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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8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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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배임수재 인정”
2016년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된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사진=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에 유리한 칼럼과 사설을 써 주는 대가로 금품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에게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일부 유죄 취지로 뒤집혔다. 송 전 주필이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부터 묵시적 청탁을 받았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2일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송 전 주필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263). 배임증재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송 전 주필은 2007~2015년 박 씨로부터 고객사인 대우조선해양에 유리한 기사를 써 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4947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받은 등으로 기소됐다. 또 남 전 사장과 대우조선해양에 칼럼 등 게재를 통해 우호적인 여론 형성에 도움을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남 전 사장으로부터 유럽 여행 항공권과 숙박비를 제공받는 등 39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송 전 주필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남 전 사장이 우호적인 사설이나 칼럼의 게재에 관해 청탁을 한 것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시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배임수재죄에서 ‘부정한 청탁’이란 반드시 청탁이 명시적일 필요는 없고 묵시적으로 이뤄져도 무방하다”며 “박 씨가 송 전 주필에게 구체적이고 특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더라도 박씨와 송 전 주필의 지위, 두 사람의 관계,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상황, 송 전 주필이 받은 금품과 향응의 규모 등을 보면 ‘묵시적 청탁’을 인정할 수 있다”며 배임수재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언론의 공정성과 객관성, 언론인의 청렴성, 불가매수성 등에 비춰 언론인이 특정인이나 기업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받으면서 우호적 여론 형성 등에 관한 청탁을 받는 것은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조선일보
언론청탁
송희영
박수연 기자
2024-03-12
형사일반
[판결] '뇌물수수 혐의' 김형준 前 부장검사, 2심도 무죄
김형준 전 부장검사 <사진=연합뉴스>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김형준 전 부장검사에게 2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이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 이후인 2021년 1월 21일 처음으로 직접 기소한 사건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1부(구광현·최태영·정덕수 부장판사)는 10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장검사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2022노2949).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박모 변호사에게도 1심과 같은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뇌물수수죄에 있어 수뢰자가 증뢰자에게 돈 받은 사실을 시인하면서 뇌물로 받은 것이 아니라 빌린 것이라고 할 경우 실제로 빌린 것인지 여부는 수뢰자가 증뢰자로부터 돈을 수수한 동기, 방법, 관계, 직업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며 "피고인들은 오랜 시간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금품수수 외에도 여러 금전 거래에서 별도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고 변제기 약정을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거래에서도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고 변제기 등을 명확하게 정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금원을 뇌물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검사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사회통념상 통상적이고 의례적인 범위를 벗어난 직무 관련 금품 등을 수수했거나 이러한 사정을 인식해 향응을 수수·교부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수처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김 전 부장검사는 2015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옛 검찰 동료인 박모 변호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이 합수단에 배당되자 수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박 변호사로부터 2016년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93만5000원 상당의 향응을 받고, 같은 해 7월 1000만 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1심도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 간 금품·향응 제공 및 수수를 사실로 인정했지만 이를 검사로서의 직무와 관련한 뇌물로 볼 수는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공소장에 뇌물액으로 적시된 1093만5000원 가운데 1000만 원은 차용금으로 보고, 나머지 93만5000원은 박 변호사가 김 전 부장검사와 술자리를 가진 후 계산한 돈이지만 이를 대가로 김 전 부장검사가 박 변호사에게 수사상 편의를 제공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1심은 "김 전 부장검사 등은 이 사건 향응을 제공하고 수수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는 보이지만, 서로 간 친분 관계와 향응 제공 시기, 상황, 수수 금액과 형태 등에 비춰볼 때 수수한 향응이 검사로서의 직무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을 가진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러한 사정에 비춰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 전 부장검사가 박 변호사로부터 제공받았다는 술값 등 향응 또한 직무와 관련해 그 대가로 제공받은 