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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재판 중 대체역 편입 결정했어도…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안 돼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이유로 입영하지 않아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피고인이 항소심 진행 중 대체역 편입 신청이 가능해져 편입 신청을 했고, 상고심이 진행되는 가운데 대체역 편입 결정이 났다면 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대법원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월 1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6908). A 씨는 2018년 10월 충북 청주시 서원구에 있는 충북지방병무청에서 ‘2018년 11월 20일까지 강원도 양구군에 위치한 2사단 입영부대로 입영하라’는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수령했다. 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아 기소됐다. A 씨는 “폭력 및 전쟁에 반대한다는 신념에 따라 현역병 입영을 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 따른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A 씨는 항소했다. 한편,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2020년 6월 대체역 편입신청이 가능해졌고 같은 해 11월 A 씨는 대체역 편입신청을 했다. 하지만 편입신청 결과가 나오기 전인 2021년 5월 항소심에서는 A 씨의 항소를 기각했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후 상고심 진행 중에 대체역심사위원회에서는 A 씨에 대해 대체역 편입결정을 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는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양심적병역거부
대체역
병역
한수현 기자
2024-02-04
선거·정치
형사일반
[판결] 박경귀 아산시장 당선무효 일단 면해… 대법원 "2심, 절차상 하자 있다"
지방선거 당시 상대 후보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이 당장은 당선무효를 면하게 됐다. 대법원은 사건의 실체를 판단하기에 앞서 2심에서 절차상 위법이 있었다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12199). 박 시장은 2022년 6월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상대 후보였던 오세현 전 아산시장에 대해 성명서 형식의 보도자료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에서 박 시장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해 당선무효 위기에 놓였었다. 선출직 공직자가 선출된 선거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벌금 100 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돼 직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소송절차에 사선변호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누락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 등에 따르면 항소심의 구조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법정기간 내에 제출한 항소이유서에 의하여 심판되는 것이므로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의 경과를 기다리지 않고는 항소사건을 심판할 수 없다"며 "피고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2023년 7월 10일 이전에 국선변호인 선정이 취소되고 사선변호인이 선임되었으므로 원심은 피고인과는 별도로 피고인이 선임한 변호인들에게도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사선변호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상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이 경과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항소사건을 심판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며 "원심은 박 시장이 선임한 변호인들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지 않은 채 판결을 선고했고,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으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성명서 내용의 허위사실 여부, 피고인에게 허위성에 대한 인식 및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 등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선변호인이 선정되고 소송기록접수통지가 이루어졌으나 이후 피고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 전에 사선변호인이 선임된 경우 형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사선변호인에 대해서도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해야 하고,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지 않은 채 판결을 선고한 경우 이러한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 사유가 된다는 새로운 법리를 판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박경귀
아산시장
선거
허위사실공표
박수연 기자
2024-01-25
노동·근로
형사일반
[판결] 해고 의사 밝히자 반발하는 직원에게 대표가 카톡과 전화… "공포심 유발 문언 반복적으로 도달케 한 행위 아냐"
