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을 허위 기재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안의 검토없이 곧바로 재임용 탈락 처분을 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의환 부장판사)는 최근 서울소재의 한 대학이 “조교수인 김모씨가 임용시 자신의 경력을 허위로 기재한 것은 사립학교법상 면직사유에 해당돼 재임용 탈락 처분이 적법하다”며 교육인적자원부 교원소청심사특별위원회를 상대로 낸 재임용거부처분취소결정취소 청구소송(2006구합44033)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가 미국 리만대학에서의 조교수 근무기간을 3개월정도 사실과 다르게 기재했고, 인사기록에 있어서 허위의 증명이나 진술을 한 때 교원의 임면권자가 면직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사립학교법상 면직사유에 해당한다고 해서 곧바로 그 처분의 근거가 전혀 다른 재임용 탈락 처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리만대학에서의 조교수 재직기간이 김씨의 조교수 임용요건으로 정해져 있지 않았고, 김씨가 달리 기재한 조교수의 근무기간 차이는 3개월 정도에 불과해 이 차이가 조교수 임용여부를 결정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조교수가 리만대학에서의 근무기간을 일부 다르게 기재했다는 사실만으로 재임용 탈락 처분사유가 된다고 볼 수는 없고, 단지 고의성의 여부나 미치는 영향 등에 따라 재임용심사시 평가기준에 반영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모 대학의 간호대 조교수로 일해오다가 미국대학에서의 근무기간을 3개월 정도 길게 기재했다는 등의 이유로 96년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김씨는 2005년 대학교원 기간임용제 탈락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이 시행되자 재임용 재심사를 청구해 구제를 받았고, 이에 대학은 재임용 탈락 처분은 적법했다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