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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가습기살균제 사건' SK케미칼·애경 前 대표 등 항소심 전원 유죄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인체에 유해한 독성 물질이 든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 등 임직원 13명에게 항소심에서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서승렬 부장판사, 안승훈·최문수 고법판사)는 11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애경산업·신세계이마트 전직 임직원 등 13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금고 4년을 선고했다(2021노134).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한모 전 SK케미칼 사업본부장에게는 금고 4년이, 홍모 전 이마트 상품본부장에게는 금고 3년이 선고됐다. 조모 전 SK케미칼 팀장 등 나머지 임직원들에게도 금고 2년 6개월~3년 6개월이 선고됐다. SK케미칼 OEM 협력업체인 필러물산의 김모 대표에게는 금고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김모 공장장에게는 금고 2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다만 재판부는 실형이 선고된 피고인들의 방어권 등을 보장하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유죄가 확정된 옥시 사건 관계자들과 피고인들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경쟁관계에 있는 복수의 제조업자가 동일한 유형의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소비자가 시중에 유통되는 여러 종류의 제품들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히 예정돼 있으므로 각 가습기살균제 제품의 개발·제조·판매에 관여한 사람들 모두가 공동의 주의 의무와 인식 아래 업무상 과실로 결함 있는 가습기살균제를 각각 제조·판매했다고 할 것"이라며 "그 결함으로 그중 두 종류 이상의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피해자들에게 사망 또는 상해의 결과가 발생했다면, 이들 중 특정 피해자가 중복 사용한 가습기살균제들의 제조·판매에 관해 업무상 과실이 있는 사람들 간에는 해당 피해자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들은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함유된 각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제조하거나 제조·판매하는 회사의 임직원들으로서 그 맡은 업무에 따라 제품 출시 전 수행하도록 요구되는 안전성 검사를 수행했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제품 출시 후 요구되는 관찰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그 피해를 확대시켰다"며 "일부 피고인들은 가습기 제품의 용기에 허위 사실이 기재되도록 한 업무상 과실까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의 이 같은 과실은 다른 공동정범의 업무상 과실과 중첩적 또는 순차적으로 경합한 결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폐질환 또는 천식으로 큰 고통을 겪었고, 상당수의 피해자들은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참혹한 피해를 입는 등 그 존엄성을 침해당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재판과정에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은 피해자들이 입은 신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그동안 겪었던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거듭 호소하며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호소하고 있다"며 "각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의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많은 국가적·사회적 비용이 소요됐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도 각 가습기 제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할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대규모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까지 예상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형사책임이 문제돼 지금까지 긴 시간 동안 수사와 형사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많은 정신적 고통을 받은 사실도 인정된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겪고 있는 그러한 고통은 이 사건으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 겪었거나 겪고 있는 고통에 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기에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그 책임에 따른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홍 전 대표 등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등 독성 화학물질 성분으로 가습기살균제인 '가습기메이트' 등을 제조·판매하는 과정에서 객관적·과학적 방법으로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당시 재판장 유영근 부장판사)는 2021년 1월 모든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 가습기살균제가 폐질환이나 천식을 유발한다는 구체적 인과관계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당시 재판부는 "CMIT·MIT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폐질환, 천식 발생 혹은 악화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따라서 피고인들이 제조·판매한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피해자들의 상해 및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됨을 전제로 하는 공소사실과 나머지 쟁점들 역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증명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많은 피해가 발생한 사회적 참사였고 이를 바라보는 심정은 안타깝고 착잡하다"면서도 "2년여 동안 심리한 결과 CMIT 성분 가습기살균제는 유죄 판결을 받았던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성분 가습기살균제와 성분·유해성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습기살균제
SK케미칼
업무상과실치사
옥시
제조물책임
이용경 기자
2024-01-11
금융·보험
기업법무
형사일반
(단독)[판결] SK해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기소
