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교사의 성추행 사실을 보고 받고도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고, 자신도 회식자리에서 부하직원인 여교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의 한 공립고 전직 교장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9일 직무유기 및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선모(58)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7도16443).
선씨는 2014년 6월 '교사가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교육청에 즉각 보고하지 않았다. 또 경찰 신고 등의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피해 학생 학부모가 경찰에 신고하고 서울시교육청 감사가 진행되면서 드러났다. 선씨는 대학 진학반 담당 교사가 여학생 6명을 수시로 성추행한 사실을 보고 받고도 이를 묵살한 정황이 드러나 사회적 공분을 샀다.
특히 감사 과정에서 선씨가 수련회 회식 자리에서 같은 학교 여교사에게 강제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사실까지 밝혀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선씨를 직무유기와 성추행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1,2심은 "선씨는 교사 성추행 사안을 조사하거나 보고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포기했다"며 직무유기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선씨의 여교사 추행 혐의도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는 행위로 볼 수 있다"며 유죄를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