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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여성 연예인 성적 대상화 댓글… 모욕죄"
대중적 인물인 연예인에 대한 비방 댓글이 사생활과 관련있거나 피해 연예인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혐오 표현에 해당한다면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모욕죄의 성립을 제한하는 데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공적 사안에 관한 표현의 자유는 넓게 보장되어야 하지만, 개인의 인격권 보호와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 15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9229). A 씨는 2015년 10월 인터넷 포털사이트 뉴스 기사 댓글란에 여성 연예인 B 씨에 대해 "언플(언론플레이)이 만든 거품, 그냥 국민호텔녀" 등의 비방 댓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같은 해 12월에도 B 씨를 두고 '영화폭망 퇴물'이라 지칭하는 인터넷 댓글을 단 혐의도 있다. 이번 사건에선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표현행위에 관해 비연예인에 대한 경우보다 표현의 자유가 넓게 보장되어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또 '국민호텔녀'라는 표현이 모욕적 표현으로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되는지 여부도 판단의 쟁점이 됐다. 하급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A 씨가 댓글에서 사용한 '거품', '국민호텔녀', '영화폭망', '퇴물' 등의 표현은 B 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언사라고 보기에 충분하고, B 씨가 연예인인 점, 인터넷 댓글이라는 특수성 등을 감안하더라도 건전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중요성, 인터넷 댓글이라는 매체의 특성, 해당 사안이나 관련 연예인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연예인 등 공적 관심을 받는 인물에 대한 모욕죄 성부를 판단함에 있어 비연예인에 대한 표현과 언제나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다"며 "'국민호텔녀'라는 표현은 과거 B 씨에 관한 열애설 내지 스캔들이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적이 있어 A 씨가 이를 기초로 '국민여동생'이라는 연예업계의 홍보문구(마케팅 구호) 사용을 비꼰 것이고, '영화 폭망'은 B 씨가 출연했던 영화가 흥행하지 못한 사실을 거칠게 표현한 것에 불과해 모욕적 표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국민호텔녀'라는 표현이 여성 연예인인 B 씨를 상대로 한 '혐오 표현'의 성격을 가질 수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 중 '국민호텔녀'를 제외한 나머지 표현들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소속된 연예기획사의 홍보방식 및 피해자 출연 영화의 실적 등 피해자의 공적인 영역에 대한 비판으로 다소 거칠게 표현했더라도 표현의 자유 영역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어 원심의 결론을 수긍할 수 있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호텔녀'라는 표현은 피해자의 사생활을 들춰 피해자가 종전에 대중에게 호소하던 청순한 이미지와 반대의 이미지를 암시하면서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하는 방법으로 비하하는 것으로서 여성 연예인인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멸적인 표현으로 평가할 수 있고, 정당한 비판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정당행위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공적 사안에 관한 표현의 자유를 넓게 보장해야 한다는 최근 판례의 흐름을 재확인하는 한편, 사적 사안과 관련한 표현이나 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의 경우에는 달리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함으로써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을 조화롭게 해석해 양자 사이의 균형을 도모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모욕
연예인
이용경 기자
2022-12-28
인터넷
형사일반
[판결] 노조간부 지칭해 페북에 '악의 축' 표현… "모욕죄 아니다"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에 대해 '악의 축'이라는 표현을 SNS에 썼더라도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악의 축' 표현은 미국 부시 대통령이 북한 등을 일컬어 사용한 이후 자신과 의견이 다른 상대방 측의 핵심 일원이라는 취지로 비유적으로 사용돼 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인 표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9도14421). 버스운전기사인 A 씨는 2018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버스노조 간부인 B 씨와 C 씨를 지칭하면서 '악의 축, 구속하라'는 내용을 올린 혐의와 언론사에 허위 제보를 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은 언론사에 허위로 제보한 혐의는 모두 유죄로 봤지만, '악의 축' 표현을 쓴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판단이 갈렸다. 1심은 "해당 표현을 사용해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한 것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라며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모욕 행위와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범죄사실은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돼야 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다. 재판부는 "노조 조합원은 노조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하고 내부문제에 대해 의견개진을 비롯한 비판 활동을 할 권리가 있다"며 "조합의 운영 등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과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해당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악의 축'이라는 용어는 미국 부시 대통령이 북한 등을 일컬어 사용한 이래 널리 알려지면서 자신과 의견이 다른 상대방 측의 핵심 일원이라는 취지로 비유적으로도 사용되고 있어 피해자들의 의혹과 관련된 표현이 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모욕
