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정승연씨가 46년 만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10073).
정씨는 1973년 국군보안사(국가안보지원사령부의 전신)에 의해 간첩으로 조작됐다. 그는 반국가단체인 조선유학생동맹, 조선노동당에 가입하고, 대남공작원으로 포섭된 혐의 등으로 기소돼 그해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했다. 이후 정씨는 2016년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일반인인 정씨에 대해 수사권한이 없는 보안사 소속 수사관이 경찰수사를 한 것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한 것"이라며 "경찰 단계에서 수집된 증거들은 모두 위법하게 수집된 것으로서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씨는 1972년 4월부터 구속영장이 집행된 1973년 4월까지 보안사에 불법 연행된 상태로 체포·구금됐다"며 "정씨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는 장기간의 불법 체포·구금을 당한 상태에서 작성된 것으로서, 그 진술의 임의성이 인정되기 어렵고, 압수물 역시 불법 체포·구금 상태에서 수집된 증거이거나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해 수집된 증거"라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