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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9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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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징역형 살고 출소한 뒤 신고자 보복 살해한 70대 무기징역 확정
특수상해죄로 복역하다 출소한 후 자신을 신고했던 사람을 보복 살해한 70대 남성에게 대법원이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살인등)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기징역 및 위치추적 전자장치 10년 부착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도18844). A 씨는 지난해 6월 피해자 B 씨에게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그를 살해하고 이를 말리던 피해자 C 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B 씨가 자신을 수사기관에 거짓으로 신고해 억울하게 징역형을 살았다고 생각하고 B 씨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특수상해죄로 2019년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 후 2021년 5월 출소했다. A 씨는 복역 중에도 B 씨에게 '자수를 안 하면 죽여 버린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으며 출소한 직후에도 이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17차례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이미 26건의 형사처벌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은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의 나이, 성행, 환경, 피해자들과의 관계,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을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하여 무기징역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의 양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 2심은 A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누범기간 중에도 범행을 저지른 점과 가정환경,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후 정황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고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해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2심도 "피고인의 다수의 폭력전과와 그 범행 중 상당수는 위험한 물건을 사용한 범행인 점, 성인재범위험성 평가결과 등에 비추어볼 때 재범의 위험성이 상당하다"며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보복살인
살인미수
홍윤지 기자
2024-03-15
형사일반
[판결] '이태원참사 보고서 삭제' 전 서울청 간부, 1심서 징역 1년6개월
박성민 전 서울청 정보부장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 내부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번 판결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 경찰 등 공직자들에게 내려진 법원의 첫 판단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배성중 부장판사)는 14일 증거인멸교사·공용전자기록등손상교사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부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2023고합74).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전 부장 등은 자료들을 보존하고 이를 수사기관에 적극 제출해 수사와 감찰에 성실히 협조해야할 책임이 있다"며 "그럼에도 경찰 정보기능 내 보고서 파일을 삭제하도록 지시하고 이행함으로써 전자기록을 임의로 폐기하고 형사사건과 징계사건의 증거를 인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공무의 지장을 초래하고 사법기능을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실체적 진실 발견을 어렵게 한 것으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박 전 부장 등은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 경찰 수사에 대비해 용산서 정보관의 '이태원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 보고서와 특정정보요구(SRI) 보고서 3건 등 총 4건의 정보보고서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용전자기록등손상
증거인멸
경찰
이태원참사
이순규 기자
2024-02-14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간호사에게 환자 체외충격파 치료 맡긴 의사… 벌금형 확정
<사진=FREEPIK> 간호사에게 환자 치료를 맡겨 의료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와 해당 간호사에게 각각 벌금형이 확정됐다. 간호사가 환자를 상대로 체외충격파 치료를 한 행위는 진료보조 행위를 넘어선 진료행위라는 판단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달 11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 씨와 간호사 B 씨에게 각각 벌금 100만 원과 3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285). 경기도 군포시의 한 병원 의료원장이던 A 씨는 2018년 2월 대기 환자가 많고 물리치료사가 부재 중이라는 이유로 간호사 B 씨에게 어깨 회전근개 염증으로 찾아온 환자에 대한 체외충격파 치료를 지시했다. 이에 B 씨는 같은 해 2~3월 총 4차례에 걸쳐 정형외과 특수치료실에서 환자의 어깨에 젤을 바르고 의료기기를 이용해 체외충격파 치료를 했다. 검찰은 이 같은 치료가 무면허 의료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A 씨와 B 씨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A 씨와 B 씨에게 각각 벌금 100만 원과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A 씨와 B 씨의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의사 A 씨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시행할 때 간호사 B 씨에게 치료를 시행할 부위와 강도를 정확히 지정해 지시했다"며 "B 씨도 스탠드처럼 치료기기를 몇 분 동안 들고 있었을 뿐이어서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적법한 진료보조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도 "골격계 질환 치료를 위한 체외충격파 치료는 일반적으로 큰 위험성이 없고 부작용의 지속이나 합병증 가능성도 거의 없다"며 "일반적으로 물리치료사보다 의학적 안전성 교육이 다양하게 이뤄진 간호사에 의해 체외충격파 치료가 시행된 경우, 그 횟수와 시행 간격에 비춰 위험성 문제는 거의 없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체외충격파 치료는 치료 직후 해당 치료 부위의 통증이나 피부의 자극이 존재할 수 있고, 과도하게 사용되거나 항응고제류를 복용 중인 환자의 경우 혈종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결국 의사가 직접 행하거나, 물리치료사가 의사의 지도에 따라 제한적으로 행해야 하는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몸에 치료를 시행할 부위를 구체적으로 표시했다는 피고인들 주장과는 달리, A 씨는 진료실에서 환자의 어깨 통증 부위를 확인해 표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A 씨가 치료실에 입회하지도 않은 사정 등에 비춰볼 때 B 씨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위한 진료보조 행위를 넘어 진료행위 자체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의료행위의 보조자인 간호사가 의사 등의 진료를 보조하는 경우 모든 행위 하나하나마다 항상 의사 등이 현장에 입회해 일일이 지도 및 감독해야 한다고 할 수는 없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 등이 진료의 보조행위 현장에 입회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지도 및 감독을 하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의사 등이 그의 주도로 의료행위를 실시하면서 그 의료행위의 성질과 위험성 등을 고려해 그중 일부를 간호사로 하여금 보조하도록 지시 내지 위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에 그친다"며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인정했다.