근무태도 등을 이유로 해고 의사 표시를 하자 반발하는 직원에게 대표가 여러 차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한 것을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 등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9월 14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폭행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5814). B 사의 대표이사인 A 씨는 2022년 2월 저녁 10시경 포항 남구에 있는 회사 숙소에서 직원 C 씨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갑작스러 해고 통보를 받은 C 씨가 사유를 물어보자, A 씨는 욕설을 하면서 "오늘 같이 있으면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른다"며 당장 나가라고 압박했다. 또 B 사 사무실로 피신한 C 씨를 계속 쫓아가 결 회사 밖으로 나가게 했다. A 씨는 같은 날 저녁 11시경 C 씨에게 '일단 내일 회사 근처 얼청거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다음 날 오전 9시 30분경까지 총 9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전송하고 전화를 걸었다. A 씨는 이로써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음향을 반복적으로 피해자에게 도달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또 일주일께 뒤 오전 11시경 회사 안으로 들어가려던 중, C 씨가 당시 횡령 의혹을 받고 있던 A 씨의 회사 출입을 제지하자 이에 화가 나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과 목 중간 부분을 잡아 뒤로 세게 밀쳐 피해자를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A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 씨의 정보통신망법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정보통신망법상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상대방에게 보낸 문언 내용과 표현 방법 및 함축된 의미, 피고인과 상대방 사이의 관계, 문언을 보낸 경위, 횟수 및 그 전후의 사정, 상대방이 처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 씨는 C 씨 숙부의 요청에 따라 C 씨를 2020년 12월 직원으로 채용했는데, A 씨는 평소 C 씨가 자주 게임을 하는 등 불성실한 점, C 씨가 어른들 앞에서도 함부로 담배를 피우는 등 예의가 없는 점 등에 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러던 중 해고를 통보하기 전날이었던 일요일, 전 직원이 출근해 근무하는 상황이었는에도 C 씨가 회사 소유 렌트 차량을 이용해 개인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온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어 피해자를 해고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해고 통보 전후 C 씨의 숙부와 카톡으로 대화를 하면서 C 씨의 근무태도와 행실을 언급하면서 '절대 같이 못 지낸다. 제발 부탁하니 조용히 피해자를 회사에서 내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C 씨의 숙부가 이를 거절하자 서로 논쟁이 격화됐다"며 "해고 통보 후 A 씨와 C 씨가 한 통화의 내용을 보면 C 씨의 불성실한 근무태도 및 회사 내에서의 무례한 행실과 업무용 차량의 사적 이용이 계기가 된 해고 조치와 관련해 A 씨가 타이르면서 해고 통지의 수용 및 그에 따른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A 씨에게 불리한 일부 표현은 그가 순간적으로 격분해 대표이사 지위에서 해고 의사를 명확히 고지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충동적으로 다소 과격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7개의 카카오톡 메시지는 내용과 시간적 간격에 비춰 봤을 때 약 3시간 동안 3개의 메시지를 보내게 된 것이고, 그 전체적인 내용더 더 이상 피해자와 함께 근무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해고의 의사표시를 명확히 고지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며 "메시지 전송의 전후 경위와 그 내용, 둘의 관계 형성의 매개가 된 C 씨의 숙부 등 3자 간의 관계 등에 비춰봤을 때 이는 해고 방식의 고용관계 종료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나 관련 협의 과정의 급박하고 격앙된 형태 내지 전개일 뿐, C 씨의 불안감 등을 조성하기 위한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해고통지
카카오톡
박수연 기자
2023-09-29
형사일반
[판결] 고지 않고 2주 앞당겨 선고…대법 "방어권 침해, 다시 재판"
형사사건을 심리하는 항소심 법원이 피고인에게 알리지 않은 채 선고 기일을 예정보다 2주 앞당겨 선고했다가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3일 사기,횡령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총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4371). A 씨는 '차를 대신 팔아주겠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4억5000만 원 상당의 돈과 차를 가로채고 145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기소된 혐의 중 일부가 이미 판결이 확정된 다른 사건과 시기가 겹쳐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해 징역 2년과 징역 6개월로 분리해 선고했다. A 씨가 항소하면서 춘천지법에서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2심은 올해 3월8일 첫 재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하면서 선고일을 4월7일로 지정해 고지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돌연 선고기일을 3월24일로 변경하면서 A 씨에게 따로 고지하지 않았다. 교도소에 있던 A 씨는 교도관 지시에 따라 법정에 출석해 항소 기각 판결을 받았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재판장은 공판기일을 정하거나 변경할 때 피고인을 소환해야 하며 검사·변호인에게도 기일을 통지해야 한다. A 씨는 항소심 재판부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선고기일로 지정되지 않았던 일자에 판결 선고 절차를 진행함으로써 법령을 위반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는 원심판결의 선고기일이 양형에 관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었다며 "변론 종결 시 고지됐던 선고기일을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사전에 통지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급박하게 변경해 판결을 선고함으로써 피고인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변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2심이 A 씨의 여러 범행 간 경합 관계를 잘못 판단한 점도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선고기일
방어권
변호권
박수연 기자
2023-07-26
형사일반
[판결] "실제 소재지 파악 노력 없이 공시송달해 출석 기회 안 줬다"… 대법, 파기환송
