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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고(故) 이예람 중사 2차 가해'… 중대장·군검사 징역 1년
<사진=연합뉴스>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가 사망하기 전 발생한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이 중사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허위 보고를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직속 상관과 군검사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정진아 부장판사)는 15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당시 중대장 김모 대위와 직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 중위에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했다(2022고합673). 다만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대대장 김모 중령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김 전 중대장은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당한 이후 전속을 가려던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중대장에게 이 중사에 대한 허위 사실을 말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같은 레이더정비반 선임인 장모 씨로부터 심각한 강제추행을 당해 마음의 상처를 입고, 애초 정기인사로 전속을 가려던 계획까지 급히 변경해 가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는 수시인사를 통해 15비로 전속을 갈 수밖에 없는 매우 절박한 상황이었다"며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의 상황에 대해서까지 구체적으로 인식하지는 못했더라도 피해자의 직속상관으로서 피해자가 강제추행 피해를 당한 사실과 수시인사로 갑작스럽게 전속을 가게 된 사실을 인지했다면, 더욱 세심하게 피해자의 새로운 부대에서의 적응을 도와줬어야 했다"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전출부대 지휘관에게 피해자가 사소한 사항이라도 언급하면 무분별하게 고소를 하는 사람인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이 같은 허위 사실은 전출부대 대대장, 주임원사 등에게도 전파됐고, 군대라는 조직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그보다 더 광범위하게 허위 사실이 전파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피해자가 15비에서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사망하게 된 원인을 전적으로 피고인에게 돌릴 수는 없더라도,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한 허위 사실의 전파가 피해자가 제대로 정착하는 데 커다란 방해요인이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범행 내용과 범행이 초래한 중대한 결과 등에 비춰 보면, 이 범행은 일반적인 명예훼손 범죄와는 그 죄질의 무게감이 다르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중사의 강제추행 피해 사건의 담당자였던 박 전 군검사는 사건처리 지연의 책임을 면하려 윗선에 허위 보고를 한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강제추행 피해 사건을 송치받은 이후 이 중사가 사망할 때까지 약 한 달 반의 기간 동안 별다른 수사를 한 사실이 없고, 특히 자신의 개인적 편의를 위해 피해자 조사 일정을 연기하기까지 했다"며 "이 중사의 사망 이후 사건 처리 지연이 문제되자 이 같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공군본부 법무실에 거짓 보고를 했다. 법무실은 피해자 조사 일정이 변경된 진정한 이유를 파악하지 못한 채 이 중사가 원해서 조사일정을 변경한 것처럼 오해했고, 그렇게 잘못 파악된 사실관계가 공군 참모총장, 국방부, 국회의원에 전달되면서 법무실의 사건 은폐 의혹을 증대시켰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 전 군검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피해자 조사를 수차례 연기해 직무를 유기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중사 측 일정변경 사유 등에 비춰볼 때 박 전 군검사가 근무태만을 넘어서 직무유기죄 성립에 필요한 직무의 의식적인 방임 내지 포기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이 중사의 사생활 관련 비밀을 누설한 혐의에 대해서는 "특검이 국방부 검찰단이 1년 넘게 보관하고 있던 피고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전체 이미징 복제 파일을 탐색해 새로운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를 취득한 것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한편, 이 중사에 대한 2차 가해 차단 조치 등을 하지 않아 지휘관으로서의 직무를 유기한 혐의와 사건 관련 허위 보고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대장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2차 가해를 방지할 의무는 인정되나, 의무이행의 방법은 피고인이 적절히 판단할 수 있는 것이므로 반드시 중대장이나 주임원사 등에게 2차 가해를 방지하도록 지시해야 할 구체적 의무가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중사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나 회유, 소문 유포를 방지하기 위해 나름대로 여러 조치를 취한 점에 비춰 보면, 피고인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선고를 듣던 이 중사의 모친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며 4분 가량 재판이 중단됐다. 선고 직후에는 이 중사의 부친이 무죄가 선고된 김 전 대대장을 향해 고함을 지르며 통곡했다. 이 중사의 유족 측은 선고 직후 "직무유기의 범위를 협소하게 인정한 판례를 근거로 판단해 아쉽다"며 1심에 불복해 항소할 것을 시사했다.