진료행위
진료보조
간호사
체외충격파치료
이용경 기자
2024-02-12
형사일반
[판결] '용산 경찰 추락사' 집단 마약 모임 주동자들, 1심서 징역형
'용산 경찰 추락사' 관련 집단 마약 모임 주도자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8월 서울 용산구 한 아파트에서 경찰관이 추락해 숨진 사건과 연루된 집단 마약 모임 주도자들에게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배성중 부장판사)는 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와 정모 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4년을 선고했다(2023고합280). 이 씨는 별도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4개월이 추가로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76만 원의 추징금을 선고하며 40시간의 약물중독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함께 모임을 계획한 김모 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김 씨에게도 추징금 76만 원을 선고하며 40시간의 약물중독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다만 범행을 모두 시인한 점, 아무런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이 밖에도 마약 전과가 있는데도 해당 모임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정모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5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약물중독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다른 마약 모임 참가자 2명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추징금 5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약물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정 씨의 서울 용산구 집에서 지인 20여 명과 함께 엑스터시, 케타민 등 신종 마약 등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당시 현장에 있던 강원경찰청 기동대 소속 A 경장이 추락해 사망하면서 알려졌다. 부검 결과, A 경장도 사망하기 전 필로폰, 케타민, 엑스터시 등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 씨와 정 씨에 대해 "이들은 이 사건 모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종류의 마약이 유입될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에 잘 알려진 마약류를 모방하거나 대체하는 합성물질 형태의 신종마약이 계속 등장하고 있는 점 등 구입한 마약에 다른 성분이 혼합돼 있을 가능성과 그 위험성에 대해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인다"며 "가지고 온 마약의 모든 성분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범행의 고의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들은 소위 마약 파티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인식하면서 해당 모임을 주최했다"며 "20여 명이 모인 참석자들에게 다양한 마약류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도 이를 사용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약 범행은 개인의 피해에 그치지 않고 국민 보건을 해하거나 추가 범죄를 유발하는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 이를 근절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며 "피고인들은 실제로 마약류 확산까지 초래했다는 점에서 그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강조했다.
