사기관이 휴대폰을 압수수색한 뒤 대검찰청 서버에 해당 사건과 무관한 정보를 계속 보관하면서 별건 수사에 영장 없이 활용한 것은 위법수집증거로 증거능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재확인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6일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3050). 검찰수사서기관인 A 씨는 수사를 지연시켜 달라는 내용의 부정청탁을 받은 뒤 그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수사기관 내부의 비밀을 누설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다. 수사기관은 다른 사람의 사건에서 휴대폰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해당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탐색하던 중 우연히 이 사건 범죄사실 혐의와 관련된 녹음파일 등 전자정보를 발견했다. 이후 수사기관은 약 3개월 동안 대검찰청 통합디지털증거관리시스템(D-NET, 대검찰청 서버)에 그대로 저장해 보관하면서 영장 없이 탐색·복제·출력해 증거를 수집했다. 수사기관은 녹음파일 발견 후 약 1개월이 지난 시점에 이 혐의사실로 영장을 발부 받았지만 집행하지 않았고, 해당 영장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자 다시 1개월여 뒤 동일한 내용의 영장을 추가로 발부 받았다. 수사기관은 두 번째와 세 번 영장을 집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초 녹음 파일을 기초로 증거를 수집하다가, 세 번째 영장을 발부 받은 때로부터 약 1개월이 지난 때 해당 영장을 집행해 대검 서버에 저장돼 있는 이 사건 녹음파일 등을 압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은 이 사건 녹음파일 등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 있어 무관한 전자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며 "다만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유관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무관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으로서는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해 해당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해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무관정보 부분에 대해서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됐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했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녹음파일 등과 이에 터 잡아 수집된 2차적 증거들은 위법수집증거로 모두 증거능력이 없는데도 세 번째 영장의 집행 이후에 수집된 증거들에 대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1심과 항소심은 A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휴대폰
압수수색
위법수집증거
증거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
박수연 기자
2024-04-26
형사일반
[판결] '고발 사주 혐의' 손준성, 공무상비밀누설 등 유죄…1심서 징역 1년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사진=연합뉴스> 21대 총선을 앞두고 특정 정치 세력에 대한 부정적 여론 형성을 위해 검찰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기소된 손준성(50·사법연수원 29기)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손 차장검사가 이른바 '채널A 사건' 최초 제보자의 실명 판결문을 김웅 의원에게 전송한 것에 대해 공무상비밀누설과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하지만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옥곤 부장판사)는 31일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등으로 기소된 손 차장검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2022고합326). 다만 재판 과정에서 주요 증거에 대한 조사가 완료돼 증거인멸의 우려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실명 판결문 전송', 공무상비밀누설 등 해당 재판부는 손 차장검사의 공소사실 중 2020년 4월 3일 이른바 '채널A 사건'의 제보자인 지모 씨의 실명 판결문을 김 의원에게 전송한 것은 직무상 취득한 정보 및 형사사법 정보를 누설한 것에 해당해 유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 씨에 대한 실명 판결문 속 정보가 개인정보에 해당한다는 것은 명백하고, 완전한 실명 판결문은 법원, 검찰 등 형사사법업무 처리기관이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을 통해서만 확보할 수 있는 것이므로 형사사법정보에 해당한다"며 "손 차장검사의 당시 직책이었던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은 수사정보의 수집,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직책이었고, 수사정보에 개인정보가 포함될 수 있음은 명백하고 당시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 씨에 대한 실명 판결문은 손 차장검사가 수사정보정책관의 지위 내지 자격에서 업무상, 직무상 알게 된 정보에 해당한다"며 "수사정보정책관은 수사정보의 수집, 관리 등 업무를 총괄하는 직책이고 손 차장검사가 직접 판결문 검색을 한 사실이 없더라도 직책상 업무에 판결문 검색 업무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 씨 관련 실명 판결문을 전송받은 상대방은 그 정보를 모르고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손 차장검사가 개인정보 및 형사사법정보를 누설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2020년 4월 3일 김 의원에게 전송한 1차 고발장과 8일에 전송한 2차 고발장 내용은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당시 고발장에는 지 씨와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당시 여권 인사들을 피고발인으로 하는 내용이 담겼다. 