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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 간의 권한쟁의 / 국회의원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등 간의 권한쟁의 - 기각
【판시사항】 1. 국회법 제86조 제3항의 ‘이유 없이’의 의미 2. 피청구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과방위’, 그 위원장을 ‘과방위 위원장’이라 한다) 및 피청구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하 환경노동위원회를 ‘환노위’, 그 위원장을 ‘환노위 위원장’이라 한다)이 피청구인 국회의장에게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방송문화진흥회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하 ‘방송법 등 일부개정법률안’이라 한다) 및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하 ‘노조법 일부개정법률안’이라 한다)의 본회의 부의를 요구한 행위(이하 ‘이 사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라 한다)가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라 한다) 소속 위원인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여 무효인지 여부(소극) 3. 피청구인 국회의장이 본회의에서 ‘방송법 등 일부개정법률안 및 노조법 일부개정법률안 본회의 부의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하여 무기명투표로 표결한 후 이에 대해 가결을 선포한 행위(이하 ‘이 사건 가결선포행위’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여 무효인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 국회법의 취지와 내용을 종합하면, 국회법은 법사위의 심사지연에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일차적으로 소관 위원회 내에서 간사와의 협의 또는 의결 절차를 통해 판단하도록 하고, 그 판단의 당부를 다시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대표의원과의 합의 또는 본회의에서의 표결이라는 국회 내의 절차를 통해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에 대해 실체적으로 판단한다고 하더라도, ‘이유’의 유무는 ‘법사위의 책임 없는 불가피한 사유로 그 기간을 준수하지 못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2. 이 사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는 국회법 제86조 제3항의 절차를 준수하여 이루어졌고, 그 정당성이 국회법 제86조 제4항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본회의 내에서의 표결 절차를 통해 인정되었다. 한편, 법사위는 방송법 등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서는 체계·자구 심사권한을 벗어나는 내용에 대한 정책적 심사를 하면서(2023헌라2), 노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서는 체계·자구 심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기 어려운 절차를 반복하면서(2023헌라3) 각 60일의 기간을 도과하였으므로, ‘이유 없이’를 실체적으로 판단하더라도 법사위의 심사지연에는 여전히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는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아니하며, 이에 대한 무효확인청구는 이유 없다. 3. 선행 절차인 이 사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에 권한침해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가결선포행위에 독자적인 절차나 내용상의 하자도 없으므로,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이 사건 가결선포행위는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아니하며, 이에 대한 무효확인청구는 이유 없다.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형두의 피청구인 과방위 위원장의 이 사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의 권한침해확인청구에 대한 반대의견 및 피청구인 환노위 위원장의 이 사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의 권한침해확인청구에 대한 별개의견 요지] 1. 국회법 제86조 제3항의 ‘이유 없이’의 의미 국회법 제86조 제3항의 ‘이유 없이’를 ‘법사위의 책임이 없는 불가피한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은 ‘이유가 없을 것’을 본회의 부의 요구의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는 입법자의 의사에 반하며, 이유의 유무가 소관 위원회 내에서의 절차를 통해 판단된다고 해석할 경우에는 주요 법안에 대한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이 형해화될 수 있다. 따라서 ‘이유 없이’는 ‘60일의 기간 내에 법률안에 대한 체계·자구 심사를 마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 없이’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구체적 판단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이나, 법사위가 입법절차를 지연시킬 의도를 가지고 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자체로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2. [2023헌라2] 방송법 등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서는 법사위가 법률안의 위헌성이나 체계정합성에 대한 심사를 계속하였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어 법사위의 심사지연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청구인 과방위 위원장의 이 사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는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다. 3. [2023헌라3] 환노위는 노조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의결 전에 주된 쟁점들에 대해 충분히 논의를 하였는바, 법사위의 심사지연에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이유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청구인 환노위 위원장의 이 사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는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형두의 피청구인 과방위 위원장의 이 사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의 무효확인청구와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이 사건 가결선포행위의 권한침해 및 무효확인청구에 대한 별개의견 요지](2023헌라2 사건) 1. 피청구인 과방위 위원장의 이 사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의 무효확인청구에 대한 판단 종전에 국회법 제86조 제3항의 ‘이유 없이’의 의미가 규명된 바가 없다는 점을 참작하면 권한침해의 사유가 헌법적으로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고, 권한침해를 확인하는 결정만으로도 향후 유사한 행위의 반복을 억제할 수 있으므로, 피청구인 과방위 위원장의 이 사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에 대해서 무효임을 확인하지는 아니한다. 2.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이 사건 가결선포행위의 권한침해 및 무효확인청구에 대한 판단 피청구인 과방위 위원장의 이 사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에 존재하는 권한침해 사유만으로 이 사건 가결선포행위에 권한침해 사유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이 사건 가결선포행위에 독자적인 하자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이 사건 가결선포행위는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아니하며, 이에 대한 무효확인청구는 이유 없다. [재판관 이영진의 피청구인 과방위 위원장의 이 사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의 권한침해확인청구에 대한 반대의견 및 피청구인 과방위 위원장의 이 사건 본회의 부의 요구행위의 무효확인청구에 대한 별개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요지](2023헌라2)국회법 제86조 제3항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법사위의 심사기간을 60일로 짧게 정하고 있는 것은, 제3의 기관이 국회 내부의 갈등에 반복적으로 개입할 여지를 허용하는 것으로 국회의 자율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소관 위원회와 법사위 사이의 체계·자구 심사기간을 둘러싼 갈등이 국회 내에서 해결될 수 있도록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
권한쟁의
국회법
2023-10-27
선거·정치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23. 7. 20. 2019헌마1443, 2020헌마134(병합), 2020헌마16(병합), 2020헌마449(병합), 2021헌마9(병합) 전원재판부 -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2항 등 위헌확인 등
◇ 판시사항 ◇ 1.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2020. 1. 14. 법률 제16864호로 개정된 것) 제189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의석배분조항’이라 한다)이 직접선거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2. 이 사건 의석배분조항이 평등선거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 결정요지 ◇ 1. 이 사건 의석배분조항은 선거권자의 정당투표결과가 비례대표의원의 의석으로 전환되는 방법을 확정하고 있고, 선거권자의 투표 이후에 의석배분방법을 변경하는 것과 같은 사후개입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의석배분조항은 직접선거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 대의제민주주의에 있어서 선거제도는 정치적 안정의 요청이나 나라마다의 정치적·사회적·역사적 상황 등을 고려하여 각기 그 나라의 실정에 맞도록 결정되는 것이고 거기에 논리 필연적으로 요청되는 일정한 형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소선거구 다수대표제나 비례대표제 등 어느 특정한 선거제도가 다른 선거제도와 비교하여 반드시 우월하거나 열등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 사건 의석배분조항은 지역구의석과 비례대표의석을 연동하여 정당의 득표율에 비례한 의석배분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다만, 지역구의석과 비례대표의석의 연동률을 50%로 제한하고, 초과의석이 발생한 정당에게도 잔여의석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이는 우리나라의 정치·사회적 상황을 고려하여 국회의원정수를 늘리거나 지역구의석을 줄이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존의 병립형 제도보다 선거의 비례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의석배분조항은 위성정당 창당과 같은 지역구의석과 비례대표의석의 연동을 차단시키기 위한 선거전략을 통제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지 않으나, 이 사건 의석배분조항이 개정 전 공직선거법상의 병립형 선거제도보다 선거의 비례성을 향상시키고 있고, 이러한 방법이 헌법상 선거원칙에 명백히 위반된다는 사정이 발견되지 않으므로, 정당의 투표전략으로 인하여 실제 선거에서 양당체제를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의석배분조항이 투표가치를 왜곡하거나 선거의 대표성의 본질을 침해할 정도로 현저히 비합리적인 입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의석배분조항은 평등선거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준연동형
공직선거법제189조제2항
비례대표제
2023-07-22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2022헌라2 전원재판부 2023. 3. 23. 선고 - 국회의원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등 간의 권한쟁의
피청구인 법사위 위원장에 대한 권한침해확인청구 인용, 나머지 청구 기각 ◇ 판시사항 ◇ 1. 피청구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하 ‘법사위 위원장’이라 한다)이 2022. 4. 27. 제395회 국회 제4차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찰청법 개정법률안과 형사소송법 개정법률안을 각 가결선포한 행위가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적극) 2. 법사위 위원장의 위 가결선포행위가 무효인지 여부(소극) 3. 피청구인 국회의장(이하 ‘국회의장’이라 한다)이 2022. 4. 30. 제396회 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수정안을 가결선포한 행위와 2022. 5. 3. 제397회 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수정안을 가결선포한 행위가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소극) 4. 국회의장의 위 가결선포행위가 무효인지 여부(소극) ◇ 결정요지 ◇ 1. 가. 재판관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의 인용의견 법사위 위원장은 회의 주재자의 중립적인 지위에서 벗어나 조정위원회에 관하여 미리 가결의 조건을 만들어 실질적인 조정심사 없이 조정안이 의결되도록 하였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토론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는 국회법 규정을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회의 주재자의 중립적 지위와 헌법상 다수결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49조도 위반한 것으로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 나. 재판관 이미선의 인용의견 법사위 위원장은 조정위원회에서 미리 가결의 조건을 만들어 조정안이 의결되도록 하였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토론 등의 절차를 모두 생략하였다. 이는 국회법 제57조의2 제4항 및 제6항, 제57조의2 제10항, 제57조 제8항 및 제58조 제1항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다. 2. 가. 재판관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의 기각의견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되지 않았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무효확인청구는 이유 없다. 나. 재판관 이미선의 기각의견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 침해가 인정되나, 그 정도가 심의·표결권이 전면 차단되어 의회주의 이념에 입각한 국회의 기능을 형해화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으므로, 국회의 형성권을 존중하여 무효확인청구를 기각한다. 3. 가. 재판관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의 기각의견 헌법과 국회법에 회기의 하한에 관한 규정이 없으므로, 짧은 회기라도 적법한 회기이다. 적법한 회기가 종료되어 무제한토론이 종료된 경우 무제한토론권한이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수정안은 법사위에서 실제 논의되었던 사항이 포함된 것으로 적법한 수정동의이다. 청구인들은 법률안 심의·표결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받았고, 그 외 헌법 및 국회법 위반이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재판관 이미선의 기각의견 위 3.가. 재판관 4인의 기각의견과 같다. 다만, 법사위에서 청구인들이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받았다 하더라도 본회의에서 적법하게 의사절차가 진행된 이상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4. 재판관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의 기각의견과 재판관 이미선의 기각의견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되지 않았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무효확인청구 이유 없다. [재판관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의 1.에 대한 반대의견] 법사위 위원장은 국회법에 따라 조정위원 선임 당시 무소속인 위원을 비교섭단체 몫의 조정위원으로 선임하였다. 청구인들은 법사위 심사에 자유롭게 참여할 기회를 보장받았고, 법사위 위원장은 법안심사 과정, 여야 교섭단체 대표의원 합의, 당시 회의장의 상황 등을 고려하여 표결절차에 나아간 것이므로, 헌법·국회법 위반 인정할 수 없어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의 2.에 대한 반대의견] 법사위 위원장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라는 헌법의 기본원리를 훼손하여 형사사법체계와 국민의 기본권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법안을 법사위 대안으로 성립시킨 것이므로, 이러한 다수당의 일방적 입법추진에 따른 위헌적인 상황의 반복을 방지하고 청구인들의 권한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무효임을 확인하여야 한다. [재판관 이선애의 2.에 대한 반대의견] 법사위 위원장은 헌법상 다수결원칙과 회의 주재자의 중립성을 규정한 헌법 제49조를 중대하게 위반하여 의회제도의 헌법적 가치를 본질적으로 훼손하였음에도 절차상 교정 없이 그대로 법안이 의결되도록 하였는바, 국회의 정치적 형성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예외적으로 무효임을 확인하여야 한다. [재판관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의 3.에 대한 반대의견] 법사위에서 헌법상 다수결원칙을 중대하게 위반하여 제안된 법률안을 본회의에 부의·상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헌법에 위반된다. 설령 본회의 자체만 보더라도 국회의장은 무제한토론에 관한 국회법 제106조의2, 수정동의에 관한 국회법 제95조 제5항을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회의 주재자의 중립성과 헌법상 다수결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49조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 [재판관 이선애의 3.에 대한 반대의견의 보충의견] 국회의 회기와 임시회, 회기계속에 관한 헌법규정에 비추어 보면, 국회의 회기결정은 소수세력이 참여하는 국회법상 토론 절차 및 이에 기초한 의결이 보장되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국회의장은 짧은 회기결정을 통하여 체계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된 각 법률안들을 토론과 표결이 분리되는 방식으로 절차가 진행되도록 하여 헌법 제47조 제1항 및 제2항을 위배하였다. [재판관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의 4.에 대한 반대의견] 국회의장은 법사위에서 중대한 헌법위반이 있었음에도 합헌적 상태를 회복하는 대신 오히려 위헌·위법 사유를 추가로 창출하여 형사사법기능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중요한 법률안이 국회에서 의결되도록 하였는바, 이러한 위헌적인 상황의 반복을 방지하고 청구인들의 권한 회복을 위하여 무효임을 확인하여야 한다. [재판관 이선애의 4.에 대한 반대의견] 국회의장은 법사위에서의 절차상 하자를 교정하지 않고 오히려 헌법과 국회법을 위반하여 권한침해사유를 가중시켜 의회입법 우위의 근본적 근거를 훼손하였다. 그 효력을 부인하지 않고는 헌법상 권한질서를 회복시키기 어렵고, 국회의 정치적 형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예외적으로 무효임을 확인하여야 한다.