해외 거래처에 선박을 임대하면서 이를 외국환은행장에게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SK해운이 2심에서도 벌금 3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3부(김진영, 김익환, 김봉규 부장판사)는 7월 21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SK해운의 항소를 기각했다(2022노601). 해상운송과 선박대여 사업 등을 영위하는 SK해운(대표 김성익, 변수근)은 2018년 7월 해외 거래처에 임대차 기간 5년, 일일 용선료 1만6000달러로 선박을 임대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이를 외국환은행장에게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를 비롯해 2019년 6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해외 거래처와 임대차 기간 1년 이상 조건으로 선박에 대한 외국통화표시 임대차 계약을 맺으며 이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SK해운은 해외 거래처와 용·대선 계약을 계속 체결해 왔고 그 거래 규모도 상당하다"며 "이 사건은 2018년 7월 최초 신고의무 위반 행위 이후 2019년 6월까지 신고의무 위반 행위가 반복됐음에도 회사 내부적으로 이에 대한 문제 인식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5차례의 신고의무 위반이 있는 등 위반 횟수가 많고, 신고가 누락된 거래 금액이 아주 큰 금액인 점 등에 비춰볼 때 위반 행위로 인해 예상되는 법익 침해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SK해운은 외국환거래법상 자본거래 신고누락을 방지할 목적으로 조직관리 규정을 둬 업무분장 하에 신고절차를 이행해 오기는 했지만, 결국 해당 거래가 외국환거래 신고대상인지에 관한 판단은 일선 영업팀에게 일임돼 있고, 영업팀 판단의 당부에 대해 검토할 수 있는 다른 장치가 존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과의 자본거래가 빈번하고 규모도 상당히 큰 기업으로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관련 규정을 정확히 파악해 기획재정부장관 등에 대한 신고를 마친 후 거래하는 등 종업원이 적법하게 업무를 처리하게 해야 했음에도 이에 대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한 부분에 관해서는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며 "외국환거래법의 입법 취지 등 모든 양형 요소를 참작해 봐도 1심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2019년 12월 광주세관의 정기법인 심사 결과에서 5차례 신고의무 위반 행위와 관련한 혐의가 발견돼 조사가 착수된 점 등에 비춰 보면, 신고의무 위반 발생 여부에 관해 평소 특별한 내부적 감사나 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2월 SK해운에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선박임대
외국환거래신고
SK해운
이용경 기자
2023-08-13
소비자·제조물
형사일반
[판결] '가습기살균제 은폐 혐의' SK케미칼 前 부사장, 1심서 징역 2년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유해성 실험 결과를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박철 전 SK케미칼 부사장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주진암 부장판사는 30일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부사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2019고단1852). 함께 기소된 SK케미칼 임직원들에게도 징역 10개월~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과 SK이노베이션 법인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박 전 부사장을 포함해 피고인들을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박 전 부사장 등은 SK케미칼의 전신인 유공이 국내 최초로 가습기살균제를 개발한 당시인 1994년 서울대에 의뢰해 진행한 유해성 실험 결과를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SK케미칼은 앞서 서울대 수의대 이영순 교수팀에 의뢰한 흡입 독성 실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돼 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혔지만, 언론과 국회 등이 자료를 요구하자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고 대응해 왔다. 검찰은 박 전 부사장을 포함한 SK케미칼이 자체적으로 확인한 내용이나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이 기재된 내부 자료를 모두 폐기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인멸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재판부는 "박 전 부사장 등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않거나 부정확하게 알렸고 증거 자료를 은닉하거나 없애려고 했다"며 "고통에 깊이 공감하지 않은 채 증거 자료를 인멸하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다만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과 SK이노베이션 등 법인에 대해선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연구보고서를 정당한 사유 없이 제출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 전 부사장에게 징역 5년을, 함께 기소된 SK케미칼과 SK이노베이션 법인에 각각 벌금 1000만 원을 구형했다. 한편 또 다른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 임원들은 가습기살균제의 제조 및 판매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해 1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 사건의 항소심은 현재 서울고법 형사5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SK케미칼
증거인멸
이용경 기자
2022-08-31
형사일반
[판결] '2200억대 횡령·배임 혐의' 최신원 前 SK네트웍스 회장, 1심서 실형