뇌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의 뇌물수수와 뇌물공여가 은밀하게 이뤄지는 점에 비춰 보면,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 사이의 금전거래가 통상의 뇌물거래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보인다"며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는 오랜 시간 친분을 유지하며 여러 차례 금전거래가 있었는데 1000만 원에 관해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고 변제기일을 정하지 않았다는 점 만으로는 그것이 차용금이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장검사가 향응을 수수할 당시에는 예금보험공사에 파견 중이어서 박 변호사의 사건 처리에 관한 직접적 권한이 없었다"며 "김 전 부장검사가 당시 합수단 소속 다른 검사들에게 이 사건과 관련해 연락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공수처는 2심에서 "뇌물수수죄는 부정한 청탁이나 알선 등 요건 없이도 직무관련성만 인정되면 성립함에도 원심은 직무관련성을 인정하면서도 부정한 청탁 행위가 인정되지 않고, 직무관련성에 대한 고의나 대가 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은 김 전 부장검사 측은 "법원이 1심에 이어 항소심까지 전부 무죄로 판단해 모든 오해와 억울함을 풀어줘 감사하다"며 "공수처에서 무리하게 정치적 기소한 이번 사건은 이미 2016년 대검 특별팀에서 무혐의로 수사가 마쳐진 것의 재탕, 억지 기소였음이 더욱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김형준검사
뇌물
뇌물수수
금품수수
공수처
이용경 기자
2024-01-10
형사일반
[판결] '라임사태' 김봉현, 징역 30년 확정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회장 <사진=연합뉴스> 1조 6000억 원대 환매 중단을 일으킨 이른바 '라임 펀드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 대해 징역 3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 대해 김 전 회장과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원심에서 명령한 769억3540만 원의 추징 명령도 확정됐다(2023도13336). 김 전 회장의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 김모 씨도 징역 5년이 그대로 확정됐다. 김 전 회장은 버스회사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 자금 등 총 1258억 원을 빼돌리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 등을 제공한 혐의로 2020년 5월 구속 기소됐다. 김 전 회장은 2021년 7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지난해 11월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가 48일 만에 붙잡혔다. 1심은 "횡령 및 사기를 저지르며 다수 공범에게 범행을 지시했고, 경제적 이익 대부분이 김 전 회장의 개인적 이익으로 귀속됐다"며 김 전 회장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769억 354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2심도 "횡령 및 인수대금 계약금 상당액을 편취한 사실, 라임자산운용 관계자와 청와대 행정관 등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사건 관계인들을 도피시킨 사실 등이 인정된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어 뇌물공여와 배임증재와 같이 공정성 불가매수성이 요구되는 범행을 반복하고 공범 3명을 장기간 도피시키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구금 중 다시 도주할 계획을 세우다 발각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아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라임
김봉현
횡령
스타모빌리티
한수현 기자
2023-12-28
형사일반
[판결] 사무실에서 팀장이 방문자와 나눈 대화 휴대폰으로 녹음했다면…
시청 공무원이 팀 사무실에서 팀장과 방문자가 나누는 대화를 휴대폰으로 녹음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9월 27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도10284). A 씨는 2020년 1월부터 7월까지 B시청 C팀에서 일했다. 같은 해 6월 오후 2시경 A 씨는 팀 사무실에서 팀장 D 씨가 방문자 E 씨와 나누는 대화 내용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녹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은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않고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D 씨와 E 씨의 대화는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지 않은 공개된 사무실에서 일과시간 중 이뤄졌고, 가청거리 내에 있는 자신의 자리에서 대화를 자연스럽게 듣다가 녹음했을 뿐"이라며 "녹음한 대화가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말하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설령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D 씨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행위를 적발·신고하기 위해 녹음행위를 한 것이므로, 정당행위로서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2심은 "D 씨와 E 씨 사이의 대화 내용을 보면 E 씨가 D 씨에게 준 선물의 사용 방법을 설명하는 내용, D 씨가 감사를 표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D 씨는 딸의 결혼 의사 등 가족의 사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며 "대화가 그렇게 비밀스러운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둘의 사생활에 관한 것으로서 통신비밀보호법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또 "B시청 C팀 사무실은 민원인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민원실 내에 있기는 하지만, 민원실에서 민원인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은 민원창구가 있는 부분에 한정된다"며 "민원인들이 공무원들이 실제 업무를 보는 사무공간에까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화가 이뤄진 장소가 '일반 공중'에 공개된 장소였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D 씨가 수사기관에서 '대화가 이뤄진 B시청 C팀 사무실은 각 직원들의 자리가 얼굴까지 오는 칸막이로 서로 분리돼 있었고, 대화 내용도 지극히 사적인 대화였기 때문에 자신의 대화를 누가 엿듣거나 녹음을 할 거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A 씨가 녹음한 둘 사이의 대화는 일반 공중과의 관계에서는 물론 A 씨와의 관계에서도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에 해당한다"고 했다. 1,2심은 A 씨의 행위가 정당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1,2심은 "A 씨가 2020년 12월 말 감사원 홈페이지에 처음 신고한 글에 '둘의 대화를 녹음을 했는데, 자신이 그런 