검찰
검수완박
검찰청법
2023-03-25
헌법사건
법무부장관 등과 국회 간의 권한쟁의
각하 ◇ 판시사항 ◇ 1. 국회가 2022. 5. 9. 법률 제18861호로 검찰청법을 개정한 행위 및 같은 날 제18862호로 형사소송법을 개정한 행위(이하 ‘이 사건 법률개정행위’라 한다)에 대하여 법무부장관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청구인적격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2. 이 사건 법률개정행위로 인한 검사들의 권한침해가능성 인정 여부(소극) ◇ 결정요지 ◇ 1. 법무부장관은 헌법상 소관 사무에 관하여 부령을 발할 수 있고 정부조직법상 법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며,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할 권한이 있으나, 이 사건 법률개정행위는 이와 같은 법무부장관의 권한을 제한하지 않으므로, 법무부장관은 청구인적격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2. 국가기관의 ‘법률상 권한’은 국회의 입법행위에 의해 비로소 형성·부여된 권한일 뿐, 국회의 입법행위를 구속하는 기준이 될 수 없으므로, 문제된 침해의 원인이 ‘국회의 입법행위’인 경우에는 ‘법률상 권한’을 침해의 대상으로 삼는 심판청구는 권한침해가능성을 인정할 수 없다. 이 사건 법률개정행위는 검사의 ‘헌법상 권한’인 영장신청권을 제한하지 아니하고, 국회의 입법행위로 그 내용과 범위가 형성된 검사의 ‘법률상 권한’인 수사권·소추권이 법률개정행위로 침해될 가능성이 없으므로, 청구인 검사들의 권한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권한침해확인청구에 대한 반대의견 요지] 이 사건 법률개정행위는 검사의 수사권 및 소추권의 범위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법무부장관의 검찰청법상 검사에 대한 일반적인 지휘·감독권, 검찰조직 전반의 운용 및 검사와 검찰청 직원의 보직에 관한 권한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검사뿐만 아니라 법무부장관의 청구인적격과 권한침해가능성도 인정된다. 이 사건 법률개정행위는 헌법상 다수결원칙 및 국회 내 의결 절차상 회의 주재자의 중립성을 엄격하게 요구한 헌법 제49조를 위반하여 입법절차상 하자가 의회입법의 우위의 근본적 근거가 훼손될 정도로 중대하며, 그 하자가 없었다면 청구인들의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의 입법이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로 인한 청구인들의 권한침해가 인정된다. 소추기능과 수사기능은 법률로써 폐지할 수 없는 국가기능이고, ‘헌법상 검사’의 영장신청도 그 자체로 국가의 수사기능을 실현하는 ‘헌법상 수사권’의 행사에 해당한다. 검찰청법상 검사의 소추·수사의 구체적 권한들은 ‘헌법상 소추권 및 수사권’을 ‘헌법상 검사’에게 부여하는 입법을 구체적으로 형성한 것이다. 이 사건 법률개정행위는 그 내용상 준사법작용인 소추 및 수사기능의 객관성·중립성·독립성을 훼손하여 헌법상 검사의 소추권 및 수사권에 관한 입법형성의 한계를 일탈하였고, 법체계의 정합성에 부합하지 않아 법치국가원리에도 어긋나므로, 청구인들 중 검사들의 소추권 및 수사권을 침해한다. 또한, 국가의 필수기능인 소추 및 수사의 본질을 훼손하는 내용을 규정하여 법무부장관의 관장 사무를 정하는 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였고, 국회의 국정통제기능에 관한 입법의 한계도 일탈하여, 청구인 법무부장관의 검사에 관한 사무에 대한 권한을 침해한다. [재판관 이선애의 권한침해확인청구에 대한 반대의견에 관한 보충의견 요지] 헌법상 기능적 권력분립의 관점에서 이 사건 법률개정행위는 입법기능을 수행하는 절차와 검사의 소추권 및 수사권을 구체적으로 형성하고 제한하는 내용 모두 헌법상 한계를 일탈하였고, 국가기관 상호간 협력과 통제의 관계를 광범위하게 훼손하였다.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무효확인청구에 대한 반대의견 요지] 이 사건 법률개정행위의 법적 효력을 제거함으로써 청구인들의 침해된 권한을 즉시 회복할 필요가 인정된다. 다만, 법적 안정성 및 위헌법률심판에서의 법률의 위헌결정의 효력과의 균형 등을 고려하여 무효를 확인하는 대신 그 행위를 취소하여야 할 것이다. [재판관 이선애의 무효확인청구에 대한 반대의견 요지] 이 사건 법률개정행위는 국회의 입법관련 행위임에도 의회제도의 헌법적 가치를 본질적으로 부인하는 중대한 하자가 있고 다른 정치적 형성방법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예외적으로 그 효력을 소멸시키는 형성적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다만, 국가기능의 원활한 수행에 적합한 결정으로서, 무효를 확인하는 대신 그 행위를 취소하여야 할 것이다.
검사
검수완박
검찰청법
권한쟁의
2023-03-25
선거·정치
형사일반
서울고등법원 2021노2521 공직선거법위반
2021노2521 공직선거법위반 [제7형사부 2022. 7. 22. 선고] <선거> □ 사안 개요 - 피고인1은 국회의원선거를 약 9개월 앞둔 2021. 8.경 피고인2, 3에게 ‘선거 준비’를 도와주면 월급을 주겠다고 제안하여, 피고인2, 3은 ○○경제연구원 사무실에 출근하여 2개월간 월급을 받았고, 이후 그만둠 - 피고인1이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하고, 피고인들이 당내경선에서 피고인1이 후보자로 당선되기 위하여 책임당원 입당원서를 모집·제출함으로써 허용되지 않는 방법으로 당내경선운동을 하였다고 기소된 사건 □ 쟁점 -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를 위하여 대가를 제공한 경우 공직선거법 제230조 제1항 제4호의 선거운동과 관련한 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하는지(한정 적극) - 정당의 당내경선을 앞두고 책임당원을 모집한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57조의3 제1항의 허용되지 않는 당내경선운동에 해당하는지(한정 적극) □ 판단 - 선거운동을 내부적으로 준비하는 준비행위의 대가로 이익제공이 이루어진 경우에 다음 기준에 따라 ‘선거운동과의 관련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함 ① 선거운동의 준비행위와 그에 대한 이익의 제공이 선거운동기간과 시기적으로 근접하여 이루어졌다면 관련성을 비교적 쉽게 인정할 수 있음 ② 시기적으로 근접하지 않았더라도 선거운동에 필요한 선거공약을 수립하거나 홍보물·인쇄물을 기획·제작하고 선거운동에 필요한 사람들을 모집하거나 구체적인 선거운동 계획을 수립하는 것과 같이 선거운동에 실질적이고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행위라면 관련성을 인정하여야 함 - 이에 이르지 않는 선거운동의 준비행위나 정치인이 인지도를 향상하기 위한 통상적인 정치활동을 위한 비용 지출을 선거운동 관련 이익제공행위로 보는 것은 대법원 판례나 공직선거법 개정의 취지, 죄형법정주의나 과잉금지원칙에 반함 - 당원모집활동이 당내경선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특정 당내경선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선거인의 관점에서 명백히 인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인정되어야 함 - 피고인2, 3이 받은 급여가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지급되었다고 평가하기에 부족하고, 피고인들의 책임당원 모집 행위가 당내경선운동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사례 (무죄)
당내경선운동
선거운동
이익제공
2022-11-21
헌법사건
법관(임성근) 탄핵
◇ 판시사항 ◇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계속 중 피청구인이 임기만료로 퇴직한 경우, 탄핵심판청구가 적법한지 여부(소극) ◇ 결정요지 ◇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각하의견 요지] 1. 이 사건에서 ‘탄핵심판의 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해 살펴본다. 가. 탄핵심판에서 파면결정을 할 권한이 헌법재판소에 부여되어 있지만, 이 권한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법적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므로, 그 요건과 절차를 벗어날 수 없다. 피청구인에 대한 파면결정을 통해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것은 탄핵심판의 목적원리이지만, 이를 추구함에 있어 헌법과 법률이 정해놓은 요건과 절차를 준수하여 탄핵심판절차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피청구인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법치주의의 절차적·도구적 견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헌법 제65조 제4항 전문은 “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라고 규정하고,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1항도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탄핵심판이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탄핵심판의 이익이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상정하여 탄핵심판의 본안심리에 들어가 그 심리를 계속할 이익이다. 이것은 본안판단에 나아가는 것이 탄핵심판절차의 목적에 기여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문제이다. 이를 통해 무익한 탄핵심판절차의 진행이 통제되고, 탄핵심판권 행사의 범위와 한계가 설정된다. 탄핵심판절차는 파면결정을 선고함으로써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므로, 파면을 할 수 없어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면 심판의 이익은 소멸한다. 나. 탄핵심판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의 판단은 헌법 및 헌법재판소법의 명문의 규정에 부합하여야 하고, 파면결정을 통하여 공직을 박탈함으로써 손상된 헌법질서를 회복하고, 피청구인에게 그 임기 동안 부여된 민주적 정당성을 임기 중에 박탈함으로써 헌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탄핵심판절차의 목적과 기능의 관점에도 부합하여야 한다. 탄핵심판은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심판이익의 존부에 대한 판단까지 포함하여 그 결정의 내용이 기본권 보장이나 권력분립의 측면에서도 헌법질서에 부합할 것을 요구받는다. 다. 헌법 제65조 제4항 전문과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1항은 헌법재판소가 탄핵결정을 선고할 때 피청구인이 ‘해당 공직’에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헌법 제65조 제1항과 헌법재판소법 제48조는 해당 공직의 범위를 한정적으로 나열하고 있는데, 이는 전직이 아닌 ‘현직’을 의미한다. 국회법 제134조 제2항은 ‘탄핵소추의결서 송달 이후 사직이나 해임을 통한 탄핵심판 면탈을 방지’하고 있는데, 이 역시 해당 공직 보유가 탄핵심판에 따른 파면결정의 선결조건임을 방증한다. “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라고 규정한 헌법 제65조 제4항 전문은 1948년 제정헌법 제47조로부터 현재까지 같은 내용으로 유지되어 왔다. 1948년 제헌 당시의 국회속기록에 따르면, 헌법제정권자는 ‘대통령 등 일정한 고위공직자는 그 직을 유지한 채 민·형사재판을 받기 어렵고, 그 직을 유지한 채 징계하는 것도 부적절하기 때문’에 해당 공직에서 물러나게 하느냐 또는 마느냐를 결정하는 것이 탄핵제도의 본질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라. 헌법 제65조는 행정부와 사법부의 고위공직자에 의한 헌법·법률위반에 대하여 탄핵소추의 가능성을 규정함으로써 그들에 의한 헌법위반을 경고하고 방지하는 기능을 하며, 국민으로부터 국가권력을 위임받은 국가기관이 권한을 남용하여 헌법을 위반하는 경우 그 권한을 박탈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공직박탈은 국회의 탄핵소추절차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절차를 통해 단계적으로 구현된다. 탄핵소추절차는 국가기관 사이의 권력분립원칙에 따른 견제의 성격을 가진다. 반면 탄핵심판절차는 ‘사법절차’에 의하여 ‘법치주의’에 따라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하는 ‘규범적 심판절차’이다. 마. 모든 국가기관은 국민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아 구성되어야 하고, 이러한 민주적 정당성은 국가기관의 권한 행사의 원천이 된다. 국가기관에 임기를 두는 것은 민주주의원리를 구현하기 위해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에 일정한 주기를 둠과 동시에 그 임기 동안 대의제에 따른 독자적 직무수행을 보장하는 기능을 한다. 헌법에서 법관에 대하여 임기를 둔 취지도 같다. 법관 임기제에 관한 현행 헌법은 1948년 제정헌법에서 유래하였다. 1948년 제헌 당시 국회속기록에 따르면, 헌법제정권자는 ‘법관은 임기 10년 동안 신분을 보장받음’과 동시에, ‘그 10년이 지나면 임기만료와 연임제도를 통해 사법의 책임을 달성함’으로써, 법관 임기제를 통해 “일종의 청신한 민주주의의 공기를 불어넣어보려고 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법관 임기제는 사법의 독립성과 책임성의 조화를 위해 법관의 민주적 정당성을 소멸시키는 ‘일상적 수단’이다. 반면, 법치주의의 특별한 보장자로서 국회와 헌법재판소가 역할을 분담하는 탄핵제도는 고위공직자에게 부여된 민주적 정당성을 박탈함으로써 헌법을 수호하는 ‘비상적 수단’이다. 바. 앞서 본 바와 같이 헌법과 헌법재판소법 등에 의하면, 탄핵심판의 이익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탄핵결정 선고 당시까지 피청구인이 ‘해당 공직을 보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국회는 2021. 2. 4.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소추를 의결한 후 같은 날 헌법재판소에 탄핵심판청구를 하였고, 피청구인은 2021. 2. 28. 임기만료로 2021. 3. 1. 법관의 직에서 퇴직하여 더 이상 해당 공직을 보유하지 않게 되었다. 피청구인이 임기만료 퇴직으로 법관직을 상실함에 따라 본안심리를 마친다 해도 파면결정이 불가능해졌으므로, 공직 박탈의 관점에서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 임기만료라는 일상적 수단으로 민주적 정당성이 상실되었으므로, 민주적 정당성의 박탈의 관점에서도, 탄핵이라는 비상적인 수단의 역할 관점에서도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심판청구는 탄핵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므로 각하해야 한다. 2. 다음으로, 탄핵심판이익에 관한 ‘청구인 주장’에 대해 살펴본다. 가. 헌법재판소법 제54조 제2항이 파면결정의 효력으로 5년간 공직 취임 제한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임기만료 퇴직의 경우에도 공직 취임 제한의 효력을 미치기 위해 탄핵심판의 이익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살펴본다. 탄핵결정에 의한 파면의 부수적 효력인 공직 취임 제한은 헌법이 아닌 법률에 규정되어 왔고, 그 내용에도 몇 차례 변화가 있었던 점을 종합하면, 이 효력은 헌법상 탄핵제도의 본질에서 당연히 도출되는 것이 아니다. 