명예훼손
페이스북
한수현 기자
2022-11-11
인터넷
형사일반
[판결] '방문진 이사장 모욕 혐의' 前 광주MBC 사장 유죄 원심 파기환송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을 소셜미디어(SNS)에서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일준 전 광주MBC 사장에게 유죄 판결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모욕적 표현은 맞지만 피해자의 공적 활동과 관련해 의견을 담은 게시글을 쓰며 '극우부패세력' 등이라고 표현한 것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고 볼 여지가 크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5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사장에게 벌금 5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6897). 송 전 사장은 한국PD연합회장이던 2017년 페이스북에 고 전 이사장에 대해 '간첩 조작질 공안검사 출신 변호사', '철면피 파렴치 양두구육(羊頭狗肉, 양 머리에 개고기라는 뜻으로 겉과 속이 다름을 일컫는 말)', '극우 부패세력' 등의 표현을 써 고 전 이사장을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간첩조작질', '철면피', '파렴치', '양두구육', '극우부패세력'은 모욕적 표현이며 위법성도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사안이 경미한 점 등을 고려해 벌금 5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2심은 1심의 판단을 대부분 그대로 인정하면서 다만 '간첩 조작질' 부분은 구체적 사실을 적시한 것이므로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1심과 같이 벌금 5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용한 '철면피', '파렴치', '양두구육', '극우부패세력' 표현이 모욕적 표현에 해당해 범죄 구성요건이 인정된다고 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의 공적 활동과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담은 게시글을 작성하면서 이같은 표현을 한 것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형법 제2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시했다.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업무로 인한 행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자신의 판단과 의견이 타당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다소 모욕적인 표현이 사용된 것에 불과하다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형법 제2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면서 "사회상규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지위와 그 관계, 표현행위를 하게 된 동기, 경위나 배경, 표현의 전체적인 취지와 구체적인 표현방법, 모욕적인 표현의 맥락 그리고 전체적인 내용과의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시글의 전체적인 내용은 피해자는 대한민국의 양심과 양식을 대표하는 인사가 맡아야 할 공영방송 MBC의 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자격이 없고 피해자가 이사장 자리에 있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파렴치, 철면피, 양두구육은 상황에 따라 '부끄러움을 모른다', '지나치게 뻔뻔하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이중성이 있다'는 뜻으로, 특히 언론이나 정치 영역에서 상대방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표명할 때 흔히 비유적으로 사용되는 표현"이라며 "극우부패세력은 범죄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용어가 포함돼 있긴 하지만 이념적 지형이 다른 상대방을 비판할 때 비유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언론이나 정치 영역에서 빈번하게 쓰이는 이번 사건 속 표현이 모욕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표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표현 자체의 문제점은 지적하면서도 위법성 조각 여부를 판단할 때의 고려사항을 제시했다"며 "비정치적 영역과 비교해 정치적 영역에서 표현의 자유는 더 강조된다는 점을 밝힌 데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모욕
사회상규
위법성조각
박수연 기자
2022-08-25
형사일반
[판결] 이혼소송 중 남편 도장 몰래 파 아이 전입신고 "무죄"… 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이혼 소송 중인 남편의 인장을 몰래 파 전입신고한 혐의로 기소된 부인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라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최근 사인위조 및 위조사인행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7도16367). A씨는 2015년 7월 남편 B씨와 이혼소송을 벌이게 됐다. 