재판부는 "당시 1차 고발장에 기재된 범행 계획 등과 범죄사실 중 '지 씨는 한동훈 검사장의 음성녹음을 청취한 사실도 없었다'는 등의 내용은 뒷받침할 객관적인 근거가 없어 그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구체적인 정보라기보다는 작성자의 주관적 의견, 주장, 평가에 불과한 것이어서 비밀이 될 수 없다"며 "2차 고발장에 담긴 정보들은 모두 언론 또는 피고발인이 직접 출연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일반에 공지된 사실이고, 그 정보들이 외부에 알려진다고 해서 검찰의 수사기능이 침해될 어떤 우려나 위험이 생긴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웅과 공모 인정되지만, 선거엔 영향 없어 재판부는 손 차장검사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의 지위를 이용해 각 고발장의 일부 작성 또는 검토에 관여했다고 인정했다. 이 사건 쟁점이 된 '손 차장검사와 김 의원 사이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3자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지만,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도관 또는 전달책'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 의원과 공모해 조성은 씨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전달한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더라도, 그 행위만으로는 공직선거법 위반의 죄책을 물을 순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의원은 조 씨와의 통화에서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등의 말을 했고, 이 같은 발언에 의하면 고발장 작성에 관여하거나 김 의원에게 고발장 접수처에 대한 의견 개진을 한 사람이 얼마 전까지 검사로 재직한 김 의원보다 더 검찰 내부 사정에 밝은 사람임을 유추할 수 있다"며 "손 차장검사가 지위를 이용해 각 고발장의 일부 작성 또는 검토를 비롯해 고발장 내용의 바탕이 된 수사정보의 생성·수집에 관여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손 차장검사가 각 텔레그램 메시지를 김 의원에게 직접 전송했다고 인정할 수 있고, 암묵적인 의사의 결합 및 공모가 두 사람 사이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각 고발장은 선거일 전까지 수사기관에 접수되지 않았고, 고발장 관련 언론 보도가 됐다는 등 선거에 직접 영향을 미칠만한 상황이 있던 것도 아니다"라며 "조 씨가 각 고발장을 미래통합당 다른 선대위 관계자에게 전달했는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고, 전달했더라도 이를 토대로 선거에 활용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손 차장검사, 선고 직후 항소 의사 밝혀 재판부는 손 차장검사의 혐의에 대해 "검사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인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고, 검찰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으로서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고,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국민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준사법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하고 권한을 남용해선 안 된다"며 "그런데 손 차장검사가 범한 공무상 비밀 누설 등은 그 자체만으로도 당시 검찰 또는 그 구성원을 공격하는 익명 제보자에 대한 인적사항을 누설한 것이어서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했다. 이어 "제보자 및 여권 정치인, 언론인을 고발하는 것에 활용하고 정치인들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자 시도하거나 시도에 협조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결과적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죄책을 물을 순 없지만 검사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인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고, 검찰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사안이 엄중하고 죄책 또한 무겁다"고 덧붙였다. 손 차장검사는 선고가 끝나고 법원을 나서면서 "사실관계와 법률관계를 모두 수긍할 수 없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이후 직접 기소한 사건 중 처음으로 유죄 판단이 나온 것이기도 하다. 공수처는 선고 직후 "판결문을 받는 대로 내용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고발사주
손준성
공무상비밀누설
형사사법정보
한수현 기자
2024-02-01
엔터테인먼트
형사일반
[판결] 동물학대 혐의 KBS '태종 이방원' 제작진, 벌금형…'미필적 고의' 인정
<사진=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 촬영 과정에서 말을 밧줄로 묶어 고꾸라지게 해 동물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작진에게 법원이 벌금 500만~1000만 원을 선고했다. 동물권 분야를 연구하는 법률가들은 이번 판결이 동물학대에서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고 양벌규정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법원, "동물보호법 위반 미필적 고의" 인정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전범식 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KBS 프로듀서 김모 씨 등 제작진 3명에게 17일 각각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2023고단2750). 양벌규정(법률을 위반한 사람과 관련 있는 개인 또는 법인도 함께 처벌하는 규정)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KBS에는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제작진)들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낙마장면을 촬영한 것은 구 동물보호법 제8조 제2항 제4호가 금지하고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미필적이나마 동물보호법 위반의 고의도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 말이 받았을 고통, 방송 이후 야기된 사회적 파장 등에 비춰보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다만 피고인들이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관행적 촬영 방법을 답습해 범행에 이른 점, 이후 KBS 주관 아래 동물을 출연시켜 촬영하는 경우에 관한 방송 제작 지침(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시행한 점"을 양형 이유로 밝혔다. 