미약
향정
경찰
이용경 기자
2024-02-07
형사일반
[판결] 남편 니코틴 살해 혐의 '징역 30년' 아내, 파기환송심서 무죄
니코틴 원액을 먹여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던 30대 여성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재판장 박선준·정현식·강영재 고법판사)는 2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남편을 살해했다고 보기 충분할 만큼 우월한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2023노813). A 씨는 2021년 5월 평소 자신이 전자담배를 피우는 과정에서 소지하게 된 니코틴 원액을 섞은 음료와 음식을 남편 B 씨에게 먹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수사기관은 A 씨가 출근하는 B 씨에게 미숫가루와 꿀, 우유를 섞은 음료에 니코틴 원액을 탄 후 건넨 것으로 봤다. 또 B 씨가 속쓰림과 구토(오심) 증세만 보이고 사망하지 않자, A 씨는 같은 날 저녁 흰죽을 만든 뒤 그 안에 다량의 니코틴을 넣어 B 씨가 먹게 했다고 의심했다. 수사기관은 또 A 씨가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받은 뒤 귀가한 B 씨에게 찬물에 니코틴 원액을 타서 다시 건넸고, B 씨가 이를 마신 뒤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피해자의 사인은 급성 니코틴 중독으로 밝혀졌는데, 피해자가 흰죽을 먹은 뒤 보인 오심, 가슴 통증 등은 전형적인 니코틴 중독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며 "피고인은 액상 니코틴을 구매하면서 원액을 추가해달라고 했고, 이를 과다 복용할 경우 생명에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등 피해자 사망 전후 사정을 볼 때 제3자에 의한 살해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하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2심은 찬물을 통한 범죄만을 유죄로 인정했지만 1심의 형량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유죄 부분에 대해 제시된 간접증거들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적극적 증거로서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유죄로 확신하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의문점들이 남아 있다"며 "추가 심리가 가능하다고 보이는 이상 원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찬물을 통한 범행과 관련해 "부검 결과나 감정의견 등은 B 씨의 사인이 급성 니코틴 중독이라는 점과 B 씨가 응급진료센터를 다녀온 후 B 씨에게 과량의 니코틴 경구 투여가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증거방법으로서 의미가 있을 뿐 'A 씨가 찬물에 니코틴 원액을 타서 B 씨로 하여금 음용하게 했다'는 공소사실이 증명된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B 씨에게 찬물을 준 후 밝혀지지 않은 다른 경위로 B 씨가 니코틴을 음용하게 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공판 절차를 거쳐 이날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상고 여부는 판결문을 보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니코틴
살인
간접증거
홍윤지 기자
2024-02-02
형사일반
[판결] '고발 사주 혐의' 손준성, 공무상비밀누설 등 유죄…1심서 징역 1년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사진=연합뉴스> 21대 총선을 앞두고 특정 정치 세력에 대한 부정적 여론 형성을 위해 검찰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기소된 손준성(50·사법연수원 29기)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손 차장검사가 이른바 '채널A 사건' 최초 제보자의 실명 판결문을 김웅 의원에게 전송한 것에 대해 공무상비밀누설과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하지만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옥곤 부장판사)는 31일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등으로 기소된 손 차장검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2022고합326). 다만 재판 과정에서 주요 증거에 대한 조사가 완료돼 증거인멸의 우려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실명 판결문 전송', 공무상비밀누설 등 해당 재판부는 손 차장검사의 공소사실 중 2020년 4월 3일 이른바 '채널A 사건'의 제보자인 지모 씨의 실명 판결문을 김 의원에게 전송한 것은 직무상 취득한 정보 및 형사사법 정보를 누설한 것에 해당해 유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 씨에 대한 실명 판결문 속 정보가 개인정보에 해당한다는 것은 명백하고, 완전한 실명 판결문은 법원, 검찰 등 형사사법업무 처리기관이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을 통해서만 확보할 수 있는 것이므로 형사사법정보에 해당한다"며 "손 차장검사의 당시 직책이었던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은 수사정보의 수집,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직책이었고, 수사정보에 개인정보가 포함될 수 있음은 명백하고 당시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 씨에 대한 실명 판결문은 손 차장검사가 수사정보정책관의 지위 내지 자격에서 업무상, 직무상 알게 된 정보에 해당한다"며 "수사정보정책관은 수사정보의 수집, 관리 등 업무를 총괄하는 직책이고 손 차장검사가 직접 판결문 검색을 한 사실이 없더라도 직책상 업무에 판결문 검색 업무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 씨 관련 실명 판결문을 전송받은 상대방은 그 정보를 모르고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손 차장검사가 개인정보 및 형사사법정보를 누설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2020년 4월 3일 김 의원에게 전송한 1차 고발장과 8일에 전송한 2차 고발장 내용은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당시 고발장에는 지 씨와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당시 여권 인사들을 피고발인으로 하는 내용이 담겼다. 