그런데 A씨는 이혼소송 중이던 같은 해 10월 도장집에서 B씨의 인장을 위조한 뒤 생후 30개월 된 막내 아들의 전입신고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가 아들의 주소지 이전에 동의한 적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범행 당시 B씨가 A씨에게 자신 명의의 인장을 조각하는 것을 당연히 승낙했을 것으로 추정하기 어렵다"면서 "A씨는 B씨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 승낙을 받지 못했고 이러한 승낙이 당연히 추정되는 상황이 아닌 것을 인식하면서도 B씨의 사인을 위조하고 행사한다는 점에 대한 범의가 있었다"며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형법 제20조는 정당행위를 규정하는데,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행위 외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생후 30개월에 불과해 당시 건강이 좋지 않던 막내 아이의 복리를 고려해 친모로서 한시적이나마 돌보려는 목적으로 A씨의 주거지(친정집)에 데려와 낮에는 근처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에 보낼 필요가 있어 전입신고를 위해 막도장을 조각·사용한 것"이라며 "따라서 그 목적이 부당하다고 단정해서는 안되고, 도장도 아이를 돌보기 위한 수단으로서 막도장을 사용한 것으로 전입신고 용도로만 사용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B씨는 자신의 인장이 위조됐다는 법익침해가 있지만 반대 측면의 보호이익으로서는 막내 아이의 복리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고 A씨도 아이를 양육함으로써 자신의 행복추구를 할 수 있다는 보호법익이 있어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침해이익과 보호이익 사이의 법익 균형성이 유지됐다고 못볼 바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로서는 어린이집 우선등록을 위해 전입신고가 필수적이었기에 긴급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B씨에게 연락을 해도 닿지 않아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A씨가 자녀와 자신의 보호이익을 포기했어야 한다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라며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A씨가 B씨의 인장을 위조·사용한 행위는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배후에 놓여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이 비춰 용인될 수 있는 행위"라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사인위조
위조사인행사
어린이집
전입신고
박수연 기자
2021-12-27
형사일반
[판결] 도심 대로변에 '앞잡이·어용노조' 현수막·피켓 시위… 대법원 "모욕죄"
도심 대로변에 '노동탄압 앞잡이 어용노조 ○○○ 퇴진하라'는 현수막을 걸고 피켓 시위 등을 한 것은 모욕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50만원, B씨에게 벌금 70만원, C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6도88). A씨는 2013년 10월부터 한달여간 서울 서초구에 있는 모 회사 반포지사 앞에서 불특정 다수의 행인이 보는 가운데 '노동탄압 앞잡이 어용노조 D는 퇴진하라'는 피켓을 들고 20회 동안 시위해 노조 위원장인 D씨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와 C씨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2013년 9월말부터 11월 초까지 13회에 걸쳐 서울 종로구에 있는 같은 회사 광화문지사 앞에서 '죽음의 행렬 주범 어용노조 D는 즉각 퇴진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어용'이라는 문구의 사전적 의미 뿐 아니라 현수막이나 피켓에 기재된 문구 전체의 내용, 모욕적 표현의 비중, 게시된 장소와 일반 공중의 접근 가능성, 이런 표현으로 피해자가 입었을 사회적 평가 훼손의 정도를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행위가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A씨 등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2심도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어용', '앞잡이'라는 표현이 언제나 지칭된 상대방에 대한 모욕에 해당한다거나 사회상규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피고인들이 D씨를 어용, 앞잡이 등으로 표현한 현수막, 피켓 등을 장기간 반복해 일반인의 왕래가 잦은 도로변 등에 게시한 행위는 D씨에 대한 모욕적 표현으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모욕죄
노조
시위
모욕
박수연 기자
2021-09-23
형사일반
[판결] "징계혐의 대상자 징계절차 회부사실 공시는 명예훼손"
징계 혐의 대상자를 명시해 징계 절차 회부 안내문을 회사 게시판에 게시한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최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모 기업 인사업무 담당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6416). A씨는 회사 전기관리 업무 담당자인 B씨가 근무 중 관리소장과 마찰을 빚자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상부에 보고했고 이후 B씨에 대한 징계 절차가 개시됐다. A씨는 2019년 7월 인사위원회를 소집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B씨에게 발송한 뒤, 관리소장에게 이 같은 내용인 담긴 문서를 게시판에 게시하라고 지시했다. 관리소장은 회사 직원 40여명이 볼 수 있도록 방재실과 기계실, 관리사무실 게시판 등에 이 문서를 게시했다. 검찰은 A씨가 관리소장과 공모해 B씨에 대한 징계 절차 회부 사실을 공연히 적시해 B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에서는 근로자를 징계 절차에 회부하는 내용의 안내문 게시 행위가 회사의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되는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문서 내용에 공적인 측면이 있다고 해서 징계 절차에 회부된 단계부터 그 과정 전체가 낱낱이 공개돼도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징계 혐의 사실은 징계절차를 거친 다음 확정되는 것이므로 징계 절차에 회부됐을 뿐인 단계에서 그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이를 사회적으로 상당한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문서에 징계절차에 회부된 사실뿐 아니라 개략적인 징계사유가 기재되어 있으므로 단순히 '절차에 관한 사항'이 공개된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면서 "A씨가 발송한 문서를 관리소장이 대신 수령해 개봉한 후 게시판에 게시하도록 한 것 또한 B씨가 징계절차 회부 사실을 통지받기 전에 근무현장 게시판에 그 사실을 게시해 공지할 만한 긴급한 필요성을 찾아보기 어렵고 관리소장이 임의로 개봉해 게시한 것에 중대한 흠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의 징계절차 회부 사실을 공지해 회사 내부의 원활한 운영 도모라는 공익이 달성될지 의문이며 그런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징계 