제작진은 말을 바닥에 쓰러지게 한 뒤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해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논란이 된 장면은 2022년 1월 방송된 '태종 이방원'의 7화 방영분이었다. 해당 장면이 촬영된 2021년 11월 2일, 제작진은 극 중 이성계가 사냥터에서 낙마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말의 앞다리에 밧줄을 묶고 밧줄 끝을 사람들이 잡고 지탱하고 있는 상태에서 말을 달리게 해 앞으로 고꾸라지게 했다. 피해 말은 촬영 닷새 뒤 숨졌다. 2022년 1월 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권행동 카라 등 100여개 동물권 보호 단체는 드라마 제작진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미국에서는 1939년 이후로 ‘태종 이방원’처럼 트립 와이어를 사용해 말을 고꾸라뜨리는 촬영 기법이 금지돼 있다. 이런 기법이 2022년에 우리나라 공영방송의 드라마에서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는 게 정말 경악스럽다”며 "이 같은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촬영 현장에서 동물과 함께 할 때 경각심 갖게 될 것" 이번 판결이 동물학대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재판에서 제작진 측은 로프를 이용해 피해 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조치를 다했으므로 학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실제 말을 넘어지도록 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실제 말을 넘어지게 하지 않고 낙마 장면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다른 방법이 있고, 표현의 사실성이 떨어지거나 제작비용이 많이 든다는 등의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로프를 이용해 피해 말을 넘어뜨리는 방법을 선택한 것에 회피 가능성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촬영 과정과 그 방법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피해 말에게 고통을 주고 상해를 입게 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용인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피고인들이 촬영방법을 함께 결정한 이상 범행을 공모했다고 보는 것도 타당하다고 봤다. 동물자유연대의 한재언(44·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는 "동물학대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제작진이) 말의 상해 가능성을 예견했고 다른 대안을 채택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법을 택한 점, 이에 더해 원래 말이 아닌 대역 말을 섭외했다는 점 역시 상해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판단해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6개월보다 가벼운 벌금형이 선고된 것에 대해서는 "비용 절감을 위한 조직적·계획적인 사전 공모 범행인데 형이 가볍다"는 의견도 있었다. 동변(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의 김소리(35·4회) 변호사는 "형이 낮아 아쉽지만 방송 촬영 현장에서 동물과 함께 할 때 (제작진 등이) 보다 조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학대 사건에서 양벌규정을 적용해 법인의 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재언 변호사는 "직원이 동물학대를 범했을 때 그 동물학대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자가)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법원이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촬영
미필적고의
드라마
동물학대
홍윤지 기자
2024-01-19
형사일반
[판결] “재심재판부, 재심사유로 주장 않은 공소사실 심리는 잘못”
재심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경합범 관계에 있는 공소사실 중 재심청구인이 재심사유로 주장하지 않은 공소사실까지 직권으로 심리해 무죄로 판단했다가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및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 등이 확정된 A씨의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판결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2738). A씨는 1976년 11월 1심에서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이듬해 3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은 뒤 그 해 5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헌법재판소가 2013년 긴급조치 9호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자 A씨와 검사는 재심대상 판결 중 대통령 긴급조치 9호 위반죄 부분에 재심사유가 있다며 재심을 신청했고, 서울고법은 재심개시를 결정했다. A씨에 대한 재심을 담당한 서울고법은 "재심사유 존부에 대해 판단하지 않은 다른 범죄사실에 대해 재심법원이 심리하는 과정에서 명백하고 새로운 재심사유가 추가로 발견됐고 피고인도 재심사유로 삼아달라고 주장한다면 피고인이 다른 범죄사실에 대해 새롭게 재심청구를 하는 것보다 진행 중인 재심사건에서 한꺼번에 판단 받는 것이 소송경제상 타당하고 인권보장을 위한 비상구제수단이라는 재심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한다"면서 "재심의 심판 범위는 재심개시결정 당시 재심사유가 인정된 범죄사실 뿐만 아니라 재심법원의 심리과정에서 추가로 발견된 범죄사실에도 미친다"며 긴급조치 9호 위반죄와 더불어 반공법 위반죄에 대해서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경합범 관계에 있는 긴급조치와 반공법 위반 공소사실 중 재심청구인이 긴급조치 위반 공소사실에 대해서만 재심사유를 명시적으로 주장하면서 재심청구를 해 재심사유가 인정됐다"면서 "다만 재심대상판결 전부가 불가분의 판결이라 형식적으로 재심대상판결 전부에 대해 재심개시결정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재심청구인이 재심사유를 주장하지도 않은 반공법 위반 부분에 대해서는 이를 다시 심리해 유죄 인정을 파기할 수 없고, 양형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 한해 심리를 할 수 있을 뿐"이라며 "따라서 반공법 위반 부분에 대해서도 유·무죄 여부를 다시 심리해 재심대상 판결의 유죄 인정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은 위법이므로, 반공법 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서울고법에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재심청구
