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헌법 제18조는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통신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고, 전기통신사업법 제54조는 ‘누구든지 전기통신사업자가 취급 중에 있는 통신의 비밀을 침해하거나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제1항), ‘전기통신업무에 종사하는 자 또는 종사하였던 자는 그 재직 중에 통신에 관하여 알게 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제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용자는 위 규정에 의하여 직접 전기통신사업자에 대하여 ‘자신의 통신비밀을 타인에게 누설하지 말 것을 요구할 권리’(일응 ‘통신비밀보호청구권’이라고 칭한다)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
이용자가 전기통신사업자에 대하여 자신의 통신비밀을 타인에게 누설하지 말 것을 요구할 권리를 의미하는 위 통신비밀보호청구권 속에는 전기통신사업자에 대하여 통신비밀을 타인에게 누설하였는지 여부의 확인을 구할 권리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용자로서는 전기통신사업자가 자신의 통신비밀을 침해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통신비밀보호청구권을 실효성 있게 보장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용자는 전기통신사업자에 대하여 통신비밀을 누설하였는지 여부의 확인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전기통신사업자가 이용자의 통신비밀을 제3자에게 제공한 내역’ 및 ‘그 제공이 적법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서류’의 열람·등사를 청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서류는 검사가 피고에게 원고 명의로 개통된 이 사건 이동전화의 통화내역 등의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한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서와 그 제공요청을 승인한 검사장의 승인서 및 그 제공사실을 기재한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7항 소정의 대장으로서, 이는 모두 피고가 검사에게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제공한 행위가 적법한 것인지, 원고의 통신비밀을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누설한 것은 아닌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이므로, 원고는 그 확인을 위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서류의 열람·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