의결 후 그러한 사실을 공지해도 충분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문서 내용이 B씨에 대한 징계절차 회부와 징계사유의 존재에 관한 것으로 그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정도로 구체적 사실의 적시가 있고, 문서 게시로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며 "또 A씨의 행위를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 또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은 행위로 볼 수 없다"며 A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징계위 회부 사실은 사생활에 관한 것이 아니라 회사의 공적 절차에 해당해 공적 관심의 대상이고, A씨가 문서를 사내 게시판에 게시한 것에 특별한 근거가 없고 절차상 적절하지 않은 측면은 있지만, 그런 사정만으로 징계절차 회부 사실의 공적인 성격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서 내용은 회사 내부의 원활하고 능률적인 운영의 도모라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형법
위법성조각사유
공공의이익
징계
명예훼손
박수연
2021-09-20
형사일반
[판결] 군대동기 단체 카톡방서 상관을 ‘도라이’라 지칭했어도
군대 동기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상관을 '도라이'라고 지칭하는 등 이른바 뒷담화를 했더라도 상관모욕죄로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최근 상관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4576). 해군 부사관인 A씨는 2019년 3월 부사관 후보생으로 입대해 6월부터 초급반 교육을 받고 있었다. 피해자인 B씨는 당시 A씨를 비롯해 부사관 초급반 교육생들을 감독하는 지도관이었다. A씨 등 동기생 75명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개설해 식사 당번, 면회 당직 등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고충을 토로하는 대화 공간으로 활용했다. B씨는 A씨 등 교육생 11명에게 2019년 7월 1주일 동안 목욕탕을 청소하라고 지시하고 이후 물기 제거가 제대로 안 됐다는 등 청소 상태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A씨에게 25점의 과실점수를 부과했다. A씨는 이 때문에 외출·외박을 제한받았다. A씨는 단톡방에서 B씨가 목욕탕 청소 담당 교육생들에게 과실 지적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도라이 ㅋㅋㅋ 습기가 그렇게 많은데"라는 글을 써 상관인 B씨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해당 표현은 목욕탕 청소 상태 점검 방식 등과 관련한 B씨의 행동이 상식에 어긋나고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상관인 B씨를 경멸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모욕적인 언사라고 볼 수 있지만, 동기 교육생들끼리 고충을 토로하고 의견을 나누는 사이버공간에서 B씨에 대해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것에 불과하고, 이로 인해 군의 조직질서와 정당한 지휘체계가 문란하게 됐다고 보이지 않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 선고유예 원심파기 이어 "단체채팅방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 비공개 채팅방으로 교육생들이 불평 불만을 토로하는 공간이기도 했고, 교육생 상당수가 거리낌 없이 욕설 등 비속어를 사용해 대화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A씨의 표현은 1회에 그쳤고 그 부분이 전체 대화 내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도 않다"면서 "특히 해당 표현은 비공개적인 상황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드물지 않게 사용되고, 내포하는 모욕의 정도도 경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연히 타인을 모욕할 경우 이를 처벌하는 것은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외부적 명예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 반면, 모욕죄의 형사처벌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어떠한 글이 모욕적 표현을 포함하는 판단이나 의견을 담고 있을 경우에도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춰 해당 표현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있는 때에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봐야 하고, 이로써 표현의 자유로 획득되는 이익·가치와 명예 보호에 의해 달성되는 이익·가치를 적절히 조화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A씨가 B씨를 지칭하며 사용한 '도라이'라는 표현은 A씨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는 모욕적 언사에 해당하고, 형법 제20조 정당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유죄로 판단한 뒤 징역 4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했다. 선고유예란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에 대해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2년간 특정한 사고 없이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군대
상관모욕
카카오톡
상관모욕죄
뒷담화
박수연 기자
2021-09-08
형사일반
[판결] "인터넷 기사에 '기레기' 댓글은 모욕적 표현이지만…"
