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녀의 교육은 헌법상 부모와 국가에게 공동으로 부과된 과제이지만, 부모의 자녀 교육권이 학교외의 영역에서 국가의 교육권보다 우선하는지 여부(적극)
2. 헌법 제31조의 ‘능력에 따라 균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학교교육외의 사적인 교육영역에서 동일하고 균등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개인이 사적으로 별도의 교육을 시키거나 받는 행위를 국가가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부여하는 수권규범인지 여부(소극)
3. 국가가 과외교습과 같은 사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을 제한하는 경우에 부모의 교육권 및 자녀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을 존중해야 함에 있어 일정한 규율권한의 한계가 있는지 여부(적극)
4. 고액과외봉쇄 및 과외교습의 과열을 방지함으로써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고 학부모의 사교육비부담을 줄이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이 정당한지 여부(적극)
5.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추구하더라도 입법목적과 관련없는 과외교습행위까지 광범위하게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기본권에 대한 과잉침해로써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1. 자녀의 교육은 헌법상 부모와 국가에게 공동으로 부과된 과제로서 부모와 국가의 상호연관적인 협력관계를 필요로 한다. 자녀의 교육은 일차적으로 부모의 권리이자 의무이지만, 헌법은 부모외에도 국가에게 자녀의 교육에 대한 과제와 의무가 있다는 것을 규정하고 있다. 국가의 교육권한 또는 교육책임은 무엇보다도 학교교육이라는 제도교육을 통하여 행사되고 이행된다. 국가는 자녀의 전반적인 성장과정을 규율하려고 해서는 안되며, 재정적으로 가능한 것의 범위내에서 피교육자의 다양한 성향과 능력이 자유롭게 발현될 수 있는 학교제도를 제공해야 한다.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있어서 부모의 교육권은 교육의 모든 영역에서 존중되어야 하며, 단 학교교육의 범주내에서는 국가의 교육권한이 헌법적으로 독자적인 지위를 부여받음으로써 부모의 교육권과 함께 자녀의 교육을 담당하지만, 학교외의 교육영역에서는 부모의 교육권이 원칙적인 우위를 차지한다.
2. 헌법 제31조의 ‘능력에 따라 균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는 국가에 의한 교육제도의 정비·개선 외에도 의무교육의 도입 및 확대, 교육비의 보조나 학자금융자등 교육영역에서의 사회적 급부의 확대와 같은 국가의 적극적인 활동에 의하여 사인간의 출발기회에서의 불평등을 완화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규정한 것이지, 교육의 모든 영역, 특히 학교교육외의 사적인 교육영역에서도 동일하고 균등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개인이 사적으로 별도의 교육을 시키거나 받는 행위를 국가가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부여하는 수권규범이 아니다. 오히려 국가는 오늘날 헌법이 지향하는 문화국가이념에 비추어 학교교육과 같은 제도교육외에 이루어지는 사적인 교육의 영역에서도 사인의 교육을 지원하고 장려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3. 과외교습을 금지하는 법 제3조의 위헌성여부에 관한 판단은 법 제3조가 달성하려는 입법목적에 의하여 부모의 자녀교육권 및 자녀의 인격발현권에 대한 제한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법 제3조에 의하여 제기되는 헌법적 문제는 본질적으로 교육의 영역에서의 부모의 자녀교육권과 국가의 교육책임의 경계설정에 관한 문제이고, 이로써 국가가 사적인 교육영역에서 부모의 자녀교육권과 자녀의 인격발현권(국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신의 인격, 특히 성향이나 능력을 자유롭게 발현할 수 있는 권리, 즉 자신의 교육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권리)을 어느 정도로 제한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과외교습을 직업으로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에 대한 제한은 오히려 부차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학교교육에 관한 한, 국가는 교육제도의 형성에 관한 폭넓은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국가가 과외교습과 같은 사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특히 부모의 교육권 및 자녀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에 국가에 의한 규율권한의 한계가 있다.
