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흔들어 피해자에게 충격을 가하고 피해자를 두 팔로 안고 위아래로 강하게 흔들다가 피해자를 떨어뜨린 피고인의 일련의 행위는 위 법리에 따른 학대행위로 평가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학대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는 피고인에게 학대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학대의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거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재우려는 생각으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으며 평소에도 비슷한 행동을 한 적이 있다거나 이 사건 외에 아동학대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달리 볼 수 없다.
[피고인이 한 행위의 태양에 관하여]
① 피고인은 약 1분 동안 약 23회에 걸쳐 피해자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앞뒤로 강하게 흔들었다. 이 사건 유모차는 피해자가 피고인을 바라보면서 탑승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 피고인이 유모차를 앞뒤로 강하게 흔들 경우 피해자로서는 몸이 들썩이면서 유모차의 등받이 부분과 충돌하여 머리, 목, 등 부분에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된다. 피고인이 유모차를 흔드는 장면이 촬영된 영상에서는, 피고인이 자신의 팔을 앞으로 강하게 내뻗으며 유모차를 흔드는 모습과 그로 인하여 유모차에 타고 있던 피해자의 몸과 머리가 심하게 들썩거리는 모습이 확인된다. 피고인의 이와 같은 행위는, 피해자의 연령(생후 약 8개월),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방식, 피해자가 받았을 충격의 정도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신체에 반복적으로 손상을 줄 수 있음이 명백하다.
② 피고인은 피해자의 겨드랑이를 양 손으로 잡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 그에 맞추어 피해자를 피고인의 무릎 사이에서 머리 뒷부분에 이르기까지 위아래로 크게 흔들었다. 당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안아서 가볍게 흔들고 보행기를 태워줬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울음을 그치지 않았던 상황이었고, 피고인이 앉았다 일어나면서 이에 맞추어 피해자를 흔들었던 점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인은 상당히 큰 회전반경과 비교적 빠른 속도로 피해자를 흔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략)
③ 피고인은 비행기 놀이를 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른바 비행기 놀이는 아이를 양 손으로 잡고 머리 앞 쪽에서 위아래로 가볍게 흔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일반인의 상식이라 할 것인데,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를 흔들어 머리 뒷부분까지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거꾸로 서는 형태가 되거나 단순히 겨드랑이만을 붙잡고 있던 피고인이 피해자를 놓칠 위험이 있는 등 행위의 태양 등에 비추어 매우 비상식적이어서, 통상적인 비행기 놀이와는 분명히 구별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