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고객이 에스컬레이터 탑승중 넘어져 다친 경우 안전이용을 당부하는 경고문이 부착돼 있다고 하더라도 노약자 등을 위한 안내직원을 에스컬레이터 탑승지점에 배치하지 않았다면 백화점측에도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부(재판장 徐明洙 부장판사)는 16일 강모씨(30)가 롯데쇼핑(주)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3나57429)에서 "원고에게 6백4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회사가 관리하는 백화점엔 식당가도 함께 영업을 하고 있어 공휴일의 식사시간을 전후해 많은 고객이 일시에 모이게 되며 이중에는 노약자 또는 에스컬레이터 탑승경험이 없는 농어촌 거주민 등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피고회사로서는 탑승지점에 직원들을 배치해 사고를 방지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회사가 에스컬레이터에 대해 주기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안전이용을 위해 방송을 하는 한편 각 층별로 안전관리 근무자를 배치했다고 하더라도 피고회사에게 요구되는 모든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히고 "하지만 원고 역시 손잡이를 잡지 않는 등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으므로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2002년6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1층에서 2층으로 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했다가 결혼식 참석차 상경한 신모 할머니(80)가 균형을 잃고 주저앉는 것을 유모 할아버지(72)가 부축하려다가 같이 쓰러지는 바람에 밀려 넘어져 목 등을 다치자 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