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31일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설동근(69) 전 부산시교육감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6도20658).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위어야 한다"며 "단순히 선거와의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다거나 선거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특정 선거에서 당락을 도모하는 행위임을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설 전 교육감이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2015년 12월 28일에 근접한 행위를 제외하고는 선거운동 목적으로 유사기관을 설치했거나 사건선거운동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선거일과의 시간적 간격, 행위의 내용과 상황 등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 수 있는 다른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야 목적의사를 추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사기관 설치나 선거운동에 이르지 않더라도 선거운동과 관련해 금품을 제공·수수하거나 정치활동에 드는 비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금품을 제공받더라도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며 "추가로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설 전 교육감은 2015년 7~12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주민 6만명의 휴대전화번호를 수집해 홍보성 문자메시지 20만여통을 발송하고, 모임 등에서 주민 1700여명을 상대로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임대차보증금 등 사전선거운동 비용 4200만원을 자신을 돕던 A씨에게 요청해 받은 혐의도 받는다.
1심은 설 전 교육감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심은 증거부족을 이유로 설 전 교육감의 일부 정치자금법 위반 행위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형량은 1심을 그대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