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에서 망인이 스노클링을 하다가 익사한 사안에서, 지자체가 해수욕장에 배치한 안전요원이 무자격이었다는 이유로 과실을 인정하고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판시한 사례
1. 판단
가.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
1) 관련법리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의 하자'라 함은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영조물이 완전무결한 상태에 있지 아니하고 그 기능상 어떠한 결함이 있다는 것만으로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에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위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영조물의 용도, 그 설치장소의 현황 및 이용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설치·관리자가 그 영조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그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5다65678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해수욕장에는 인명구조 자격증을 보유하지 아니한 안전관리요원 2명이 배치되어 있었다는 취지의 피고 답변 내용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법령에 따른 인명구조 자격을 갖춘 안전관리요원을 배치하여야 하는 해수욕장 안전지침 제11조의 기준에 부합하지 아니한 상태로 이 사건 해수욕장을 관리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가 배치하였다는 안전관리요원이 망인이 최초로 발견된 때로부터 ○○의료원으로 후송될 때까지 어떠한 구조활동 내지 안전조치를 취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존재하지 아니하는바, 피고가 배치하였다는 안전관리요원은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이 사건 해수욕장의 안전관리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망인의 사인이 익수에 의한 외인사인 점을 감안할 때, 안전관리요원이 이사건 해수욕장에서 현장을 관리하고 있으면서 망인을 즉시 발견한 후 응급조치를 취하였다면 망인이 사망에 이르지 아니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수욕장은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과 능력을 갖춘 안전요원이 배치되지 아니함으로써 통상의 해수욕장이 갖추어야 할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었고, 위와 같은 안전성의 결여와 이 사건 사고 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되므로, 피고는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에 따른 피고의 책임을 인정하는 이상, 원고들이 선택적으로 구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또는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책임의 제한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는 당시 만 39세의 성인 남성이었던 망인이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였음에도 수영한계선 안쪽 3~4m 해상의 그다지 깊지 않은 곳에서 물에 빠져 발생하게 된 것임을 알 수 있는데, 이에 의하면 망인이 물에 빠지게 된 구체적인 원인에 대하여는 밝혀진 바 없으나, 당시 망인의 나이, 성별, 안전장비의 착용여부 등 앞서 본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의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신체 상태 등 다른 요인도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상당한 요인이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을 정함에 있어 위와 같은 사정을 참작하기로 하고, 그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의 책임을 전체 손해의 30%로 제한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