파면결정에 따른 공직 취임 제한은 공무담임권을 제한하므로 소급입법에 의한 참정권 제한을 금지하는 헌법 제13조 제2항의 적용영역에 있고, 그 제재의 내용은 형법상 자격정지의 형벌에 준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엄격히 해석·적용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1항에서 정한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임기만료로 퇴직하여 해당 공직에 있지 않은 사람’에 대하여도 할 수 있도록 유추해석하거나, 헌법재판소법 제54조 제2항에서 정한 ‘탄핵결정으로 파면된 사람에 대한 공직 취임 제한’을 ‘임기만료로 퇴직한 사람에게 파면사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에까지 적용되도록 유추해석하는 것은, 그 문언해석의 한계를 넘어 공무담임권을 부당하게 박탈하는 것이므로, 이 부분 청구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피청구인이 결정 선고 전에 해당 공직에서 파면되었을 때 심판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는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2항을 고려할 때, 피청구인이 해당 공직에 있지 않은 것은 탄핵심판청구를 부적법하게 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하여 살펴본다. 임기만료 퇴직은 법적으로 당연히 이루어지므로, 징계처분에 의한 파면과 같은 공무원 신분의 박탈과 다르다. 헌법 제106조 제1항, 법원조직법 제46조 제1항, 법관징계법 제3조 제1항에 의하면 법관이 징계처분에 의하여 파면될 가능성은 없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결정 선고 전 법관이 임기만료로 퇴직한 경우에는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에 적용되지 않는 위 조항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한 청구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탄핵심판 계속 중 피청구인이 임기만료로 퇴직한 경우에도 탄핵사유의 유무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탄핵심판의 이익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살펴본다. (1) 기속력은 헌법재판이 지니는 헌법수호라는 객관적 목적의 실현을 보장하기 위해 소송당사자에게 미치는 실질적 확정력을 넘어 법원을 포함하여 모든 국가기관에까지 그 구속력을 확장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위헌법률심판, 헌법소원심판, 권한쟁의심판’의 경우 재판의 전제성이나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없는 경우 또는 권한침해 상태가 종료된 이후에도 예외적으로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해 심판의 이익을 인정하여 본안판단에 나아간다. 이것은 위 절차들의 일정한 결정에 헌법재판소법 규정에 의한 ‘기속력’이 인정되기 때문이다(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1항, 제67조 제1항, 제75조 제1항, 제6항). 기속력 있는 인용결정의 가능성을 상정하여 본안판단에 앞서 심판의 이익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본안심리 결과 기각결정이 선고될 수 있다는 이유로 기속력과 심판의 이익의 관련성을 부정할 수 없다. 반면, ‘탄핵심판절차’는 헌법질서나 법질서의 객관적·합일적 확정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피청구인에 관한 국회의 파면 요구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절차로서 그 구속력을 확장할 것이 필연적으로 요구되지 않는다. 이에 헌법재판소법은 탄핵심판의 결정에 기속력을 부여하고 있지 않고 있다. 기속력과 심판의 이익의 관련성에서 볼 때, 파면결정을 통한 해당 공직 박탈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예외적 심판의 이익을 인정하여 탄핵사유의 유무만을 확인하는 결정을 상정하기 어렵다. (2) 청구인의 주장처럼 파면결정의 일부에 해당되는 ‘직무집행상 중대한 위헌·위법 확인결정’을 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하여 살펴본다. 개인의 위법행위에 대하여 법적 제재를 부과하여 책임을 묻는 절차에서는 그 행위의 법 위반 여부와 상관없이 행위 주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사유가 인정될 경우 행위의 법 위반 여부만을 별도로 확인하는 심판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면소판결 및 공소기각의 판결과 결정이 그러하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에 대한 2건의 탄핵심판 선례에서, 두 사건 모두 피청구인에게 직무집행상 위헌·위법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심판청구기각’ 또는 ‘파면’이란 단일주문을 선고하였을 뿐, 위헌·위법확인 여부만을 독립적으로 선고하지 않았다. 만일 헌법재판소가 ‘파면 여부’와 상관없이 오로지 탄핵사유의 유무에 대한 객관적 해명만을 목적으로 ‘직무집행상 중대한 위헌·위법이 있는지 여부’를 심리하여 그에 대한 위헌·위법 확인결정을 한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이 그 실체적 요건을 갖추었는지에 대하여 판단하여 결정하는 것이 되어버린다. 즉, 국회의 의결로써 피청구인의 권한 행사를 정지한 것이 적법하였는지에 대해서만 판단하는 것이 되어버려 권한쟁의심판과 같은 내용이 되는데, 이것은 현행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의 체계상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3) 이러한 점을 종합할 때, 파면 여부와 상관없이 오로지 탄핵사유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심판의 이익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청구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재판관 이미선의 각하의견 요지] 1. 우리 헌법에 규정된 탄핵심판제도는 국민으로부터 국가권력을 위임받은 국가기관이 그 위임받은 취지에 반하여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는 경우 국민의 대표자인 의회의 탄핵소추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통하여 그 권한을 박탈하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주권자인 국민 앞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행정부와 사법부의 고위공직자에 의한 헌법침해로부터 헌법을 수호하고 훼손된 헌법질서를 회복하는 것을 그 목적과 기능으로 하는바, 이는 통상의 사법절차를 통한 책임의 추궁과 구별된다. 특히 헌법과 법률은 공직자의 위헌·위법행위가 있는 경우 당연퇴직 등 그 공직을 박탈하는 제도를 구비하고 있음에도 이와 더불어 탄핵심판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즉 우리 헌법이 탄핵심판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은 위헌·위법행위를 저지른 고위공직자의 공직 박탈 그 자체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자인 의회의 탄핵소추와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통하여 행정부와 사법부가 법치주의원리하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견제하고 공직자의 헌법 또는 법률 위반에 대한 법적 책임을 추궁함으로써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데 있음을 나타낸다. 한편, 징계제도는 공무원의 신분상 이익을 박탈하여 공무원 관계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그 속성상 해당 공무원이 재직 중인 경우에만 징계가 가능하지만, 탄핵은 국회의 행정부 및 사법부에 대한 견제를 통해 헌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그 본질상 피청구인이 탄핵심판 중 계속해서 해당 공직을 보유할 것을 요구한다고 볼 수 없다. 각하 다수의견은, 헌법의 해석에 의하면 탄핵심판의 본안판단에 나아가기 위해서는 피청구인이 해당 공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법 규정의 해석에 대해서는 차치하더라도, 우리 헌법이 피청구인의 해당 공직 보유를 탄핵심판절차 유지의 전제조건으로 확정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 2. 다만, 헌법은 탄핵심판의 절차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입법에 위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탄핵심판절차는 헌법재판소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야 할 것인데, 현행 헌법재판소법 아래에서는 탄핵심판 계속 중 피청구인의 임기가 만료하여 해당 공직에서 퇴직한 경우 심판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먼저,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2항은 “피청구인이 결정 선고 전에 해당 공직에서 파면되었을 때에는 헌법재판소는 심판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심판청구 기각’은 구 탄핵재판소법부터 이어진 입법연혁에 비추어 볼 때 ‘공소기각’의 의미를 갖는 ‘소추기각’이 그 내용의 본질적 변화 없이 ‘소추’ 대신 ‘청구’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 것을 기화로 그 용어만 ‘청구기각’으로 변경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심판청구’ 기각의 의미는 실체재판이 아닌 형식재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위 조항의 ‘파면’ 역시 관련 법조항의 유기적 해석을 종합해 볼 때 징계처분에 의한 파면과 같이 별도의 조치에 따른 강제적인 공직 박탈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 밖에, 헌법재판소법은 탄핵심판 계속 중에 피청구인이 임기만료 등의 사유로 퇴직할 경우에 있어 탄핵심판절차의 진행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탄핵결정의 주문으로 파면만을 규정할 뿐 위헌 내지 위법확인에 관한 주문을 선고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결국 헌법재판소법 규정 내용을 종합하면, 탄핵소추를 받은 공직자가 탄핵심판 절차 진행 중 어떠한 사유로든 공무원의 신분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에는 탄핵심판절차를 종결할 것을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 때 주문은 형식재판을 요구하는 그 취지대로 ‘각하’ 주문을 선고함이 타당하다. 3. 더불어 이 사건 탄핵심판의 결론을 떠나 헌법상 탄핵심판제도가 그 본래의 취지와 기능에 맞게 작동되기 위해서는 입법적 정비가 필요하다. 공직자의 위헌·위법행위가 임기만료 즈음에 행해지거나 탄핵심판 계속 중 임기만료로 퇴직하는 경우 또는 탄핵소추대상자 중 탄핵심판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공소가 제기되어 탄핵심판 계속 중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됨에 따라 당연퇴직되는 경우 등에는 현행 헌법재판소법에 의하면 당해 탄핵심판절차를 종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공직자에 의한 헌법침해로부터 헌법을 수호하고 유지하기 위한 제도인 탄핵심판이 그 기능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탄핵심판 계속 중 공무원의 신분을 상실하더라도 본안판단을 거쳐 위헌확인을 할 수 있도록 정비함으로써 탄핵심판의 실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탄핵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효제도 등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탄핵소추대상자의 헌법 또는 법률 위반으로 의심되는 행위가 행해진 뒤 오랜 기간이 지나 탄핵소추가 이루어질 경우 관련 증거가 소멸되어 탄핵심판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탄핵소추대상자의 지위도 불안정하여 오히려 그 직무수행에 방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간 재임이 예정된 법관 등은 탄핵소추의 시효제도 등을 통해 그 신분을 보장하여 사법권의 독립을 보장하도록 한 헌법규정과의 조화로운 운영이 필요하다. 독일의 경우 탄핵의 소추기간을 제한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 탄핵제도를 견제와 균형의 원리 내에서 작동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재판관 문형배의 심판절차종료의견 요지] 헌법 제65조의 탄핵제도는 고위공직자가 그 지위에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로부터 헌법이나 법률 위반의 법적 책임을 추궁받는 제도이므로, 피청구인이 임기만료로 퇴직하여 더 이상 공직을 보유하지 않게 되었다면, 이때 피청구인은 탄핵심판에서의 피청구인자격을 상실하여 심판절차가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우리 헌법은 법관에 대하여 임기제와 연임제를 규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법관의 임기제·연임제와, 법관의 법적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탄핵제도와의 관계에 관하여는 헌법이나 법률 어디에서도 이를 규율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이미 법관의 임기제·연임제에 따라 피청구인에게 퇴직의 효력이 발생한 이상 그 효력을 부정하면서까지 탄핵심판절차가 계속 진행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탄핵소추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권한행사가 정지되므로, 심판절차종료선언을 한다고 하여 탄핵제도를 둔 취지가 몰각된다고 보기 어렵다. 국회의 탄핵소추절차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절차는 독립된 절차이므로, 탄핵소추 당시 피청구인이 공직에 있어 적법하게 소추되었더라도 탄핵심판계속 중 그 직에서 퇴직하였다면 이는 심판절차의 계속을 저지하는 사유로서 탄핵심판절차를 종료하여야 할 사유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탄핵심판은 피청구인이 임기만료로 퇴직하여 법관의 신분을 상실한 2021. 3. 1. 그 절차가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김기영의 인용의견 요지] 1. 심판의 이익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청구인은 이 사건 심판계속 중인 2021. 2. 28. 임기가 만료되어 법관직에서 퇴직하였다. 그러나 탄핵심판은 공직의 강제 박탈이라는 주관소송으로서의 성격뿐만 아니라 헌법질서의 회복과 수호를 목적으로 하는 객관소송으로서의 성격도 강하게 가지고 있고, 고위공직자의 임기만료 근접 시기에 이루어진 위헌·위법행위에 대한 헌법적 통제를 통해 탄핵심판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크며, 피청구인의 행위가 얼마나 중대한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인지를 규명하는 것은 헌법질서의 수호·유지의 관점에서 파면 여부 그 자체에 대한 판단 못지않게 탄핵심판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은 사법부 내부로부터 발생한 재판의 독립 침해 문제가 탄핵소추의결에까지 이른 최초의 법관 탄핵 사건으로서, 헌법재판소가 우리 헌법질서 내에서 재판 독립의 의의나 법관의 헌법적 책임 등을 규명하게 된다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침해 문제를 사전에 경고하여 이를 미리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점에서 이 사건은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2. 