좋은 차 같은 걸 갖다줬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고 어쩌면 승진을 시켜줬을지도 모를 것'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는데 여기에서 드러난 녹음 동기와 경위, 팀 발령 이후 D 씨에게 여러 차례 업무미숙, 근무태도에 관해 지적을 받으며 반감이 누적된 상황 등에 비춰봤을 때 A 씨가 비위사실을 적발하려는 공익적 목적에서만 해당 녹음에 착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적인 감정을 평소에 품고 있던 상태에서 D 씨를 해하려는 의도로 당시 공익적 필요성이 그다지 요청되는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법을 무릅쓰고 위 대화 녹음에 나아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E 씨가 차와 보온병을 선물했는데, 차 선물은 불법성을 띠는 금품이나 향응이라고 보기 일반적이지 않고 보온병도 2만 4000원 전후로서 청탁금지법에 의해도 금지되는 수준의 물건이 아니다"라며 "공무원이 비위를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의심에만 기초해 증거를 확보하겠다는 취지의 공익적 목적 또는 의도가 헌법과 통신비밀보호법이 부여한 개인의 사생활과 대화의 비밀이라는 사익 및 통신비밀의 일반적 보호라는 가치보다 더 우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통신비밀보호법
타인간대화
녹음
박수연 기자
2023-10-30
형사일반
[판결] '인보사 허위성분 의혹' 코오롱생명 임원들, 2심도 무죄…일부 청탁 유죄
국내 최초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로 소개됐던 '인보사'의 성분 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코오롱생명 임원들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원종찬, 박원철, 이의영 고법판사)는 18일 위계공무집행방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바이오신약연구소장 김모 씨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또 전 임상개발팀장 조모씨에 대해선 일부 뇌물공여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 더해 일부 부정처사 부분도 유죄로 인정,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21노481). 앞서 1심은 조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었다. 조 씨가 식품의약품안전처 공무원에게 2014년 7월 및 2015년 8월께 170여만 원 상당의 뇌물과 향응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유죄로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당시 코오롱 측은 인보사 품목 허가를 받기 위해 생명윤리법 개정 방향이 기재된 식약처 내부 문서를 입수할 동기가 있었다"며 "만약 향응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이 문서를 식약처 공무원이 조 씨에게 제공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인보사 개발 및 품목허가 과정에서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편의를 제공받기 위해 식약처 공무원에게 170만 원 이상을 청탁 명목으로 제공했다"며 "죄책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부정한 행위를 명시적으로 청탁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1회당 뇌물공여 가액도 비교적 소액에 해당하고, 상사의 지시에 따라 어쩔 수 없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른 혐의에 대해선 1심대로 무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수의 증거를 종합하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잠재적 종양원성이 있다는 사실을 (식약처에) 고지했고, 식약처 공무원들도 특성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원천적으로 배제해 그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방사선 조사를 권유해 실시했다"며 "종양원성에 대해 식약처 공무원이 인지했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식약처가 인보사에 대해 품목 허가를 안 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인보사가 FDA로부터 CH(Clinical hold·임상 중단 명령으로 공적 규제를 뜻함)를 받은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지만, 평가위원들은 CH 발령 및 그 해제 조건인 임상 3상 시료생산조차 못한 상황을 인식했음에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연구개발비 지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설령 평가위원들이 CH 발령 및 해제사유를 알았다고 하더라도 FDA에 보고 및 검토 내지 승인하는 단계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동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수십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수령했다는 혐의와 '인보사 케이주' 소개책자 제작 당시 과장·거짓 광고를 했다는 혐의 등에 대해서도 무죄라고 판단한 1심이 정당하다고 봤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7월 식약처로부터 인보사의 국내 판매를 허가받는 과정에서 "해당 제품이 골관절염 치료에 사용되는 유전자 치료제이며 주성분은 동종유래연골세포"라고 밝혔다.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 세포 성장인자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주사액으로,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2액의 형질전환 세포가 연골 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 세포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식약처는 2019년 4월 인보사 제조·판매 중지 명령을 내렸고, 바로 다음 달 인보사 허가취소를 한 뒤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조 씨와 김 씨는 식약처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인보사 성분에 대한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로 각각 2019년 12월과 2020년 2월 기소됐다. 이들은 식약처로부터 인보사에 대한 국내 판매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와 허위 내용이 담긴 연구개발서를 한국연구재단에 제출해 정부 사업보조금 82억 원을 타낸 혐의를 받는다. 인보사 개발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식약처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도 있다. 한편, 현재 서울고법에서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허가를 취소한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 항소심도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인보사 성분 조작 의혹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코오롱 법인 등에 대한 재판도 진행 중이다.
