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자가 받은 중도상환 수수료도 이자로 봐야 하므로 중도상환 수수료와 이자를 합한 금액이 법정 제한 이자율을 초과했다면 대부업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중도상환 수수료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해 서민 금융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부 대부업체의 잘못된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부업법은 대부업자가 제한 이자율을 초과해 이자를 받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15일 대부업의등록및금융이용자보호에관한법률(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부업자 김모(39)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11258)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부업자가 사전에 공제한 선이자가 대부업법 소정의 제한이자율을 초과하는지는 그 선이자 공제액을 제외하고 채무자가 실제로 받은 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이러한 법리는 금융이용자가 약정 변제기 전에 대부금을 변제해 그로 인한 대부업자의 손해배상 명목으로 중도상환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는 때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대부업법은 그 명목이나 명칭을 불문하고 대부업자가 받은 일체의 금원 중 시행령에서 열거한 비용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자로 보고 있으므로 그 금액이 실제 대부기간에 대한 제한이자율 소정의 이율을 초과하게 되면 대부업법을 위반한 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60만원 중 5일분의 이자를 초과하는 부분은 김씨가 중도상환수수료 명목으로 약정에 따라 적법하게 취득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김씨가 이자 외에 손해배상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받은 것은 대부업법 소정의 제한이자율을 초과해 이자를 수령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은 대부업법상 간주이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2008년 11월 A씨에게 2000만원을 빌려주면서 이자 월 3%, 중도상환수수료 3%, 변제기는 2009년 2월 5일로 정하고 1개월분 선이자 60만원을 뺀 1940만원을 송금했다. A씨는 돈을 빌린 지 5일만에 2000만원을 상환했다. 그러자 검찰은 "대부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대부업자는 연이자율 49%를 초과해서 받을 수 없도록 돼 있는데, 김씨는 법정이자 연 49%인 16만3320원을 초과한 60만원의 이자를 받았다"고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