피청구인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하였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가. 먼저 피청구인의 행위가 ‘직무집행에 있어서’ 한 행위인지 본다. 피청구인은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판사로서 본인에게 배당된 사건의 재판업무 외에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부 사건의 배당 주관자이자 중요사건 보고의 사실상의 중간결재자로서 중요사건의 접수나 종국 등 진행상황 보고를 위한 현황 관리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부 사건에 관한 공보관의 홍보업무 지휘와 같은 사법행정상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피청구인은 위와 같은 지위에서 중요사건 보고나 법원 홍보에 관해 공보관을 지휘하는 기회에 탄핵소추사유에 기재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명예훼손 사건, 야구선수 도박죄 약식명령 사건, 민변 소속 변호사 체포치상 사건과 같이 구체적인 사건에 관하여 담당 재판장이나 주심판사에게 특정한 내용의 소송지휘, 공판절차회부에 대한 재고, 이미 선고된 판결의 판결서에 대한 이유 수정 등을 요구하였다. 이는 모두 피청구인이 형사수석부장판사로서 사법행정업무를 수행하던 기회에 그 직무와 관련하여 한 행위이므로 ‘직무집행에 있어서’ 한 행위라 할 것이다. 나. 다음으로 피청구인의 행위가 헌법에 위반되는지를 살펴본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관의 재판상 독립은 법치주의를 실현하고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헌법 제103조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 보장과 더불어 법관이 외부의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여야 한다는 법관의 책임을 인정하는 규정이다. 다만 우리 헌법은 법관에 대해서 위 헌법 제103조 외에 직무수행과 관련된 구체적인 의무나 금지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데, 이는 재판의 공정성이 법관에 대한 특정한 의무 부과나 행위의 금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법관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법판단을 보장함으로써만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법관이 행하는 사법작용은 국민의 사법에 대한 신뢰로부터 출발한다. 재판작용을 통해 법질서를 평화롭게 유지할 수 있는 사법의 힘은 국민이 사법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법원의 판단을 수용하는데서 나온다. 따라서 법관이 대내외적으로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는 전제조건이 무너지게 된다면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법치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마련된 사법부 독립의 제도적 기반도 흔들리게 된다. 그러므로 헌법 제103조에 의하여 인정되는 법관의 책임 속에는 법관이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하거나 침해하지 않을 책임뿐만 아니라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지 않을 책임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법관이 독립하여 ‘공정한 재판’을 할 것이라는 신뢰는, 법관 스스로 선입견이나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불편부당하게 재판한다는 법관의 주관적인 인식에 대한 신뢰와 이러한 인식을 가진 법관이 구체적으로 형성하는 재판과정이 독립적이고 공정할 것이라는 신뢰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런데 법관의 주관적인 인식이나 판단의 공정성은 외부에서 확인하거나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는 법관이 구체적으로 형성한 재판과정, 즉 재판의 외관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므로 법관이 다른 법관의 재판과정에 개입하거나 간섭하여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의심이 드는 외관을 현출하였다면, 이는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하게 된다. 이 사건 당시 피청구인은 법원장의 지시를 받아 사무분담이나 법관 평정에 관한 초안을 작성하는 업무를 하였으므로, 사실상 법관들의 사무분담이나 평정과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 피청구인은 이러한 영향력을 가진 지위에 있으면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명예훼손 사건의 담당 재판장에게 이 사건 기사가 허위인 점이 드러나면 법정에서 밝히라고 요구하거나, 위 사건의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더라도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임을 분명히 하고 언론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법리적으로 부득이 무죄를 선고한다는 취지를 밝혀야 한다고 하거나, 담당 재판장이 보내 준 구술본 말미 파일의 내용을 다른 내용으로 수정하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재판에 개입하였다. 또한, 야구선수 도박죄 약식명령 사건의 주심판사에게 공판절차회부에 관하여 재고를 요청하여 결국 공판절차회부 대신 약식명령으로 종결하도록 하였으며, 민변 소속 변호사 체포치상 사건의 재판장에게도 이미 선고하여 판결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판결서의 주요 양형 이유를 수정하도록 요구하여 판결서 작성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였다. 위와 같은 피청구인의 행위는 모두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하므로, 헌법 제103조에 위반된다. 다. 마지막으로 피청구인의 헌법위반이 중대한지 여부를 살펴본다.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 훼손은 사법기능에 대한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그 정도가 현저한 경우에는 중대한 법위반이 된다. 그런데 피청구인의 재판개입 행위는 형사수석부장판사라는 지위에서 사법행정체계를 이용하여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였을 뿐만 아니라 여러 재판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피청구인은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명예훼손 사건과 야구선수 도박죄 약식명령 사건, 그리고 민변 소속 변호사 체포치상 사건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재판에 적극 개입하였다. 피청구인의 재판개입이 이처럼 여러 사건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피청구인의 재판독립 침해행위가 일상적으로 행하여졌다는 강한 의심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또한, 피청구인이 담당 재판장이나 담당 판사에게 요구한 사항은 실제 재판결과와 모두 일치한다. 이는 피청구인이 요구한 사항이 실제 재판에 그대로 실현된 것과 같은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피청구인이 다른 법관의 재판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개입하여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하였다는 의심을 강화시킨다. 피청구인은 사법행정 담당자의 재판개입이 재판의 결과에까지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강한 의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청와대와 긴밀하게 소통한 법원행정처 고위직 법관이 재판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도 확인되었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사법부 위상 강화와 상고법원 도입 등 사법정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청와대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세월호 사건 당일 7시간 동안 대통령의 행적에 관한 기사가 문제된 이 사건은 한·일 외교 문제나 대통령의 명예가 걸려 있어 청와대의 주요 관심 사항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원행정처 고위직 법관은 청와대 비서관과 긴밀히 접촉하면서 이 사건의 진행상황이나 예상되는 판결의 내용 등에 대해 상당 부분 공유하였고, 사건 진행 초기부터 피청구인을 통해 해당 재판부가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재판을 이끌어 가는지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피청구인에게 다양한 요구 사항을 전달하였다. 피청구인을 비롯한 사법행정 담당자들은 법관들이 재판에 임함에 있어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재판할 수 있도록 외부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인적·물적 시설을 확충하여 이를 지원할 책무가 있다. 그런데 피청구인은 그러한 노력은커녕 오히려 법원행정처 고위직 법관의 의사가 재판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재판의 개입행위에 나아갔고, 재판부는 이를 그대로 수용하였다. 이는 사법부 내 어느 누구도 개입할 수 없는 재판 업무에 사법행정 담당자가 개입하여 그 영향력 아래 재판하도록 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관료화된 수직적 구조의 사법행정조직이 조언이나 의견 제시, 충고 등의 형태로 재판에 개입하는 순간 재판의 독립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피청구인이 위와 같이 사법부 내의 사법행정체계를 이용하여 구체적인 재판의 진행이나 판결의 내용에 개입한 것은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훼손하여 사법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한 것이므로, 그 위반이 중대하다. 3. 재판의 독립을 위협함으로써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킨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법관의 강력한 신분보장을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탄핵심판에서까지 면죄부를 주게 된다면,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여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추락시킨 행위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을 그대로 용인하게 된다. 사법부 내 고위직이나 정치세력의 재판개입이 재판의 내용과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부정적 인식을 바로 잡아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법 본연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하여 강력한 경고와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이미 살펴 본 바와 같이 피청구인의 행위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보장한 헌법 제103조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법관에 대한 신분보장의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헌법위반행위이다. 따라서 이 사건 탄핵심판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청구인을 그 직에서 파면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청구인이 2021. 2. 28. 임기만료로 퇴직하여 그 직에서 파면할 수 없으므로, 피청구인의 행위가 중대한 헌법위반에 해당함을 확인하는 것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는 피청구인의 행위가 단순한 헌법위반 또는 법률위반에 그친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그 위반의 정도가 중대함에도 파면할 직을 유지하고 있지 않아 부득이 파면에는 이르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이는 헌법위반 또는 법률위반 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중대한 법위반에 이르지 않은 경우 청구를 기각하는 판단과는 다른 판단임을 분명하게 밝힌다. [재판관 김기영의 인용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요지] 1. 심판의 이익에 관하여 살펴본다. 우리 헌정사에서 사법권 독립에 대한 헌법적 결단은 제헌헌법에서부터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그러나 정부수립 전후의 전쟁과 분단이라는 재난, 이후 약 30년간 이어진 군사정부와 권위주의 체제를 거치면서 사법권 독립에 대한 위협은 심각하였고, 특히 권위주의 체제하에서의 정치권력과 사법행정권력의 친화성, 사법부의 권위적 위계구조와 내부 민주주의의 취약성으로 인하여 정치권력과 법원 내부의 사법권 독립 침해에 대한 차이를 서로 구별하기 어렵게 되었다. 다행히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적 열망과 노력의 결실로 현행 헌법체제가 탄생하였으나, 여전히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법관인사제도의 위계 서열화에 따라 사법작용에 대한 사법행정의 우위 현상은 한층 심화되었다. 지난 2008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의 재판관여 사건과 그 이후의 진행경과를 보면 전국적으로 판사회의를 통한 명백한 재판권 침해라는 의견표명과 국회에서의 탄핵소추안 발의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어떠한 공적 확인과 해명은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당사자 역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은 채 대법관 임기를 마무리하였다. 만약 당시 사법부 내의 법관 독립 침해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적 고려가 있었다면 그로부터 불과 몇 년이 지난 후 같은 법원의 수석부장판사로 부임한 피청구인이 감히 법관들의 구체적인 재판에 개입하거나 관여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임기만료에도 불구하고 심판의 이익이 있는지에 관하여는 ‘임기만료’라는 외견상의 현상과 결과만 놓고 보아서는 안 되며, 그 기초가 되는 제도의 취지, 연혁 및 전개과정에 관한 위와 같은 헌정사적 배경을 검토하여야 한다. 