뇌물
식약처
인보사
청탁
코오롱생명
한수현 기자
2023-10-18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라임사태' 김봉현, 항소심도 징역 30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회장 <사진=연합뉴스> 1조 6000억 원대 환매 중단을 일으킨 이른바 '라임 펀드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김 전 회장은 곧바로 상고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이창형 부장판사, 이재찬·남기정 고법판사)는 1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 대해 김 전 회장과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30년을 선고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769억3540만 원의 추징도 명령했다(23노814). 김 전 회장의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 김모 씨에게도 징역 5년을 선고을 선고한 1심 판단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은 코스닥 상장사인 스타모빌리티를 비롯해 재향군인회 상조회와 수원여객 자금을 횡령했는데, 보람상조개발과 티볼리씨앤씨를 상대로 한 사기를 합하면 경제범죄액은 총 1258억 원에 달한다"며 "피해 회사를 비롯한 주주와 채권자, 임직원 등 관련자들의 피해가 심각함에도 티볼리씨앤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뇌물공여와 배임증재와 같이 공정성 불가매수성이 요구되는 범행을 반복하고 공범 3명을 장기간 도피시키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구금 중 다시 도주할 계획을 세우다 발각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아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버스회사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 자금 등 총 1258억 원을 빼돌리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 등을 제공한 혐의로 2020년 5월 구속 기소됐다. 김 전 회장은 2021년 7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지난해 11월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가 48일 만에 붙잡혔다. 앞서 1심은 "횡령 및 사기를 저지르며 다수 공범에게 범행을 지시했고, 경제적 이익 대부분이 김 전 회장의 개인적 이익으로 귀속됐다"며 김 전 회장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769억 354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김 전 회장은 항소심 재판 중에도 탈옥 계획을 세웠다가 발각됐고, 검찰은 이를 고려해 항소심에서 징역 40년을 구형했다.
라임
김봉현
횡령
스타모빌리티
한수현 기자
2023-09-19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개인회생·파산 업무 포괄 수임 혐의' 법무사, 변호사법 위반 벌금형 확정
개인회생·파산 관련 업무 과정을 포괄적으로 수임·처리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 법무사는 법무사법이 개정돼 법무사 업무에 개인회생·파산 신청 대리가 추가됐기 때문에 면소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 A 씨에게 벌금 200만 원과 추징금 209만여 원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23일 확정했다(2022도4610). A 씨는 사무장 B 씨와 공모해 2015년 8월~2016년 4월까지 사건 당 수임료를 받고 의뢰인을 대리해 문서 작성, 제출, 서류 보정, 송달 등 업무를 포괄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으로 개인회생 및 파산 법률 사무 총 9건을 취급하고 수임료 820만 원을 나눠가진 혐의로 기소됐다.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변호사가 아닌 자가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비송사건 등에 관해 대리·법률상담 또는 법률관계 문서 작성 등 법률사무를 취급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1심은 "A 씨는 사무장인 B 씨와 공모해 의뢰인들에 대한 개인회생·파산 등의 사건을 취급하면서 사건 당 수임료를 책정해 받은 후 채권자 목록, 재산목록, 수입·지출목록, 진술서, 변제계획안, 보정서 등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고 관련 통지도 법원으로부터 직접 받는 등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문서 작성 및 제출, 서류 보정, 송달 등 필요한 제반 업무 일체를 포괄적으로 처리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이러한 A 씨의 행위를 단순한 서류의 작성대행, 제출대행이라고 볼 수 없다. A 씨가 변호사법을 위반해 사실상 그 사건의 처리를 주도하면서 의뢰인들을 위해 그 사건의 신청 및 수행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벌금 200만 원과 추징금 209만여 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항소심 