직무유기
은폐
2차가해
명예훼손
이예람
이용경 기자
2024-01-15
형사일반
[판결] “녹음기를 흉기로 알고 수강생 주먹 강제로 펴게한 이유 충분”
복싱클럽 10대 수강생이 등록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관장이 폭력을 행사하자, 주머니에서 휴대용 녹음기를 꺼내려는 것을 보고 위험한 물건을 꺼내려는 것으로 착각해 강제로 주먹을 펴게 한 복싱클럽 코치에게 유죄 판단을 내린 원심이 파기됐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수강생이 움켜진 물건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그것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1월 2일 상해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10768). 서울 성북구에 있는 한 복싱클럽의 수강생이던 B(17) 씨는 2020년 11월 회원 등록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관장 C(33) 씨로부터 “어른에게 눈 그렇게 뜨고 쳐다보지 말라”는 질책을 들었다. 이에 B 씨가 항의하자, C 씨는 B 씨를 출입문 밖 복도로 밀고 나가 몸통을 들어 올리고 바닥에 넘어뜨린 후 목을 조르거나 눌러 폭행했다. 이를 지켜보던 복싱클럽의 코치 A 씨는 B 씨가 왼손을 주머니에 넣어 휴대용 녹음기를 꺼내어 움켜쥐는 것을 보고, 위험한 물건을 꺼내는 것으로 착각해 이를 빼앗기 위해 B 씨의 왼손을 잡아 쥐고 있는 주먹을 강제로 펴게 했다. 이로 인해 B 씨는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좌 제4수지 중위지골 골절을 판정받았다. 1심은 “B 씨가 흉기를 손에 쥐고 있었다면 C 씨가 중대한 침해를 당할 위험에 처해 있었기에 손을 펴라는 요구를 거부하는 B 씨로부터 흉기를 빼앗기 위해 강제로 손을 펼치는 것 외에는 다른 수단이 없었다”면서 “A 씨가 위법성 조각 사유(정당방위)의 전제 사실이 있는 것으로 오인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A 씨가 B 씨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이 인정되고, A 씨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시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B 씨도 복싱클럽에 다닌 경험이 있는 등 상당한 정도의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고, B 씨가 질책을 들은 지 1시간 뒤 다시 찾아와 강하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몸싸움까지 하게 돼 우발적인 몸싸움이라기보다는 B 씨가 보복의 감정을 가진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다시 찾아와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 씨 입장에선 둘 사이의 몸싸움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왼손을 주머니에 넣어 특정한 물건을 움켜쥔 채 꺼내는 것을 목격하고서 B 씨가 상대방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하려는 것으로 충분히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B 씨가 가지고 있었던 ‘휴대용 녹음기’와 A 씨가 착각했다고 주장하는 ‘호신용 작은 칼’은 크기·길이 등 외형상 큰 차이가 없어 이를 쥔 상태의 주먹이나 손 모양만으로는 양자를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아 A 씨의 입장에서는 물건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C 씨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상해
박수연 기자
2023-11-22
군사·병역
형사일반
[판결] '성소수자 부하 성폭행' 해군 대령, 징역 8년 확정
성소수자인 여성 부하 장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해군 영관급 장교가 범행 13년 만에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8일 군인 등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도3261). A 씨는 해군 함장(당시 중령)으로 재직하던 2010년 부하였던 여성 장교 B 씨(당시 중위)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피해자 B 씨가 다른 장교 C 씨(당시 소령)로부터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했다는 피해 사실을 보고받은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겪었다. B 씨는 2017년 근무지를 이탈해 군무이탈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도중 군 수사관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털어놓았고, 이후 A 씨와 C 씨를 고소했다. 1심 보통군사법원은 2018년 4월 이들의 유죄를 인정해 A 씨에게 징역 8년, C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고등군사법원은 같은 해 11월 피해자 B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군 검찰은 상고했다. 대법원은 2022년 3월 A 씨에 대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다만 C 씨에 대해선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그대로 무죄를 확정했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배형원 부장판사)는 지난 2월 A 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징역 8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당시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함정에서 지배적 권력을 가지고 있는 함장 A 씨가 자신의 지시에 절대 복종할 수밖에 없는 지위에 있던 초급 장교로서 원치 않는 임신으로 임신중절 수술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에 있던 피해자 B 씨를 티타임 명목으로 자신의 관사로 불러 강간하고, 이로 인해 B 씨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상해를 입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의 대상과 경위, 수단과 결과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 평소 신뢰하던 지휘관인 A 씨로부터 강간 범행을 당한 B 씨로서는 성적 불쾌감과 모욕감은 물론, 깊은 무력감과 침습적 재경험 등으로 인해 형언할 수 없는 큰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대법원은 파기환송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의 두 번째 가해자인 대령 A 씨의 징역 8년 유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며 "두 명의 가해자 중 한 명만이 유죄로 인정됐으나 성폭력 피해로부터 13년, 성폭력 피해를 고소한지 6년 동안 싸워 이뤄낸 값진 결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군 당국은 군대 내 성폭력 피해자의 안전한 군 복무를 위해 2차 피해 방지에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군인