법관의 임기제와 연임제는 법관의 책임성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므로, 법관의 직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위헌·위법행위에 대하여 임기만료 이후에 법적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오히려 법관의 임기제와 연임제의 취지에 부합한다. 이 사건에서 피청구인은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지위에서 소속 법원 판사들의 재판에 개입한 것을 선배 법관의 조언이라 합리화하고 있는데, 이는 사법권의 독립에 관한 본질적 영역의 보호와 이를 침해하는 행위 사이의 규범적 경계가 설정되어 있지 않음을 반증한다. 따라서 이 사건은 반드시 본안에 나아가 피청구인의 행위가 갖는 헌법적 의미를 확인하고 해명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2. 본안에 관하여 살펴본다. 독립된 법원에 의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사법권 독립은 세계인권선언을 비롯하여 인권에 관한 모든 국제적, 지역적 협약뿐만 아니라 각국의 헌법에서도 명문의 규정이나 일반원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사법부 내부에서의 법관 독립의 중요성은 보편적으로 강조되고 있으며, 법관의 직무에 관한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판단 영역에 있어서 그 어떤 명목의 개입도 합리화될 수 없다는 것 또한 자명하다. 피청구인은 사법행정 담당자로서 소속 법원 법관들이 부당한 영향이나 간섭 없이 사실에 입각하여 법에 따라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책무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저버렸고, 오히려 법원행정처 고위직 법관의 부당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하면서 재판의 구조와 외관을 공정하게 형성하여야 할 최소한의 헌법적 요청도 무시하였다. 이는 국제법규범의 영역에서 보편적으로 승인되고 있는 사법권 독립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며 각각의 행위태양뿐만 아니라 그러한 행위들이 반복된 경위와 내용에 비추어볼 때 그 위반의 정도는 헌법적으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것이다. 사법의 독립과 공정성은 재판의 구조와 외관에 있어서도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 이는 사법권의 주체인 법관들과 사법행정권자의 지속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 위헌적 행위에 대한 확인과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 추궁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피청구인의 행위가 우리 사법의 제도적 근간과 법의 지배에 바탕을 둔 법치주의를 훼손한 행위로서 반복되어서는 안 될 중대한 위헌적 행위란 점을 다시 확인하면서, 사법의 독립과 책임에 관하여 이 사건 탄핵심판이 담아내지 못한 제도적 한계에 대하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이제부터라도 진지하게 시작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임성근
탄핵
법관
2021-11-04
헌법사건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제2항 제5호 등 위헌소원
◇ 판시사항 ◇ 1. 공무원으로서 선거에서 특정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하기 위하여 타인에게 정당에 가입하도록 권유 운동을 한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국가공무원법(2008. 3. 28. 법률 제8996호로 개정된 것) 제65조 제2항 제5호 중 정당 가입 권유에 관한 부분, 국가공무원법(2014. 1. 14. 법률 제12234호로 개정된 것) 제84조 제1항 중 제65조 제2항 제5호의 정당 가입 권유에 관한 부분(이하 ‘정당가입권유금지조항’이라 함)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명확성원칙과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2. 공무원으로서 당내경선에서 경선운동을 한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57조의6 제1항 본문 중 제60조 제1항 제4호에 관한 부분, 제255조 제1항 제1호 중 제57조의6 제1항 본문 가운데 제60조 제1항 제4호에 관한 부분(이하 ‘경선운동금지조항’이라 함), 정당이 당원과 당원이 아닌 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여 실시하는 당내경선에서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거나 그 선거사무소에 간판·현판 또는 현수막을 설치·게시하는 행위, 자신의 성명 등을 게재한 명함을 직접 주거나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 정당이 경선후보자가 작성한 1종의 홍보물을 1회에 한하여 발송하는 방법, 정당이 합동연설회 또는 합동토론회를 옥내에서 개최하는 방법’ 외의 방법으로 경선운동을 한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2012. 2. 29. 법률 제11374호로 개정된 것) 제57조의3 제1항,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255조 제2항 제3호(이하 ‘경선운동방법조항’이라 함)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3. 국회의원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로 하여금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당해 선거구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3조 제1항 중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부분, 공직선거법(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제정된 것) 제257조 제1항 제1호 중 제113조 제1항 가운데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부분(이하 ‘기부행위금지조항’이라 함)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고,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4. ‘선거범, 정치자금법 제45조 및 제49조에 규정된 죄, 대통령·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그 재임 중의 직무와 관련하여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규정된 죄’와 ‘다른 죄’의 경합범에 대하여 분리 선고하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18조 제3항 중 ‘형법 제38조에도 불구하고 제1항 제3호에 규정된 죄와 다른 죄의 경합범에 대하여는 이를 분리 선고하고’ 부분(이하 ‘분리선고조항’이라 함)이 명확성원칙과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 결정요지 ◇ 1. 정당가입권유금지조항은 선거에서 특정정당·특정인을 지지하기 위하여 정당가입을 권유하는 적극적·능동적 의사에 따른 행위만을 금지함으로써 공무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최소화하고 있고,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의견개진의 수준을 넘어 선거운동에 해당하므로 입법자는 헌법 제7조 제2항이 정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해 이를 제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정당가입권유금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정당가입권유금지조항의 ‘선거’는 공직선거는 물론 이러한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한 당내경선도 포함되고, ‘권유 운동’은 타인에게 정당에 가입하도록 권하고 힘쓰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정당가입권유금지조항이 수범자를 공무원에 한정한 것은 헌법이 정하고 있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합리적 이유가 있어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관련규정의 행위태양과 죄질을 고려할 때 정당가입권유금지조항의 법정형은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경선운동금지조항과 경선운동방법조항에서의 ‘경선운동’이란 정당이 공직선거에 추천할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해 실시하는 선거에서 특정인을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해 힘쓰는 일로 해석되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3. 헌법재판소는 헌재 2009. 4. 30. 2007헌바29등 결정 이후 기부행위금지조항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부분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반복하여 결정하였고, 이 사건에서 선례와 다르게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도 없으므로, 기부행위금지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기부행위금지조항에 따라 기부행위가 금지되는 시기와 대상자는 한정되어 있고, 관련규정에 따라 기부행위가 허용되는 예외도 인정되고 있으며, 그러한 예외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경우 법원에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4. 분리선고조항은 ‘선거범죄, 정치자금법 위반죄, 선거로 당선된 공무원의 재임 중 직무관련 뇌물죄 및 알선수재죄’(이하 ‘선거범죄 등’이라 함)와 ‘다른 죄’의 경합범에 분리 선고를 허용하고 있지 않음이 명확하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선거범죄 등’과 ‘다른 죄’를 점진적으로 분리 선고하도록 개정되어 온 입법연혁과 함께, 입법자는 그 성격이 유사한 ‘선거범죄 등’을 ‘다른 죄’와 분리 선고하도록 규정한 것인 점, 폭넓은 양형재량을 부여받은 법원으로서는 관련조항들로 인해 선거권·공무담임권이 제한되는 사정을 고려하여 구체적 타당성에 부합하는 선고형을 정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그 ‘선거범죄 등’에 해당하는 죄의 경합범에 대하여 분리 선고를 정하지 않은 것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3인의 반대의견 요지] 1. 헌법 제7조 제2항이 선언한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해 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더라도 그 제한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2008. 5. 29. 2006헌마1096 결정에서, 공무원의 선거운동 기획행위를 금지한 공직선거법조항을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지 아니한 행위에 대하여 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하여 공무원의 중립의무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는’ 선거운동의 기획행위를 막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그 취지이므로, 이러한 선례의 취지는 이 사건 정당가입권유금지조항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정당가입권유금지조항의 경우에도 ‘그 지위를 이용하여’ 정당가입 권유를 금지하거나 ‘선거기간 중’에 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며,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함이 없이 사인의 지위에서 정당가입을 권유한다고 해서 그것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선거의 공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선거의 공정성 확보는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정당가입 권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엄격한 법집행으로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가입권유금지조항은 이러한 제반사정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일체의 정당가입권유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공무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국가공무원법
공무원
경선운동
공직선거법
경선운동금지조항
헌법
2021-09-06
헌법사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위헌확인
[판시사항] 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된 것, 이하 ‘공수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 제6조 제4항, 제7조 제1항, 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되고, 2020. 12. 15. 법률 제176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공수처법 제9조 제6항, 제10조 제1항 제3호, 제2항 단서, 제13조 제2항, 제16조 제2항, 제24조 제1항, 제2항, 제45조에 대한 심판청구의 적법 여부(소극) 2. 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되고, 2020. 12. 15. 법률 제17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수처법’이라 한다)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권력분립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3.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청구인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4. 공수처법 제8조 제4항이 영장주의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 공수처법 제5조 제1항, 제6조 제4항, 제7조 제1항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수사처’라 한다)의 구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어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않고, 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20. 1. 14. 법률 제16863호로 제정되고, 2020. 12. 15. 법률 제176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공수처법 제10조 제1항 제3호 및 제13조 제2항은 청구인들이 구체적으로 다투지 않거나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으며, 공수처법 제9조 제6항, 제45조는 수사처규칙의 제정에 관한 규정으로 수사처에 독자적인 규칙제정권을 부여하는 것이 헌법 체계에 부합하는지 여부가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어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않고, 공수처법 제10조 제2항 단서, 제16조 제2항은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으며,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 제2항은 수사처와 다른 수사기관 사이의 권한 배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어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 조항들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2. 