실제 소재지를 파악하려는 노력 없이 공시송달을 통해 판결한 원심이 파기됐다. 공시송달 결정 전에 기록에서 확인되는 주소로 송달하거나 소재지 파악에 노력했어야 하는데 그러한 조치 없이 피고인 주소를 알 수 없다고 단정해 공시송달하고, 피고인에게 출석 기회 주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달 15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3977). A 씨는 도박을 하려고 2020년 3월 자주 이용하던 담배소매점 운영자에게 "돈을 빌려주면 3일 내 15%를 계산해서 지급하겠다"고 속여 700만 원을 송금받고, 이후에도 "금괴를 절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며 가짜 금괴 사진을 보여주며 피해자로부터 총 3600만 원을 추가로 송금받아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3000만 원의 배상명령을 받았다. 1심은 모두 공시송달로 진행됐다. 수감되면서 1심 판결에 대해 알게 된 A 씨는 상소권회복을 청구하며 항소했다. 2심은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은 2022년 2월과 7월 A 씨의 주민등록상 주소로 공소장과 소송기록접수통지서 등을 송달했지만 송달불능됐다. 같은 해 7월 검사도 주소를 보정했지만, 보정된 주소도 동일한 주소였다. 같은 해 8월 2심 법원은 경찰서에 해당 주소로 소재 탐지를 촉탁해 경찰로부터 "해당 주소에 거주하는 A 씨의 아버지로부터 10년 동안 보지 못했고 연락도 안 된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에 2심 법원은 같은 해 9월 공시송달로 재판을 진행했다. A 씨는 올 2월 판결이 형식적으로 확정돼 수감되자 다음 날 바로 상소권회복을 청구하고 상고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고인에 대한 공시송달은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 현재지를 알 수 없는 때에 한해 할 수 있으므로, 기록에 나타나는 피고인의 주거 등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송달을 하고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하는 것은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 제365조에 위반되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공소장에는 A 씨의 주민등록상 주소 외 주거로 다른 곳이 기재되어 있다"며 "기록에 의하면 A 씨는 수사 과정에서 해당 주거지에 살고 있다고 진술했고, 2020년 5월 해당 주거지 앞에서 체포된 적도 있고 기록상 A 씨가 작성한 각서에 A 씨의 주소로 또 다른 주소가 기재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시송달
피고인주소
박수연 기자
2023-07-04
군사·병역
형사일반
[판결] 사회복무요원 근무 거부, 특별한 사정 없는 한 양심적 병역거부 정당한 사유 안돼
[대법원 판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회복무요원 근무 거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형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 2020도15554(2023년 3월 16일 선고) [판결 결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환송. [쟁점]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피고인이 종교적 신념에 근거하여 사회복무요원 근무 중 복무이탈한 것이 구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등]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A 씨는 우울장애 등의 기분장애 4급의 징병신체검사결과에 따라 군사훈련을 면제받고 2014년 6월 경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시작하여 1년 6개월 정도 복무를 했다. A 씨는 "국방부 산하 병무청장 관할의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 복무한다는 것이 군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워 양심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며 소집해제예정일을 6개월 정도 남겨둔 2015년 12월 중순 경부터 출근하지 않아, 정당한 사유 없이 통틀어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후 파기환송심은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판단 요지]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이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6도10912)의 법리는 사회복무요원 등의 복무이탈에 관한 구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가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적용될 수 있다. 사회복무요원에게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지 않는 복무의 이행을 강제하더라도 그것이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종교적 신념 등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거부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조항이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병무청장이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다고 볼 수도 없어 병무청장의 관리·감독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 이행을 거부하는 것도 구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가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참고 조항] -병역법 제88조 제1항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모집에 의한 입영 통지서를 포함)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일부터 다음 각 호의 기간이 지나도 입영하지 않거나 소집에 응하지 않은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 사회복무요원 또는 예술·체육요원으로서 정당한 사유 없이 통틀어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하거나 해당 분야에 복무하지 않은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대법원 관계자] "종교적 신념 등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거부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가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를 최초로 판시한 판결이다."