22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기소된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다만 최 전 회장의 사회적 지위 등에 비춰 도주 염려나 증거인멸 우려는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 부장판사)는 2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 전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2021고합190). 하지만 같은 혐의로 기소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장 등 그룹 관계자들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2021년 12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 전 회장에게 징역 12년에 벌금 1000억원을, 조 의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함께 기소된 그룹 관계자들에게는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최 전 회장에게 적용된 7가지 혐의 중 △골프장 사업 추진 개인회사에 SK텔레시스 자금 155억원을 무담보로 대여한 배임 혐의 △자금 164억원을 최 전 회장 개인의 유상증자 대금 및 양도소득세 납부 등에 사용한 횡령 혐의 △가족 및 친인척에 대한 허위급여 지급 및 호텔 사용료 지급 등 250억원 횡령 혐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금융실명법 위반 등 혐의 일부에 대해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최 전 회장이 SK그룹 창립자의 아들이자 계열사 최고경영자로서 법질서를 준수하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기업을 경영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경영하던 회사들의 자금을 마치 개인재산처럼 임의로 사용해 왔다"며 "이러한 행위는 준법경영 의식이 결여된 것이자 회사 전체와 주주들의 이익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으로서, 그 횡령이나 배임한 금액의 합계는 580억원에 이르는 거액이므로 최 전 회장은 마땅히 사회적 지위와 위법의 정도에 비례하는 엄중한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반 사정들을 고려할 때, 최 전 회장이 비록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수사와 재판 기간 중 피해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이지만 범행의 내용과 결과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 전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범행으로 인한 금전피해를 전액 회복했고, 그룹 전체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퇴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외국환관리법위반죄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은 외에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작량감경한 형기 범위 내에서 처벌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최 전 회장은 2021년 3월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과 가족·친인척에 허위급여 지급,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에 대한 자금지원 등의 명목으로 SK네트웍스와 SKC, SK텔레시스 등 자신이 운영하는 6개 회사에서 2235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조 의장은 SKC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2015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에 700억원을 투자하게 해 SKC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조 의장은 앞서 2012년 당시 지주사격인 SK의 재무팀장을 지내며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에 SKC가 199억원 상당을 투자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2009년 4월 최 전 회장이 개인 골프장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개인회사에 SK텔레시스 자금 155억원을 무담보로 대여(배임)했다고 보고 있다. 또 2012년 9월 SK텔레시스 자금 164억원을 회계처리 없이 인출해 SK텔레시스에 대한 최 전 회장 개인의 유상증자 대금(횡령) 등으로 사용한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최 전 회장이 부실 계열사에 대한 자금조달 과정에서 신성장동력 펀드를 기망하는 방법으로 275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등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전 회장이 2012년 10월 SK텔레시스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면서, 개인 자금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처럼 신성장동력 펀드를 속여 275억원 상당의 BW를 인수하게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조 의장이 최 회장과 공모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 조 의장을 기소하면서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이던 최 회장 사건과의 병합 심리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당시 변호인들도 이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재판부는 2021년 6월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해왔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횡령
배임
이용경 기자
2022-01-27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도급주도 산재 예방 의무"
다수의 수급인들에게 사업을 분할해 도급했다하더라도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을 총괄하는 등 작업장을 관리했다면 도급주로서 산업재해를 예방할 의무가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같은 의무를 위반해 사고가 났을 경우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5년 4월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질소가스 사고 책임자에게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SK하이닉스 법인 역시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 SK하이닉스 상무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SK하이닉스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8도10353). 