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민사부 2023. 4. 13. 선고] <의료>
□ 사안의 개요
- 미성년자인 원고(당시 17세 11개월 30일)는 성형외과 의사인 피고로부터 코 필러 주입술을 받음. 해당 필러 물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미성년자에 대한 사용 금지’ 조치를 받은 상태였음. 원고는 ‘피부괴사 등 후유증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들었다’는 내용의 수술동의서에 서명함. 그 후 원고는 우안 실명, 우안 사시 등의 장해 진단을 받음.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함
□ 쟁점
- 미성년자에 사용이 금지된 필러 물질을 이용하여 코 필러 주입술을 시행한 것이 의료상 과실에 해당하는지(적극), 이러한 수술이 현재 의료계에서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다는 이유로 달리 볼 수 있는지(소극).
- 수술동의서에 시력상실에 관한 내용이 없는 경우,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후유증인 시력손상 부작용과 관련한 설명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적극)
□ 판단
- 아래 사정을 고려하면, 본건 필러 주입술 시행은 의료상 과실에 해당함
① 본건 필러 물질은 미성년자에 대한 임상시험을 거치지 못한 것으로 보임. 이러한 문제를 고려하여 성형용 필러의 허가 기준으로 미성년자에 대한 사용을 금지한다는 주의사항을 필수적으로 포함시키도록 제조허가가 이루어짐
② 위 허가 기준 등에서 말하는 ‘미성년자’는 우리나라의 기준을 따르는 것임. 원고는 본건 필러 주입술 당시 17세 11개월 30일로서 미성년자임이 분명함(민법상 19세로 성년에 이르므로, 성년에 아주 근접한 연령이라고 보기도 어려움)
③ 미성년자를 상대로 본건 필러 주입술이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다거나, 이전의 시술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시술상 주의사항을 다르게 보기 어려움. 오히려 신체적·정신적으로 아직 성숙하지 못한 미성년자를 보호하려는 차원에서도 시술상 주의사항은 엄격하게 지켜져야만 함
- 아래와 같은 이유로, 시력 손상 부작용에 관한 설명의무 위반에도 해당함
① 성형용 필러의 사용으로 인한 실명 사례에 관하여 언론 보도가 있었더라도,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자료에는 성형수술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한 홍보성 자료도 다수 포함되어 있으므로, 의학적 전문지식이 부족한 원고가 자신의 건강에 미칠 구체적인 위험성에 관하여 충분한 정보를 얻는다거나 이를 바탕으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려움
②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이 경우 발생 가능성의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설명의 대상이 됨. (원고일부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