사회복무요원
양심적병역거부
여호와의증인
박수연 기자
2023-03-26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개인회생·파산 업무 포괄 수임 혐의' 법무사, 변호사법 위반 벌금형 확정
개인회생·파산 관련 업무 과정을 포괄적으로 수임·처리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 법무사는 법무사법이 개정돼 법무사 업무에 개인회생·파산 신청 대리가 추가됐기 때문에 면소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 A 씨에게 벌금 200만 원과 추징금 209만여 원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23일 확정했다(2022도4610). A 씨는 사무장 B 씨와 공모해 2015년 8월~2016년 4월까지 사건 당 수임료를 받고 의뢰인을 대리해 문서 작성, 제출, 서류 보정, 송달 등 업무를 포괄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으로 개인회생 및 파산 법률 사무 총 9건을 취급하고 수임료 820만 원을 나눠가진 혐의로 기소됐다.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변호사가 아닌 자가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비송사건 등에 관해 대리·법률상담 또는 법률관계 문서 작성 등 법률사무를 취급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1심은 "A 씨는 사무장인 B 씨와 공모해 의뢰인들에 대한 개인회생·파산 등의 사건을 취급하면서 사건 당 수임료를 책정해 받은 후 채권자 목록, 재산목록, 수입·지출목록, 진술서, 변제계획안, 보정서 등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고 관련 통지도 법원으로부터 직접 받는 등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문서 작성 및 제출, 서류 보정, 송달 등 필요한 제반 업무 일체를 포괄적으로 처리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이러한 A 씨의 행위를 단순한 서류의 작성대행, 제출대행이라고 볼 수 없다. A 씨가 변호사법을 위반해 사실상 그 사건의 처리를 주도하면서 의뢰인들을 위해 그 사건의 신청 및 수행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벌금 200만 원과 추징금 209만여 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항소심 중이던 2020년 2월 법무사법이 개정되면서 법무사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개인의 파산사건 및 개인회생사건 신청의 대리'가 법무사의 업무로 추가됐다. A 씨 측은 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된 경우에 해당하므로 면소 판결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은 "법무사가 개인파산·면책사건 또는 개인회생사건의 신청 및 수행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하는 경우에는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 규정된 법률사무 취급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확립된 대법원 판례"라고 했다. 또 "개정 법무사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르더라도 문언상 법무사의 업무범위는 '개인파산사건 및 개인회생사건의 신청의 대리'에만 한정될 뿐, 개정 법무사법으로 인해 '개인파산·면책사건 또는 개인회생사건의 신청 및 수행 등 필요한 모든 절차를 포괄적으로 처리하는 대리 행위'가 법무사의 업무범위에 포함되게 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이와 같은 행위는 여전히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를 위반한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같은 법무사법 개정은 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 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 결론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범죄 후 법률이 변경돼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않거나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따라야 하고(형법 제1조 제2항), 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는 면소 판결을 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면서 "이 규정들은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이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따로 두지 않는 한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해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않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종전 법령이 범죄로 정해 처벌한 것이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했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에는,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 성립의 요건과 구조, 형벌법규와 변경된 법령과의 관계, 법령 변경의 내용·경위·보호목적·입법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령의 변경이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한다고 해석할 수 있을 때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법무사법 개정은 A 씨 범행에 해당하는 형벌법규인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별개의 다른 법령의 개정에 불과하고,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의 성립 요건과 구조를 살펴보더라도 법무사법 제2조의 규정이 보충규범으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법무사법 제2조는 법무사의 업무범위에 관한 규정으로서 기본적으로 형사법과 무관한 행정적 규율에 관한 내용이어서 그 변경은 문제된 형벌법규의 가벌성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해당할 뿐이므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적용 대상인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에 근거한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해 2월 2010∼2016년 개인회생과 파산 등 386건을 맡아 4억여 원의 수임료를 받아 변호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 B 씨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17737). 2020년 개정 법무사법 시행 전, 법무사가 개인회생·파산사건을 서류별이 아닌 건별로 포괄수임해 처리한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당시 B 씨가 개인회생이나 파산 사건의 서류 작성과 제출, 즉 신청만 대리한 것이 아니라 각종 서류를 보정·송달하는 업무까지 처리하는 등 포괄적 대리 행위를 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B 씨 사건에선 2020년 개정된 법무사법이 변호사법 위반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이뤄지진 않았다.