공소사실
재심사유
대통령긴급조치
반공법
박수연
2021-07-26
형사일반
[판결] ‘상습절도’도 가중처벌 대상 절도 전과에 포함
상습절도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이 가중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절도 전과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법상 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349). A씨는 지난해 3월 지하철 2호선 열차 안에서 잠 자고 있던 사람의 핸드폰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가 2015년 상습절도 등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2016년과 2019년 또다시 절도죄 등으로 징역형을 받은 점을 고려해 "A씨는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의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은 A씨의 상습절도가 특정범죄가중법상 가중처벌 대상인 절도 전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감형했다. 죄형법정주의 취지에 비춰 형벌 법규의 해석은 엄격해야 하기 때문에 처벌규정의 문언상 의미를 넘는 지나친 확장해석은 허용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항소심은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이 '형법 제329조부터 331조까지, 제333조부터 336조까지 및 제340조·362조의 죄 또는 그 미수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이들 죄를 범하여 누범(累犯)으로 처벌하는 경우'를 가중처벌 대상으로 삼으면서, 상습절도범 처벌 규정인 형법 제332조는 제외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상습절도는 이 조항의 체계와 법률 문언의 통상적 의미, 개정 경위 등을 고려할 때, 그 범행주체로 정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에서의 '징역형'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며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 또는 그 미수죄'의 문언상 포함되지 않는 형법 제332조의 상습절도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형벌 법규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상습절도가 절도 전과에 포함되지 않으면 추후 절도 행위 때 단순 절도죄로 처벌에 불균형 또 "이 처벌규정은 형법상 누범 단순절도죄에 비해 그 법정형이 징역형뿐이고 그것도 하한을 2년으로 정해 처벌 강도가 높은 가중처벌조항"이라며 "이는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제약하는 측면이 커 이에 대한 해석은 더욱 엄격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상습절도를 규정하고 있는 형법 제332조는 '상습으로 제329조 내지 제331조의2의 죄를 범한 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등 상습절도의 구성요건에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를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습절도의 전과를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에서 정한 '징역형'에 포함하지 않을 경우 단순 절도죄 전력이 세 번인 자가 절도를 저지른 경우에는 이 사건 조항으로 가중처벌 받는 반면, 세 번의 절도 전력 중 상습절도의 전력이 있는 자가 절도를 저지른 경우에는 단순 절도죄로 처벌받는데 그치는 등 처벌의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A씨의 상습절도 전과 범죄사실 중 상습절도 부분은 A씨가 상습으로 두 차례 피해자들의 재물을 절취했다는 것이고, 그에 대한 적용법조는 형법 제332조, 제329조인 사실을 알 수 있다"며 "따라서 A씨의 상습절도 전과는 형법 제329조의 죄로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포함되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상습절도 전과를 '징역형'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법 위반 부분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처벌규정에서 정한 '징역형'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특정범죄가중법
절도
상습절도죄
박미영 기자
2021-06-21
형사일반
[판결] 무고혐의 재판중 범죄사실 자백…刑 감면해야
무고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재판 과정에서 범죄사실을 자백했다면 형법에 따라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형법 제157조와 153조는 '무고죄를 범한 자가 그 신고한 사건의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한 때에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3077). A씨는 같은 업종의 노점을 운영하는 경쟁자 B씨와 2019년 5월 말다툼을 벌이다 B씨를 고소하기로 했다. 이후 A씨는 "B씨가 나를 밀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며 특수상해 혐의로 B씨를 고소했다. 그러나 A씨의 고소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안 검찰은 B씨를 불기소 처분하고 A씨를 무고 혐의로 기소했다. A씨는 1심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유죄 판결과 함께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이후 양형부당을 주장하면서 항소했고, 항소이유서에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기재했다. 그런데 2심은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이 선고한 형을 유지했다. 징역1년 선고 원심 파기 상고심에서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가 항소하면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음에도 항소심이 형을 감면하지 않은 것이 정당한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형법은 무고죄를 범한 자의 재판 확정 전의 자백을 필요적 감경 또는 면제사유로 정하고 있고, 자백의 절차에 관해서는 아무런 법령상의 제한이 없다"며 "수사기관에서의 고백이나 재판부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 고백, 무고 사건의 피고인 또는 피의자로서 법원이나 수사기관에서의 신문에 의한 고백 또한 자백의 개념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항소심에서 허위 사실로 고소했음을 자백했으므로 형법에 따라 형의 필요적 감면조치를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소심은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형법