인터넷 기사에 '기레기(기자와 쓰레기를 합성한 말)'라는 댓글을 달았어도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기레기'라는 표현이 모욕적인 것은 맞지만, 이는 비판적 의견 정도에 해당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5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7643). 이씨는 2016년 2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자동차 관련 기사에 '이런 걸 기레기라고 하죠?'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아 해당 기사를 쓴 자동차 전문지 기자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기레기'라는 표현이 담긴 댓글을 작성함으로써 피해자를 모욕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인터넷 게시판에 작성된 단문의 글에 모욕적 표현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 글이 동조하는 다른 의견들과 연속적·전체적인 측면에서 볼 때 내용이 객관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사정에 기초해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거나 압축해 표현한 것이고, 그 표현도 주로 피해자의 행위에 대한 것으로서 지나치게 악의적이지 않다면 그 글을 작성한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기사는 MDPS(Motor Driven Power Steering)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많은 가운데 MDPS를 옹호하는 제목으로 게시됐다"며 "상당수 독자들은 MDPS와 관련한 부정적인 내용을 다룬 타 언론사의 방송내용을 근거로 기사의 제목과 내용, 기자의 태도를 비판하는 댓글을 게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의견은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타당성 있는 사정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기레기'는 모욕적 표현에 해당되기는 하지만, 기사 및 기자의 행태를 비판하는 글에서 비교적 폭넓게 사용되는 단어"라며 "해당 기사에 대한 다른 댓글들의 논조 및 내용과 비교해 볼 때 이씨의 댓글의 표현이 지나치게 악의적이라고 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모욕
기레기
모욕죄
손현수 기자
2021-03-25
형사일반
[판결] '자녀 학대' 이유로 보육교사 폭행한 부모에 벌금형 집유
자신의 자녀를 학대했다는 이유로 어린이집 담임교사를 폭행한 30대 부모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인진섭 판사는 상해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벌금 1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2020고정242). A씨는 지난 2018년 4월 서울 서초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B씨가 자신의 자녀를 학대했다며 B씨의 얼굴과 머리, 몸을 발로 걷어차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A씨의 폭행으로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A씨는 당시 폭행을 말리는 다른 어린이집 관계자 C씨를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자녀를 학대한 것에 대한 벌을 받겠다는 취지로 승낙해 이뤄진 것"이라며 "피해자의 승낙이 있었거나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 판사는 "피고인의 폭행 정도와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에 비춰 피해자가 상해에 이를 정도의 폭행을 승낙했다거나 피고인의 행위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도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C씨에 대한 혐의는 C씨가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서를 제출해 형법 제260조 3항 등에 따른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해 공소를 기각했다.
부모
어린이집
학대
폭행
상해
이용경 기자
2021-01-26
형사일반
[판결] '회삿돈으로 노조 와해 컨설팅' 유성기업 류시영 前 대표, 실형 확정
이른바 '유성기업 노조 파괴 사건' 당시 회삿돈으로 노무법인에 노조 탄압·와해 자문을 의뢰한 혐의로 기소된 류시영 전 유성기업 대표이사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류 전 대표이사에게 징역 1년 4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281). 함께 기소된 이모 유성기업 전 부사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300만원이, 최모 전 전무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확정됐다. 류 전 대표 등은 유성기업 노조 조직력을 약화할 목적으로 노무법인에 회삿돈 13억여원을 지급하고 컨설팅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또 회사에 우호적인 제2노조 설립을 지원하거나, 부당노동행위 관련 재판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대납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류 전 대표 등이 기존 노조의 투쟁력을 약화시키게 한다는 컨설팅 전략을 인지했고 그런 목적 달성을 위해 비용을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입게 했다"라며 "경영상 위기를 극복하는 목적이 있다 해도 취지가 부당노동 행위로 사회상규상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류 전 대표 등은 노동조합법을 위반하는 불법행위를 해 재판을 받게 된 것"이라며 "개인 과오로 발생한 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은 회사 운영에 필요한 비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류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10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역시 1심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유성기업을 위해 사용한 일부 변호사 비용'은 횡령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감형했다. 재판부는 "유성기업도 양벌규정으로 기소돼 류 전 대표 등 사건의 피고인으로서 당사자가 됐다"며 "류 전 대표 등은 유성기업을 위해 변호인을 선임했다"면서 류 전 대표에게 징역 1년4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류 전 대표 등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배임
노조파괴
손현수 기자
202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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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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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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