재판부는 "당시 1차 고발장에 기재된 범행 계획 등과 범죄사실 중 '지 씨는 한동훈 검사장의 음성녹음을 청취한 사실도 없었다'는 등의 내용은 뒷받침할 객관적인 근거가 없어 그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구체적인 정보라기보다는 작성자의 주관적 의견, 주장, 평가에 불과한 것이어서 비밀이 될 수 없다"며 "2차 고발장에 담긴 정보들은 모두 언론 또는 피고발인이 직접 출연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일반에 공지된 사실이고, 그 정보들이 외부에 알려진다고 해서 검찰의 수사기능이 침해될 어떤 우려나 위험이 생긴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웅과 공모 인정되지만, 선거엔 영향 없어 재판부는 손 차장검사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의 지위를 이용해 각 고발장의 일부 작성 또는 검토에 관여했다고 인정했다. 이 사건 쟁점이 된 '손 차장검사와 김 의원 사이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3자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지만,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도관 또는 전달책'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 의원과 공모해 조성은 씨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전달한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더라도, 그 행위만으로는 공직선거법 위반의 죄책을 물을 순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의원은 조 씨와의 통화에서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등의 말을 했고, 이 같은 발언에 의하면 고발장 작성에 관여하거나 김 의원에게 고발장 접수처에 대한 의견 개진을 한 사람이 얼마 전까지 검사로 재직한 김 의원보다 더 검찰 내부 사정에 밝은 사람임을 유추할 수 있다"며 "손 차장검사가 지위를 이용해 각 고발장의 일부 작성 또는 검토를 비롯해 고발장 내용의 바탕이 된 수사정보의 생성·수집에 관여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손 차장검사가 각 텔레그램 메시지를 김 의원에게 직접 전송했다고 인정할 수 있고, 암묵적인 의사의 결합 및 공모가 두 사람 사이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각 고발장은 선거일 전까지 수사기관에 접수되지 않았고, 고발장 관련 언론 보도가 됐다는 등 선거에 직접 영향을 미칠만한 상황이 있던 것도 아니다"라며 "조 씨가 각 고발장을 미래통합당 다른 선대위 관계자에게 전달했는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고, 전달했더라도 이를 토대로 선거에 활용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손 차장검사, 선고 직후 항소 의사 밝혀 재판부는 손 차장검사의 혐의에 대해 "검사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인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고, 검찰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으로서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고,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국민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준사법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하고 권한을 남용해선 안 된다"며 "그런데 손 차장검사가 범한 공무상 비밀 누설 등은 그 자체만으로도 당시 검찰 또는 그 구성원을 공격하는 익명 제보자에 대한 인적사항을 누설한 것이어서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했다. 이어 "제보자 및 여권 정치인, 언론인을 고발하는 것에 활용하고 정치인들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자 시도하거나 시도에 협조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결과적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죄책을 물을 순 없지만 검사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인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고, 검찰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사안이 엄중하고 죄책 또한 무겁다"고 덧붙였다. 손 차장검사는 선고가 끝나고 법원을 나서면서 "사실관계와 법률관계를 모두 수긍할 수 없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이후 직접 기소한 사건 중 처음으로 유죄 판단이 나온 것이기도 하다. 공수처는 선고 직후 "판결문을 받는 대로 내용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고발사주
손준성
공무상비밀누설
형사사법정보
한수현 기자
2024-02-01
형사일반
[판결] “범행도구로 사용되지 않은 휴대전화 몰수판결은 잘못”
범행에 직접적인 수단이나 도구로 사용되지 않은 휴대전화를 몰수하라고 판결한 원심이 비례 원칙 위반을 이유로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1,2심 법원은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의 휴대폰 몰수를 명령했는데, 대법원은 범죄와의 상관성에 비춰봤을 때 해당 휴대폰의 몰수로 인해 미치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커 비례의 원칙상 몰수가 제한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월 4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대마)로 기소된 A 씨(변호인 국선변호사 강준성)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휴대폰 몰수와 40만 원의 추징을 명령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5723). A 씨는 2020년 3월 부산 기장군에 있는 집 앞에서 B 씨로부터 택배를 통해 무상으로 대마 2g을 받은 혐의(대마 수수), 다음날 새벽 집 베란다에서 전날 받은 대마 1g을 흡연한 혐의(대마 흡연), 같은 해 6월 인천에 있는 한 옥탑방에서 B 씨로부터 필로폰 약 0.07g이 든 주사기 1개를 무상으로 교부받은 혐의(필로폰 수수), 그 필로폰을 자신의 팔에 주사한 혐의(필로폰 투약)로 기소됐다. 1심은 A 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며 휴대폰 몰수 등을 명령했다. 2심에서 A 씨 측은 해당 휴대폰이 범행에 직접 제공하거나 사용한 물건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2심은 1심 판단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구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의 ‘범죄행위에 제공한 물건’은 범죄의 실행행위 자체에 사용한 물건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행위 착수 전 또는 실행행위 종료 후 행위에 사용한 물건 중 범죄행위의 