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민사부 2023. 11. 24. 선고 <일반>
□ 사안 개요
- A의 채권자들인 원고들과 피고는 A의 채권에 대해 강제집행을 하여 배당을 받음. 피고는 다른 채권자들을 상대로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하였는데, 원고들은 피고가 승소하여 흡수한 배당액 중 원고들의 몫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함
- 한편, 원고들의 A에 대한 채권은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소멸시효 기간이 도과하였음. 원고들은 이 사건 소 제기 전 시효 연장을 위해 A를 상대로 조정신청을 하였고 인용 취지로 강제조정결정이 내려졌는데, 피고가 이의기간 중 A를 대위하여 이의를 하였으나 이의신청이 각하되었고, A는 이의신청을 하지 않음
□ 쟁점
- 피고가 독자적인 시효이익 원용권을 가지는지(소극)
- 피고가 A의 시효이익 원용권을 대위하여 행사한 것이 적법한지(적극)
- 피고가 대위권을 행사한 후 A가 시효이익을 포기할 수 있는지(적극)
□ 판단
-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채무자의 일반 채권자는 자기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필요한 한도 내에서 채무자를 대위하여 소멸시효 주장을 할 수 있을 뿐, 채권자의 지위에서 독자적으로 소멸시효 주장을 할 수는 없음
- 피고가 A의 시효이익 원용권을 대위하여 행사한 것은 적법하나 그 후 A가 강제조정결정에 이의하지 않음으로써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은 적법함
- 채권자가 대위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이를 알고 있었다면 채무자의 처분권이 제한되는데(민법 제405조 제2항), 피고가 대위권 행사 사실을 A의 시효이익 포기 전에 A에게 통지하였거나 A가 그 사실을 알았다고 볼 증거가 없음
- 대위권 행사가 보존행위에 해당할 경우에는 통지 의무가 없지만(민법 제405조 제1항), 이 경우에는 채무자의 처분권이 제한되지 않는다고 해석됨. 대법원은 채권자대위소송 판결에 관해 채무자의 인지(認知)를 통해 채무자에게 구속력을 부과하므로, 대위권 행사가 보존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채무자가 인지하였거나 인지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면 채무자의 처분권을 제약하지 못한다고 보아야 함
- 비교법적으로도 채권자대위 후 채무자의 처분권을 제약하지 않거나(프랑스), 채권자가 대위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안 다음에만 채무자가 피대위권리를 처분할 수 없다고 해석하는 것(일본)에 비추어, 보존행위의 경우 채권자의 통지의무가 면제된다고 하여 통지나 채무자의 인지가 없는 경우에도 채무자의 처분권이 전면적으로 제약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부당함 (원고일부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