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신체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한 장애인 체육선수의 장애를 인정한 판결을 내렸다.
광주지법 행정2단독 황영희 판사는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 A(24)씨가 전남 화순군수를 상대로 낸 장애 미해당 결정 처분 취소소송(2020구단11513)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15세였던 2012년 스케이트보드를 타다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발목과 다리 전면부 연부조직이 소실돼 병원에서 피부 및 근육 피판이식술을 받았지만 관절의 운동범위와 근력에 호전이 없어 결국 왼발목에 영구적인 장애를 입었다. 하지만 A씨는 이를 극복하고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로 활약했다. 그는 2019년 2월 전국 장애인 동계 체육대회에서 스노보드 부문 신인선수상을 타기도 했다.
그런데 2019년 7월 장애인 선수 등록 자격을 장애인복지법 제32조가 규정하는 '장애인등록증을 발급받은 자'로 제한하는 대한장애인체육회 '선수·지도자·체육동호인·심판 등록규정 일부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개정 규정에 따라 A씨도 선수 등록을 위해 2019년 12월 화순군수에게 장애인 등록 신청을 냈는데, 화순군수는 2020년 11월 "장애정도 심사용 진단서 및 수술내용, 치료경과 X-ray상 관절면과 관절상태를 고려할때 좌측 발목관절 운동에 제한이 있으나 운동범위가 75% 이상 감소된 상태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장해 미해당 결정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A씨는 소송을 냈다.
황 판사는 "법원의 촉탁으로 신체감정을 시행한 감정의는 '능동적 관절운동범위는 87.27%, 수동적 관절운동범위는 50% 감소됨. 피감정인은 2012년 8월부터 10월까지 골절수술 후 감염과 피부괴사 등으로 피부이식 등으로 치료받은 병력을 고려할때 연부조직 손상과 느슨함이 관절범위 제한의 주요원인으로 판단됨. 연부조직 구축으로 능동적 관절운동범위가 수동적 관절운동범위에 비해 현저히 작은 경우에 해당하고 한 다리의 발목관절의 운동범위가 75% 이상 감소된, 하지관절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에 해당함'이라는 의학적 견해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동적 관절범위에 비해 능동적 관절범위가 현저히 작게 된 이유가 근육의 마비 또는 외상후 건, 근육의 파열이라기보다는 연부조직 구축으로 인한 능동적 관절범위 제한 때문에 발생한 것이므로 '장애정도판정기준'에 따라 관절장애로 판단할 수 있고 신체감정촉탁결과와 같이 A씨는 한 다리의 발목관절의 운동범위가 75%이상 감소된, 하지관절장애인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A씨의 소송을 대리한 홍지혜(39·사법연수원 44기) 변호사는 "이번 판결로 A씨는 장애인 선수 등록이 가능해져 내년 3월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에 출전할 길이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