강간치상
성폭행
이용경 기자
2023-05-18
군사·병역
형사일반
[판결] '부하 여군 성폭행 혐의' 해군 대령, 무죄 원심 파기환송
부하인 여성 장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해군 대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이 파기환송됐다. 하지만 같은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해군 소령에게는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31일 군인 등 강간치상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해군 대령(당시 중령·함장)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18도19037). A씨와 소령(포술장)이었던 B씨는 중위로 갓 임관한 초임 장교를 강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피해 장교의 직속 상관이었던 B씨는 2010년 9~11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를 10회 강제추행하고 2회 강간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 장교는 B씨와 진행한 신상면담에서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고백했는데 B씨가 도리어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함장이었던 A씨는 피해자가 B씨에 의해 임신한 뒤 중절수술을 받자 이 사실을 빌미로 2010년 12월 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8년을, B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두 사람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고등군사법원은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은 범행으로부터 약 7년이 지난 후의 기억에 의존한 것인데 그 진술 내용에 모순이 되는 부분, 객관적인 정황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피해자의 기억 자체를 신뢰하기 어려운 피해자의 진술과 상반되는 A씨의 주장은 객관적인 정황에 비추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여 쉽게 배척할 수 없다"며 "설령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진술만으로는 A씨가 폭행·협박이라는 수단을 써서 피해자를 강간했다는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B씨에 대해서도 "범행 경위에 관한 피해자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피해자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B씨가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해 피해자를 추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피해자가 수사기관부터 법정에서까지 A씨에게 당한 성폭행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보고 신빙성을 인정한 뒤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A씨의 행위 등에 관한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을 인정할만한 사정이 있으므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의심이 드는 일부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 '전부'를 배척한 원심 판단은 잘못됐다는 취지다. 한편 B씨 사건을 심리한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피해자의 진술에는 신빙성이 부족한 정황이 있고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19472). 대법원 관계자는 A씨와 B씨에 대한 판단이 갈린 이유에 대해 "사건의 구체적 경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해자의 진술 등이 서로 다르므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나 그 신빙성 유무를 기초로 한 범죄 성립 여부가 달리 판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폭행
군인
피해자진술
박수연 기자
2022-03-31
형사일반
[판결] “병사인 분대장도 ‘상관’… 분대원과 명령복종 관계”
일반 병사인 분대장도 분대원들의 '상관'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대지휘 및 관리, 병영생활에서 분대장과 분대원은 명령 복종관계라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상관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12270). 분대원인 상병 A씨는 2016년 10월 소속대 생활관에서 분대장인 상병 B씨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의 사격 성적이 자신보다 낮자 언성을 높이며 "너 같은 애들 때문에 사격술 예비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냐, 분대장이면 잘 좀 하고 모범을 보이라"고 말했다. A씨는 또 같은 해 9월과 10월 상관인 중위 C씨에게 삿대질을 하고 진술서와 펜을 집어던진 혐의 등도 받았다. 재판에서는 일반 병사인 분대장도 상관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부대지휘 및 관리, 병영생활에 있어 분대장과 분대원은 명령복종 관계로서 분대장은 분대원에 대해 명령권을 가진 사람, 즉 상관에 해당하고 이는 분대장과 분대원이 모두 병(兵)이라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병사인 분대장은 상관모욕죄의 상관으로 볼 수 없다고 잘못 판단하고 그 전제 하에 공소사실 기재 행위가 상관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무죄를 선고한 잘못이 있다"면서 "B씨에 대한 상관모욕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파기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중위 C씨에 대한 상관모욕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분대장 상병 B씨에 대한 상관모욕 혐의는 "병사인 분대장을 상관모욕죄의 상관으로 볼 수는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설령 그 표현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상관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씨가 C씨를 모욕했다거나 모욕의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모욕