가.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은 수사처의 소속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을 하고 있지 않지만, 중앙행정기관을 반드시 국무총리의 통할을 받는 ‘행정각부’의 형태로 설치하거나 ‘행정각부’에 속하는 기관으로 두어야 하는 것이 헌법상 강제되는 것은 아니어서 법률로써 ‘행정각부’에 속하지 않는 독립된 형태의 행정기관을 설치하는 것이 헌법상 금지된다고 할 수 없는 점, 수사처가 수행하는 수사와 공소제기 및 유지는 헌법상 본질적으로 행정에 속하는 사무에 해당하는 점, 수사처의 구성에 있어 대통령의 실질적인 인사권이 인정되고 수사처장이 국무회의에 출석하여 발언할 수 있으며 독자적으로 의안을 제출하는 대신 법무부장관에게 의안제출을 건의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수사처는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에 소속되고, 그 관할권의 범위가 전국에 미치는 중앙행정기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 수사처가 중앙행정기관임에도 기존의 행정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대통령과 기존 행정조직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형태로 설치된 것은 수사처 업무 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다. 수사처의 설치 목적과 수사처에 의한 수사 등의 대상이 고위공직자인 점 등에 비추어볼 때 수사처는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의 독립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인데, 수사처가 행정권을 행사한다는 이유로 수사처를 기존 행정조직의 위계질서 하에 편입시킨다면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다. 수사처의 독립성이 중요한 만큼 수사처는 독립성에 따른 책임 역시 부담하여야 하는바, 수사처의 권한 행사에 대해서는 여러 기관으로부터의 통제가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수사처가 독립된 형태로 설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즉, 수사처는 설치단계에서부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라는 입법을 통해 도입되었으므로 의회는 법률의 개폐를 통하여 수사처에 대한 시원적인 통제권을 가지고, 수사처 구성에 있어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를 비롯한 다양한 기관이 그 권한을 나누어 가지므로 기관 간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에 의한 통제가 가능할 뿐 아니라 행정부 내부적 통제를 위한 여러 장치도 마련되어 있다. 라. 따라서 수사처 설치와 수사처의 수사 및 기소의 대상을 정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은 권력분립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지 않는다. 3. 가. 헌법은 수사나 공소제기의 주체, 방법, 절차 등에 관하여 직접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기존의 행정조직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된 위치에서 수사 등에 관한 사무를 수행할 기관을 설치·운영할 것인지를 포함하여 해당 기관에 의한 수사나 기소의 대상을 어느 범위로 정할 것인지는 독립된 기관의 설치 필요성, 공직사회의 신뢰성 제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요구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문제이므로, 이에 대한 입법자의 결정은 명백히 자의적이거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 나. 고위공직자는 권력형 부정 사건을 범할 가능성이 높고 그 범죄로 인한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크며 높은 수준의 청렴성을 필요로 하고, 그 가족의 경우 고위공직자와 생활공동체를 형성하는 밀접·긴밀한 관계에 있으므로, 고위공직자나 그 가족 등에 한하여 수사처의 수사나 기소의 대상으로 하고 그 대상이 되는 범죄를 한정하여 규정한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수사처에 의한 수사 등의 대상에는 직에서 퇴직한 사람도 포함되나, 이는 범죄에 연루된 현직 고위공직자가 사직을 통해 수사처의 수사 등을 회피하는 행태를 방지하고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신뢰성 제고라는 수사처의 설치 목적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므로,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다. 다. 수사처에 의한 수사 등에 적용되는 절차나 내용, 방법 등은 일반 형사소송절차와 같으므로, 수사처의 수사 등의 대상이 된다고 하여 대상자에게 실질적인 불이익 이 발생한다거나 대상자의 법적 지위가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수사처가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 등의 주체가 됨으로써 이른바 부실·축소 수사 또는 표적수사가 이루어지거나 무리한 기소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는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실증적인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설령 수사처 출범 후 기존 형사소송절차와 어떠한 운영상의 차이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를 수사처 제도 자체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라. 따라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이 청구인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4. 가. 헌법이 수사단계에서의 영장신청권자를 검사로 한정한 것은 검찰의 다른 수사기관 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확립시켜 인권유린의 폐해를 방지하고, 법률전문가인 검사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기본권침해가능성을 줄이고자 한 것이다. 그런데 헌법에 규정된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인 검사로서, 공익의 대표자이자 수사단계에서의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지위에서 그에 부합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자를 의미하는 것이지, 검찰청법상 검사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나. 헌법상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가 검찰청법상 검사로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영장신청권자는 공익의 대표자이자 인권옹호기관으로서 법률전문가의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검찰청법 제4조에 따른 검사의 직무 및 군사법원법 제37조에 따른 군검사의 직무를 수행하는 수사처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다른 수사기관인 수사처수사관을 지휘·감독하고, 단지 소추권자로서 처벌을 구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는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또한 수사처검사는 변호사 자격을 일정 기간 보유한 사람 중에서 임명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법률전문가로서의 자격도 충분히 갖추었다 할 수 있다. 다. 따라서 공수처법 제8조 제4항은 영장주의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지 않는다. [이선애 재판관의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8조 제4항에 대한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에 관한 반대의견] 헌법소원심판의 청구인은 공권력 작용과 현재 관련이 있어야 하며, 장래 어느 때인가 관련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는 없다. 다만, 기본권침해가 장래에 발생하더라도 예외적으로 침해의 현재성이 인정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본권침해사유의 발생이 틀림없을 것으로 현재 확실히 예측될 수 있어야 하며, 기본권침해가 구체화·현실화된 이후에는 실효적인 권리구제가 매우 어려워지는 사정이 있어 그 전에 기본권침해 여부를 판단할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권력분립원칙, 영장주의원칙 및 검사의 영장신청권에 관한 헌법규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청구인들이 수사처의 수사 또는 기소 대상이 되어 구체적인 기본권이 침해되는 상황과 관련될 경우에만 본안 판단을 할 수 있다. 청구인들과 수사처의 수사 등의 대상이 아닌 ‘비고위공직자’의 차별은 단순한 구분의 단계에 머물러 있어 법적 차별의 발생이 현재 확실히 예측된다고 보기 어렵고, 수사처의 출범 후 기존 형사소송절차와 어떠한 운용상 차이가 발생할 것인지도 명확하게 예상할 수 없다. 강제수사에 따른 신체의 자유 등의 제한은 개별적인 수사 절차상 여러 유형의 처분에 따른 것으로, 수사가 개시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수사절차상 강제처분을 받게 될 것인지, 그로 인해 구체적으로 어떤 기본권이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 침해될 것인지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들에 대한 평등권 또는 신체의 자유 등의 침해 사유는 단순히 장래에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고 현재 그 사유의 발생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다. 수사처는 청구인들이 마땅히 저지르지 않아야 할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하였다는 혐의가 있을 경우에만 수사 또는 기소를 할 수 있다. 이것은 일반적인 상황 전개가 아닌 예외적인 상황으로서, 그러한 법적 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다. 설령 청구인들이 ‘고위공직자범죄등’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정치적 중립성을 잃은 표적수사 등의 대상이 될 우려가 있다고 하더라도, 청구인들 각자가 구체적인 범죄 혐의로 고소, 고발되거나 인지됨으로써 수사가 개시될 것인지 여부를 알 수 없는 현재 시점에서 그러한 사유가 발생할 것이 틀림없다고 예측할 수는 없다. 청구인들에 대한 기본권침해가 수사처의 수사로 구체화·현실화되는 시점에서 해당 기본권 영역에서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시에 권리구제를 기대할 수 있는지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수사 절차와 방법, 법적으로 예정된 불복수단 등을 살펴서 판단해야 한다. 막연하게 ‘언제나 적시의 권리구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본안 판단에 나아간다면, 수사처의 업무수행 상 나타날 수 있는 구체적인 기본권침해의 내용과 유형을 명확히 하지 않고 그 정당화 여부를 심사하게 되고, 청구인들의 구체적인 기본권침해와 관련되는 바 없이 단지 헌법원칙 또는 이에 관련된 헌법규정에 위반되는지 여부만을 판단하는 것이 된다. 이것은 기본권침해의 현재성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범위를 넘는 것이며, 기본권침해의 구제를 위한 헌법소원심판제도를 마치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상 인정되지 않는 민중소송과 같이 운영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청구인들 각자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지도 않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과 절차의 수사가 이루어질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는, 실효적인 권리구제를 위하여 기본권침해 여부를 판단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8조 제4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의 현재성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의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24조 제1항의 권력분립원칙 위반 및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의 적법절차원칙 위반에 관한 반대의견] 1. 우리는, 고위공직자의 직무관련 범죄를 척결하고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고위공직자의 직무상 부패범죄에 대하여 공정한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의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위한 것임을 감안하더라도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및 제24조 제1항이 권력분립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적법절차원칙에도 위반되어 역시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생각한다. 2.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수사처장이 이첩 요청을 하면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를 하고 있는 경우라도 해당 수사기관은 그에 응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조항으로, 그로 인하여 수사권 및 공소권의 주체가 달라지므로, 평등권,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고, 고위공직자범죄등을 범할 경우 수사처의 수사 또는 공소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현재 확실히 예측되므로, 위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적법하다. 3. 권력분립원칙은 국가권력의 분리와 합리적 제약을 통하여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고, 이로써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것으로, 권력 상호 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한 국가권력의 통제를 의미한다. 