중이던 2020년 2월 법무사법이 개정되면서 법무사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개인의 파산사건 및 개인회생사건 신청의 대리'가 법무사의 업무로 추가됐다. A 씨 측은 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된 경우에 해당하므로 면소 판결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은 "법무사가 개인파산·면책사건 또는 개인회생사건의 신청 및 수행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하는 경우에는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 규정된 법률사무 취급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확립된 대법원 판례"라고 했다. 또 "개정 법무사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르더라도 문언상 법무사의 업무범위는 '개인파산사건 및 개인회생사건의 신청의 대리'에만 한정될 뿐, 개정 법무사법으로 인해 '개인파산·면책사건 또는 개인회생사건의 신청 및 수행 등 필요한 모든 절차를 포괄적으로 처리하는 대리 행위'가 법무사의 업무범위에 포함되게 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이와 같은 행위는 여전히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를 위반한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같은 법무사법 개정은 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 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 결론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범죄 후 법률이 변경돼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않거나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따라야 하고(형법 제1조 제2항), 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는 면소 판결을 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면서 "이 규정들은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이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따로 두지 않는 한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해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않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종전 법령이 범죄로 정해 처벌한 것이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했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에는,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 성립의 요건과 구조, 형벌법규와 변경된 법령과의 관계, 법령 변경의 내용·경위·보호목적·입법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령의 변경이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한다고 해석할 수 있을 때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법무사법 개정은 A 씨 범행에 해당하는 형벌법규인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별개의 다른 법령의 개정에 불과하고,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의 성립 요건과 구조를 살펴보더라도 법무사법 제2조의 규정이 보충규범으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법무사법 제2조는 법무사의 업무범위에 관한 규정으로서 기본적으로 형사법과 무관한 행정적 규율에 관한 내용이어서 그 변경은 문제된 형벌법규의 가벌성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해당할 뿐이므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적용 대상인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에 근거한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해 2월 2010∼2016년 개인회생과 파산 등 386건을 맡아 4억여 원의 수임료를 받아 변호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 B 씨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17737). 2020년 개정 법무사법 시행 전, 법무사가 개인회생·파산사건을 서류별이 아닌 건별로 포괄수임해 처리한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당시 B 씨가 개인회생이나 파산 사건의 서류 작성과 제출, 즉 신청만 대리한 것이 아니라 각종 서류를 보정·송달하는 업무까지 처리하는 등 포괄적 대리 행위를 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B 씨 사건에선 2020년 개정된 법무사법이 변호사법 위반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이뤄지진 않았다.