상관
병사
분대장
군대
군인
복종관계
손현수 기자
2021-03-29
형사일반
[판결] '시험문제 유출 혐의' 숙명여고 前 교무부장, 1심서 실형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23일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의 업무방해 혐의 전부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2018고단7784). 이 판사는 "두 학기 이상 은밀하게 이뤄진 범행으로 숙명여고의 업무가 방해된 정도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며 "대학 입시에 직결되는 중요한 절차로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받는 고등학교 내부의 성적처리에 대해 다른 학교들도 의심의 눈길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씨의 범행으로 국민의 교육에 대한 신뢰가 저하됐고, 교육 현장에 종사하는 교사들의 사기도 떨어졌다"며 "그럼에도 현씨는 범행을 부인하며 경험에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증거를 인멸하려 하는 모습까지 보여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고교 내부의 정기고사 성적의 입시 비중이 커졌음에도 처리 절차를 공정히 관리할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도 이번 사건의 발생 원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전모가 특정되지는 않고 있지만, 움직일 수 없는 증거들이 존재한다"며 "두 딸이 정답을 미리 알고 이에 의존해 답안을 썼거나 최소한 참고한 사정이 인정되고, 그렇다면 이는 피고인을 통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씨의 범행을 입증하는 정황으로 현씨의 정기고사 답안에 대한 접근 가능성, 정기고사를 앞두고 현씨가 보인 의심스러운 행적, 딸들의 의심스러운 성적 향상, 딸들의 의심스러운 행적 등 4가지를 들었다. 이 판사는 "현씨가 정기고사 출제서류의 결재권자이고, 자신의 자리 바로 뒤 금고에 출제서류를 보관하는 데다 그 비밀번호도 알고 있었던 만큼 언제든 문제와 답안에 접근할 수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현씨는 정기고사를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 주말 출근을 하거나 초과근무 기재를 하지 않은 채 일과 후에도 자리에 남아 있었다. 아무도 없는 교무실에서 금고를 열어 답안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쌍둥이 딸의 성적이 같은 시점에 중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급상승한 것을 두고 진정한 실력인지 의심스럽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딸들과 공모해 범행을 했다는 사정도 추인된다"고 했다. 현씨의 두 딸은 이 사건으로 가정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씨는 숙명여고 교무부장으로 근무하던 2017년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지난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5회에 걸쳐 교내 정기고사 답안을 같은 학교 학생인 쌍둥이 딸들에게 알려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쌍둥이 중 언니는 1학년 1학기에 전체 석차가 100등 밖이었다가 2학기에 5등, 2학년 1학기에 인문계 1등으로 올라섰고, 동생 역시 1학년 1학기 전체 50등 밖이었다가 2학기에 2등, 2학년 1학기에 자연계 1등이 됐다. 현씨와 두 딸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오직 공부를 열심히 해 성적이 오른 것 뿐"이라며 이런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유출
업무방해
박수연 기자
2019-05-23
군사·병역
형사일반
[판결] 동성(同性) 군인 간 합의된 성관계, 첫 '무죄' 판결
동성(同性) 군인끼리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군인간 동성애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형법 제92조의6은 합의 여부에 관계없이 군인이나 군무원 등이 동성간 성교를 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양상윤 판사는 22일 다른 부대 소속 장교 B씨와 동성 간 성행위를 한 예비역 중위 A(27)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7고단3010). 양 판사는 "군형법 조항의 보호법익은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사회적 법익"이라며 "이 법률조항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이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들의 자발적 합의에 의한 구강성교, 항문성교 등의 성적 만족 행위는 이같은 보호법익에 위해를 가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히 군인 사이의 성적 만족 행위가 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해 은밀하게 행해져 타인의 혐오감을 직접 야기하지 않아 군기나 전투력 보전에 직접적인 위해를 발생할 위험이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6년 9월~2017년 2월 강원도 철원에 있는 B씨의 독신자 숙소(BOQ) 등에서 구강과 항문을 이용해 여러차례 성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지난해 6월 만기 전역하면서 사건은 서울북부지법으로 이첩됐다. B씨에 대한 재판은 군사법원에서 진행중이다.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는 이날 논평을 내고 "1948년 국방경비대법 등에 계간(鷄姦·동성애)죄가 제정된 이래 동성 군인의 합의된 성관계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 판결은 피해자에게 단비같은 소식이며 사법정의를 바로세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형법