2015년 4월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내 공장 신축 현장에서 질식 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검찰은 이천설비기술실장인 김 상무 등 임직원 6명과 SK하이닉스 법인을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무리한 시운전 과정에서 압축공기가 아닌 질소가 분사돼 밀폐된 공간에 있던 근로자들이 사망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1,2심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을 도급한 사업주는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며 "SK하이닉스가 도급을 주기는 했지만,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수급인들 사이의 업무를 조율했을 뿐만 아니라 안전보건과 관련한 구체적인 지시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은 당시 배관에 산소 대신 질소가 공급되고 있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피해자들이 시운전으로 밀폐공간에서 작업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며 김 상무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SK하이닉스에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SK하이닉스는 다수의 수급인들에게 건설사업 업무를 분할해 도급을 주기는 했지만, 수급인들 사이의 사업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업무를 조율했다"며 "이는 '사업의 일부를 분리해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 상무는 공사 현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로 작업이 이뤄지고 있거나 앞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이나마 인식했음에도 이를 방치했다"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잘못이 없다"며 김씨 등 SK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업무상과실치사
도급
산업재해
사망
손현수 기자
2021-04-02
형사일반
[판결] '살균제 참사 청문회 자료 미제출' 이윤규 前 애경산업 대표, 1심서 징역형
지난 2019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개최한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은 기업인들에게 1심에서 징역형 등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16일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윤규 전 애경산업 대표와 안재석 전 AK홀딩스 대표에게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0고단9070). 또 함께 기소된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벌금 500만원을, 양성진 전 애경산업 전무와 최기승 전 SK케미칼 스카이바이오팀 팀장에게는 각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특조위의 청문회 자료 제출 요구에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김 판사는 "이 사건 피고인들은 가습기 판매 회사 및 지주회사의 임원들이거나 살균제 원료 물질에 관여한 사람으로서 여러 의문점을 밝히는 데 중요한 지위에 있었다"면서 "이들의 자료 제출, 출석 및 증언은 진실 규명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피고인들은 특조위가 요구한 자료 제출을 사실상 거부 또는 회피하거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이러한 행위는 사실상 조사를 방해한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출석 의무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지만, 당시 상황이나 이후의 대응을 고려할 때 이러한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워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건의 중대성과 진상규명을 하기 위해 특조위가 창설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 기업들이 청문회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진상규명을 방해해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이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각각 징역 10개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2019년 10월 '2019년도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요구자료 미제출자 및 불출석 증인에 대한 고발의 건'을 심의·의결하고, 이들을 고발했다.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제34조와 제55조는 '위원회로부터 자료 또는 물건의 제출이나 증인·감정인·참고인 등으로서 출석 요구를 받으면 응해야 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애경산업
자료미제출
이용경 기자
2021-03-16
형사일반
[판결] '가습기 살균제 사건' SK케미칼·애경 前 대표 등 1심서 "무죄"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연루돼 기소된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 등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가 폐질환이나 천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 부장판사)는 12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전직 임·직원 1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9고합142). 재판부는 "CMIT·MIT 가습기 살균제 사용과 폐질환, 천식 발생 혹은 악화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따라서 피고인들이 제조·판매한 가습기 살균제 사용과 피해자들의 상해 및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됨을 전제로 하는 공소사실과 나머지 쟁점들 역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증명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많은 피해가 발생한 사회적 참사였고 이를 바라보는 심정은 안타깝고 착잡하다"면서도 "2년여 동안 심리한 결과 C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는 유죄 판결을 받았던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성분 가습기 살균제와 성분·유해성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CMIT와 MIT 등은 앞서 일부 제조사 관계자들이 유죄 판결을 받은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 PHMG나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와 다른 성분이다. 재판부는 "추가 연구결과가 나오면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모르겠지만, 재판부로선 현재까지 나온 증거를 바탕으로 형사사법의 근본 원칙의 범위 내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교수 및 연구진과 환경부, 시민단체 및 검사들께 모두 감사하고 피고인들과 변호사들도 모두 고생 많았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 등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CMIT·MIT 성분으로 가습기 살균제인 '가습기메이트' 등을 제조·판매하는 과정에서 객관적·과학적 방법으로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각각 금고 5년을 구형하고, 나머지 임·직원들에게는 각각 금고 3~5년을 구형했다.