법무사
개인회생
변호사법
박수연 기자
2023-03-12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뇌물수수 혐의' 김형준 前 부장검사, 1심서 무죄
<사진=연합뉴스>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형준 전 부장검사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이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직접 기소한 사건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9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장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2고단1083).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박모 변호사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5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옛 동료인 박모 변호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이 합수단에 배당되자 수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박 변호사로부터 2016년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93만5000원 상당의 향응을 받고, 같은 해 7월 1000만 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 간 금품·향응 제공 및 수수를 사실로 인정했지만 이를 검사로서의 직무와 관련한 뇌물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특히 공소장에 뇌물액으로 적시된 1093만5000원 가운데 1000만 원은 차용금으로 보고, 나머지 93만5000원은 박 변호사가 김 전 부장검사와 술자리를 가진 후 계산한 돈이지만 이를 대가로 김 전 부장검사가 박 변호사에게 수사상 편의를 제공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김 전 부장검사 등은 이 사건 향응을 제공하고 수수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는 보이지만, 서로간 친분 관계와 향응 제공 시기, 상황, 수수 금액과 형태 등에 비춰볼 때 수수한 향응이 검사로서의 직무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을 가진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러한 사정에 비춰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 전 부장검사가 박 변호사로부터 제공받았다는 술값 등 향응 또한 직무와 관련해 그 대가로 제공받은 뇌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의 뇌물수수와 뇌물공여가 은밀하게 이뤄지는 점에 비춰 보면,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 사이의 금전거래가 통상의 뇌물거래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보인다"며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는 오랜 시간 친분을 유지하며 여러 차례 금전거래가 있었는데 1000만 원에 관해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고 변제기일을 정하지 않았다는 점 만으로는 그것이 차용금이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김 전 부장검사가 향응을 수수할 당시에는 예금보험공사에 파견 중이어서 박 변호사의 사건 처리에 관한 직접적 권한이 없었다"며 "김 전 부장검사가 당시 합수단 소속 다른 검사들에게 이 사건과 관련해 연락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선고 직후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인인 최의호 법무법인 위 대표변호사는 "정치적 대상과 조직 논리에 따라서 수사와 기소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법원이 현명한 판단으로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밝혀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공수처는 입장문을 내고 "재판부 판단 내용 중 법리적으로 의견을 달리 하는 부분이 있다"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공수처
뇌물수수
검사
이용경 기자
2022-11-09
형사일반
[판결] 식당 주인 몰래 몰카 등 설치… 주거침입 아니다
음식점에서 이뤄지는 대화를 몰래 녹음·녹화하기 위해 몰카 장비 등을 설치하려고 식당에 드나든 것은 주거침입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음식점에 영업주의 제지를 받지 않고 통상적인 출입방법으로 들어간 경우에는 설령 영업주가 실제 출입 목적을 알았더라면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더라도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지난 1997년 식당에 도청용 송신기를 설치해 대화를 녹음한 뒤 언론에 폭로한 이른바 '초원복집 사건'에서 이같은 행위가 주거침입이라고 판단했는데, 25년 만에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4일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7도18272). 전남의 한 기업 부사장인 A씨와 관리팀장인 B씨는 한 인터넷 언론사 기자가 회사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쓰자, 이 기자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부적절한 요구 등을 하는 장면을 녹음·녹화하기 위해 식당 주인 몰래 음식점에 관련 장치를 설치·제거하려고 들어간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 쟁점은 A씨 등이 식당 영업주의 승낙을 받아 음식점에 들어갔다고 해도, 영업주가 실제 목적(녹음·녹화 장치 설치 및 제거)을 알았다면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였다. 1심은 "A씨 등이 음식점 영업주 몰래 카메라를 설치할 목적으로 음식점에 들어간 것은 영업주의 추정적 의사에 반한다"며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각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하지만 2심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A씨 등이 음식점 영업주의 승낙을 받아 음식점에 들어갔고, 영업주 몰래 카메라를 설치할 목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들의 출입행위가 영업주의 의사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기자와의 대화를 녹음·녹화한 행위도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해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음식점에 영업주의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출입방법으로 들어갔다면 설령 영업주가 실제 출입 목적을 알았더라면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더라도 사실상의 평온 상태가 침해됐다고 평가할 수 없으므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A씨 등이 이 사건 음식점의 영업주로부터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출입방법에 따라 들어간 이상 사실상의 평온상태가 침해됐다고 볼 수 없으므로 침입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영업주가 이들의 실제 출입 목적을 알았으면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사실상의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재형·안철상 대법관은 다수의견과 근거는 다르지만 사건에 관한 판단의 결론이 같은 별개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모습'이라는 의미는 추상적이고 불명확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며, 사실상의 평온상태가 침해됐는지에 따라 침입 여부를 판단하더라도 거주자에 의사에 반하는지를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로 삼아 주거침입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이 사건에서 A씨 등이 영업주의 현실적인 승낙을 받아 음식점에 들어갔으므로 기본적으로 영업주의 의사에 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사실상의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어 이들에게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선고한 전원합의체 판결(2020도12630)의 취지에 따라 사실상의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는지를 기준으로 주거침입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면서 이에 관한 구체적인 고려요소를 제시한 판결"이라며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음식점에 영업주의 승낙을 받아 들어간 경우에는 사실상의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사실상의 평온상태가 침해되었는지에 따라 주거침입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은 25년전 초원복집 사건에서 주거침입죄를 인정했었다. 초원복집 사건은 제14대 대선을 1주일 앞두고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접전이 이어지던 1992년 12월 일어났다. 김기춘 당시 법무부장관 등 정부 측 인물들이 부산 소재 초원복집에 모여 김영삼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이 도청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당시 발언은 통일국민당 관계자들이 도청을 통해 언론에 폭로했고 이에 관여한 관계자들은 주거침입 협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대법원은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음식점이더라도 도청용 송신기를 설치할 목적으로 출입한 것은 영업주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의사에 반한다"고 판단해 주거침입죄의 성립을 인정했다(95도2674). 그러나 초원복집 사건과 닮은 이번 사건에서 다른 판단을 내놨다.