오늘날 정당국가의 발달에 따른 입법권과 행정권의 통합현상, 국민에 대한 급부기능의 확대에 따른 행정국가 현상, 다원적 민주주의 발전에 따른 시민·사회단체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 현상 등으로 인하여 국가권력을 입법, 사법, 행정으로 나누는 고전적 권력분립의 원칙 못지않게,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기관 사이에 권한과 기능의 실질적인 분산과 상호 간의 조화를 도모하는 기능적 권력분립의 원칙이 중요한 헌법상 원리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우리 헌법은 권력분립원칙의 내용으로 권력의 형식적 분할뿐 아니라 국가기관 사이의 ‘상호 협력적 견제관계’를 예정하고 있다. 특정 권력의 일방적인 우위를 배제하고 각 권력기관의 본질적인 기능을 조화롭게 유지하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 권력분립원칙이 추구하는 이상(理想)인 점을 고려하면, 국가기관 사이에 권한과 기능의 분할뿐 아니라 그 비중에 있어서도 상호 균형이 유지되어야 하고, 어떠한 국가기관도 헌법에 근거하지 않고 다른 국가기관에 대하여 일방적 우위를 가지거나,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 다른 국가기관에 귀속된 기능의 핵심적 영역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권력분립원칙에 따른 헌법적 기준과 한계가 도출된다. 현대 민주국가에서 행정의 역할과 기능이 점차로 증대됨에 따라 전통적인 행정체계에서는 포섭될 수 없는 영역을 규율하기 위하여 행정각부에 소속되지 않고 별도의 독립적인 임무와 자율권을 부여받은 독립행정기관이 등장하고 있다. 행정의 비대화를 방지하고 국가작용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하여 법률로써 독립행정기관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독립행정기관을 창설하는 입법도 권력분립원칙에 따른 헌법적 기준과 한계를 준수하여야 한다. 4. 독립행정기관을 설치하는 법률이 준수해야 할 권력분립원칙에 따른 헌법적 기준과 한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66조 제4항의 의미상 적어도 행정권의 핵심영역이나 전통적으로 행정부의 영역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행정업무는 헌법에서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 한 행정각부에 속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국회가 법률을 제정하여 독립행정기관을 설치하더라도 해당 독립행정기관에게 행정권의 핵심영역 또는 전통적인 행정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취급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헌법 제66조 제4항에 위반된다. 둘째, 법률로써 독립행정기관이 설치된다고 하더라도 그 권한행사는 행정부 내의 다른 국기기관과 상호 협력적 견제를 유지하도록 하여야 하므로, 독립행정기관 설치 법률이 해당 독립행정기관에게 일방적 우위의 지위를 부여하고, 다른 국가기관의 핵심적 기능을 침해하는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고 있는 경우에도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 셋째, 독립행정기관이 헌법적으로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그 조직, 운영 및 권한 등에 있어서 독립성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넷째, 독립행정기관은 법률에 의하여 독립적 권한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에 상응하도록 책임도 함께 부담하여야 헌법에 부합한다. 5. 검사가 가지는 수사권과 공소권은 국가의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하여 일원적인 권력행사가 이루어져야 하는 시원적(始原的) 행정행위로서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행정영역이다. 그럼에도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은 법무부 소속의 검사에게 귀속되어 있던 권한과 기능 중 가장 중요한 수사권과 공소권의 일부를 분리하여 행정각부에 소속되지 않은 수사처에 부여하고 있는데, 이는 헌법 제66조 제4항에 위반된다.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고위공직자범죄등의 수사와 관련하여 수사처장에게 일방적으로 이첩을 요청할 권한을 부여하고, 상대 수사기관은 여기에 예외 없이 따르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로써 수사처는 고위공직자범죄등에 관한 수사권 행사에서 행정부 내의 다른 수사기관보다 일방적 우위를 차지하게 되고, 검사가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등 사건도 수사처에 이첩하여야 하는데, 이는 수사처가 헌법과 법률에 의한 검사보다 우위의 입장에서 검사의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에 관한 권한과 기능을 침해하는 것이다. 공수처법은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 의하여 사건이 수사처로 이첩되는 경우 이첩되는 피의자 등의 편의나 방어권 행사 등을 고려한 규정을 전혀 두고 있지 않아 경우에 따라서는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공수처법에 의하면, 수사처장의 임명절차에 관련된 추천위원회의 구성, 수사처검사의 임용, 연임 등의 절차에 관련된 수사처 인사위원회의 구성에 각 국회 교섭단체가 추천한 4명의 위원이 포함되도록 규정되어 있어 수사처장 및 수사처검사의 임명 등에서 정치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수사처검사의 임기를 검사나 판사와는 달리 3년으로 규정하여 신분보장이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수사처가 정치적 중립성 및 직무상 독립성을 충분히 보장받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수사처는 행정부 소속임에도 대통령, 법무부장관 등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고, 국회는 수사처장에 대한 해임건의를 할 수 없으며, 고소·고발 사건에 대한 재정신청 외에는 수사처의 수사 등을 통제할 방안이 없는 등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도 부담하지 않는다. 따라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24조 제1항은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 6.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을 이첩 요청 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나, 그 문언이 추상적이고 명확하지 않으며, 수사처로 이첩할 기준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은 결코 간단하지 않아 향후 제정될 수사처규칙으로 일응의 기준을 정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수사처장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사건의 이첩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수사처로 사건이 이첩될 때 피의자 등은 별도의 통지를 받지 못하므로 그에 대하여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수사처장의 이첩 요청에 따라 수사처로 사건을 이첩할 경우, 특히 검사가 피의자를 구속한 상태에서 사건을 이첩할 경우, 이첩에 따른 구속기간 산정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등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 등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한 인신구속에 관한 사항조차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그 실체적 내용이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므로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 [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의 구 공수처법 제2조,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의 사법권 독립 침해 및 평등권 침해에 관한 반대의견] 1. 수사처의 수사에는 내사가 포함되고, 공수처법상 내사의 시기·요건·방법 및 통제 등에 대하여 구체적인 법적 규정이 없어 내사는 전적으로 수사처의 재량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인데, 수사처의 수사대상인 고위공직자 중 판사 및 검사가 약 5,000명에 이르고, 판사와 검사에 관련된 고소·고발 사건은 매년 3,000여 건에 이르며, 수사처가 수사권과 공소권을 행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 중에는 형법상 직권남용, 직무유기와 같은 법관의 재판 업무 자체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범죄도 포함되어 있어, 자칫 수사처검사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법관의 재판 자체에 대하여 내사를 포함한 수사 등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러한 내사가 이루어지는 것만으로 사법권 및 법관의 독립 등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이고, 나아가 재판 당사자가 가지는 헌법 제27조가 보장한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수사처는 고위공직자범죄등에 대한 수사권을 가지고, 법관 등 매우 한정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에 대하여만 공소권을 행사하며, 공수처법에는 수사의 단서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는 점 및 판사 등에 대한 고소·고발이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 등을 모두 고려하면, 법관이 부당한 내사의 대상이 될 우려는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 할 것이고, 그런 이유로 수사처가 직접 공소제기 및 유지까지 하는 사건을 담당하는 법관은 일반 사건과 달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자신과 가족이 내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된다. 따라서 법관이 심리적 위축으로 인하여 당해 재판을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외관이 형성될 수 있고, 수사처가 직접 공소제기 및 유지하는 사건이라는 사실 자체가 담당 법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피고인의 의심은 합리적인 것으로서 법관의 독립에 대하여 피고인이 갖는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며, 이로써 해당 재판의 독립 및 공정성은 훼손된다. 그렇다면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은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하여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되고, 수사처의 수사대상인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2. 공수처법이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을 수사대상으로 하고, 판사 및 검사 등에 대한 공소권을 행사하여 비고위공직자와 차별취급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에 해당한다. 3. 고위공직자 등 부패범죄의 비율이 비고위공직자의 범죄에 비하여, 그리고 판사 및 검사 등의 부패범죄의 비율이 그 밖의 고위공직자범죄에 비하여 현저히 높다거나,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권한행사가 공정하지 못하였다는 실증적인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부패범죄 또는 그와 유사한 성격의 범죄를 기준으로 대상을 한정한 경우가 아니라, 일정한 범위의 특정한 고위공직자라는 인적 기준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수사기관을 설치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수사처검사가 검사에 비해 정치적 중립성 및 직무상 독립성이 우월하다고 할 수 없고, 수사처 수사에 대한 통제를 위한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면, 공수처법이 수사처로 하여금 판사 및 검사 등에 대하여만 공소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함에 따른 차별취급은, 통일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함으로써 공평한 소추를 담보하도록 하는데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대통령, 국무총리, 그 밖의 정무직 공무원 등이나 검사나 경무관 이상의 경찰공무원 등은 인적·재정적·정치적 관계로 말미암아 경찰이나 검찰 등과 이해충돌 상황에 있다고 할 것이나, 판사 등은 그러한 이해충돌 상황에 있다고 할 수 없음에도 판사 등을 검사 또는 경무관 이상의 경찰공무원과 전적으로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합리적이라 할 수 없다. 공수처법이 퇴직고위공직자에 대한 경과규정을 두지 않아, 고위공직자범죄등이 재직 중에 저질러진 경우에는 해당 고위공직자의 퇴직시점이 공수처법이 제정 또는 시행되기 전인지 또는 시행 이후인지에도 관계없이 수사처의 수사대상 등이 되는데, 퇴직시기에 따라, 특히 공수처법이 시행되기 전에 퇴직한 고위공직자와 같이 ‘현직 고위공직자가 사직을 통하여 수사처의 수사를 회피하는 행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공수처법의 입법취지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경우까지 모두 수사처의 수사대상 등에 포함되도록 하는 것 역시 합리적 이유에 근거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수사처가 공소를 제기할 경우에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토지관할인 피고인의 주소 등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 역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관한 이익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수사처의 편익만 고려한 것이므로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상과 같은 수사 및 공소권 행사에서의 차별취급, 퇴직한 고위공직자에 대한 경과규정의 미비, 피고인의 방어권을 고려하지 않은 재판관할 규정 등으로 인한 차별취급의 심화 및 범위 확대는 차별취급을 받은 고위공직자 및 이미 퇴직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가할 정도의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청구인들에 대한 차별취급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하고도 적정하다고 보기 어려워 합리적 이유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결국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이석태·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1.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 법하나, 설령 적법하여 본안판단을 하더라도 위 조항은 권력분립원칙 내지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가. 