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의 유부남 핸드폰 대리점 사장과 18세 여성 아르바이트생이 성관계를 갖다 들키자 서로 "꽃뱀에게 물렸다", "강간이다"라며 막장 드라마를 펼치다 법원에서 둘다 유죄를 선고받았다.
2011년 충청북도 청주시에서 핸드폰 가게를 운영하던 A씨는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돈을 벌기 위해 일자리를 찾던 당시 열 여덟살의 B씨를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했다. A씨는 밤 늦게 영업이 끝나면 인근 시골에 살던 B씨를 데려다 주겠다며 자신의 차를 태워주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곧 본색을 드러냈다.
지난해 4월 A씨는 부인이 병원에 간 틈을 타 B씨를 차에 태우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거실로 들어선 A씨는 "술 한잔 하자"며 B씨에게 와인을 권했고, 술을 마신 경험이 별로 없던 B씨는 금세 술에 취했다. 빈틈을 놓치지 않고 A씨는 B씨와 성관계를 맺었다. A씨는 1주일 뒤 다시 B씨를 자신의 집에 데려가 한 차례 더 성관계를 했다.
문제는 두 사람의 관계를 A씨의 부인이 알게 되면서 불거졌다. A씨의 부인은 화를 참지 못하고 어린 B씨를 찾아가 따지고는 뺨을 때리는 등 폭행했다. 그리고는 남편을 간통 혐의로 고소했다.
B씨도 억울한 마음에 가만 있지 않았다. 주위 사람들과 고민 끝에 A씨를 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먹여놓고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A씨가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A씨는 "그런 일 없다"며 어린 B씨를 "꽃뱀"이라고 공격했다. 심지어 B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하기까지 했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최민호 판사는 11일 A씨의 간통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2012고단1302).
최 판사는 판결문에서 "성관계 장소가 자신의 집 거실로 부인에게 씻지 못할 아픔을 준 점, 사건 발생 초기에는 성관계 사실을 전면 부인하다가 B씨로부터 강간죄로 고소 당하자 성관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18세에 불과한 B씨를 속칭 '꽃뱀'이라 주장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최 판사는 B씨의 무고 혐의도 인정된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90시간을 선고했다(2012고단1314).
그는 "B씨가 성관계 당시 18세에 불과했던 점, 고용주였던 A씨에게 이끌려 성관계에 이르게 된 점, 성관계 후 핸드폰 매장 일을 그만두고 A씨와의 관계도 정리하려 했지만 간통사실을 눈치 챈 A씨의 부인에게 폭행까지 당하게 되자 강간 고소에 이르게 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