법무사
개인회생
변호사법
박수연 기자
2023-03-12
주택·상가임대차
형사일반
[판결] "채권양도인이 채무자에 채권양도 통지 않고 돈 받아 썼어도 횡령죄 아니다"
채권양도인이 채무자에게 채권양도계약 체결 사실을 통지하지 않고 채무자로부터 돈을 받아 임의로 썼더라도 채권양수인에 대한 횡령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채권양도인이 채권양도계약을 불이행했더라도 앞으로는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민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채권양도인에게 보관자 지위 등이 인정된다며 횡령죄 성립을 인정해왔는데(97도666 등) 기존 판례 입장을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3일 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3829). 2013년 4월부터 1년간 한 건물 1층을 빌려 식당을 운영하던 A씨는 2013년 11~12월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식당 양도를 의뢰했다. 이후 A씨는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 B씨에게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했다. A씨는 임차보증금반환채권 양도 당시 식당과 순창군 임야를 교환하기로 계약했는데 이후 교환대상인 토지를 놓고 갈등이 생겼다. A씨는 임차보증금반환채권 양도 이후에도 건물주인 임대인에게는 채권을 양도했다는 사실을 통지하지 않았다. 그러다 A씨는 2014년 3월 건물주로부터 임차보증금 1146만원을 돌려받고 이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의 쟁점은 채권양도인인 A씨가 채권양도 사실을 통지하지 않고 건물주로부터 보증금을 받은 것이 횡령죄의 구성요건인 '재물의 타인성'과 '보관자 지위'가 성립되는지 여부였다. 1,2심은 기존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A씨가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B씨에게 양도하고 B씨를 위해 보관한다는 사정을 인식한 상태에서 고의로 보증금을 받아 소비함으로써 횡령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종전 판례를 변경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채권양도인이 통지 등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춰주지 않은 채 채무자로부터 채권을 추심해 금전을 수령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전의 소유권은 채권양수인이 아니라 채권양도인에게 귀속하고 채권양도인이 채권양수인을 위해 이를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따라서 채권양도인이 그 금전을 임의로 처분하더라도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채권양도인과 채권양수인 사이에 어떠한 위탁관계가 설정된 적이 없고 △채권양도인이 채무자로부터 채권양수인을 위해 '대신 금전을 수령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채권양도인이 수령한 금전의 소유권이 수령과 동시에 채권양수인의 소유로 되었다고 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채권양도인과 채권양수인은 통상의 계약에 따른 이익대립관계에 있을 뿐 횡령죄의 '보관자 지위'를 인정할 수 있는 신임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다"며 "종전 판례는 최근 대법원 판례의 방향성과 실질적으로 상충돼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재연·민유숙·이동원·노태악 대법관은 종전 판례가 타당하기 때문에 A씨에게 횡령죄 성립을 인정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채권양도인이 채권양도 통지를 하기 전 채권을 추심해 금전을 수령한 경우 원칙적으로 금전은 채권양수인을 위해 수령한 것으로서 채권양수인의 소유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며 "채권양도인은 실질적으로 재산 보호 내지 관리를 대행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금전에 관해 채권양수인을 위해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했다. 한편 김선수 대법관은 "종래 판례가 타당하지만, 이 사건은 종래 판례가 적용되지 않는 사안이기 때문에 A씨에게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것이 계약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아니라면 이러한 계약의 불이행 행위를 형사법상 범죄로 확대해석하는 것을 제한해 온 최근 횡령·배임죄에 관한 대법원 판례 흐름을 반영해 채권양도 영역에서도 횡령죄의 구성요건인 '재물의 타인성'과 '보관자 지위'를 엄격하게 해석한 사례"라며 "죄형법정주의를 엄격하게 적용한다는 태도를 강화하는 입장을 취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횡령죄