주거침입죄
몰래카메라
평온상태
박수연 기자
2022-03-24
형사일반
[판결] 선거 앞두고 비타민 돌린 새마을금고 중앙회장 출마자
새마을금고 중앙회장 선거 출마에 앞서 선거권자들에게 박스당 3만5000원짜리 비타민 박스를 돌린 금고 출마자에게 벌금 100만원이 확정됐다. 새마을금고법 제21조는 선거운동 규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은 새마을금고 임원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최근 새마을금고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2043). 새마을금고 모 지점 이사장인 A씨는 2018년 2월 실시된 새마을금고 중앙회장 선거에 입후보했다. A씨는 이에 앞서 2017년 11월 다른 새마을금고 지점 이사장 등 선거권자인 대의원 11명에게 3만5000원짜리 비타민C 제품 13박스(45만5000원 상당)를 돌린 혐의를 받았다. 새마을금고법 제22조는 '누구든지 자기 또는 특정인을 금고의 임원으로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회원이나 그 가족에게 금품·향응,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 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은 "선거와 관련한 금품 제공행위는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죄질이 불량하고, 새마을금고의 적정하고 공정한 운영을 위하여 이를 엄벌할 필요가 있다"며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대의원 중 1명인 B씨에게는 비타민C 박스를 직접 전달하지 않았다며 항소했지만, 2심은 받아들이지 않고 1심 결론을 유지했다. 2심은 "새마을금고법 제22조는 입법취지와 구성요건은 공직선거법 제230조 1항이 규정하는 '매수 및 이해유도죄'와 실질적으로 동일하므로 이에 관한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데, 공직선거법 제230조 1항 1호에 규정된 '제공'은 금전, 물품 등 재산상 가치가 있는 이익을 현실적으로 교부하는 것을 뜻하고, '제공죄'는 상대방이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지를 인식하면서 수령한 때에 기수가 되는 것"이라며 "금전 등 제공의 의사표시죄는 선거의 공정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추상적 위태범인 점에 비추어 그 의사가 객관적으로 외부에 나타나고 표의자가 마음대로 상대방에의 도달을 철회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른 경우에는 의사표시죄가 이미 성립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제공의 의사표시'란 상대방의 의사에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기에 상대방이 직접 의사표시를 받을 때뿐 아니라 동거가족이나 고용인이 그 의사표시를 받는 등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상대방이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인 경우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B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새마을금고 지점에 전화를 걸어 오후에 방문하겠다고 한 뒤, 방문했을 때 (B씨가 부재중이자) 상무인 D씨에게 비타민C 박스를 주고 떠난 점, D씨가 A씨의 방문 당시에는 몰랐더라도 A씨의 명함을 받았고 이후 A씨가 중앙회 임원이고 중앙회장 선거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인지한 점 등을 볼 때, B씨가 직접 비타민을 수령하진 않았지만 비타민이 자신에게 제공된 사실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이게 됐기에 이 부분 공소사실은 '금품 등 제공죄'가 아니라 '금품 등 제공의 의사표시죄'에 해당한다"며 "B씨가 A씨를 만나지 못했다거나 비타민이 제공된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A씨의 금품 제공 의사표시는 외부적·객관적으로 나타났고 이는 철회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기에 A씨의 금품 제공의 의사표시 행위는 기수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새마을금고법
선거운동
선거출마
박수연 기자
202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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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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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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