수행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인정되는 물건까지도 포함한다”며 “다만, 해당 조항에 따른 몰수는 임의적인 것이어서 그 요건에 해당되더라도 실제로 이를 몰수할 것인지는 법원의 재량에 맡겨져 있지만, 형벌 일반에 적용되는 비례의 원칙에 따른 제한을 받는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몰수가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몰수 대상 물건이 범죄 실행에 사용된 정도와 범위 및 범행에서의 중요성, 물건의 소유자가 범죄 실행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책임의 정도, 범죄 실행으로 인한 법익 침해의 정도, 범죄 실행의 동기, 범죄로 얻은 수익, 물건 중 범죄 실행과 관련된 부분의 별도 분리 가능성, 물건의 실질적 가치와 범죄와의 상관성 및 균형성, 물건이 행위자에게 필요불가결한 것인지 여부, 몰수되지 아니할 경우 행위자가 그 물건을 이용해 다시 동종 범죄를 실행할 위험성 유무 및 그 정도 등 제반 사정이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몰수
범행도구
비례의원칙
박수연 기자
2024-02-01
형사일반
[판결] '신림동 흉기난동 살인' 조선, 1심 무기징역
<사진=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행인들에게 무차별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선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2부(조승우·방윤섭·김현순 부장판사)는 31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2023고합739). 재판부는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인 및 살인미수 범행을 저지르기 전 미리 범행 도구인 흉기를 훔쳐 택시를 타고 범행 장소로 이동했고, 택시에서 내려 곧바로 100초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110m 정도의 짧은 거리를 이동하며 4명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잇따라 범행을 저질렀다"며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급작스럽게 흉기 공격을 가했고, 무방비 상태였던 피해자들의 얼굴이나 후두부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뒤에도 쓰러진 피해자들에 대한 공격을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망설이거나 주저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고, 수사 과정에서 '사람을 죽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진술 등을 했다"며 조 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조 씨의 심신미약 주장에 대해서는 "범행 전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이 없고, 특별한 전력도 확인되지 않는다"면서도 "병원의 정신감정 결과에 비춰 심신장애는 아니고 심신미약, 즉 사물의 감별 능력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심신미약은 형의 임의적 감경 사유에 불과하다"며 "범행의 경위와 방법, 피해자들의 피해 정도 등 여러 양형 사유를 종합할 때 심신미약을 사유로 형을 감경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날 조 씨의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척도 결과와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 등에 따라 "피고인은 사이코패스 진단을 받는 등 재범 위험성이 높다"며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피부착명령도 인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극도로 잔인하고 포악한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 사건을 접한 많은 국민들도 큰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는 등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고, 전국 각지에서 이를 모방한 다른 유사한 여러 이상동기 범죄들의 발생을 촉발시켰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원만한 사회 활동을 지속하지 못했다"며 "이 같은 사정들도 범행을 저지르게 된 복합적 원인 중 하나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 형벌의 목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사회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고자 우리 법제상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결심 공판에서 조 씨에게 사형를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당시 검찰은 "피고인은 사회와 자신에 대한 분노와 열등감을 이유로 불특정 다수에 대한 살인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이를 실행했다"며 "흉기로 피해자들의 얼굴, 목 등 치명적인 부위만 찌르는 등 범행의 잔인성과 포악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반성문에 '망상에 빠져 이런 역겨운 범죄를 저질렀다. 감형 한 번만 도와주세요'라고 기재하는 등 터무니없고 이기적인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본 살인 사건 피고인 중에서 감형해달라는 문구를 직접 반성문에 기재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취업을 앞둔 22세의 청년이 사망했으며 피해자들은 극심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백주대낮 길 한복판에서 '나도 살해당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줬으며 서현역 흉기난동, 신림동 등산로 살인사건, 살인예고 등 모방범죄 등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조 씨는 2023년 7월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살인
살인미수
흉기난동
이용경 기자
2024-01-31
교통사고
형사일반