법률에 설치근거를 둔 행정기관 사이의 직무 범위 조정이나 권한 배분의 문제는 헌법상 권력분립원칙의 문제로 보기 어렵고, 입법정책의 문제에 불과하다. 수사처와 다른 수사기관 사이에 수사 사무의 조정·배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중복수사로 인하여 피의자의 법적 지위가 불안정해지고 불필요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입법자는 독립된 위치에서 고위공직자등의 범죄를 수사할 수 있도록 수사처를 설치한 취지를 고려하여 수사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 수사에 대하여 수사처장의 이첩요청권한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이 수사 사무의 배분에 관한 입법형성의 재량을 일탈하였다거나 권력분립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은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수사가 수사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고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추어 수사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로 이첩요청 사유를 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유가 명백히 자의적이거나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수사처검사와 수사처검사는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검사 및 사법경찰관과 동일한 직무권한을 행사하므로, 피의자가 수사처의 수사 대상이 된다고 하여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수사의 밀행성·신속성을 고려할 때 수사처의 수사대상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피의자 등에게 의견진술의 기회가 반드시 부여되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공수처법 제24조 제1항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2. 수사처의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 대상에 판사가 포함된다 해도 수사처가 판사의 재판에 관한 직무수행에 관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두고 재판상 독립 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고, 면책특권·불소추특권이 부여되어 있지 않는 이상 판사도 범죄를 저지른 경우 수사기관의 수사 및 공소제기의 대상이 되는 것이 당연하므로 이를 두고 신분상 독립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 수사처의 수사실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사권 및 공소권 남용의 문제는 기존 수사기관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고, 수사처의 권한 행사에 대해서는 제도적 통제장치가 보장되어 있다. 따라서 구 공수처법 제2조 및 공수처법 제3조 제1항은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하지 않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권력분립원칙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
2021-02-01
형사일반
공직선거법위반, 야간방실침입절도
개표참관인 신분으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 절차를 참관하던 중 투표용지 6매를 절취하여 공직선거법위반죄, 야간방실침입절도죄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한 사안 1. 범죄사실 피고인은 2020년 4월 15일 19시 42분경부터 같은 해 4월 16일 1시 51분경까지 사이에 D·B에 있는 C에서 개표참관인 신분으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D 선거구의 개표 절차를 참관하던 중, 출입 금지 표시가 되어 있고 선거 관련 서류를 담은 선거 가방들이 보관되어있는, 피해자 D선거관리위원회가 점유하는 체력단련실에 침입하여, 선거 가방을 열고 F투표소의 본투표 비례대표 잔여 투표용지를 담은 서류 봉투에서 피해자 소유의 잔여투표용지 6매를 꺼내어 갔다. 이로써 피고인은 투표용지 6매를 은닉함과 동시에, 피해자가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하여 투표용지 6매를 절취하였다. 2. 양형의 이유 가. 법률상 처단형과 양형기준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는 징역 1년∼10년이다.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은 적용되지 아니한다. 나. 선고형의 결정: 징역 2년 6월 (1) 사회 현상으로서 이 사건의 성격 동영상 공유 서비스 등의 플랫폼이 제공·활용하는 '추천 알고리즘(algorithm)'의 부작용과, 일부 콘텐츠 제공자들의 지나친 경제적 욕심이 맞물림에 따라, 소위 '가짜뉴스(fake news)의 폭증', 더 심각하게는 '자신의 기존 지식과 다른 정보는 무조건 가짜뉴스로 치부하는 태도의 증가' 등의 폐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폐해는 정치적사안에서 그 정도가 심하고, 이는 우리 정치 현실을 극단주의와 혐오주의의 장으로 인도한다. 이처럼 가짜뉴스는 그로 인한 개인적·사회적 피해가 막심한 반면, 그 특성상 일단 전파되고 나면 마땅한 대응 방안이 없다. 그러므로 결국 사후적으로 엄격한 사법적(司法的) 심사·검토를 거친 후, 위법행위에 해당하여 그 한계를 벗어난 것이 명확한 경우에는 엄정하게 대응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불가피하다. (2) 정치적 표현의 자유 내지 공익신고와의 관계 한편 이 사건과 같은 경우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보장 측면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또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위가 '공익신고'(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조 제2호 참조) 내지 ‘선거범죄신고 등’(공직선거법 제262조의2 제1항 참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정치적 ‘견해’ 표명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지, '정치적인 이유로 사실을 허위로 작출하는 것'에 대한 자유까지 포함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경우에 해당할 때에는 그러한 행위는 공익신고 등으로 보호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조 제2호 가목 참조). 피고인의 행위는 앞서 본 범행 내용과 수법 등에 비추어 볼 때,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공익신고 등으로 보호될 수도 없는 행위이다. (3) 피고인이 침해한 보호 법익의 중대성 피고인은 형법상 야간방실침입절도죄와 공직선거법상 투표용지은닉죄를 저질렀다. 즉, 피고인이 침해한 것은, 무게로는 단지 몇 그램, 제작 비용으로는 단지 몇 십 원에 불과한 종이 6장의 재산적 가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피고인이 침해한 것은 선거의 공정성 그리고 그것으로 뒷받침되어야 할 공권력에 대한 신뢰, 자유민주주의 제도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범행을 방치할 경우 이는 가짜뉴스나 음모론의 양산, 포퓰리즘 정치인의 득세, 자유민주주의 제도의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엄정한 사법적 대응을 통하여 피고인의 죄책을 묻는 동시에, 사회적으로 경종을 울려 일반 예방효과를 꾀하여 앞서 지적한 중요한 정치·사회적 법익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4) 기타 구체적 사정 앞서 본 문제 의식에 더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한다. 피고인이 이 사건 투표용지를 부정 선거의 증거라고 주장하면서 당시의 현직 국회의원에게 전달하는 바람에 결국 이 사건 투표용지에 관한 허위의 사실을 전파하는 기자 회견이 이루어지기까지 하였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한 각종 주장이 동영상 공유 서비스 등을 통하여 불특정 다수인에게 무분별하게 전파되었다. 한편, 피고인은 수사가 개시되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은닉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시도도 하였고, 현재까지도 여전히 자신을 공익신고자라고 포장하려고만 할 뿐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피고인은 동종의 절도, 주거침입 범행으로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기도하다. 다만, 피고인이 공직선거법위반죄로는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노모를 부양하여야 하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공직선거법
침입
절도
선거
야간방실침입절도
2020-12-24
헌법사건
구 관습법 위헌소원
1. 분묘기지권에 관한 관습법 중 “타인 소유의 토지에 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한 경우에는 20년간 평온·공연하게 그 분묘의 기지를 점유하면 지상권과 유사한 관습상의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고, 이를 등기 없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부분 및 “분묘기지권의 존속기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약정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권리자가 분묘의 수호와 봉사를 계속하는 한 그 분묘가 존속하고 있는 동안은 분묘기지권은 존속한다.”는 부분(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관습법’이라 한다)이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이 사건 관습법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기본권 및 심사기준 3. 이 사건 관습법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1. 헌법 제111조 제1항 제1호, 제5호 및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 제68조 제2항은 위헌심판의 대상을 ‘법률’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법률’이라고 함은 국회의 의결을 거친 형식적 의미의 법률뿐만 아니라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갖는 조약 등도 포함된다. 이처럼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조약 등을 위헌심판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헌법을 최고규범으로 하는 법질서의 통일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헌법에 합치하는 법률에 의한 재판을 가능하게 하여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기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이 사건 관습법도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고, 단지 형식적 의미의 법률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예외가 될 수는 없다. 2. 이 사건 관습법에 따라 분묘기지권이 성립·존속하는 경우 해당 토지의 소유자는 분묘의 수호·관리에 필요한 상당한 범위 내에서 토지소유권의 행사를 제한받을 수밖에 없고, 이 사건 관습법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를 심사함에 있어서는, 이 사건 관습법 성립 전후의 역사적 배경과 관습법으로서 수행해 왔던 역할, 재산권의 대상인 토지의 특성 및 헌법 제9조에 따른 전통문화의 보호 등을 고려하여 완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한다. 3.비록 오늘날 전통적인 장묘문화에 일부 변화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는 분묘기지권의 기초가 된 매장문화가 여전히 자리 잡고 있고, 분묘를 모시는 자손들에게 분묘의 강제적 이장은 경제적 손실을 넘어 분묘를 매개로 형성된 정서적 애착관계 및 지역적 유대감의 상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우리의 전통문화에도 배치되므로, 이 사건 관습법을 통해 분묘기지권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 사건 관습법은 평온·공연한 점유를 요건으로 하고 있어 법률상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배제하고 있고,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 경우에도 분묘의 수호·관리에 필요한 상당한 범위 내에서만 인정되는 등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 제한은 그 범위가 적절히 한정되어 있으며, 단지 원칙적으로 지료지급의무가 없다거나 분묘기지권의 존속기간에 제한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관습법이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는 과도한 재산권 제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분묘기지권은 조상숭배사상 및 부모에 대한 효사상을 기반으로 오랜 세월 우리의 관습으로 형성·유지되어 왔고 현행 민법 시행 이후에도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일관되게 유지되어 왔는바, 이러한 전통문화의 보호 및 법률질서의 안정이라는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 따라서 이 사건 관습법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이은애·이종석 재판권의 반대의견 요지] 관습법의 성립에는 국회의 관여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관습법은 헌법의 규정에 의하여 국회가 제정한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부여받은 규범이라고 볼 수 없고, 관습법에 형식적 의미의 법률과 동일한 효력이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통상의 경우, 법원이 관습법을 발견하고 법적 규범으로 승인되었는지 여부를 결정할 뿐 아니라 관습법이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전체 법질서에 반하지 아니하는지에 대하여도 판단하므로, 관습법이 이후 사회의 변화나 전체 법질서의 변화로 위헌적인 것으로 변한 경우 법원이 그 효력 상실을 확인할 권한이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이 사건 관습법이 오늘날에도 유지되고 있는 점은 대법원에 의하여 인정되어 현행 헌법에 따라 별도의 위헌심사가 필요한 경우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관습법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각하하여야 한다.
관습법
헌법
분묘
분묘기지권
지상권
20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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