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재판 등 소송 수용자 출정비용 징수에 관한 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 제4조 제3항에 의하면, 수형자가 출정비용을 납부하지 않고 출정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소장은 수형자를 출정시키되, 사후적으로 출정비용 상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영치금 반환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함을 통지함으로써 상계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이에 의하면, 교도소장은 수형자가 출정비용을 예납하지 않았거나 영치금과의 상계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우선 수형자를 출정시키고 사후에 출정비용을 받거나 영치금과의 상계를 통하여 출정비용을 회수하여야 하는 것이지, 이러한 이유로 수형자의 출정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피청구인이, 청구인이 출정하기 이전에 여비를 납부하지 않았거나 출정비용과 영치금과의 상계에 미리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각 출정제한행위를 한 것은, 피청구인에 대한 업무처리지침 내지 사무처리준칙인 이 사건 지침을 위반하여 청구인이 직접 재판에 출석하여 변론할 권리를 침해함으로써, 형벌의 집행을 위하여 필요한 한도를 벗어나서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재판관 김종대의 각하의견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4조가 ‘수용자의 인권은 최대한으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민사소송규칙 제50조에 의하면, ‘교도소장은 수형자가 소송수행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조치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 점, 이 사건 지침도 민사재판 등의 소송수행을 위한 출정이 기본적으로 허용됨을 전제로 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수형자에게 법규상 또는 적어도 조리상 재판을 위한 출정신청권이 인정되고, 이 사건 각 출정제한행위는 신청권이 있는 자의 출정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으로 보아야 하며, 이는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므로 청구인이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함이 없이 곧바로 이 사건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은 보충성 요건을 결여하여 부적법하다.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청구인의 불요불급한 재판청구로 인하여 원격지 법원에 출석하기 위해 발생하는 최소한의 비용조차 전혀 부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청구인의 출정을 피청구인이 제한한 것은 교정당국의 계호업무 부담 가중 및 국가 예산 낭비를 막고자 하는 것으로서 정당하고 이러한 정당한 목적을 위한 필요·최소한의 제한이며 법익균형성도 갖추었고 외국 입법례에 비추어 보아도 수형자의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 아니며, 이 사건 지침은 위임근거가 없는 행정기관 내부의 업무처리지침에 해당하여 행정규칙에 불과할 뿐 법규적 효력이 없으므로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바로 국민의 기본권인 재판청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이 사건 지침 제4조 제3항은 출정비용을 납부하고자 하는 의사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비용을 마련하지 못한 경우 등에 한하여 수형자의 출정이 허용되는 조항이지 청구인과 같이 출정비용의 납부 의사가 전혀 없는 수형자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출정비용을 징수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제정된 이 사건 지침의 취지에 부합하는 해석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청구인의 이 사건 각 출정제한행위는 이 사건 지침에도 위반하지 않으므로 결국 이 사건 각 출정제한행위는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