임차보증금
채권양도
박수연 기자
2022-06-23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돈 빌리면서 담보로 제공했던 주식 제3자에게 양도했더라도…
채무자가 상환기일까지 원금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담보로 제공한 주식을 다른 채권자에게 양도했더라도 이를 곧바로 사기로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최근 배임(인정된 죄명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4477). A씨는 2016년 2월 B씨로부터 5000만원을 빌리면서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모 주식회사의 주식 1만2500주를 B씨에게 담보로 제공했다. A씨는 원리금을 상환기일까지 변제하지 못하면 주식 소유권을 B씨에게 넘기기로 하는 금전소비대차 및 주식담보계약도 체결했다. 그런데 A씨는 상환기일까지 원금을 갚지 못했음에도 2016년 7월 주식을 다른 채권자에게 양도하고 명의개서까지 마쳐 B씨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주위적 공소사실 배임)로 기소됐다. 아울러 A씨는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B씨로부터 돈을 빌린 혐의(예비적 공소사실 사기)도 받았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담보권자인 피해자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형법상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A씨가 돈을 빌릴 당시 충분한 담보를 제공한 것으로 봄이 상당해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다는 점이 합리적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검찰은 예비적 공소사실인 사기 혐의에 대해 1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에 불복해 항소했고, 2심은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2심은 "A씨가 피해자에게 담보 목적으로 주식 1만2500주를 양도했더라도 회사에 그 양도사실을 통지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오히려 제3자에게 이중양도했기에 충분한 담보를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 A씨는 이미 채무초과 상태로 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차용 당시 A씨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A씨가 5000만원을 차용하기 전에 회계법인이 해당 주식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에 의하면 A씨가 양도담보로 제공한 1만2500주의 가액 합계가 차용금 5000만원을 초과하고, 피해자도 해당 주식의 담보가치를 인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 차용 당시 1만2500주의 가액 합계가 차용금 채무 5000만원을 담보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이외의 제3자에 대해 주권발행 전 주식의 양도사실을 대항하기 위해서는 지명채권 양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양도통지 또는 회사의 승낙 요건을 갖춰야 하지만, 회사 성립 후 또는 신주 납입기간 후 6개월이 지나도록 주권이 발행되지 않아 주권 없이 채권담보를 목적으로 체결된 주식양도계약은 바로 주식양도담보의 효력이 생기고 양도담보권자가 대외적으로 주식의 소유자가 된다"면서 "따라서 A씨가 피해자에게 주식을 유효하게 양도담보로 제공한 이상 회사에 양도사실을 통지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거나 사후적으로 제3자에게 이중양도했다는 사정만으로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 판결 중 예비적 공소사실 부분은 파기돼야 하는데, 파기 부분과 동일체 관계에 있는 주위적 공소사실도 함께 파기돼야 하므로, 결국 원심 판결 전부가 파기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담보
주식
양도
박수연 기자
2022-03-25
형사일반
[판결] 개정법 시행 前 법무사의 개인회생·파산 건별 포괄수임 처리는 변호사법 위반