형량
자백
무고
손현수 기자
2021-02-08
형사일반
[판결] 검사가 제출한 공소장에 몰수·추징 관한 범죄사실 없다면
공소사실에 몰수나 추징을 선고할 수 있는 요건이나 사실관계가 없으면, 불고불리의 원칙에 따라 법원은 몰수나 추징을 선고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형사2부(재판장 김관구 부장판사)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알선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최근 1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2019노1295). 이와 함께 약 23억원을 추징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울산에서 건물을 빌려 노래방을 운영하면서 성매매 알선 영업을 하다가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성매매 알선 영업으로 얻은 이익을 추징하고 노래방 건물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몰수했다. A씨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전액을 몰수한 것은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건물 빌려 성매매 알선 영업하다 적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몰수는 잘못” 항소심에서는 A씨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몰수가 적법한지가 쟁점이 됐다. 검사가 제출한 A씨에 대한 공소장에는 성매매 알선 장소를 임차한 사실관계에 관한 기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 측은 "A씨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1항의 '범죄수익'에 해당하므로 몰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형법 제49조에 따라 행위자에게 유죄의 재판을 하지 않아도 몰수·추징의 요건이 있는 때에는 몰수·추징을 선고할 수 있지만, 우리 법제상 공소 제기 없이 별도로 몰수·추징을 선고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몰수나 추징을 선고하기 위해서는 그 요건이 공소가 제기된 공소사실과 관련돼야 한다"며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범죄사실을 법원이 인정해 그에 관해 몰수나 추징을 선고하는 것은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울산지법, ‘몰수’ 파기 판결 이어 "현행 범죄수익법은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에 관계된 자금 또는 재산만을 범죄수익으로 규정하면서 이를 몰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A씨에 대한 공소사실에는 성매매 알선 장소를 임차한 사실관계에 관한 아무런 기재가 없고 적용법조에도 '영업으로 성매매알선 행위를 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만 있을 뿐 몰수의 근거가 되는 범죄수익법 등의 규정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의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은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의 범죄사실과 관련된 범죄수익을 범죄수익법 등에 따라 몰수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추징
성매매알선
몰수
남가언 기자
2020-04-22
형사일반
[판결](단독) 1심 병합 항소심 유죄판결 “범죄사실·증거요지 모두 기재해야”
경합범 관계에 있는 두 개의 1심 판결을 항소심에서 병합한 뒤 유죄 판결을 선고할 때에는 각각의 범죄사실과 증거요지, 적용법령 등 형사소송법이 요구하는 내용을 모두 기재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최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735). A씨는 2018~2019년 필로폰을 투약하고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또 2018년 6~7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다른 사건에서 징역 2개월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은 이 두 사건을 병합해 재판을 진행했는데,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각 사건은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해야 한다"며 1심 판결들을 파기하고 병합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이렇게 판시하면서 판결문에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 법조 및 형의 선택'만 기재하고, 범죄사실과 증거요지 등을 쓰지 않았다. 형사소송법 제323조는 유죄판결을 선고할 때 '판결이유에 범죄될 사실, 증거의 요지와 법령의 적용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유죄판결을 선고하면서 판결이유에 범죄사실, 증거의 요지, 법령의 적용 중 어느 하나를 전부 누락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위반으로 파기사유가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은 각 1심 판결에 대한 각 항소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기로 결정한 후 1심 판결을 모두 직권파기하고 공소사실 전부에 유죄판결을 선고했다"며 "그런데 판결이유에 법령의 적용만 기재했을 뿐 범죄사실 및 증거 요지를 전부 누락했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형사소송법
항소심
증거요지
범죄사실
손현수 기자
2020-04-09
형사일반
[판결] 공익신고자 형 감면은 법원 재량… 필수는 아냐