[판결] '압구정 롤스로이스' 인도 돌진 가해자, 1심 징역 20년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의 운전자 신모 씨가 지난해 8월 18일 서울강남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약물에 취한 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행인을 치고 도주해 사망에 이르게 한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의 운전자 신모 씨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및 위험운전 치사,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2023고단5162). 최 판사는 "피고인은 약물의 영향으로 운전을 하지 말라는 의사를 무시하고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뒤 피해자에 대한 구호 조치를 즉각 취하지 않고 사고 현장을 벗어나 자신이 진료받은 병원을 다녀오는 등 도주했다"며 "경찰에 현행범인으로 체포되는 과정에서도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피해자를 보고 웃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차량에 치인 피해자는 3달 이상 의식불명 상태를 버티다 사망했다. 피해자를 떠나보낸 유족의 정신적 충격과 슬픔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고 범행 직후 자신 및 주변인을 위한 증거인멸에 급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약물 영향에 의한 운전 중 사고로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이고 요즘 우리 사회에 늘어나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비롯한 마약 투약 등에 의해 무고한 사람이 희생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피고인이 피부과 치료를 빙자해 상습적으로 성형외과 등에서 케타민, 프로포폴 등을 투약하고 바로 운전하는 등 경각심을 갖지 않고 운전을 자행한 점, 범행 후 태도, 재판에 임한 자세, 죄질 등을 종합하면 중형의 선고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신 씨는 지난해 8월 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가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 피해자를 다치게 하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지난 9월 6일 구속기소됐다. 병원에 입원 중이던 피해자가 지난해 11월 25일 끝내 사망함에 따라 도주치사 혐의로 공소장이 변경됐다. 범행 당일 신 씨는 인근 병원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을 두 차례 투여받고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차를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2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신 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권나원(45·사법연수원 34기) 법무법인 해광 변호사는 이날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신 씨의 마약류 오남용 혐의, 신 씨에게 마약류를 투약해 준 의사 염모 씨에 대한 약물운전 방조,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에 대한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인데, 추후 추가 기소가 이뤄지고 양쪽의 사실관계가 항소심 재판 등에 충분히 반영된다면 더 높은 형이 선고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사기관과 재판부에 충실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도주치사
뺑소니
교통사고
약물운전
홍윤지 기자
2024-01-24
인터넷
지식재산권
형사일반
[판결] 남의 글 훔쳐 페이스북 게시…대법 "저작자 명예훼손"
남이 올린 글을 자신의 작성한 것처럼 SNS에 게시한 경우, 원 저작자의 사회적 평판 등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면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저작권법 위반죄에 대한 대법원 첫 판단이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1월 30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0180). A 씨는 2015년∼2018년 총 47회에 걸쳐 기계 항공 공학 박사인 피해자가 작성한 글을 마치 자신이 쓴 것처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복제권 및 공중송신권 침해'와 '저작자 허위표시 공표', '저작인격권 침해' 등 총 3개의 저작권법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벌금 700만 원을, 2심은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1,2심은 무단 복제와 저작자 허위표시는 유죄로 의견이 같았다. 하지만 저작인격권 침해 부분에서 판단이 엇갈렸다. 저작인격권 침해죄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원저작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인정되는데, 1심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유죄로 인정했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저작권법 위반죄는 '해당 행위로 저작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할 위험이 있으면 성립한다"며 "다만 침해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침해행위의 내용과 방식, 침해의 정도, 저작자의 저작물 등 객관적인 제반 사정에 비춰 저작자의 사회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행위인지를 살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게시한 저작물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마치 피고인의 저작물처럼 인식될 수 있어, 피해자로서는 진정한 저작자가 맞는지, 기존에 저작물을 통해 얻은 사회적 평판이 과연 정당하게 형성된 것인지 의심의 대상이 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저작자인 피해자의 전문성이나 식견 등에 대한 신망이 저하될 위험도 없지 않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의 저작인격권인 성명표시권과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해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위험이 있는 상태를 야기함으로써 저작자인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저작권법 위반죄는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위험이 있으면 성립하고,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할 위험이 있는지는 객관적인 제반 사정에 비추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한 첫 대법원 판결"이라고 말했다.
저작인격권
저작권
명예훼손
박수연 기자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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