4.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고액과외교습을 봉쇄하여 과외교습경쟁에서의 과열을 방지함으로써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고, 비정상적인 과외교습경쟁이 초래하는 사교육기회의 차별을 최소화하며,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나아가 국가적으로도 비정상적인 교육투자로 인한 인적 물적 낭비를 줄이자는 데에 있는바, 우리 사회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입법목적을 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5. 위 입법목적을 추구하더라도 기본권제한의 한계원리인 비례성원칙(특히 이 사건에서는, 기본권제한은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는 최소침해성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사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행위는 그 자체로서 타인의 법익이나 공익을 침해하는 사회적으로 유해한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기본권적으로 보장된 행위이자 문화국가가 장려하여야 할 행위이며, 단지 그로 인하여 사회적 폐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국가가 개입하여 규율할 수 있다. 비정상적인 과외경쟁을 부추기고 과열시키며 사회적 폐단의 주원인이 되는 고액과외를 억제하기 위하여 입법자는 모든 과외의 ‘원칙적인 금지와 예외적인 허용’이라는 방식을 채택하였는데, 그 결과 ‘고액과외의 방지’라는 입법목적의 달성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교습행위까지도 광범위하게 금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① 입시경쟁과 관계없는 분야의 지식 예능 기술영역에서 자기개발이나 취미, 여가활용 등의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개인교습, ② 초등학생의 교과목 학원수강(수강료의 통제를 받는 이상 고액과외의 위험이 없다), ③ 친척이나 이웃집 가정주부가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학생을 가르치는 행위, ④ 음악, 미술등 예술의 분야에서 뛰어난 예술인이 적정한 교습비용을 받고 가르치는 행위 등과 같이 사회적 해악의 원인이 되지 않는 개인교습까지 금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법 제3조는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국민의 자녀교육권,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다. 법 제22조 제1항 제1호는 법 제3조를 위반한 경우 형벌에 처한다는 형벌조항이므로, 처벌의 전제가 되는 법 제3조가 헌법에 위반된다면 이에 따라 법 제22조 제1항 제1호도 위헌이다.
【반대의견요지】
1. 재판관 한대현의 헌법불합치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라는 점에서는 다수의견과 견해를 같이 하나, 오늘날의 우리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아직까지는 과외교습을 전면 허용할 것이 아니라 일정부분 규제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바로 위헌선언을 할 것이 아니라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여 입법자로 하여금 과외교습을 합헌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2. 재판관 정경식의 헌법불합치의견
과외교습을 규제하는 것 자체는 정당하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외교습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입법형식상 기본권제한의 체계와 방식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것이고 이로 말미암아 규제의 필요없는 과외교습까지 포괄적으로 제한하게 되므로,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넘어 과도하게 과외교습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학습자의 배울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당장 그 효력을 상실시킬 것이 아니라, 입법자가 광범위한 국민적 합의를 거쳐 합리적인 범위에서 과외교습을 규제할 수 있도록 하고 과외교습이 전혀 규제되지 않는 상황을 피하기 위하여 새로운 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는 이 사건 법률조항을 잠정적으로 적용하도록 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재판관 이영모의 합헌의견
일반인에게 개인의 과외교습을 허용하면 고액화·과열화의 개연성이 크고 그로 인한 부작용 또한 걷잡을 수 없는 사회문제를 일으키므로, 개인의 교습행위에 대한 전면금지의 당위성은 인정되어야 한다. 과열경쟁은 필연적 결과로서 고액화된 과외교습으로 나타나는데, 그 비용을 부담할 수 없는 가정의 자녀에게는 실질적인 교육기회의 균등한 보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학부모 각자가 경제력에 따라 자녀의 사교육에 대하여 어느 정도 부담을 할 것인가를 자율에 맡기는 것은 그 부담의 정도를 감당할 수 없는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또한 교육결과의 격차가 학생 각자의 재능과 노력이 아니라 학부모가 가지는 경제력의 차이에 의하도록 하는 것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열린사회에 이르는 합리적인 변화와 공존의 장(場)이 되어야 할 교육을 오히려 사회적 불평등을 고착시키고 이를 후대에까지 세습하는 수단으로 전락시키게 된다.
개인의 과외교습을 허용할 경우, 교습행위의 은밀성으로 인하여 입법목적 달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과외교습의 금지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이들이 개인 과외교습을 못함으로써 불이익을 받는다 하더라도 법익간에 균형을 잃는 것도 아니다. 비록 이 조항이 원칙적인 금지와 예외적인 허용이라는 규율형식을 취하고 있다 할지라도, 그 실질을 보면 이 법에서 허용되는 과외교습은 학습이 부진한 학생들로 하여금 이를 보충하는 데 모자람이 없는 반면에, 앞서 본 바와 같이 폐해의 소지가 현저하고 부작용이 보다 높은 개인의 과외교습에 한하여 이를 금지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입법상의 형식이나 내용상의 사소한 결함 또는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 어려움 및 부작용이 있다고 할지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합리성을 갖춘 입법으로서 과외교습자와 학부모, 학습자의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므로 합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