공익신고자라고 해서 반드시 형을 감면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공익신고자에 대해 형을 감면할지는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는 것이다. 게임기투자업체 감사인 이모씨 등은 2011년 4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서울강남구와 송파구에 사무실을 내 "해외 게임기 설치 사업에 1계좌당 1100만원을 투자하면 1800만~2160만원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실제 이들이 게임기를 사는 데 쓴 돈은 7억원에 불과했고, 사업을 통해 국내에 반입된 수익금도 전혀 없었다. 이들은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금을 계속 유치해 후순위 투자금을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투자금 돌려막기를 하다가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확인된 피해자만 3000명이 넘고 피해금액 또한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다단계 사기 범행"이라며 "유사수신업체에 의한 조직 사기 범행은 사회의 거래체계나 사회 전반 신뢰 시스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대한 범죄"라며 이씨에게 징역 8년, 본부장 변모씨에게는 징역 6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2심은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이씨에게 징역 7년 6개월, 변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사기 범죄사실 신고 ‘공익신고자’ 해당되더라도 변씨는 재판과정에서 "주범의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했으므로 공익신고자에 해당한다"며 자신에 대한 형이 감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4조 1항은 '공익신고 등과 관련하여 공익신고자 등의 범죄행위가 발견된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2심은 "변씨가 공익신고를 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른 형의 감경이나 면제는 임의적 감면사유에 불과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의적 감면 사유에 불과 법리오해로 볼 수 없어 대법원 형사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7년 6개월, 변씨에게 징역 4년 6개월 등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8도18546). 재판부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4조 1항이 규정하고 있는 형의 감경 또는 면제는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 사실심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며 "설령 변씨의 주장과 같이 변씨가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정한 '공익신고자 등'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하지 않은 원심의 조치에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
감면
공익신고자
사기
이세현 기자
2019-03-27
형사일반
[판결](단독) 정범 범죄사실 안적힌 ‘방조범 공소장’ 무효
방조범의 공소장에 정범이 저지른 범죄사실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지 않다면 기소 자체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형사소송법 제327조 2호가 규정하고 있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해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부(재판장 임성철 부장판사)는 도박공간 개설 방조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 등 4명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공소기각 판결했다(2018노516). 김씨 등은 성명불상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를 도와 회원을 모집하고 불법 도박공간 개설을 도와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 사이트 30곳과 '나인볼 게임' 등을 운영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 35곳으로부터 매월 150만~250여만원의 중계비를 받고 경기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등 성명불상인들이 운영하는 도박사이트의 운영 등을 도와줬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그러나 방조 혐의로 기소된 김씨 등의 공소장에 정작 정범인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의 범죄사실은 기재돼 있지 않았다. 재판부는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점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행위를 말한다"며 "방조범은 타인의 범죄를 방조하는 것이므로 정범의 범죄를 전제로 성립하고, 정범이 적어도 미수단계에 이르러야 성립한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공범의 종속성 때문에 방조범의 공소사실을 기재할 때는 방조의 구체적 사실 이외에 그 전제가 되는 정범의 범죄구성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도 기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범 혐의 구체적 기재 안했으면 공소제기 절차 위반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도박공간 개설을 방조했다는 것이므로 정범의 도박공간개설죄 성립을 전제로 한다"며 "공소사실이 특정되기 위해선 피고인들의 방조사실 외에 정범의 도박공간 개설 범죄구성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도 기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김씨 등에 대한 공소사실에는 정범의 구체적 범죄사실이 기재됐다 볼 수 없으므로 방조범인 김씨 등의 공소사실 역시 특정됐다고 볼 수 없다"며 "공소사실에 구체적인 범죄사실의 기재가 없는 경우 이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2호가 규정하고 있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돼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중앙지법, 4명에 징역형 등 선고 1심 파기…공소기각 앞서 1심은 "김씨 등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전 세계 각종 스포츠 경기 영상과 나인볼 게임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주고 매월 이용료를 받는 사이트를 운영하기로 공모한 후 스포츠 경기 영상과 나인볼 게임 영상을 송출해 주는 역할을 맡기로 하고 돈을 받은 것"이라며 김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노씨 등 나머지 3명에게는 징역 6~10개월과 집행유예 2년씩을 선고했다.
정범
방조범
도박사이트
손현수 기자
201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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