2020년 개정 법무사법 시행 전, 법무사가 개인회생·파산사건을 서류별이 아닌 건별로 포괄수임해 처리한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법무사법 개정으로 지금은 개인회생·파산사건 신청대리권이 법무사에게 명시적으로 부여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 A씨에게 벌금 2000만원 등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17737). A법무사는 2010년 3월 의뢰인으로부터 수임료 120만원을 받고 개인회생 사건을 수임한 뒤 개인회생신청서, 채권자목록, 재산목록, 수입지출목록, 진술서, 변제계획서안 등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는 방법으로 비송사건에 관해 법률사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일괄취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0년 2월~2016년 12월 386건의 개인회생·파산사건을 일괄취급하며 4억5962만 상당의 수임료를 수수한 혐의 등도 받았다. 검찰은 법무사의 업무가 '법원과 검찰청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이나 '법원과 검찰청의 업무에 관련된 서류의 작성' 등을 대신하는 것에 국한되기 때문에 개인회생신청서 작성 대리 외에 채권자목록 등의 작성 대리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각 절차나 단계마다 의뢰인으로부터 위임을 다시 받아야 하는데, A법무사가 의뢰인으로부터 한번의 의뢰만 받고 관련 서류 작성·대리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해준 것은 변호사만 할 수 있는 법률사무에 대한 포괄적 대리에 해당해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보고 김 법무사를 기소했다. 1심은 A법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2010~2016년 386건을 일괄취급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면서 벌금 2000만원과 추징금 3억2317만여원을 선고했다. 2심은 "변호사 아닌 자가 법률사무의 취급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변호사제도를 유지하고자 하는 변호사법 제109조 1호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 법조에서 말하는 '대리'에는 본인의 위임을 받아 대리인의 이름으로 법률사건을 처리하는 법률상의 대리뿐 아니라, 법률적 지식을 이용하는 것이 필요한 행위를 본인을 대신해 행하거나, 법률적 지식이 없거나 부족한 본인을 위해 사실상 사건의 처리를 주도하면서 그 외부적인 형식만 본인이 직접 행하는 것처럼 하는 등으로 대리의 형식을 취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대리가 행해지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키고자 하는 경우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A법무사는 의뢰인의 개인회생, 파산 등 사건을 취급하며 서류 작성 또는 제출을 기준으로 수임료를 책정한 것이 아니라 사건 당 수임료를 책정해 받은 후 채권자목록, 재산목록, 수입·지출목록, 진술서, 보정서 등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고 관련 통지도 직접 받는 등 사건 종결까지 문서 작성과 제출, 서류보정, 송달 등 필요한 제반업무 일체를 포괄적으로 처리했다"며 "A법무사의 행위를 단순한 서류의 작성대행 내지 제출대행으로 볼 수 없고, A법무사가 사실상 개인회생 등 사건 처리를 주도하면서 의뢰인들을 위해 그 사건의 신청과 수행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한 것으로 법무사의 업무범위를 초과해 변호사법 제109조 1호에서 금지하는 변호사가 아니면서 개인회생 등 비송 사건에 관한 대리행위를 하고 수익 등을 취득함으로써 해당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초기부터 법무사업계의 큰 반발을 불러왔다. 특히 항소심이 A법무사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자 법무사업계는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개인회생 포괄수임 유죄 판결 규탄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는 한편, 개인회생·파산사건 신청 대리를 법무사 업무에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법무사법 개정도 강력 촉구했다. 이에 따라 2020년 1월 국회 본회의에서 법무사의 업무 범위에 채무자회생법상 개인파산·회생사건 신청 대리를 추가하는 내용의 법무사법 개정안이 통과돼 같은 해 8월부터 법무사들은 개인파산·회생 사건 신청대리권을 명시적으로 갖게 됐다.
법무사법
변호사법
법무사
변호사
박수연 기자
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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