동성
군인권센터
왕성민 기자
2018-02-23
군사·병역
형사일반
[판결][단독] 사병이 데이트 중 애인인 女간호장교 때렸다면…
사병이 자신보다 계급이 높은 여성 장교와 사귀다 사랑싸움 도중에 뺨을 때렸다면 '상관폭행죄'에 해당될까. 대법원은 상관폭행죄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군형법상 상관에 대한 죄는 군 위계질서를 보호법익으로 하기 때문에 사석에서 생긴 일이라도 범죄성립에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이후 결혼까지 했지만 여자친구를 때린 사병은 이때문에 실형을 살게 됐다. 강모(22) 상병은 현역으로 복무하던 2014년 허리디스크 치료를 위해 국군병원에 입원했다가 간호장교인 A(23·여) 중위를 만났다. 서로 호감을 느낀 두 사람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하지만 다투는 일이 잦았다. 2015년 2월 강 상병은 국군병원 휴게실에서 A중위와 데이트를 하다 "(A중위가) 병원 환자들에게 너무 친절하게 대한다"며 화가 나 뺨을 수차례 때렸다. 강 상병은 이후에도 A중위와 데이트 도중 폭력을 행사했다. 그는 이별을 통보하는 A중위에게 "헤어지면 가족 등을 모두 죽이겠다"는 협박과 욕설을 하기도 했다. 강 상병은 결국 상관상해·폭행·협박·모욕 혐의로 기소됐다. 1심 군사법원은 강 상병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범죄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되지만, 재판 도중 둘이 혼인신고를 해 부부가 됐고, A중위가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이 고려돼 강 상병은 실형을 면했다. 하지만 항소심인 고등군사법원은 "강 상병이 사건 당시 A중위와 사귄다는 이유로 A중위의 동료 간호장교들에게도 반말을 하는 등 불손한 태도를 보였을뿐만 아니라 범행이 군 병원 내부에서 이뤄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 상병은 A중위를 상관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범행을 뉘우치지도 않고 있다"며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강 상병의 아이를 임신 중이던 A중위가 간절히 선처를 빌었지만 소용 없었다. 상고심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최근 강 상병에 대한 상고심(2015도11286) 선고공판에서 징역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군형법이 규정한 상관에 대한 폭행·협박·상해·모욕죄는 모두 상관의 신체, 명예 등의 개인적 법익뿐만 아니라 군 조직의 위계질서를 보호법익으로 한다"며 "여기서의 '상관'에는 명령복종 관계가 없는 상위 계급자와 상위 서열자도 포함되고, 상관이 반드시 직무수행 중일 것을 요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군형법상 상관에 대한 죄는 사석에서 이뤄진 경우에도 범죄성립에 영향이 없으며, 범행당시 상관이 군복(제복)을 착용하고 있었는지 여부도 불문한다"며 "A중위는 국군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장교이고 강 상병이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이상 상관에 대한 죄를 적용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상관폭행
위계질서
군형법
사석
데이트폭력
연인관계
홍세미 기자
2015-10-08
군사·병역
형사일반
대법원, "이적표현물 소지 중위, 무죄"
이적표현물을 소지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역 장교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았다. 김모 중위는 조선노동당출판사가 출간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불멸의 혁명업적'을 소지한 혐의(국가보안법 찬양·고무)로 기소됐다. 이 책은 '제국주의의 우두머리인 미제와 15개 추종국가 침략군을 반대하는 조국해방전쟁', '미제 침략자들과 그 앞잡이들의 무력침공을 반대하는 조국해방전쟁'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김 중위는 또 당직실에서 천안함 피격사건 뉴스를 듣다가 같이 있던 하사에게 '군 훈련 중에 사고가 났을 수도 있다. 북한의 소행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에서도 '그와 같은 사태를 초래한 것은 남한 군 당국의 책임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군 검찰관은 "김 중위가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으로 책을 소지했다"며 2011년 국가보안법 찬양·고무 등 혐의로 기소했다. 1·2심 군사법원은 "김 중위가 병사들을 의식화·조직화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군에 입대했고, 책자의 이적성에 대해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지난 10일 김 중위에 대한 상고심(2012도9800)에서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 중위가 신학대 동아리에서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 학습하고 대안적 시각의 근현대사를 학습한 사실은 있지만, 기독교 청년들을 위한 교육기관일뿐 반국가단체나 이적단체와는 상관 없다"며 "김 중위가 신학대를 졸업한 기독교 인으로서 주체사상은 우상숭배를 암암리에 강요하는 타락한 사유체계를 가진 잘못된 사상임을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 중위가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과 관련해 발언한 것은 정치·사회적인 현상에 대한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현역 장교로서 부적절할 수는 있으나, 북한의 활동에 동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 중위가 중국 여행 중에 책자를 구입한 후 내용을 전파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한 점 등을 살펴보면 이적행위 목적을 가지고 책자를 소지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적표현물
국가보안법
연평도
천안함
공산주의
사회주의
현역장교
북한
신소영 기자
201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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