업무상과실치사
가습기살균제
애경산업
SK케미칼
이용경 기자
2021-01-12
형사일반
[판결] '가습기살균제 자료 은닉 혐의' 애경산업 前 대표, 1심서 징역 2년 6개월
가습기살균제 '가습기 메이트'의 판매사인 애경산업 전 대표가 유해성 관련 자료를 은닉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홍준서 판사는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모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2019고단1354). 증거인멸을 실행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양모 전 전무에게는 징역 1년이, 애경산업 현직 팀장인 이모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고 전 대표는 양씨 등이 자발적으로 증거인멸·은닉을 계획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납득할 수 없다"며 "당사자들이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을 구실 삼아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상식에 반하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에 큰 문제를 야기한 가습기살균제의 생산·유통에서 애경산업과 관계자들의 형사책임의 성부, 그 범위를 판단할 수 있는 증거들이 인멸·은닉돼 실체 진실 발견에 지장이 초래됐다"면서 "고씨의 태도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그가 초범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실형으로서 행위에 상응하는 형벌에 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말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재수사한 이후 관련자들에 대해 사법적 판단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던 2016년부터 최근까지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한 자료를 숨기고 폐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애경산업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 때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다음으로 많은 피해자를 낸 제품인 '가습기 메이트'의 판매사다. 검찰은 2016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수사를 벌여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든 옥시, 롯데마트, 홈플러스 책임자들을 기소했다. 이들은 최고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당시 원료 물질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의 유해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애경산업을 비롯한 여러 제조·판매기업들이 책임을 피해갔다. 이후 CMIT와 MIT의 유해성에 대한 학계 역학조사 자료가 쌓이고, 환경부가 관련 연구자료를 제출함에 따라 검찰의 재수사가 지난해 말 시작됐다. 검찰은 8개월간의 수사 끝에 SK케미칼 홍지호 전 대표, 애경산업 안용찬 전 대표 등 34명을 기소했다. 이들에 대한 1심 재판이 현재 진행 중이다.
가습기살균제
증거인멸교사
애경산업
박수연 기자
2019-08-23
형사일반
[판결] '아이폰6 불법보조금' 이통3사, "무죄" 확정
아이폰 구매 고객에게 불법으로 보조금을 준 혐의로 기소된 이동통신 3사와 임원진들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SK텔레콤 전 상무 조모(52)씨와 KT 상무 이모(52)씨, LG유플러스 상무 박모(51)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8도2049). 범죄 행위자와 법인을 같이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이통 3사도 무죄가 확정됐다. 이들은 2014년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일선 휴대전화 판매점을 통해 아이폰6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법에 규정된 공시지원금(최대 30만원) 이상의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통 3사는 아이폰6 판매를 개시하며 공시지원금으로 똑같이 15만원씩을 책정했지만 대리점에서는 이동통신사끼리 경쟁 양상이 벌어지면서 너도나도 지원금을 올려 줬고, 결국 '보조금 대란'이 일어났다. 대리점에서 고객에게 지급한 불법 보조금은 이통사별로 SK텔레콤이 최대 46만원, KT는 56만원, LG유플러스는 41만3000원에 달했다. 검찰은 보조금 지급 과정에 통신 3사가 관여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1심은 "공소사실에 피고인들이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을 지급했다는 구체적 사실이 적시돼 있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지원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이동통신사들이 대리점을 뒤에서 움직여 보조금을 더 주게 한 것인지 입증되지 않았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아이폰
보조금
이동통신사
이세현 기자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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